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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스포츠카, 오토바이, 패러글라이딩을 비롯한 익스트림 스포츠의 달인 젠더 케이지(빈 디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누구에게도 구속당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살아가는 젠더에게 스파이 제의가 들어온다. 정부를 위해서 한 가지 임무를 하던가, 익스트림 스포츠를 포기하고 독방에 갇히던가,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선 것이다. 독에는 독, 이이제이의 수법으로 범죄자를 범죄 조직에 침투시키자는 NSA 요원 기브슨(새뮤얼 L. 잭슨)의 주장 덕분에 젠더는 동구의 프라하로 가야 한다. 기존의 첩보원들이 전혀 접근할 수 없었던 구소련군 출신의 범죄조직 ‘아나키 99’에 침투하는 것이 젠더의 임무. 마침 보스의 동생이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인 덕에 젠더는 전혀 의심받지 않고 아나키 99의 근거지인 고성에 들어가 정보를 캐내는 데 성공한다.
■ Review
<트리플 엑스>는 21세기판 <007>이다. 그는 국가를 위해서 일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해
소속되지 않는 반항아 신세대 첩보원 <트리플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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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때는 일본의 식민통치가 기정사실로 굳어져가던 1905년, 암행어사가 꿈이었던 서당 훈장(신구)의 둘째아들 호창(송강호)은 과거가 폐지되자 하릴없는 청춘을 보내다 야구를 하는 미국 선교사들을 보게 된다. 선교사와 함께 일하는 민정림(김혜수)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한 호창은 조선 최초의 야구팀 YMCA야구단의 4번타자가 되고 YMCA야구단은 승승장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 군대가 야구 운동장을 점령하고 YMCA야구단은 일본 군대의 야구팀인 성남구락부와 시합을 갖게 된다. 8:0의 참패, 업친 데 덥친 격으로 민정림과 투수 오대현(김주혁)이 항일운동과 관련된 죄목으로 수배당하면서 YMCA야구단은 해체 위기를 맞이한다.
■ Review
‘그들은 이길 수 있는가?’ 모든 스포츠영화가 던지는 공통된 질문은 이것이다. 제 아무리 소림사 무술의 달인인 주성치(<소림축구>)라도,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알리(<알리>)라도, 아버지의 크리켓 재능을
상심의 시대 뚝심의 사람들 진심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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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남자고등학교의 체육시간. 축구에서 수비수를 맡은 정현은 공이 자기한테 올 때마다 매번 어물쩡하다 공을 놓친다. 정현의 팀이 대패한 후, 정현은 몸집이 크고 불량기가 있는 반 친구 ‘노랑머리’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을 당하게 된다. 조금씩 반항을 해보고 선생님에게 일러보기도 하지만, 정현의 얼굴은 노랑머리의 구타로 인해 점점 더 망가져간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 정현은 긴 잠에 빠지고, 꿈을 꾸게 된다.■ Review학내폭력은 많은 침묵하는 증인들이 있기에 더욱 가혹하다. 감독은 주인공에게 자신의 이름 ‘정현’을 붙이고, 스스로의 지난 상처를 이 작품을 통해 치유하고자 했다. “우리는 어렸을 적 경험의 여러 단면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 경험 중 들추고 싶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그것을 되새김으로써 과거의 상처가 아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감독은 연출의 변을 적고 있다.스스로의 체험을 소재로 했으면서도 이 영화는 쉽사리 감상에 빠져들거나 교훈을 말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단편 Review] 구타 유발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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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여학교의 해부학 수업 시간. 세 명의 군인들이 들어와 자살을 하고 학생들을 위한 실험용 사료가 된다. 실험 시작 전 교사가 전화를 받고 교실을 나가고, 아이들은 "우리끼리만 있으니까 해보고 싶었던 걸을 다 해보자"는 한 소녀의 의견에 동조해, 시체의 성기를 가지고 장난을 친다. 그러던 중 불이 나 시체 한 구가 타 버리고, 소녀들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그들 중 누구 하나가 새로운 시료가 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다.■ Review"인간성 말살이 극한에 이르고 개인이 조직의 부속품으로 전락한 시대를 배경으로 우리사회에 잔재하는 군사문화의 폭력성과 학교교육의 문제점, 사제간 불신풍조를 다루고자 했고 또 흔히 보여지는 성폭력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뒤집어 보았다"는 '연출의 변'은 이 작품을 매우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런 이성적인 설명 이전에, 감성적인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군인이 학생의 실험용 시체가 되기 위해 교실에서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고,
[단편 Review] 해부학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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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10년 동안 무직인 원숙의 아버지는 일상생활에서 폭력을 일삼는, 매우 권위적인 가장이다. 그런 원숙의 가정에 어느날 구역예배가 열린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지방사업가로 위장하려 하지만 술 취해 늦게 들어온 딸 원희 때문에 가족의 실상이 드러난다.■ Review일종의 '가정방문' 행사인 기독교의 구역예배는 이 작품에서 가족 내부의 문제를 드러내는 데 훌륭한 소재로 작용한다. 가족만의 사적인 공간인 집이 외부인들에게 공개되었을 때, 어떻게 가족이라는 원자구조에 충격이 오고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지, 감독은 드라마틱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아무도 불러보지 않은 찬송가를 서로 다른 음정으로 더듬더듬 부르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키득거리는 주인공 원숙, 아버지의 길고도 긴 헌금 기도의 장단을 맞추는 딸 원희의 구토 소리, 그녀의 <곰 세마리> 노래가 들려주는 바뀐 가사, "아빠 돼지는 백수, 아기 돼지도 백수", 아버지의 구타로 멍든 어머니의 눈자위를 보고 "아, 어디 부딪
[단편 Review] 짜라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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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지미 모리스(데니스 퀘이드)는 어려서부터 야구 투수가 꿈이다. 그러나 군인인 아버지가 자주 이사하는 바람에 한 야구팀에 오래 있질 못한다. 급기야 학교나 동네 야구팀이 없는 텍사스의 한 마을로 이사를 가 정착한다. 20년 뒤 지미는 고등학교 화학교사가 됐다. 그 사이 군에서 야구를 시작해 프로구단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어깨 인대가 끊어져 중단했다. 그가 감독을 맡은 야구팀 학생들이, 그가 무척 빠른 공을 던지는 걸 보고 다시 야구를 시작하라고 독려한다. 지미는 중년에 아이 셋의 아빠로, 마이너리그 선수선발에 지망한다.■ Review접었던 어릴 때의 꿈을 다시 살려 성취하는 인간 승리극. 식상하기 쉬운 이야기인데 작은 차이로 <루키>는 마음을 파고든다. 황량한 텍사스 벌판, 마을은 번듯한 야구장 하나 없고 가난하고 초라하다. 학교 야구팀 학생들은 이기려는 의욕이 없다. 지미가 말한다. "너희들 졸업하면 이곳의 유전에서 일하거나 타이어 수리공이 될 거다. 그게 나
[Review]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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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최강조(소지섭)은 성공한 게임 프로그래머이다. 남에게 밝히지 않는 그의 유별난 취미는 도둑질이다. 공공관청, 박물관 등에 이어 이번에는 잘 지어진 전원주택 한곳을 타겟으로 삼는다. 이 집의 주인은 말단공무원 고상태(박상면)이다. 장가를 잘 가서 근사한 저택에 살지만, 부인이나 아이들로부터 아버지 대접을 잘 못 받는다. 계속되는 최강조의 도둑질 앞에 아무런 대처를 못함에따라 가족들로부터 더욱 내몰린다.■ Review나약하고 소심해서 가족들로부터 냉대받는 남자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는, 일본 영화나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테마다. 이 영화의 원작도 소설이다. 이런 재미 중 하나는, 현대 보통 가정의 콩가루같은 풍경이다. 위계적 직장사회에 주눅든 남자들은 기운이 없고, 공격적인 건 여자쪽이다. 자식들도 아버지를 만만하게 대한다. 가부장적인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 단위인 가정에서, 이렇게 성별, 세대별 역학관계가 도치되는 모습은 유쾌하고 통쾌할 수 있다.
흥미로운 인물이 주는 긴장감,옆길로 새는 연출 <도둑맞곤 못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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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이제 막 경찰학교를 졸업한 신참 슈라더는 밍크 반장에게 꼬투리를 잡혀 억지로 강력계에 들어가게 된다. 린이라는 여자의 죽음을 계기로 연쇄적인 살인 사건들의 전모가 드러나고, 슈라더와 밍크 반장은 문신이 새겨진 인체를 사고 파는 암거래망이 형성되어 있음을 알게된다. 살인용의자로 지목되던 군첼의 죽음과, 딸의 죽음이 가져온 충격을 이기지 못한 밍크 반장의 자살. 슈라더는 진범을 잡기 위해 마지막 생존자 마야를 미끼로 작전을 펼치지만, 동료는 죽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Review썰렁하게 혼자 웃긴 했지만 첫 장면은 그래도 웃긴다. 인육이 뜯겨져 나간 채 피를 흘리며 거리를 헤매던 나체의 여인은 질주해오던 트럭에 받히면서 불에 타 죽는다. 이렇게 잔인한 장면이 웃음을 유발하다니. 보는 사람의 정신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일까? 때때로 잔인함은 폭소를 반응양식으로 비틀어 만들어내도록 작동할 때가 있다. 이럴 경우, 그 잔혹함이 건드린 무엇인가의 증후적 반응일 때도 있지만, 이
<타투>,모험을 감행하다 모호함만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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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40대 초반의 남자(이대연), 30대 후반의 여자(박명신)가 서해 안의 포구로 여행을 떠난다. 월곶이라는 곳에 도착한 둘은 저녁을 먹고 한적한 시간을 보낸다. 서로의 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묻기도 한다. 노래방에 도착한 두 사람은 노래를 부르다가 어색하게 입을 맞춘다. 모텔에 들어간 뒤 남녀는 성급하게 관계를 맺고 야식을 먹으며 지난 시간을 이야기한다. 학창 시절에 관한 추억들이다. 남자는 우리가 좀더 나이가 어렸을 때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고 묻는다. 아침이 오고 남녀는 모텔에서 나와 다시 식당으로 향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Review한쌍의 중년 남녀가 냉면을 먹고 있다. 잘근잘근 면발을 씹으면서 둘은 조용하게 식사를 한다. 시간은 한밤중이고 장소는 모텔방인 듯하다. 두 사람은 어떤 관계일까? 각자 가정을 가진 사람일까? 만약 그렇다면 어떤 인연으로 마주친 이들일까? <낙타(들)>은 어느 불륜에 관한 영화다. 마
흑백영상의 건조함,<낙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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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아르헨티나의 두 소녀 메메와 아니따는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고 고아가 된다. 게다가 언니 메메는 왼쪽 다리에 부상 후유증이 심하게 남는다. 친척을 찾아 우르과이로 옮겨간 자매는 서로 툴툴거리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친한 사이가 된다. 18살의 메메는 무조건 아이를 갖겠다며 의미 없는 섹스에 집착하고 이로부터 상처를 받으면서 점차 담배와 알코올에 중독된다. 동생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리는 언니 덕분에 9살의 아니따는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한다. 그러나 둘 사이에도 작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 Review
어찌 보면 모든 영화는 관계를 질문 한다. 그 중에 자매 관계는 상대적으로 그리 비중 있는 주제가 되진 못하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영역이다. <콩쥐팥쥐>나 <바리데기> <장화홍련> <리어왕> <작은 아씨들> 같은 문학 작품 속에 묘사된 자매의 이야기는 제각각 다른 색깔로 아이들의 감수성에 영향을 끼쳐왔을 것이다.
<작별>,돈냄새 대신 기품과 우아함 그리고 서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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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서기 2079년, 지구는 수년간 외계인과 전쟁을 벌이고 있고 외계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전자기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모든 사람들의 몸에 추적장치가 심어져 일거수일투족이 모니터되는 철저한 감시체계도 작동 중이다. 과학자인 스펜서 울햄(게리 시니즈)은 지구를 지키는 데 결정적 기능을 할 어떤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가 어느 날 외계인의 스파이 로봇이라는 혐의를 받게 된다. 스펜서는 이것이 자신의 연구를 중지시키려는 음모라고 의심하며 비밀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난다. 과연 스펜서는 비밀경찰을 따돌리고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Review<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드러나지만 필립 K. 딕은 '정체성의 패러독스'에 관심이 많다. 살인이 일어나기 전에 예지할 수 있는 시스템, 그러나 어느 날 시스템이 자신을 살인자로 지목하자 주인공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시스템을 유지하자면 살인을 저질러야 하고 살인을 피하자면 자신이 만든 시스템의 오류를 인정해야 한다.딕이 195
정체성의 패러독스 이야기,<임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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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란(서기)과 아군(조미)은 부모가 살해당한 뒤 킬러로 성장한 자매다. 우연히 예전에 사랑했던 옌(송승헌)을 만난 란은 평범한 행복을 찾기로 결심하지만, 범죄증거를 없애기 위해 란을 제거하려는 컴퓨터 재벌의 음모에 희생되고 만다. 홀로 남겨진 아군. 그녀는 자신들의 뒤를 쫓던 형사 홍(막문위)과 손을 잡고, 아버지가 남긴 인공위성 프로그램 '월드 파노라마'를 무기삼아 언니의 복수를 준비한다.■ Review<버추얼 웨폰>은 한때 아시아를 사로잡았던 홍콩 액션영화의 흔적을 희미하게나마 간직하고 있다. 스스로 사지(死地)를 향해가는 희생, 무덤 앞에서 눈물로 맹세하는 복수, 적으로 마주선 두 사람의 미묘한 공감. 이 낯익은 순간들은 난데없는 액션마저 비극으로 감싸안을 수 있는 홍콩영화만의 무기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로미오 머스트 다이> <리쎌웨폰 4> 등에 참여하면서 할리우드를 경험한 원규 감독은 이런 비장미를 아주 잠깐씩만 기억해냈던 것 같
희미한 홍콩액션의 흔적,<버추얼 웨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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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바람 잘 날이 없는 도시 타운스빌의 과학자 유토늄 교수는 설탕과 향신료, 그리고 온갖 좋은 것들을 넣어 아주 예쁜 꼬마들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실수로 케미컬X가 이 속에 떨어지면서 엄청난 힘을 가진 세 명의 소녀가 탄생한다. 유토늄 교수에 의해 블로섬, 버블, 버터컵으로 이름지어진 이들 파워퍼프걸들은 학교에 간 첫날 자신의 막강한 힘을 제어하지도 못하고 온 도시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타운스빌의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 이 철부지 소녀들은 돌연변이 악당 조조의 꾀임에 넘어가 본의 아니게 지구 파괴계획을 돕게 된다.■ Review국내 케이블TV와 공중파 방송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세 명의 깜찍발랄 소녀들이 스크린으로 날아왔다. 영화화된 TV시리즈들 대다수가 그렇듯이, <파워퍼프걸>의 영화 버전 역시 독립된 장편영화 보다는 시리즈의 특별 에피소드 쪽에 가깝다. 이 영화 버전은 그동안 시리즈를 보던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기던 블로섬, 버블, 버터컵
커다란 눈망울,뿌리칠 수 없는 절대매력 <파워 퍼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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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서른, 현대의 순교>라는 소제목이 붙은 전반부는 "아무 것도 하지말자. 섹스만 하자"고 말하는 서른살 남자와 여자가 주인공. 자동차와 옷과 돈을 훔쳐 달아나지만 돈에 욕심이 있는 건 아니다. 둘은 남은 돈을 다 쓸 때까지만 살기로 한다. <열아홉, 풍자가 아니면 해탈>이라는 소제목을 붙인 후반부는 열아홉 소년 둘과 한 소녀가 등장한다. 어떤 여자의 집에 들어가 돈과 보석을 훔친 그들은 도주하다 형사와 마주친다.■ Review두 차례 등급보류판정을 받고 등급보류 위헌결정을 이끌어낸 영화 <둘 하나 섹스>에는 누드신과 섹스장면이 상당하다. 특히 전반부인 <서른, 현대의 순교>는 섹스장면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의사소통을 남녀의 육체에만 내맡긴듯 전체 대사를 다합쳐도 시나리오 한 쪽을 넘지 않는다. "배고파?" "아니, 아무것도 하지말자." "섹스만?", 또는 "몇살이라고?" "황혼이 보이는 나이." "아, 서른." 이런 선문답같
<둘 하나 섹스>,시가 되려는 야심을 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