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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영원한 사랑은 없다. 모든 사랑이 영원을 약속하면서 시작되지만, 그것이 끝없이 이어질 수는 없다. 불미스런 일로 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국 나이가 들어 둘 중 하나가 죽음을 맞이할 때가 되면 그 사랑은 더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그러니, 감정으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관계로서의 사랑은 결국 항상 이별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새드무비>는 네 커플을 통해 이별을 향해 가는 사랑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첫째 커플은 소방관 진우(정우성)와 수화통역사 수정(임수정)이다. 두 사람의 사랑은 진우가 수정의 동생 수은(신민아)을 화재 사고의 불길에서 구해주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수정은 진우가 화재를 진압하다 큰 사고를 당하지나 않을까 항상 마음을 졸이며 생활해야 하는 신세다. 놀이공원에서 백설공주 탈을 뒤집어쓰고 관람객을 즐겁게 해주는 수은의 상대는 같은 놀이공원의 아르바이트 초상화가 상규(이기우)다. 청각장애인인데다 그날의 사고로 얼굴에 화상까지 입은 수은은 어딘가
사랑과 이별에 관한 네 가지 연구, <새드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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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된 수도원의 지하에 자리한 거대한 동굴을 탐사하는 <케이브>의 주인공 일행이, 영화가 시작된 지 30분 만에 맞닥뜨리게 된 어려움은 다음과 같다. 출구를 짐작할 수 없는 미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둠,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물체. 이제 영화는 우주공간이든 밀림이든 음습하고 까마득한 동굴이든 미지의 공간을 배경으로, 진화의 섭리와 동떨어져 존재하는 미확인생물과 사투를 벌이는 인물군상을 그리는 장르물의 법칙을 묵묵히 따른다. 베일에 싸여 있는 괴물과 관련해 힌트를 제공하자면, 영화의 배경이 드라큘라의 나라 루마니아라는 점.
탐사전문가와 생물학자, 비디오 촬영가 등으로 구성된 아홉명의 탐사대는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예정된 수순처럼 한명씩 사라지고, 괴생물체의 면모는 그 끔찍함을 더한다. 이 과정에서 초반에 희생되는 백인남자 캐릭터를 서로 구분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 사실 권위적인 탐사대장 잭(콜 하우저)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의 캐릭터는, 제작
모험물과 고딕호러의 부적절한 만남, <케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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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샤오시엔의 1995년작 <호남호녀>의 도입부에서 영화배우 일을 하는 여주인공의 방에 놓인 텔레비전이 보여주는 영화는 오즈 야스지로의 <만춘>(1949)이었다. 허우는 자기에게 일종의 도전 의식을 불러오는 영화감독이라는 표현으로 오즈를 평가하곤 했다. 그러니 그 장면이 오즈에 대한 공경의 표시를 담고 있음을 알아채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오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카페 뤼미에르>는 그런 공경의 마음이 아예 온전한 출발점이 되어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는 오즈의 영화들로 들어가는 입구 역할을 했던 표준 비율의 쇼치쿠 영화사 로고 숏에 이어 마치 <동경이야기>(1953)의 도입부를 떠올리게 하는 듯 기차가 지나가는 숏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이쯤 되면 성급한 관객은 이제 오즈의 세계에서 가져온 스토리와 스타일을 스크린에 펼쳐놓는 영화가 진행되겠구나, 라는 예상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금방 기대의 배반을
이방인이 바라본 21세기의 동경이야기, <카페 뤼미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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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싱글턴의 이야기엔 힘이 꿈틀거린다. 그 힘의 원천은 분노다. <4 브라더스>는 복수를 이야기한다. 쇼핑을 하다가 슈퍼마켓에서 강도에게 어머니를 잃은 네 형제가 장례식날 모인다. 이보다 더 피가 끓게 하는 이야기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 복수의 이야기 속엔 한겹의 이야기가 더 뭉쳐 있다. <4 브라더스>는 어머니의 복수를 훼방놓고 나아가 어머니의 죽음에 깊게 관여한 경찰에 복수를 가한다는 점에서 반정부적이고 반체제적인 영화다. 그런 체제에 대한 분노는 싱글턴의 초기작인 <보이즈 앤 더 후드>나 <하이어 러닝>보다 더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폭발한다.
문제아들만 거두어 사랑으로 길러낸 양어머니가 강도들 총에 맞는다. 흩어져 살던 형제들이 장례식에 모이고 형제들은 경찰과 상관없이 범인을 추적하기로 한다. 형제들은 범인이 단순 강도가 아니며 목격자는 누군가에게 매수되었음을 알게 된다. 캐면 캘수록 범죄의 그림자는 점점 더 커진다. 형제들은
인종차별적 사회에 대한 시각, <4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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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하지 않은 가정, 평범한 일상, 떠나간 남자친구, 미래가 없는 삶. 이 무료한 일상의 끝에서 그녀(기네스 팰트로)는 마침내 희망을 찾는다. 저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지긋지긋한 고향과 잊고 싶은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승무원이 된다. 비행기 한번 타본 적 없던 그녀의 첫 근무지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머리를 한껏 부풀려야 하는 초라한 비행사. 그 초라함이 창피해질 무렵, 그녀는 국제선 일등석의 승무원이 되기 위해 메이저 비행사의 문을 두드린다. 그녀는 과연 우아한 승무원이 될 수 있을까.
영화는 한편의 ‘승무원 되기 가이드’와 다름없어 보인다. 보잘것없는 시골 소녀가 세련된 승무원으로 변모하는 과정, 예컨대, 그녀가 교양을 쌓고 서비스 정신을 배워나가 시험에 통과하기까지 전 과정이 별다른 굴곡없이 나열되고 있다. 여기에 간략한 로맨스가 첨가되어, ‘자, 쭉 뻗은 커리어 행로에서 사랑에 발목잡혔다. 일과 사랑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라는 지루한 질문
승무원 되기 가이드, <뷰 프럼 더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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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진시황릉의 비밀>은 희박한 의미에서만 성룡 영화의 고유성을 갖고 있다. 그보다는 그 고유성을 어떻게 아시아 블록버스터의 시류 안으로 합류시킬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생긴 흠이 더 많은 영화다.
진시황제 제위 시절, 몽이 장군(성룡)은 시황의 후궁인 옥수(김희선)를 사랑하지만 단지 그녀를 바라볼 뿐이다. 위험에 처한 옥수를 구하려다 절벽 아래로 함께 떨어지는 두 사람. 여기까지는 꿈이다. 고고학자 잭(성룡)은 그런 꿈을 계속 꾼다. 그즈음 친구 윌리엄(양가휘)의 제안을 받아들여 무중력 위에 떠 있는 관과 칼이 있다는 인도 다사이 왕국의 유적지를 찾아간다. 무중력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신비의 암석 그리고 꿈에서 보았던 옥수의 초상화, 몽이 장군의 칼 등을 발견하면서, 잭은 자신의 반복되는 꿈과 진시황릉의 풀리지 않는 비밀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음을 직감한다.
<신화…>가 아시아 블록버스터의 기질을 갖추기 위해 선택한 영화적 방법은 대립각을
아시아 블록버스터로 향하는 성룡영화, <신화: 진시황릉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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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을 두고 프랑스의 작가 장 지로두는 ‘짐 없는 여행객’이라 불렀다. 이 어구를 제목으로 삼은 또 다른 프랑스 작가 장 아누이의 희곡은 이제 짐작할 수 있듯이 망각의 강을 헤엄쳐야 하는 인물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그 인물 가스통이 꽤 흥미로운 캐릭터인 것은 그로서는 잃어버린 과거를 차라리 복원하지 않는 게 나을 것이라는 사실로부터 비롯한다. 이래저래 되찾아진 기억은 그가 예전에 악행만을 일삼던 ‘괴물’이었음을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멀리 나아가지 말고 딱 이 정도의 기본 전제에서만 본다면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과거가 없는 남자>는 가스통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인물, 즉 기억을 잃기 전의 삶이 그리 평탄치 않았던 인물에 대한 영화다. 그 점을 잘 인식하고 있는 카우리스마키는 멀리는 <마음의 행로>(머빈 르로이, 1942)로부터 가까이는 <메멘토>(크리스토퍼 놀란, 2000)에 이르기까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려 무
망각이란 건설적인 것, <과거가 없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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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상 쇼윈도를 들여다보던 남자, 매튜(조시 하트넷). 주인이 권해주는 화려한 반지들 앞에서 다만 망설일 뿐, 결국 반지를 사지 못한다. 그의 부유하고 아름다운 약혼녀는 그의 장래까지 보장해줄 사람이지만 어쩐지 그는 확신이 없어 보인다.
카페 공중전화 부스에서 새어나오는 낯익은 음성에, 이 남자는 탄식에 가까운 이름 하나를 뱉어놓는다. “리사!” 2년 전 연락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사랑의 환영. 심히 불안해 보이는 그는 더욱 불안한 표정이 되어 그 환영을 쫓아간다. 그녀는 사라지고, 공중전화 부스에는 호텔 키가 남아 있다.
약혼녀의 배웅을 받으며 예정된 출장길에 오른 그는, 비행기를 타려다 말고 몰래 빠져나와 리사(다이앤 크루거)의 흔적을 쫓기 시작한다. 결국 찾아낸 그녀의 아파트는 2년 전과 똑같은 향기와 낯익은 물건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선 ‘리사’(로즈 번)는 이름만 같을 뿐, 2년 전의 리사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1996년 뱅상 카셀,
<라 빠르망>의 할리우드판 리메이크작,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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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여고생 납치사건>은 사이코드라마와 에로영화 사이를 위태롭게 오간다. 시종일관 낮고 굵은 목소리와 무표정한 얼굴로 납치범 이와조노를 충실히 연기한 중견배우 다케나카 나오토의 에너지를 빌려 전반부는 심리묘사를 통해 긴장감을 끌어내는 드라마가 유지된다. 그러나 후반부는 급격히 조악한 에로영화로 돌변한다. 고지마 히지리의 관능적인 육체를 보여주기 위해 20여분 동안 집중된 정사장면은 개연성이나 심리 묘사도 부족하고, 화면의 아름다움도 느껴지지 않도록 관습적으로 구성됐다.
43살 독신남 이와조노(다케나카 나오토)는 조깅 중인 여고생 구니코(고지마 히지리)를 납치한다. 이와조노는 그녀를 수갑과 밧줄로 묶고 출근하기를 반복한다. 여름날 오래된 다가구주택에 갇혀 사육당하는 구니코는 점차 자신을 돌봐주고 설득하는 이와조노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급기야 두 사람은 빨간색 오픈카를 타고 온천여행을 떠난다. 이와조노는 장난삼아 구니코를 제압하던 수갑을 자신의 손에 채우고 구니코는 이를
프로이트와 ‘정사’(情死)의 결합, <신주쿠 여고생 납치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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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강렬한 이미지로 시작한다. 비내리는 거리를 내려다보는 전지전능한 시선. 그 아래 사고로 나뒹구는 오토바이와 피흘린 채 쓰러진 소녀가 있다. 소녀는 병원으로 옮겨지고 그녀의 일기를 읽던 간호사는 소녀가 다름 아닌 그 병원의 외과의사 띠모떼오(세르지오 카스텔리토)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다른 수술을 집도하다가 딸의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된 띠모떼오는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동료에게 딸의 수술을 맡기고 대기실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린다. 그는 딸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매는 몇 시간 동안 15여년의 세월을 거슬러올라가 한 여인과의 첫 만남, 강렬했던 사랑과 그녀에 대한 미안함이 뒤엉킨 과거의 기억을 되짚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불행이 닥쳤을 때, 그 불행의 원인을 자기 자신 속에서 찾으려고 애쓴다. 그 불운이 설령 자기 자신의 행동이나 마음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때에도, 그것을 자신이 의식 혹은 무의식 중에 저지른 어떤 죄와 연관된 벌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기 때
15년 전 강렬했던 사랑, <빨간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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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느낌이 좋다. 보스턴에서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린지(드루 배리모어)는 어느 날 자기 앞에 나타난 수학교사 벤(지미 팰론)에게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낀다. 그동안 사귀던 남자친구들과 달리 벤은 친절함과 참을성도 있고, 센스와 유머도 갖추고 있는 너무 귀여운 남자다. 망가져버린 첫 데이트 날, 벤이 보여준 헌신적인 행동에 감동까지 받은 린지는 그와 진지하게 사랑을 해볼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린지는 핵심을 찌르는 친구들의 질문을 너무 쉽게 간과했다. “뭔가 석연치 않아. 그렇게 괜찮은 남자가 왜 아직까지 이 연애시장에서 팔리지 않았을까?”
하긴, 린지가 벤과 사귀기 시작한 겨울철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열혈 팬인 그의 실체를 파악할 수 없었을 게다. 하지만 봄이 다가옴에 따라 벤의 감춰졌던 ‘광기’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23년 전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 파크에 가서 팬이 된 이후, 외삼촌으로부터 물려받은 평생 관람권으로 11년 동안 보스턴 레드삭스의
패럴리 형제의 깔끔한 로맨틱코미디, <날 미치게 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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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이름의 제목, <리플리스 게임>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리플리> 시리즈 중 후기작에 속한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 리플리는 줄곧 모호한 성정체성과 비정한 범죄자의 이미지를 지녀왔다. 이는 이미 두 차례나 영화화된 <The Talented Mr. Ripley>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그 리플리를 이번에는 <비엔나 호텔의 야간배달부>로 알려진 릴리아나 카바니가 조율한다. 극단적 상황 속에서 선과 악의 경계를 사유하던 카바니에게 리플리는 더할 나위 없는 텍스트였을 것이다.
우아함 이면에 잔혹성을 숨긴 사기꾼 리플리와 이 철두철미한 냉혈한을 감히, 비난하던 조나단. 그에 대한 리플리의 복수심에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리플리는 조나단이 백혈병에 걸려 죽어간다는 점을 이용해 자신에게 들어온 살인청부를 그에게 넘긴다. 그러나 거액의 돈을 제시받고 살인을 결심한 조나단과 조나단의 행보를 관망하던 리플리 사이에 묘한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우아한 스릴러. <리플리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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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다시!” 니체의 이 말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생은 끔찍하지 않다고 반박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생이 끔찍하다면 그것을 거듭 겪을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묻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아직 생이 ‘어떠하다’고 단언할 만큼 생을 알지 못한다. 다만 세상이 달리 보이고, 인생이 달라지는 어떤 경험에 대해선 알고 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바로 그 ‘사랑’의 기적을 찬미하는 이야기다. 천진하게, 그리고 간절하게.
멀티플렉스 재건축 압력을 받는 낡은 극장의 주인 곽 회장(주현)은 간이 커피숍을 운영하는 배우 지망생 오 여인(오미희)을 흠모한다. 극장을 찾은 외판원 창후(임창정)는 선애(서영희)와 살림을 차린 가난한 새신랑이다. 창후에게 카드 대금 독촉 전화를 걸어대는 성원(김수로)은 전직 농구선수로, 어린이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TV 프로에서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진아를 소개받는다. 진아의 친구인
‘사랑’의 기적을 찬미하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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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 날다>는 키아로스타미 영화를 연상케 하는 가난하고 간결하며 착한 영화다. 러시아 국립영화대학에서 만난 민병훈과 잠셋 우스마노프 두 감독이 공동연출한 이 영화는 토리노 국제영화제 대상, 비평가상, 관객상,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 은상 등 해외 평단의 지지를 얻어 개봉기회를 잡은 드문 예다.
<벌이 날다>는 아주 고집스런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법을 빙자해 가난한 자의 권리를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남자는 아주 독특한 보복을 준비하는데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다. 전 재산을 털어 검사네 옆집을 사고 화장실로 쓸 구덩이를 파기 시작하자 검사는 남자의 아들을 경찰서에 잡아다놓고 협박을 한다. 아들을 구하려면 당장 화장실 파는 걸 중단하라는 검사의 요구에 그는 맘대로 해보라며 경찰서 문을 박차고 나온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영화 같은 분위기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돈과 권력에 대한 사내의 우직한 저항이 전적으로 개인의 성격에 기인하며 해결책도 엉뚱한 곳에서
가난하고 간결하며 착한 영화, <벌이 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