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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한 사나이가 재채기를 하며 의학의 더딘 진보를 한탄한다. 2054년의 워싱턴 D.C.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세계는 감기 치료약도 아직 발명되지 않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다. 그러나 적어도 이곳에서 범죄는 완벽하게 예방된다. 세명의 돌연변이 예지자에 의존해 치안 시스템을 구축한 특수경찰국 프리크라임(pre-crime)의 활약 때문이다. 프리크라임을 지휘하는 존 앤더튼 반장에게 일은 마약이자 종교다. 어린 아들을 유괴당한 충격으로 폐인이 된 그는 오직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생을 지탱한다. 프리크라임의 전국 확대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앞두고 연방수사관이 시스템을 내사하러 방문한 어느 불쾌한 날, 앤더튼은 살인자를 지목하는 예지자의 붉은 공에 또렷이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읽는다. 불가능한 미션의 시작. 이제 그는 스스로 설계한 미로를 탈출하고 자기가 딛고 선 발판을 때려부숴야 한다.
■ Review
딜레마로 얼룩진 이 어두운 이야기가, 의 고개 숙인 흥행으
[Review] 마이너리티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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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푸른 초원■ Story산골소녀 향숙은 애물단지다. 오늘도 논두렁에서 골프연습을 하다 엄마에게 들켰다. 그 때문에 저녁식사에 끼지도 못하고 마당에서 벌을 서고 있다. 하지만 한끼 굶는 벌이야 향숙에겐 일과이고 약과다. 세계적인 골프선수가 되고 싶은 향숙, 그녀의 머릿속은 오후에 잃어버린 골프공 생각뿐이다.■ Review“이 가스나가 또 어디로 갔노. 이번에 잡히기만 해봐라” 공부는 물론이고 집안일도 뒷전인 딸 향숙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한 아낙네의 억센 목소리가 아니라면 인적이라곤 기척도 없는 산골 마을. 눈뜨자마자 잽싸게 집을 빠져나온 향숙은 ‘자신만의 필드’에서 한창 골프연습중이다. “3번 우드로 줘.” 어설프게 깎아 만든 골프채를 들고 ‘저 푸른 초원’을 향해 한껏 스윙을 하는 소녀. ‘나이스 샷’이라 외치진 못해도, 보조를 자청해서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남동생의 눈에는 이 말썽쟁이 누나가 위대해 보인다.<저 푸른 초원>의 도입은 유쾌하다. 농기구를 개조해서 만든
[단편 Review] 저 푸른 초원/Lesson/달이 지고 비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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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남의 돈을 훔쳐내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토머스 테일러(크리스천 슬레이터)는 사랑하는 딸, 애인 페이지(사라 다우닝)와 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한탕 벌이지만 체포된다. 1년의 형기를 마친 테일러는 다시 동료들을 모아 장외경마장을 털지만, 이들이 들고 간 돈자루는 불행히도 FBI의 작전용 화폐. 한데 이 돈은 부패한 FBI 요원 마크 코넬(발 킬머)이 돈세탁을 위해 맡겨놓은 돈이 아닌가. 테일러의 뛰어난 솜씨를 알아챈 코넬은 그의 딸을 납치해 카지노 수익금 600만달러를 털어주면 딸을 풀어주겠다고 협박한다.
■ Review
<하드캐쉬>도 가이 리치의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의 성공에서 영감을 받은 듯하다. 엄청난 거액이 담긴 돈다발을 놓고 여러 세력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격투를 벌인다는 설정에서는 이 돈다발 소동극 영화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하드캐쉬>는 나름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 캐릭터 중 하나로 부패한
[Review] 하드 캐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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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미국 대통령으로 마이클 잭슨이, 부통령으로 마돈나가 당선되고 영국에서도 폴 매카트니가 총리로 지명되자 한국의 권력 중심부는 위기감을 느낀다. 청와대 비서실장 김도철(노주현)의 아이디어로 한국 대통령은 노래를 부르거나 듣는 것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긴급조치 19호’를 발동한다. 가수들에 대한 대검거령이 실시된 것. 콘서트를 열고 있던 가수 홍경민과 게스트 김장훈은 공연 도중 군인들에 체포되지만 도철의 딸이자 홍경민의 열렬한 팬인 민지(공효진)를 비롯한 팬클럽 소속 10대들 덕분에 가까스로 탈출한다. 홍경민과 김장훈은 도철을 포함한 정부 고위층 4명을 인질로 잡고 긴급조치 해제를 주장한다.■ Review<긴급조치 19호>가 노리는 바를 파악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군인들의 검거작전이 시작되고 하리수, 클릭B, 베이비복스, 샤크라, 싸이, 신화, 강타 등 국내 최고의 가수들이 화면에 등장하면서 이 영화의 포커스는 명료해진다. 방송을 통해 청소년
[Review] 긴급조치 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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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백수건달 봉구(김승우)는 예비군 훈련이 있던 날 뜻밖의 사고를 당한다. 조직폭력배 두목 철곤(차승원)이 주머니 탈탈 털어 산 일회용 라이터를 집어가버린 것이다. 온갖 수모와 모욕 끝에 유일하게 손 안에 남았던 ‘300원짜리 일회용 라이터, 빨간색, 새거’. 봉구는 라이터를 되찾기 위해 철곤의 뒤를 따라 부산행 기차에 올라타지만, 철곤 역시 그보다 힘센 국회의원 용갑(박영규)으로부터 받아내야만 하는 무언가가 있다.■ Review<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은 촬영 전 가진 인터뷰에서 남의 시나리오로 데뷔하는 부끄러움에 관해 농담조로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 역시 <박봉곤 가출사건> <북경반점>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였기 때문이다. 코미디가 장기였던 장항준 감독이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의 박정우 작가와 일하려면 약간 망설일 수밖에 없었을 것. 그러나 너무나도 사소한 소재를 미끼로 액션과
[Review] 라이터를 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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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머나먼 외계행성 투로에서 사고뭉치 괴물이 태어난다. 일명 실험생명체 626호. 총탄이나 화력에 강한 저항력을 갖고 있으며, 두뇌 회전도
빠르고 힘도 센 이 괴물은 손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 파괴하는 본능을 지녔다. 626호는 우주연방 총사령관의 결단에 따라 외딴 사막행성으로
방출될 운명에 처하지만, 이송 도중 탈출해 지구의 하와이에 떨어진다. 동물보호소에 실려간 626호는 강아지를 입양하려던 소녀 릴로의 눈에
띄어, 스티치라는 이름을 얻고 릴로의 가족이 된다. 언니 나니와 단둘이 사는 왕따 소녀 릴로는 스티치를 정성껏 보살피려 하지만, 스티치의
사나운 성격과 돌출행동 때문에 애를 먹는다. 덕분에 실직자가 된 나니에게는 릴로를 부양할 능력을 의심하는 사회복지사가 따라붙고, 투로 행성에서는
문제아 스티치를 생포하기 위해 그의 조물주와 지구과학자를 지구로 파견한다.
■ Review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가 마법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난다. 로맨틱한 분위기가 한
[Review] 릴로 & 스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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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귀신이나 괴물이 나타나는 기묘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미스테리 주식회사의 5인조, 아니 4인조와 말하는 개 스쿠비 두. 잘난 척하는 프레드(프레드 프린즈 주니어), 공주병의 다프네(사라 미셸 겔러), 모든 작전을 짜는 벨마(린다 카델리니), 스쿠비 두와 모든 것을 공유하는 섀기(매튜 릴라드)는 스푸키 아일랜드의 주인 몬다베리우스(로완 앳킨슨)에게 초청을 받는다. 스푸키 아일랜드에 놀러왔던 아이들이 이상한 주술에 걸린 것 같다며, 미스테리 주식회사에 사건을 의뢰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미스테리 주식회사는 내분으로 갈라진 상태.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독자적인 조사에 나선다. 물론 섀기와 스쿠비 독의 관심은 오로지 먹을 것이다.■ Review ‘생동감 넘치고 시각적 스타일이 뛰어난 화면을 만들고 싶었다’는 제작자 찰스 로벤의 소망은 이루어졌다. 형광색과 원색이 두드러진 <스쿠비 두>는 생동감이 넘치다 못해 자지러진다. 뒤죽박죽 소동과 요상한 화면을
[Review] 스쿠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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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세상은 모두 숫자로 표현될 수 있고 이해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천재적인 수학자 맥스는 아파트에 틀어박혀 오로지 연구에만 몰두한다. 최근 10년간 매달린 연구는 ‘질서가 있는 혼란’인 주식시장의 기본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숫자들의 질서와 규칙을 발견하는 것이다. 맥스의 연구성과를 이용하려는 월 스트리트의 금융회사에서는 끊임없이 맥스에게 접근을 시도한다. 속세에 전혀 관심이 없는 맥스는, 우연히 만난 유대인에게 히브리어의 단어에 숨겨진 숫자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영감을 얻고 연구를 거듭하던 맥스는 마침내 숫자의 ‘진실’에 도달한다. 그 사실을 알아차린 금융회사와 유대인들은 맥스를 뒤쫓으며 협박과 폭행을 가한다.■ Review <파이>의 장르를 굳이 설명하자면, ‘수학스릴러’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어렸을 때 맥스는 절대로 보지 말라던 태양을 봤다. 그리고 한동안 실명했다. ‘금지된 지식.’ 세상에는 그런 것이 있다. 세상은 숫자로 표현될 수 있다는 맥스의
[Review]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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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중년의 과부 사라(엘렌 버스틴)는 초콜릿을 먹으며 TV다이어트쇼를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아들 해리(자레드 레토)는 사라의 보물인 TV를 팔아 마약을 조달하고, 사라는 해리가 팔아넘긴 TV를 되사는 일상이 반복된다. 해리의 여자친구 마리온(제니퍼 코넬리)과 단짝 친구 타이론(말론 웨이언즈)도 마약에 중독돼 있다. 해리는 타이론과 함께 마약 중개상으로 일하며 돈을 벌고,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마리온을 후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약 거래선을 놓쳐버리자 절박해진 해리는 마리온에게 매춘을 강요한다. 한편 TV쇼에 출연해달라는 장난전화를 받은 사라는 무리하게 살을 빼다가 다이어트 약물에 빠져든다. 그들의 중독된 삶은 예정된 파국으로 치닫는다.
■ Review 막이 오르면, 엄마 사라와 아들 해리의 악다구니가 들린다. 사라가 TV에 체인을 감아 잠궈놓았고, 해리는 그런 엄마를 나무라고 있다. 그런데 한 공간에 있는 이들이 둘로 분할된 화면 속에서 따로 놀고 있다. 평행선
[Review] 레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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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6명의 사람들이 제각각 다른 이유로 테마파크를 찾는다. 30대 중반의 성형외과 의사 강재(김정학)는 지루한 맞선 시간을 때우기 위해, 황노인(안석환)과 고아인 찬희(박준화)는 양로원과 고아원의 단체 관광을 따라, ‘범생이’와 ‘날라리’로 앙숙인 고교생 준구(천정명)와 현우(이종수)는 각자 친구들과 휴일을 보내기 위해서. 사파리를 둘러보는 버스에 함께 탄 이들은 성난 곰의 습격을 받는다. 마침 현장을 지나던 테마파크 직원 주희(김보경)는, 떨어뜨린 인형을 주우려고 머뭇대는 찬희를 구하려다 이들의 대열에 합류한다. 철거 예정인 ‘아유레디’관으로 피신한 이들은, 이상한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어 자신들의 악몽과 마주한다.
■ Review
본격적인 판타지어드벤처를 표방했다는 점에서, <아 유 레디?>는 야심찬 포석을 깔고 출발한 영화다. 홍보 문구에서 비교항으로 언급된 <인디아나 존스>나 <쥬만지> <미이라> 같은 할리우드산 모험
[Review] 아 유 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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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MIB 요원 J(윌 스미스)는 많은 파트너들과 호흡을 맞춰보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사사건건 개인사를 호소하는 파트너들의 기억을 삭제해주느라 J는 여념이 없다. 우주선 한대가 지구로 잠입하는데 여기엔 셀리나(라라 플린 보일)라는 외계인이 탑승했다. 지구에 도착한 뒤 늘씬한 미녀로 변신한 셀리나는 지구에 숨겨진 ‘빛’을 찾으려 하지만 아무도 행방을 모른다. 우체국에서 일하는 K(토미 리 존스)를 방문해 J는 그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한다. K는 처음엔 J의 말을 믿지 못하지만 자신의 곁에 있는 모든 이들이 외계인임을 알고 놀란다. 셀리나는 MIB 본부를 장악한 채 K를 협박하고 K와 J는 잃어버린 K의 기억을 거슬러오른다.
■ Review
우리가 없어서 심심했지?! 그들이 돌아왔다. 검은색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두 남자가. 아마도 전편을 본 사람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작업복을 벗고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여인의 품으로 돌아간 MIB 요원의 이야기를. 속편은 그럴
[Review] 맨 인 블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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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곧 열다섯살이 되는 루두두(쥘리 뒤랑)는 아직 생리가 없고 짝짝이 가슴을 가진 소녀. 등하교길에서 만난 삼십대 남자를 짝사랑하게 되면서, 여인이 되고 싶은 루두두의 열망은 더욱 강렬해진다. 루두두와 함께 정신과 상담을 받는 우울증 환자 로맹(알렉키스 루쿠)도 성에 대한 호기심과 갈망,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소년이다. 루두두와 로맹은 그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가기로 한다.■ Review <아메리칸 파이>를 필두로 십대들의 성을 다룬 코미디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것은 풍요 속의 빈곤이었다. 새로운 시선과 시도가 없었고, 무엇보다 십대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부족해 보였던 것. 대부분의 영화 속에서 소녀들은 객체로 머물러야 했다는 것 또한 아쉬운 대목이었다. <팬티 속의 나비>는 이처럼 그간의 십대 코미디가 가지 않았던 길을 택했다. 그것은 ‘발육 불균형’ 상태가 낳은 혼란과 갈등의 나날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일, 그들의 주체적이고 건강한 성장을 독려하는
[Review] 팬티 속의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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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CIA 요원 옥스(앤서니 홉킨스)와 케빈(크리스 록)은 러시아 마피아가 입수한 휴대용 핵폭탄을,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빼돌리는 임무를 맡았다. 바이어로 위장해 러시아 마피아와 구매계약을 맺고 오는 길에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케빈이 죽는다. 공작을 성사시키기 위해 CIA는 케빈의 일란성 쌍둥이 동생인 제이크(크리스 록, 1인2역)를 공작에 끌어들이려 한다. 이 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헤어져 케빈은 상류층 가정에 입양된 뒤 일류 대학을 나왔지만 제이크는 암표장사 따위 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뒷골목 건달이 돼 있다.■ Review흥행 귀재 제리 브룩하이머가 내놓은 <배드 컴패니>는 그 자신을 비롯한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최근 10여년간 즐겨 다뤄온 소재나 장치들을 뒤섞은 교배종이다. <베벌리힐즈 캅>처럼 백인과 흑인 파트너의 버디 무비에, 그들의 직업을 경찰 아닌 CIA로 바꾸면서 <미션 임파서블>류의 첨단장비를 동원한 비밀공작의 긴박
[Review] 배드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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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남자친구의 귀국을 앞두고 깜짝 파티를 준비하려던 미령(김민희)은 아버지의 뜻하지 않은 반대에 부딪히 설득할 시간을 벌기 위해 친구 하영(이요원)을 공항에 대신 내보낸다. 하영의 임무는 그 남자(신하균)가 너무 일찍 집에 도착하지 못하도록 붙잡아두는 것. 자신이 누구인지 밝힐 수 없는 상태에서 낯선 남자를 길에 묶어두어야 하는 여자와, 이유도 모른 채 낯선 여자에게 끌려다니게 된 남자의 신경전이 12시간 동안 전개된다.■ Review청춘은 사랑만 하기에도 숨가쁘다. 그 어지러운 정열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동안 인간 관계는 얽히고 설키기 십상이다. 바로 로맨틱코미디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서프라이즈>는 90년대 중반까지 한국 영화산업 중흥의 견인차 역할을 하다가 이제는 소강 상태에 들어간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다시 불러내었다.이 영화의 모티브는 어떤 텔레비전 광고를 연상시킨다. 친구의 애인에게 ‘필이 꽂힌’ 여자가 친구 몰래 남자의 전화번호를 받아들고 묘한 미소를
[Review] 서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