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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부모 노릇은 쉽지 않다. 낳고 키우는 일련의 과정에 필요한 모든 경제적 대가를 차치하더라도 그것은 마찬가지. 사랑하는 대상으로부터는 터럭만큼의 미움도 받기 싫은 사람은, 자식 생각을 애당초 버리는 것이 좋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온 세상을 바쳐 사랑한 누군가로부터 온 마음을 다한 증오를 받을 각오를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델 에이전시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커리어우먼 헬렌(케이트 허드슨)은 인기만점 이모. 그는 조카들에게 때맞춰서 입맛에 꼭 맞는 선물을 안겨주고, 엄마와는 나눌 수 없는 비밀 얘기까지 서슴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친구가 되어준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큰언니 부부는 세상을 떠나고, 헬렌은 큰언니의 유언에 따라 조카 세명의 양육을 맡게 된다. 완벽한 주부인 둘째언니 제니(조앤 쿠색)는 아직도 철부지 같기만한 헬렌이 그저 불안하기만 하고, 그 우려는 어느 정도 적중한다. 잦은 출장과 늦은 시간까지 계속되는 파티의 연속인 모델 에
철없는 이모의 성장통, <레이징 헬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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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조승우)은 다섯살짜리 지능을 가진 스무살 자폐아 청년이다. 초원의 엄마 경숙(김미숙)은 아들을 남들과 다를 바 없이 키우려고 애쓰고, 의지를 키워주는 마라톤을 그 방법으로 선택한다. 달리고 있을 때만은, 힘든 일도 참고, 똑바로 앞을 바라볼 줄도 알게 된 초원. 그러나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선 페이스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경숙은 음주운전으로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육영학교 체육교사로 온 전직 마라토너 정욱(이기영)에게 초원의 훈련을 부탁한다.
은 2002년 8월 방영된 TV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다. 장애를 극복한 마라토너, 쯤으로 요약될 수 있는 이야기겠지만, 정윤철 감독은 극복이나 승리를 위한 싸움보다는 소통으로 다가가는 치유에 초점을 맞추었다. 초원은 남들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감정과 호오(好惡)를 표현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그 아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고, 그 아이를 내 마음속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어쩌면 은 단 한 가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여정일지도
소통으로 다가가는 치유, <말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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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중(설경구) 검사는 강력반 형사 시절(<공공의 적>)보다 관객의 피를 더 끓어오르게 한다. 패륜아에 대한 분노에서 나아가 사학재단비리와 정경유착으로까지 사회적 공분의 규모를 더 크게 확장한 2편은 한국사회의 구조악을 법의 이름으로 심판한다.
착하고 공부 잘하는 반장이었던 철중은 중학생 때 힘을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하며, 고등학교 때 세상에 다른 출발선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어른이 됐다. 그 어른이 되게 한 계기를 준 이가 바로 한상우(정준호)다. 학교 패싸움을 주도했지만 정작 특혜를 받고 체벌에서 빠진 상우를 보면서 철중은 세상의 더러운 이치를 깨달은 것이다. 한상우는 성장해서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 가족과 법을 짓밟고, 강철중은 한상우를 잡기 위해 법의 경계를 넘는다.
예상대로 이 구조악을 물리치는 방법은 정교하고 날카로운 메스가 아니라 묵직한 해머다. 가운을 입고 섬세한 손길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불끈 튀어나온 근육의 힘으로 적을 내리치
한국사회의 구조악을 법의 이름으로 심판한다, <공공의 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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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텐 미니츠 올더 프로젝트’의 2부에 해당하며, 1부격인 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서 개봉하게 됐다. 에 참여한 감독은 모두 여덟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마이크 피기스, 이리 멘젤, 이스트만 자보, 클레르 드니, 폴커 슐뢴도르프, 마이클 레드퍼드, 장 뤽 고다르다. 의 명성에 비교해도 떨어질 것이 없고, 참여한 감독 수도 한명 더 늘어났다. 프로듀서 중 한명인 니콜라스 매클린톡이 1975년에 제작된 허츠 프랭크의 10분짜리 다큐멘터리 에서 제목을 가져오고, 빔 벤더스와 짐 자무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비로소 완성된 시간 성찰 프로젝트의 두 번째 면모를 2002년 제작 이후 2005년이 되어서야 확인하게 된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는 신화의 한 구절처럼 시간을 풀이한다. 낯선 이탈리아 마을로 들어선 인도 청년은 나무 밑에 앉아 목이 마르다며 물을 청하는 노인을 만난다. 노인에게 물을 떠주기 위해 헤매던 청년은 순간 아리따운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는 그만 노
‘시간’에 대한 10분간의 명상록, <텐 미니츠 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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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슬프거나 무섭거나 잔혹한 결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과정은 그럴 수 있어도 ‘그래서 그들은 행복해졌답니다’라는 결말이 없으면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 수 없다, 고 어른들은 생각해서 아이들에게 늘 해피엔딩을 들려준다. 아닌 게 아니라 아이들은 그제야 안심하고 눈을 스르르 감는다. 그럼에도 냉정히 끝을 맺는 이야기들이 있다. 새엄마의 저주를 받아 백조로 변한 열한명의 왕자들 중 유일하게 마법이 덜 풀려 한쪽 팔 대신 백조 날개를 달고 살게 된 막내 왕자. 선물로 받은 빨간 구두를 교회에 신고 갔다가 쉴새없이 춤추는 벌을 받아 결국 발목을 잘라내야 했던 가난한 소녀. 이것이 정말 끝인가 싶어 책장을 덮을 수 없는 잔혹한 이야기. 은 그런 짓궂은 의도로 쓰여진 소설 (Lemony Snicke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을 각색한 영화다(국내에서는 영화와 동명으로 출간됐다).
보들레어가의 삼남매는 하루아침에 고아가 됐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못된 어른 vs 지혜로운 아이들 <레모니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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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마지막 성인’으로 추앙받았던 데레사 수녀의 선행을 되짚은 영화. 이탈리아 국영방송인 라이에서 방영되어 1천만명 이상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동명의 2부작 미니시리즈를 2시간 분량으로 재편집해 스크린에 옮겼다. 전기영화지만, 일대기 형식을 취하진 않는다. 영문 제목인 ‘캘커타의 데레사 수녀’(Mother Teresa of Calcutta)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종교 분쟁으로 혼란 상태인 인도에서 빈민 구호 활동에 나섰던 데레사 수녀의 20여년을 카메라는 클로즈업한다.
1946년 캘커타의 로레토 수도회. 총에 맞은 힌두교도를 숨겨주고 치료해줬다는 이유로 데레사 수녀는 대주교 등과 마찰을 빚는다. “당신처럼 행동하면 교회가 곤란해질 수 있다”는 충고에도 자신의 행위가 옳은 것이라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데레사. 그녀는 이 일로 결국 다른 지역의 수도회로 떠나야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교구의 허락을 받지 않고 비탄에 빠진 캘커타의 거리로 다시 돌아온
충실한 ‘종교영화’, <마더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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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숲속을 뛰어놀던 한 여자가 복면을 쓴 사내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쓰러진다. 딸과 분리된 채 침대에 누워 있는 그녀의 뇌에 수술이 가해진다. 고통스러운 외침. 그리고 큐브 안. 그녀는 기억을 상실한 채 깨어난다. 이제 그녀는 세개의 절박한 질문에 휩싸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갇혔는가?’ ‘나의 딸은 어디에 있는가?’ 그 답을 찾기 위해 그녀는 큐브의 문을 연다. 그리고 동일한 의문을 가진, 생존 본능만 남은 다른 인간들과 대면한다.
기억을 잃은 채 자신의 정체성을 알지 못한 채 작은 공간에 갇혀 사투하는 시리즈의 인물들은 언제나 ‘안’에서 ‘밖’을 찾는다. 그들은 출구를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안’을 경유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잘리고 녹고 사라진다. 생존에 대한 믿음, 그것은 곧 ‘밖’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었다. 지난 두편은 안과 밖에 대한 이러한 이분법을 전제하면서도 언제나 ‘안’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게임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3편
드러난 큐브 밖의 비밀, <큐브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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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윌리엄 새커리의 700페이지 넘는 고전을 각색한 영화다. 여러 번 영화와 TV시리즈로 각색된 이 소설은 야심과 재능이 있고, 다소는 천박한 주인공 베키 샤프를 중심으로, 통속적이지만 신랄하게 19세기 영국사회를 묘사했다. 그러나 인도 출신 여성감독 미라 네어는 전성기를 누리던 대영제국에 매혹된 듯 치밀한 캐릭터엔 소홀하고 화려한 색채만을 덧입혔다. 무리하게 드라마를 구겨넣었지만 틈이 많은 는 베키의 붉은색 드레스 자락이 그 틈을 메워주리라 믿고 있는 듯하다.
고아 소녀 베키 샤프(리즈 위더스푼)는 기숙학교에서 만난 부유한 친구 아멜리아의 오빠를 유혹하지만 결혼은 하지 못한다. 실망한 베키는 크롤리 집안에 가정교사로 들어가고, 그 집안의 둘째아들 로든(제임스 퓨어포이)과 비밀리에 결혼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 결혼 때문에 로든은 백만장자인 고모의 유산을 한푼도 상속받지 못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베키는 옆집에 사는 부유한 스타인 백작(가브리엘 번)으로부터 경제적, 사회적인
치밀한 캐릭터엔 소홀하고 화려한 색채만을 덧입힌 <베니티 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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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을 잃은 대신 다른 감각과 능력이 고도로 발달한, 어둠의 전사의 활약상 에서 ‘슈퍼히어로의 여자’ 엘렉트라의 데뷔는 인상적이었다. 빨간 가죽 코르셋과 바지 차림으로, 삼지창 모양의 단검을 휘둘렀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밤마다 ‘데어데블’로 변신한다는 것도, 아버지를 죽인 진범이 그 ‘데어데블’이 아니라는 것도, 그녀는 너무 늦게 알았다. 영화의 채도를 높이기 위해 곁들인 여성 조연치고는, 감정의 깊이와 재능의 무게가 남달랐던 것. 의 말미에 암시된 것처럼 엘렉트라는 살아났다. 속편 제작이 요원해진 반면, 그 ‘외전’인 는 제때 돌아와 주었다.
는 ‘부활’을 기점으로, 전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의 흔적은 전편에서 기사회생한 엘렉트라의 기본 캐릭터 정도. 삶과 죽음까지 다스리는 키마쿠레 무술의 달인 스틱의 도움으로 되살아난 엘렉트라(제니퍼 가너)는 더욱 막강한 무공의 소유자로 거듭난다. 문제는 그녀의 분노와 복수심. “폭력과 고통은
친근하지만 너무 익숙한 설정, <엘렉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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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찰스 샤이어 감독은 을 연출한 낸시 마이어스 감독과 오랜 창작 파트너이자 부부였다. 마이어스의 코미디가 연애심리를 파고드는 여성지 편집자의 감각을 드러낸다면 공교롭게도 는 세련된 미녀와 고급 장신구의 이미지가 교대로 즐비한 남성 패션지의 한 섹션을 연상시킨다. 처음부터 입고 태어난 듯 구찌 슈트와 프라다 구두가 어울리는 알피 앨킨즈(주드 로)는 뉴욕의 바람둥이. 그의 직업은 ‘엘레강스’라는 간판을 단 리무진 렌터카 회사의 운전기사다. 시종처럼 벌어 왕자처럼 사는 알피에겐 맞춤한 직장이다. 알피는 유혹과 발뺌의 곡예를 반복하며 독신모 줄리(마리사 토메이), 권태로운 주부 도리, 단짝 친구의 애인 로넷(니아 롱), 정서가 불안한 니키(시에나 밀러), 화장품 재벌 리즈(수잔 서랜던)의 품을 전전한다. 그가 관계를 팽개칠 때마다 피해자는 여자들인 듯 보이지만, 기실 망가지는 쪽은 알피다.
원전인 1966년작 의 마이클 케인이 그랬듯, 주드 로는 영화 내내 관객을 향해 ‘늑대의 본
주드 로의 팬에게 바치는 꽃다발 같은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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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이나 (1961) 같은 알랭 레네의 초기 걸작들에 대해 못마땅해했던 평자들 가운데에는 그 영화들이 들려준 다분히 앙상한 멜로드라마의 이야기를 지적한 이들도 있었다. 그들 눈에 비친 레네의 영화들이란 기껏해야 불륜 이야기를 다룬 것들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지적이 무력한 것은, 레네가 그 골조만 보면 빈약하고 진부할 수도 있었을 이야기에 지극히 창의적인 시선과 손길을 가져감으로써 그것을 영화와 이 세계에 대한 어떤 심원한 성찰(의 틀)로 격상시켰기 때문이었다. 우선 결과는 생각지 말고 의도만을 고려해본다면, 을 만든 덴마크의 젊은 감독 크리스토퍼 보에에게도 레네처럼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태도가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보에의 영화가 들려주는 이야기란, 그저 처음 봤을 뿐이지만 바로 그 순간 자신의 마음을 강렬하게 흔들어놓은 어떤 여자에게 한 남자가 다가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남자 알렉스에게는 여자친구 시몬느가 있었고, 또 그를 사로잡은 여자 아메는 어거
사랑에 관한 흥미진진한 재구성, <리컨스트럭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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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의 땀구멍 하나까지 보여주는 의 첫 장면 근접촬영은 ‘턱시도’ 따위의 할리우드식 기계 의복은 잊으라는 주문이고, 성룡의 육체성 하나만으로 이 영화가 완성될 것이라는 강력한 최면이다. 그가 출연하는 영화 중에 과연 이런 크기의 클로즈업이 있었던가를 돌이켜볼 때, 이 첫 장면의 애절한 수신호를 이해하게 된다. 더불어 재간둥이 하인이거나, 영어 곧잘 하는 아시아인 형사로 인기를 끌어올리긴 했지만, 성룡 그 자신도 우는 듯 웃는 듯한 괴상한 표정으로 북받치는 감정을 표현하는 그런 역할이 오랜만에 하고 싶었던 듯하다. 는 (1985) 1편이 만들어진 지 20년 만에 성룡이 홍콩으로 다시 돌아와 찍은 ‘폴리스 스토리’의 최신 버전이다.
진 반장과 그의 팀원들은 유능한 수사력을 동원해 범죄자를 소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복면을 쓴 은행강도들이 활개치자, 진 반장은 팀원을 이끌고 그들의 소굴로 들어간다. 그러나 경찰들은 마치 게임의 단계처럼 등장하는 올가미에 걸려 하나둘 죽어간다. 진 반
추락한 어느 형사반장의 ‘복권(復權) 스토리’, <뉴 폴리스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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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인간들이 넘치는 도시의 갑부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지지 못한 것, 혹은 잃어버린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온갖 호들갑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거대함을 모방하기보다는 그와는 정반대에서 소박함의 가치를 설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는 이 유사한 두 논리에 의해 지탱되는 영화다. 이 두 논리의 실질적인 효과, 혹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판단은 잠시 미뤄두자. 이 영화에서만큼은 그 전략이 유치할지언정 나름대로 코믹한 순간들을 잡아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시리즈의 완결편이라 할 수 있는 이번 3편 역시 순진한 마초 던디(폴 호건)와 지적인 기자 수(린다 코즐로스키) 부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의 시작은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호주의 야생을 비추는 데 할애된다. 자연과 인간의 공생에 초점을 둔 도입부는 던디의 가족이 수의 직장 때문에 옮겨온 LA의 빌딩 숲과 명확한 대조를 이루며 이후 영화
진짜 사나이 영웅에 대한 묘한 향수, <크로커다일 던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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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말 개봉한 는 기계문명으로부터 가장 멀리, 신화로부터 가장 가까이서 살아가는 동시대 에스키모를 보여줬다. 그러므로 불시착한 캐나다인 비행기 조종사 찰리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삶의 지혜를 대변하는 에스키모 소녀 카날라의 교감을 그린 가 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자연과의 교감에 천착했던 자연과학자 팔리 모왓의 단편 를 영화화한 는 외부자의 시선을 견지한다. 스스로를 성찰한 와는 태생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영어를 금세 익혀 관객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카날라의 명민함, 찰리의 상처를 치유하는 카날라의 손길을 따라잡는 여성적이며 토속적인 음악이 불편한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는 섣불리 이해했다고 자만하거나 이유없는 경외로 오해의 불씨를 키웠던, 서구영화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백인 남자와 원주민 처녀의 순결한 사랑 이야기도 아니다. 로맨스 따위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 단호함이 매력적이고, 우리를 둘러싼 문명의 허구와 인간의
문명의 허구와 인간의 나약함을 성찰하는 솔직함, <스노우 워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