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tory
통일신라시대 말기. 도처에 전쟁이 끊이지 않아 민심은 도탄에 빠져있다. 잦은 반란으로 궁궐 또한 흉흉하다. 그러나 진성여왕(김혜리)은 나라를 지키는 것보다 전장에 나가 있는 대장군 비하랑(정준호)의 안위가 더 걱정이다.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비하랑에게 여왕은 천한 계집과 살 필요가 있느냐고 타이른다. 비하랑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연인 자운비(김효진)의 사랑을 저버릴 수 없다며 여왕의 구애를 거부한다. 무예에 능한 묘현거사를 거들며 사는 자운비와의 만남도 잠시, 비하랑은 자운비가 쥐어준 언약의 징표를 목에 걸고 또다시 역모를 진압하기 위해 전장에 나선다. 얼마 후 자운비에게 비보가 전해진다. 비하랑이 전투 중 다쳐 목숨이 위급하다는 것이다. 전갈을 받고서 궁궐 입성을 위해 길을 나서던 중 자운비는 자객들과 대하게 만나게 되고, 그때서야 누군가 자신을 해치려고 계략을 꾸민 것임을 알아챈다. 그녀를 욕보이려는 남정네들을 피해 도망친 곳은 천년호가 내려다뵈는 절벽. 결
공포영화에서 멜로코드로 20년만에 부활한,<천년호>
-
■ Story
어느 날 낮잠을 자던 황씨 할머니(강부자)는 꿈에서 죽은 남편을 만난다. 죽을 날이 가까웠음을 알리는 꿈이라 여긴 할머니는 무당인 친구 석출(전성환)을 찾아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며 한판 굿을 부탁한다. 한편 할머니를 데리러 온 저승사자 셋 가운데는 할머니의 죽은 아들 용택(김경익)도 끼어 있다. 용택은 석출의 딸 미연(이재은)과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겁탈당하는 미연을 지켜주지 못해 괴로워하다 자살한 남자다. 용택이 죽은 뒤 혼자 아이를 낳아 술집을 하며 어렵게 아이를 키우는 미연은 할머니를 위한 굿에 참가한다. 마침내 할머니가 죽고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죽은 남자 용택과 살아 있는 여자 미연이 다시 만난다.
■ Review
<오구>는 1989년 초연된 뒤 지금까지 270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알려진 연극 <오구-죽음의 형식>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오세암>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
인기연극의 영화로 거듭나기,<오구>
-
■ Story
택시 운전사를 남편으로 둔 아름다운 여인 고잘은 구두닦이 청년과 사랑에 빠진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분노한 남편은 아내의 애인을 살해하고 만다. 그리고는 법원으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는다. 검은 머리 남자가 고잘의 남편이고 금발 남자가 그녀의 애인인 이 첫 번째 에피소드가 끝나면 비슷한 상황을 달리 들려주는 두 번째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단 이번에는 금발 남자가 고잘의 남편이고 검은 머리 남자는 반대로 그녀의 애인이 되어 있다. 세 번째 에피소드에 이르면 고잘과 검은 머리 남자, 금발 남자 사이의 관계는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의 위치로 돌아온다.
■ Review
진리란 대체 어떤 모양의 것인가,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꽤 명쾌한 비유를 가지고 주저함 없이 답을 해줄 것 같다. 신의 손 안에 있다가 땅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져버린 거울 같은 게 바로 진리라고 말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그 조각난 거울의 한 조각씩은 가지고 있어서 그것에 비친 상을
동일한 상황의 미묘한 변주,<사랑의 시간>
-
■ Story
러시아로 출장 온 미국인 카일(장 클로드 반담)은 아내와 간만의 휴가를 약속한다. 그러나 그날 아내는 괴한에게 살해당하고, 체포된 범인은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는다. 이에 분노한 카일은 법정에서 범인을 총으로 살해하고 이로 인해 악명 높은 ‘크라바비’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곳에서 비밀리에 벌어지는 내기 싸움 ‘스파르카’에 출전하게 된 카일은 점차 야수로 변해간다.
■ Review
<용호풍운> <학교풍운> 등 풍운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홍콩 감독 임영동의 대표작은 역시 87년작 <감옥풍운>이다. 감옥 안에서 벌어지는 진흙탕 싸움과 암약, 배신과 집단 따돌림을 신참 죄수 양가휘와 노련한 장돌뱅이 유덕화를 등장시켜 그려낸 영화 <감옥풍운>. 그의 신작 <헬>은 왠지 <감옥풍운>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일단 배경이 감옥이라는 점이 그렇거니와 주인공이 감방 식구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하는 장면이나
고뇌하는 반담,진정한 무와 힘의 의미,<헬>
-
-
■ Story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을 지녔지만, 언젠가는 근사한 레스토랑을 여는 게 꿈인 베테랑 ‘회수 전문가’ 벡(더 록). 단 한번의 실패도 없는 그에게 최고의 위기가 될지도 모르는 의뢰가 들어온다. 베일에 싸인 보물 ‘가토’를 찾겠다고 정글로 간 트래비스(숀 윌리엄 스콧)를 찾기 위해 벡은 위험천만의 황금도시 ‘헬도라도’로 떠난다.
■ Review
<미이라2>와 <스콜피온 킹>을 찍고 난 뒤, 드웨인 더글러스 존슨(더 록)은 ‘현대물에 출연하고 싶다’는 간절한 뜻을 제작자에게 비쳤다.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내기 위해 겨우 아랫도리만 가리도록 제작된 빈약한 의상도 맘에 들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근엄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역할도 연이은 두편이면 족했다. “고작 두편의 영화가 내 필모의 전부지만, 케빈(당시 <미이라>의 제작자)에게 졸랐다. 신비스럽지만, 현대물에 등장하고 무엇보다 유머러스한 인물을 맡고 싶다고.” 마침 브라질의 아마존이 배경인 어
웅장한 세트와 정교한 소품,<웰컴 투 더 정글>
-
■ Story
비행기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사토미 켄이치는 생각하는 모든 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들키고 마는 ‘사토라레’다. 1000만명 중 한명꼴로 나타나는 기현상인 ‘사토라레’들은 모두 아이큐 180이 넘는 천재들. ‘사토라레 특별관리위원회’에서는 의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사토미가 신약개발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하기 위하여, 그 프로젝트의 담당자로 정신과 의사 코마츠 요코를 파견한다. 코마츠 역시 ‘사토라레’의 실상에 당황하면서도 점점 사토미의 순수한 진심에 이끌리기 시작한다.
■ Review
도그빌에서 트루먼 쇼가 기획된다면? <사토라레>의 전제는 제법 묵직하다. 생각하는 모든 것이 사념파로 변환되어 반경 10m 이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이상현상인 ‘사토라레’(의지전파과잉증후군) 환자들은 실상 일종의 괴물이다. 선의의 거짓말이라곤 꿈도 꿀 수 없는, 그러니까 그들이 만약 음탕한 상상이나 불타는 증오에 휩싸여 있더라도 그것을 절대 타인에게 숨길 수 없을
작고 귀여운 감동의 종합선물세트,<사토라레>
-
■ Story
암살단의 일원인 브라이드(우마 서먼)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나, 결혼식날 보스인 킬과 동료들의 총을 맞고 쓰러진다. 4년 뒤 코마 상태에서 깨어난 그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고 있는 버니타 그린(비비카 A. 폭스)과 야쿠자 보스가 돼 있는 오렌 이시(루시 리우)를 찾아가 복수를 감행한다.
■ Review
“복수는 차가울 때 먹어야 맛있는 음식과 같다”고 했던가. 브라이드가 염두에 뒀을 이 격언은, 실상 타란티노의 것이기도 하다. <킬 빌>은 <재키 브라운> 이후 6년, 더 거슬러올라가 <펄프픽션> 이후 10년 넘도록 그가 가슴에 품어온 프로젝트다. 소문대로다. 타란티노는 <킬 빌>에 이르러 자신이 보고 열광한 영화들을 재료 삼아 ‘영화광으로서의 영화 만들기’의 꿈을 이뤄냈다.
알려진 대로 <킬 빌>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그나마도 2편으로 나눠 소개되면서, 복수의 여정은 절반만 소개되고 있다. <재키
타란티노의 회심의 복수극,<킬 빌: volume1>
-
■ Story
어느 날, 평범한 샐러리맨 오대수(최민식)는 영문도 모른 채 어딘지도 모르는 건물 안 8평짜리 사설 감금방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렇게 십여년의 세월이 흐른다. 오대수는 자신이 갇히게 된 이유를 돌이켜보며 ‘악행의 자서전’을 써가는 한편, 그를 감금한 자를 향해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15년 되는 해에 다시 풀려난 오대수는 우연히 일식집 요리사 미도(강혜정)를 만난다. 그 즈음 걸려오는 이우진(유지태)의 전화. 오대수를 가둬놓았던 이우진은 5일 안에 자신을 찾아내면 스스로 죽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오대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조종하는 이우진과 그를 찾아내 복수하려는 오대수 사이의 대결이 벌어진다.
■ Review
박찬욱의 5번째 장편영화 <올드보이>는 쓰치야 가론이 글을 쓰고, 미네기시 노부아키가 그림을 그린 일본의 동명만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전작 <복수는 나의 것>에 이어 다시 한번 ‘복수’라는 행위를 영화의 소재로 다루고 있
박찬욱의 5번째 장편영화,<올드보이>
-
■ Story
이사벨(케이트 허드슨)은 둘째아이를 임신한 언니 록산(나오미 왓츠)을 돌보려고 파리에 도착하지만 정작 록산은 남편에게 버림받고 만삭으로 이혼소송을 해야 할 판. 게다가 친정에서 가져온 그림이 고가의 걸작임이 밝혀지면서 재산분할을 두고 프랑스-미국의 양가가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파리에 적응해가는 이사벨은 이는 아랑곳없이 유명인사이자 유부남인 록산의 시삼촌과 연애행각을 벌인다.
■ Review
<전망 좋은 방>을 만든 영화계의 명콤비, 감독 제임스 아이보리-제작자 이스마일 머천트의 장기는 시대극 혹은 소설 각색하기다. 일견 영국풍 ‘유산영화’ 제작자 이미지가 강한 이들에게 현대극, 그것도 로맨틱코미디라니 의아한 궁금증이 일지도 모른다. 물론, 머천트-아이보리라는 브랜드 파워를 실감했던 사람들에 한해서.
하지만 다행히(?) 일단 이 영화도 베스트셀러였던 다이앤 존슨의 소설 의 각색판이고 또 물론 로맨틱코미디도 아니다. 아마도
미국인이 갖는 프랑스에 대한 열등감,<프렌치 아메리칸>
-
■ Story
대공황이 쓸고간 황폐한 미국. 아들을 자동차 사고로 잃고 실의에 빠진 자동차 업계의 대부 하워드(제프 브리지스), 가망없는 경마기수이자 무명 권투선수로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빨강머리 기수 쟈니 폴라드(토비 맥과이어), 홀로 초원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던 비밀에 싸인 늙은 조련사 톰 스미스(크리스 쿠퍼) 그리고 작은키에 구부정한 다리를 가진 볼품없는 경주마 ‘씨비스킷’. 1938년 8월, 이들은 종국으로 치닫던 서로의 인생을 구원해줄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다.
■ Review
“기념비적인 혼돈의 십년이 저물어가던 1938년, 그해 최고의 뉴스 메이커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도,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아니었다. 교황 피우스 11세나 대중의 관심을 모으던 루 게릭, 하워드 휴, 클라크 게이블 역시 아니었다. 그해 대부분의 신문 지면을 장식하던 최고의 뉴스메이커는 다름 아닌 ‘시비스킷’이라는 구부정한 다리를 가진 조그만 경주마였다. ” - 소설 <신대륙의 전설-
`오스카용 구성`에 너무나도 충실한 착한 영화,<씨비스킷>
-
■ Story
따뜻한 햇살이 감싸고 도는 멕시코의 한 마을, 사춘기 소녀 프리다는 리비도와 이념이 폭발하는 디에고 리베라의 작업 현장을 부러운 듯 훔쳐본다. 그 무렵 그는 버스와 전차가 부딪히는 첫 대형사고로 온몸이 부서지며 첫사랑마저 잃는다. 몇년 뒤, 두손만 간신히 움직여가며 그린 그림을 들고 리베라를 찾아간다. 리베라는 그녀의 그림뿐 아니라 거침이 없는 그녀에게도 강한 매혹을 느낀다.
■ Review
영화 <프리다>는 프리다 칼로의 예술세계로 접근하는 통로를 과감하게도 단 두 가지로 압축해놓았다. 연인 리베라로부터 거듭해 받게 되는 정신적 상처와 자신의 육신을 사정없이 공격해 극도의 고통과 장애로 몰아넣곤 하는 육체적 상처다. 혁명에의 의지만큼이나 원초적 본능으로 들끓는 리베라가 마침내 프리다의 누이까지 탐하는 현장을 목격한 프리다는 당연히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곧바로 캔버스로 분출된다, 는 식이다. 두 상황이 이어지는 순간,
표현주의적 화풍,입체적 연출,<프리다>
-
■ Story
어느 회사의 복사실에서 일하는 그래험(에두아르두 노리에가)은 이전에 당한 사고로 인해 심한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다. 그는 사고 이전에 자기가 속해 있던 세계에 대해 기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재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에 대해서도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그 앞에 나타난 임시 경리직원 이렌느(안나 무글랄리스)는 과거없이 섹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래험의 매력에 빠져든다. 이후로 두 사람은 아침마다 매번 새로운 느낌을 가지고 한 침대에서 일어나는 사이가 되는 것이다.
■ Review
영화가 시작되면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자판기와 힘겹게 씨름하는 그래험이다. 이걸 보고 우리는 혹시 이 남자가 무언가에 굉장히 화가 나서 공격적인 행동을 표출하는가보다, 하고 짐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게 아니었다. 그를 아는 듯한 어떤 남자가 그에게 조용하게 음료수를 뽑아주었을 때에야 우리는 그에 대해 오해를 했음이 확실히 드러난다. 그래험은 자판기 사용법을 알지 못했던 것이
기억과 사랑에 대한 경쾌하고 새로운 시선 ,<노보>
-
■ Story
22살 생일을 맞은 닐 올리버(제임스 마스덴)는 부유한 아버지, 사려 깊은 여동생, 똑 부러지는 여자친구, 유명 법대의 입학허가까지 따놓은, 겉보기엔 부러울 것 없는 청춘. 그러나 그의 실상은 ‘파파보이’이자 자신의 의지로는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청년이다. 어느 날 2층 베란다에서 떨어진 양동이에 맞아 정신을 잃은 닐은 이상한 노인 레이를 만나고 “보름 안에 ‘60번 고속도로’를 통과해 소포를 전달하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 Review
<인터스테이트>는 80년대 방영되던 TV시리즈 <환상특급> 한편을 보는 듯한 영화다. 귀가 솔깃해지는 흥미로운 설정, 소소한 재미,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교훈적인 엔딩. “아랍에는 ‘지니’가 있고, 중국엔 용이나 원숭이, 유럽엔 요정이 있는데 미국엔 왜 소원을 들어주는 특별한 신이 없는 걸까?” 척박한 자국의 상상력을 조롱하는 사내들 곁으로 바텐더가 살며시 다가오면서 말한다. “모르는 소
스크린으로 보는 TV판 환상특급,<인터스테이트>
-
■ Story
조명구(정웅인)는 6명의 여자를 죽인 연쇄살인범이다. 다혈질인 여검사 오현주(강수연)는 사형을 구형하려 하지만 피고쪽 변호사 김병두(전재룡)는 그가 정신이상자라고 주장한다. 조명구의 동거녀 미향은 조명구의 살인이 제3자의 조종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증언하고, 김병두는 그 존재가 조명구의 전생과 연관이 있음을 알아낸다.
■ Review
<써클>은 어둡고 축축한 공간에서 출발한다. 이 집에 사는 남자는 피범벅이 된 시체 위에 그림을 그려넣고 그 옆에 앉아 천연덕스럽게 라면을 먹어치우는 사람이다. <양들의 침묵>의 렉터 박사처럼 잔인하고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가진 그는, 쉽게 말해 싸이코 살인마다. 헛소리를 지껄이고 이죽인다는 기본적인 특징 외에 버거킹 햄버거만 먹고 자신을 성기능 불구자로 착각한다는 특성도 가졌다. 터프한 여검사는 그가 무고한 여자들을 여섯 명이나 죽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격노하여 윽박지른다. 익숙한 미스터리스릴러의 외양을 띠고
해답을 주지 못하는 미스터리 스릴러,<써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