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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주윤발을 동경하는 청년 건태(고구마)는 총기류를 밀매하는 철공소의 종업원이다. 어느 저녁 이상한 노인에게 친절을 베푼 대가로 커다란 항아리를 하나 얻는데, 거기에 담아둔 우렁 하나가 어여쁜 각시(채명지)로 변해 집안일을 도맡아 해준다. 철공소 옆에는 우렁 키우는 할머니(최선자)가 살고 있다. 힘세고 정의로운 할머니는 죽은 할아버지의 반지를 가로챈 사기꾼 용백(기주봉)에게서 반지를 되찾고 싶어한다. 반지와 항아리를 둘러싸고 이 동네의 모든 사람이 얽혀든다.
■ Review
앙드레 바쟁은 영화를 분신 혹은 거울을 지향하는 인간의 고대적인 꿈이라 불렀다고 한다. 때문에 혹자는 영화가 육체적인 자아에 필적하는 상상적인 자아를 창조하려는 미라 콤플렉스의 산물이라고 했다. 영화 <우렁각시>는 이런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남기웅 감독이 표방한 대로, <우렁각시>는 한국의 주류 상업영화는 물론이고 비주류 독립영화가 확립해온 모든 형식적, 내용적
[Review] 남성이 여성에 대해 갖고 있는 모든 기대, <우렁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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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애리조나주의 포로스퍼리티라는 폐광촌을 지나던 트럭 앞에 갑자기 토끼가 나타난다. 토끼를 피하려던 트럭은 전복되고 싣고 있던 유독폐기물 드럼통이 하천으로 떨어져 오염물질이 유출된다. 이 마을 근교에서 수백 마리의 거미를 키우는 괴짜 조슈아를 찾아간 마이크(스콧 테라)는 그가 이 하천에서 잡은 귀뚜라미를 거미 먹이로 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귀뚜라미를 먹은 거미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몸이 불어난 거미는 조슈아를 공격한 뒤 우리를 벗어나 마을로 쏟아져 들어온다. 사람 몸뚱이보다 커진 거미들의 거센 공격에 맞서 보안관 샘(캐리 뷰러)과 크리스(데이비드 아퀘트)를 비롯한 주민들은 총을 들고 나선다. 변종 괴물과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 Review
<스파이더 맨>에 이어 올 여름 시즌을 찾은 두 번째 거미의 정체는 오염된 화학물질 때문에 몸집이 거대해진 변종괴물 거미다. 뛰어난 실 잣기 능력을 가졌으나 아테나의 저주 때문에 평생 몸에서
[Review] 서른살 감독의 신선한 데뷔작, <프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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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할머니와 둘이서 사는 초등학생 마사오(유스케 세키구치). 아빠는 돌아가셨고 돈 벌러 멀리 가셨다는 사진 속 엄마는 소포만 부쳐온다. 마사오의 이웃에는 빈둥대는 전직 야쿠자 기쿠지로(기타노 다케시)와 말투는 무서워도 마음은 착한 그의 아내 미키(기시모토 고요코)가 산다.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과 시골로 놀러간 친구들 뒤에 홀로 남은 마사오는 소포의 주소에 사는 엄마를 찾으러 길을 나서자마자 동네 불량배들한테 괴롭힘을 당한다. 이를 목격한 미키는 기쿠지로에게 마사오를 동행하도록 한다. 경륜과 술로 여비를 날리고 출발한 둘의 여행은 어이없는 히치하이크로 이어지고 길에서 만난 낯선 괴짜 어른들은 모두 마사오의 그림일기에 추억을 남긴다.
■ Review
“내 영화 속 폭력의 의미를 묻는 외국 기자와 평론가들의 질문이 지겨워서 다음에는 폭력이 전혀 없는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고 1998년 로테르담영화제에서 기타노 다케시가 선언했을 때, 아마 대다수 사람들은 코미디언 비
[Review] 기타노스타일 로드무비 <기쿠지로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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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인도계 영국 소녀 제스(파민더 나그라)의 꿈은 베컴처럼 멋진 킥을 날리는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고수하고 있는 제스의 부모는 제스의 꿈을 이해하지 못한다. 신부 수업 잘 받고 조신히 있다가 시집가길 바라는 것. 같은 동네에 사는 여자 축구단 소속 줄스(키이라 나이틀리)는 공원에서 공을 차던 제스의 화려한 플레이를 눈여겨보고, 코치 조(조너선 라이 메이어스)에게 소개해 훈련을 받도록 도와준다. 제스는 정식 축구 선수가 되는 동시에 줄스라는 든든한 동지를 얻게 되나, 그런 행복도 잠깐이다. 제스는 조에 대한 연정으로 줄스와 신경전을 벌이게 되고, 언니 혼사문제로 집안의 압력을 받는 등의 위기에 처한다.
■ Review
베컴의 커브 킥은 예술이다. 발끝을 떠난 공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꽂힐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베컴뿐일 것이다. 거대한 바리케이드에 다름 아닌 수비수 진영을 긴 포물선으로 휘감아 뚫는 그의 킥 솜씨. 누군가
[Review] 격돌대신 이해를 구하는 유연함, <슈팅 라이크 베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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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성대(김민종)와 성준(윤다훈), 두 형제는 폭력조직 서남파의 주력 행동대원. 이들 형제에게 중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인천을 접수하라는 상부의 미션이 주어진다. 토착 조직의 보스격인 최무영(이경영)은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인천지역 강력계 형사반장을 매수해서 끌어들이는 성대의 놀라운 수완 덕에 서남파는 인천을 손아귀에 넣게 된다. 그러나 미처 제거하지 못한 적이 있었으니, 룸살롱 패밀리아를 운영하는 오해숙(황신혜). 성대와 성준은 최무영과 연인 사이였던 오해숙과 사고뭉치 호스티스 성초희(황인영)로 인해 위기에 처한다.■ Review맞장뜨다, 정분난다? 조폭과 호스티스의 대결구도로 시작하는 <패밀리>의 전체 줄거리를 거칠게 요약하면 그렇다. 신기에 가까운 가위손의 여자를 내세우거나(<조폭 마누라>), 닫힌 교문을 열기 위해 정의의 쇠파이프를 휘두르거나(<두사부일체>), 쫓겨들어간 산사에서 스님들과 족구하다 삶의 화두를 받아들이는(<
[Review]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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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샌프란시스코의 밤을 주름잡는 ‘킹카’ 크리스티나(카메론 디아즈)에게 남자란 그저 하룻밤 즐기는 상대일 뿐이다. 실연당한 친구를 클럽에서 만난 남자와 맺어주려던 크리스티나는 뜻밖에 그 남자 피터(토머스 제인)에게 끌리지만, 연락처도 주고받지 못한 채 헤어진다. 크리스티나는 피터를 보고픈 마음에 무작정 그의 형 결혼식에 찾아가기로 한다.■ Review멕 라이언의 가짜 오르가슴 연기가 쇼킹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세태도 변했고, 영화도 변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대한 오마주로 보이는 <피너츠 송>의 뮤지컬 시퀀스에서 그런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차이나타운의 식당에서 점심을 들던 세 처자가 별안간 남자들의 물건 이야기에 열을 올린다. 흥이 난 이들은 주변 시선에 아랑곳없이 컵과 꽃병과 우산을 매만지며 교성을 내지른다. 이윽고 식당 가득 울려퍼지는 외설스런 노래, 바로 ‘피너츠 송’이다. <피너츠 송>은 그러니까, 제목부터 제법 야한 영화
[Review] 피너츠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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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결혼 11년차인 에드워드 섬너(리처드 기어)와 코니 섬너(다이앤 레인)는 이상적인 부부다. 안정된 직장, 교외의 주택, 착하고 개구쟁이인 아들. 코니는 별다른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 없이 가정주부로서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바람이 몹시 부는 날, 코니는 쇼핑을 하기 위해 뉴욕 시내로 나간다. 물건을 잔뜩 들고 택시를 잡으려 하지만 그날따라 한대도 서지 않는다. 거센 바람 때문에 제대로 앞을 보지 못하던 코니는 폴 마텔(올리비에 마르티네즈)와 부딪혀 넘어진다. 폴은 물건을 주워주고 택시를 세우려 하지만 역시 실패한다. 바로 앞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잠시 들어가 상처를 치료하고 가라는 폴. 반창고만 붙이고 나온 코니는 에드워드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전해준다. 그러나 다음날 코니는 시내로 나가 폴에게 전화를 건다. 갔다가 돌아서기를 반복하던 코니에게 폴이 다가서고 두 사람은 지독한 사랑에 빠져든다.
■ Review
모든 것이 파국으로 귀결되고,
[Review] 언페이스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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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제이(제이슨 뮤스)와 사일런트 밥(케빈 스미스)은 편의점 주변을 어슬렁대며 마약을 하거나 파는 게 낙. 점원들의 신고로 편의점 접근 금지령이 떨어져 상심한 그들에게, 친구 브로디(제이슨 리)는 아예 편의점을 사라고 제안한다. 친구 홀든(벤 애플렉)과 벤키(제이슨 리)가 그들을 모델로 그린 만화 <블런트맨과 크로닉>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며, 캐릭터 도용료를 제법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조언과 함께. 하지만 홀든의 판권까지 접수한 벤키는 영화제작자로 나서 이미 할리우드로 떠나고 없다. 게다가 인터넷상에서는 멍청한 만화와 캐릭터의 영화화는 물론, 제이와 밥에 대한 비난이 난무한다. 실추된 명예를 되찾으려면 영화제작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일념에, 두 친구는 할리우드로 향한다.
■ Review
못 말리는 녀석들이 돌아왔다. 마약쟁이이자 어설픈 마약상, 하릴없이 편의점 앞에 죽치고 서서 시간을 때우기 일쑤인 백수들 제이와 사일런트 밥. <제이와 사일런트 밥
[Review] 제이와 사일런트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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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공포’와 ‘미스터리’를 키워드로 만든 단편 3편을 묶은 옴니버스영화. 어느 날 집을 나간 아내, 남편(정보석)은 아내가 떠난 뒤 집안에서 헛것을 보며 괴로워한다. 길에 쓰러져 있다 깨어난 여자(김혜수), 기억상실증에 걸린 그녀는 쥐고 있던 세탁소 영수증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지만 통화는 연결되지 않는다(<메모리즈>). 인형극을 하는 극단의 단장은 만든 자의 혼이 들어 있는 인형의 저주로 귀신이 보이는 환각에 시달린다. 사람들이 죽고 단장의 집에 화재가 일어나는 사건이 있은 뒤 인형은 가면극 단장의 손에 넘어가지만 저주는 끝나지 않는다(<휠>). 입주자 대부분이 짐싸서 나가는 낡은 아파트, 형사와 그의 아들은 이곳에 새로 이사를 온다. 밤마다 근무를 나가는 형사(증지위), 홀로 아파트를 지켜야하는 어린 아들은 맞은편 아파트에서 자기를 지켜보는 빨간 옷의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돌보는 남자(여명)가 살고 있는 맞은편 아파트
[Review] 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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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윌(휴 그랜트)은 아버지가 작곡했던 대히트곡의 인세 수입으로 살아가는 38살의 백수건달이다. 그에게 유일한 사회생활이 있다면 그건 여자들과 즐기는 것. 이마저도 윌의 변덕스런 성격 때문에 두달을 못 버티기 일쑤다. 그가 여성에게 일방적인 결별을 선언할 때 저주와 욕설이 되돌아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우연한 기회에 그는 화끈하게 즐길 수 있되, 헤어질 땐 부담이 없는 여성이 바로 독신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윌은 독신부모의 모임에서 수지라는 독신모를 꼬시는 데 성공하지만, 이때부터 그의 탄탄대로에 커다란 걸림돌이 등장한다. 피크닉 길에 함께한 마커스(니콜라스 호울트)라는 수지 친구 피오나(토니 콜레트)의 아들이 바로 그 장애물. 윌의 삶은 마커스가 출현하면서 커다란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 Review
“인간은 모두 섬이다.” 윌은 이렇게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TV와 DVD, 그리고 커피메이커가 잘 갖춰져 있는 지금은 굳이 영화를 보려고, 또는 커피를 마시
[Review] 어바웃 어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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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Review] 안다고 말하지 마라
■ Story
추석연휴. 대학을 졸업한 뒤 남의 논문을 대신 써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장주(김영선)는 임시 과외 선생이 된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안동에서 올라온 사촌동생 장철(김도형)에게 수학을 가르쳐야 하는 것. 수입은 없지만, 장주에겐 꽤나 유쾌한 일이다. 고지식하고 보수적이다 못해 엉뚱하기까지 한 장철에게 장주는 선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싶어한다. 어떻게든 장철에게 정신적 영향을 끼치고 싶어하는 장주의 욕구는 채워질까.
■ Review
삶은 오진(誤診)투성이다. 손쉬운 처방 끝에 상처는 곪기 일쑤다. 미진함에 대한 자각은 언제나 한발 늦다. 그런 과정을 몇 차례 겪고 나면, 무슨 일이든 두려움이 앞선다. <안다고 말하지 마라>의 장주가 겪는 혼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는 장철에 대한 장주의 호기심 가득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댕기머리하고 한학을 배우진 않았어도, 장철은 영락없는 ‘구식’ 인간이다. 요즘 여자
[단편 Review] 안다고 말하지 마라 / 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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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제2차 세계대전이 고비에 이른 1944년, 상처를 가진 중사 앤더스(니콜라스 케이지)는 원하지 않는 임무 때문에 갈등한다. 그의 임무는 나바호 인디언 암호병 벤 야흐지(애덤 비치)를 보호하는 것, 그리고 그가 생포될 위기에 처하면 사살하는 것이다. 야흐지는 나바호 인디언 언어가 암호로 채택되면서 전선에 투입된 400여명의 병사 중 한명. 그가 일본군의 포로가 돼 고문을 이기지 못하면 미군의 암호 체계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앤더스는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야흐지의 순진한 눈빛에 점점 이끌려간다.
■ Review
<윈드토커>의 프로듀서 로젠바이그는 어떤 사실을 알기 전까지 나바호 병사들의 이야기가 극영화에는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뒤늦게 자료를 조사하면서 주목한 것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암호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령이었다. 암호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동료를 살해하는 금기마저 넘어야 하는 딜레마. 오우삼은 <영웅본색> <첩혈쌍
[Review] 윈드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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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문(안젤리카 리)은 각막이식 수술로 시력을 되찾는다. 그녀는 붕대를 푼 날 이상한 그림자를 본다. 병원에서 검은 그림자를 목격한 뒤 문은 환자로 입원했던 할머니가 숨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이후 문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연이어 목격한다. 자살한 아이의 혼이 그녀에게만 말을 걸고, 거리에선 교통사고로 죽은 아이를 만난다. 심지어 다리없는 여자가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까지 본 뒤 문은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힌다. 자신에게 각막을 제공한 여인에게 모든 해답이 숨겨져 있다고
여긴다.
■ Review
“난 죽은 사람이 보여요.” <식스 센스>의 주인공 대사 같지만 <디 아이>에도 비슷한 대사는 있다. 영화는 간단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이제껏 세상의 풍경을 한번도 본 적 없는 이가 눈을 뜬다면? 그가 처음으로 마주하는 것이 죽은 자의 혼이라면? 아무도 그의 공포를 공감할 수 없다면? 소름돋는 공
[Review] 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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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유일한 수영부원 스즈키의 성적 부진에다 인원 부족으로 해체 위기에 처한 수영부에 미모의 여교사 사쿠마가 부임해온다. 수영부는 지원자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사쿠마 선생의 주력 종목이 수중발레라는 사실을 알고는 모두가 줄행랑을 친다. 스즈키를 비롯, 농구부에서 쫓겨난 사토, 깡마른 몸매가 불만인 오타, 물에 뜨지도 못하는 공부벌레 가나자와, 좋아하는 누군가를 따라온 사오토메만이 ‘얼떨결에’ 남는다.
이들은 멍청이 군단이라고 놀리는 친구들에게 뭔가 보여주고자 하지만, 사쿠마가 출산 휴가를 받아 떠나고, 학교 풀장 사용 금지령까지 떨어지면서, 훈련에 차질을 빚는다. 돌고래 조련사를 찾아가 한수 가르침을 구하면서 여름방학은 지나고, 드디어 축제가 다가온다.
■ Review
남자 고등학생들이 수중발레에 도전한다. 불가능에의 도전? 자기 자신과의 싸움? 젊은 패기 또는 치기? 천만에 말씀이다. 이 아이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 여자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다. 단순명쾌하다. 미모
[Review] 워터 보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