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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0월, 서울은 온통 뒤숭숭했다. 88 올림픽으로 세상은 떠들썩했지만, 12명의 재소자가 교도소를 탈출하고 그 가운데 지강혁 등 6명이 상경해 8박9일 동안 탈주극을 벌였기 때문이다. 10월16일, 그들은 북가좌동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마지막 인질극을 벌였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쳤다. 16시간의 인질극 끝에 주범 지강혁은 사살됐고, 두 사람은 자살한 끝에 사건이 종결됐다. 영화는 18년 전의 억울한 외침소리를 지강혁을 중심으로 담아냈다. 도둑질을 하며 다리가 불편한 동생을 돕던 지강혁(이성재)은 공사판에서 악랄한 경찰 김안석(최민수)의 총에 동생을 잃는다. 강혁은 여기에 맞서다가 교도소에 수감되고 안석은 교도소 부소장으로 부임한다. 강혁은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안석은 권력으로 강혁을 철저하게 짓밟으려 한다. 강혁은 탈옥을 결심하고 동료들을 규합한다. 지강혁 일당이 이송 도중 교도관의 총과 실탄을 빼앗아 탈주를 하자 안석은 모든 걸 걸고 이들을 끝까지 쫓기로 한다.
18년 전의 억울한 외침소리,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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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형제 쿠말과 샹가는 엄마와 함께 정글에서 본연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형제는 인간에 의해 헤어져 각각 갑작스럽고 낯선 길을 걷게 된다. 사냥꾼에게 잡혀 서커스 호랑이로 길들여진 형과 소년의 애완동물이 되어 파이터 호랑이가 된 동생은 어른이 되어 서로 재회하고, 서로 싸우게끔 설정된 상황에서 자신들이 형제임을 기억해낸다. 그들을 갈라놓았던 인간들은 재회한 호랑이 형제를 다시 정글로 돌려보내기로 하고, 형제는 그렇게 고향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불을 찾아서> <장미의 이름> <베어>의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선물하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동물영화.
다큐멘터리야, CG야?
두 마리 호랑이에 관한 영화라니, <펭귄: 위대한 모험> 같은 다큐멘터리영화인지 <킹콩> 같은 실사 뺨치는 컴퓨터그래픽영화인지 궁금하실 것이다. 그러나 <투 브라더스>는 (장 자크 아노의 전작 <베어>와 마찬가지로) 실제 동물을 주
따뜻하고 감동적인 동물영화, <투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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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영(권상우)은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불 같은 성격의 강력반 형사다. 반면 오진우는 냉철하고 완벽한 엘리트로 서울중앙지검 검사다. 이들은 각자 맡은 사건이 연관돼 있음이 드러나면서 한 팀이 된다. 그리고 이 사건에 정계 진출을 노리는 구룡파 보스 유강진(손병호)이 개입되어 있음을 밝혀낸다. 이제 이야기는 비열한 건달 유강진의 파렴치한 행동들을 까발리는 데 집중한다. 살아남기 위해 장도영의 가족을 위협하고, 유강진을 협박하는. 이처럼 <야수>는 두 남자와 한 남자의 ‘살벌한’ 대립구도를 중심에 두는 ‘누아르’풍 영화다. ‘주인공의 운명에 대한 불안감’을 수반하는 장르적 특성을 그대로 살린 <야수>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 두 남자는 살아남아 이 세상이 아직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2006년 대결하는 두 남자들
<홀리데이>의 최민수 vs 이성재영화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남긴 채 자살한 탈주범 지강헌의 이야기다. 이성재는 비록
두 남자와 한 남자의 ‘살벌한’ 대립구도,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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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부일체>는 <두사부일체>(2001)의 속편이다. “고졸은 돼야지”라는 보스의 명령에 따라 고등학교에 입학한 조직 2인자 계두식(정준호)이 졸업장을 손에 쥔 장면에서 영화를 끝낸 <두사부일체>의 속편은 계두식이 대학에 입학한 이후 이야기를 다룬다. 1편에서 계두식이 기부금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것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이해할 텐데, 무식한 계두식이 어떻게 대학에 들어갔을까, 하는 과정은 이 시리즈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투사부일체>는 1편처럼 윤리적·규범적·제도적 공간의 모범이 되는 학교와 그 공간에 결코 어울리지 않는 조폭을 어떻게든 겹쳐놓음으로써 이후 벌어지는 불협화음에 초점을 두는 코미디다.
계두식은 사범대생이다. 그것도 윤리교육과 학생이다! 그런데다가 그는 졸업을 앞두고 교생 실습을 나가게 됐다! 왜 하필 조폭은 ‘윤리’ ‘교육’과를 전공으로 선택했을까, 무척 궁금하지만 <투사부일체>는 계두식의 수능시험 장면
학교와 조폭의 불협화음, <투사부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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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방외무과 특별수사요원 람(양조위)은 위조지폐 제작용 동판을 훔치기 위해 범죄조직 건물에 잠입했다가 도둑 JJ(서기)를 만난다. JJ는 람과 경비요원들이 다투는 동안 동판을 가로채려 하지만, 람의 계책에 넘어가고 만다. 그러나 람도 곧바로 함정에 빠진다. 동판을 받고 현상금을 건네주기로 했던 미국 대사관 직원 오웬(임현제)이 그를 속인 채 사라진 것이다. 람은 오웬이 거래하리라고 짐작되는 중국 위조지폐 조직의 보스 북극곰을 쫓아 한국으로 건너오고, 오웬의 흔적을 찾아낸다.
제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 <서울공략>은 마초성이 2000년 만들었던 <동경공략>의 속편이다. 가끔 실수도 하지만 대체로 영리한 주인공과 애써 복잡하게 얽어보려고 한 듯한 드라마, 거대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액션이 이 시리즈의 특징일 것이다. <서울공략> 또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곳곳에 액션을 박아넣은 영화다. 같은 서울이라고 해도 한국영화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자
거대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액션, <서울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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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된 사원의 터에서 두 형제가 태어났다. 어느 날 사악한 인간들이 몰려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헤어진 두 형제는 각각 냉혹한 서커스단과 왕국의 지하감옥으로 보내진다. 용감했던 쿠말은 서커스단에서 소심한 겁쟁이로, 겁 많던 샹가는 고독한 독방에서 사나운 맹수로 길러진다. 먼 훗날 둘은 왕이 주최하는 격투 경기에서 서로 싸워야 하는 운명으로 재회한다. 서로 어린 시절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세월이 흘렀다. 과연 둘은 서로를 알아보고 비극을 피해갈 수 있을까. 빼앗긴 유년과 잊혀진 가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신화 속 위대한 형제의 수난기처럼 들리는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익숙함을 경이로 바꾸는 것은 주인공이 다름 아닌 호랑이라는 점. 게다가 CG도 애니메이션도 아닌 ‘진짜’ 호랑이들이 인간을 능가하는 연기를 선보인다. 그렇다. 이것은 14년 전 험악한 곰을 주인공으로, 눈물없이 볼 수 없는 휴먼(?) 드라마 <베어>를 만들었던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신작이
인간을 능가하는 호랑이들의 연기, <투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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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0월, 이감 호송 중이던 한 무리의 죄수가 탈주하여 서울로 잠입해 들어온 사건이 있었다. 8박 9일 동안 은신처를 옮겨 다니던 그들은 끝내 경찰과 대치하여 인질극을 벌이다 일부는 자살하고, 일부는 사살되었다. 영화 <홀리데이>는 지강헌 사건이라고 불리던 그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절도잡범으로 살고 있는 지강혁(이성재). 어느 날 그의 판자촌 마을에 용역깡패들이 몰려든다. 거기에는 권력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악인 김안석(최민수)도 있다. 강혁이 친동생처럼 아끼는 후배 주환(설성미)은 안석의 총에 맞아 죽고, 강혁은 교도소에 갇힌다. 강혁과 안석의 운명은 안석이 교도소 부소장으로 오면서 다시 시작된다. 안석을 죽이려는 강혁과 강혁을 괴롭히는 안석. 그러던 중 강혁은 탈주를 결심하고 실행한다. 같은 감방 동료 장경(장세진), 대철(이얼),민석(여현수),광팔(동현),상호(문영동),덕만(이봉규)등이 합세한다. 그러나 덕만은 교도소로 돌아가고, 무리에서 이
서럽고 힘없는 자들의 표상,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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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자매가 있다는 건 축복인 동시에 저주다. 자매는 평생을 함께할 친구가 되어주는 동시에 걸핏하면 옷이나 장신구를 말도 없이 빌려가서 망가뜨리는 애물단지가 되게 마련이니까. <당신이 그녀라면>의 두 자매, 로즈(토니 콜레트)와 매기(카메론 디아즈)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은 세상천지가 다 알고 있는 그와 같은 사실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지만, 놀랍게도 지루하거나 식상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로즈는 성공한 변호사지만 통통한 몸매에 콤플렉스를 느껴 신지도 않을 예쁜 하이힐을 사 모으는 게 취미다. 매기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지만 타고난 미모와 몸매로 남녀상열지사에 타고난 재능을 보인다. 로즈는 철없는 여동생이 실업자가 되어 집에 쳐들어올 때마다 그녀를 돌보는 데 큰 불만이 없었지만, 자신이 모처럼 사귄 남자친구가 매기와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반쯤 미쳐버린다. 언니 집에서 쫓겨난 매기는 죽은 줄만 알았던 외할머니(셜리 매클레인)가 살아 있다는 걸 알고 외할머니에게
두 자매의 아주 특별한 연애담, <당신이 그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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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이 곧 사건, 사고인 영화들이 있다. 그런 경우에 그들은 드라마의 주인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말썽의 원인과 결과이다. 그러므로 등장하는 인물의 수가 많아질수록 일은 더 꼬이게 마련이다. 그 사이 어딘가 난처함에 빠져 있는 주인공이라도 한명 있다면, 그는 오해와 누명의 틈바구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진땀을 빼게 마련이다. <알리바이>의 주인공 레이가 바로 그 말썽 많은 게임에 빠진 난처한 주인공이다.
레이(스티브 쿠간)는 일명 ‘알리바이 컨설턴트’다. 이 희귀 직종의 역할은 누군가의 알리바이를 조작해주고 돈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일선에서 물러나려고 마음먹는 순간 진짜 사건이 시작된다. 약혼자 몰래 다른 여자와 여행을 가는 데 알리바이를 만들어달라는 고객의 부탁을 받는다. 레이는 그의 행선지를 조작하고, 자신이 대신 의뢰인 행세를 하기로 한다. 그러나 의뢰인이 실수로 여자를 죽이게 되고, 레이는 범인으로 누명을 쓸 처
군더더기 없는 ‘플롯상의 놀이’, <알리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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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사 노인 네스토(에밀리오 구티에레즈 카바)는 아내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 산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그를 위해 딸과 사위는 밤새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위성채널을 달아준다. 그런데 밤마다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온통 야한 영화뿐이다. 점잖던 노인은 어느새 매일 밤 텔레비전 앞에 앉아 수음하는 것이 일이 되고 만다. 때마침 마리벨(잉그리도 루비오)이라는 아가씨가 점원으로 일하게 되고, 네스토는 그녀에게 마음을 뺏긴다. 마리벨은 푼돈이나 벌기 위해 몸을 팔며 청춘을 보내지만, 늘 발칙하고 도발적인 것을 사랑하고 꿈꾸는 여자다. 그녀는 어느 날 마놀로(알베르토 산 후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마놀로는 토끼 옷을 입고 채무자를 쫓아다니며 망신을 줘서 돈을 받아내는 소극적인 수금원이다. 그러나 마리벨을 만난 그날만은 과격하고 충동적인 면모를 보여주어 마리벨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침내 마리벨은 연애는 마놀로와 결혼은 네스토와 한다. 이때부터 네스토, 마리벨, 마놀로 세 사람의 삶은 얽히고
과장과 소란을 앞세운 매력적인 스페인 영화, <죽여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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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시선>은 <여섯 개의 시선>(2003), 애니메이션 <별별 이야기>(2005)에 이어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해 개봉하는 옴니버스 인권영화다. 영화의 길이와 주제가 고정된 이 프로젝트에 관객은 두 가지 기대를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의제 설정 기능이다. 20분 남짓한 다섯편의 단편영화는 곧 한국사회가 인간의 존엄함을 다루는 방식과 관련한 긴급한 문제 제기다. 한편 필름의 길이와 주제라는 조건이 통제되었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다섯 개의 시선> 프로젝트는 제한된 질료를 다루는 감독 각자의 개성을 뚜렷이 드러낸다. 어떤 특정한 이슈에 착목했는지부터, 다큐멘터리적 요소와 허구적 요소를 배합하는 전략, 20분의 ‘드라마’를 둘러싼 감수성에 이르기까지 <다섯 개의 시선>은 감독의 취향과 태도를 비춘다.
<남자니까 아시잖아요?>의 류승완 감독은 인간이 부당한 차별로 상처받는 상황이라면 멀리서 찾을 것
제한된 질료를 다루는 다섯 감독의 개성, <다섯 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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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는 여성들은 클리토리스가 성적인 만족을 줄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 그들은 틀렸다! 틀렸어!” <목구멍 깊숙이>를 외설죄로 선고한 판사의 부르짖음이 들려오면, 클리토리스, 클리토리스, 주문처럼 마술적 단어가 반복된다. 1972년, 목구멍 깊숙이 클리토리스를 지닌 여자에 대한 포르노 한편이 미국을 흔들어놓았다. 포르노는 예술이 되었고, 주연인 린다 러블레이스는 스타가 되었고, 미국은 검열철폐에 대한 논란으로 양분되었다. <인사이드 딥 스로트>는 바로 그 시절, 대다수의 미국인이 클리토리스의 기능조차 알지 못하던 시절로 관객을 데려간다.
<포르노 밸리>나 <게이 공화당원> 등 성에 관련된 TV용 다큐멘터리를 작업해온 펜튼 베일리와 랜디 바바토는 <목구멍 깊숙이>의 뒷이야기를 차근차근 꺼내놓는다. 존 워터스, 웨스 크레이븐, 래리 플랜트 등의 저명인사들과 <목구멍 깊숙이>의 제작진은 유쾌하게 과거를 증언하고,
도발적인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딥 스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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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예정되어 있다. 그들이 어떤 꿈을 품고 살아왔든, 어떤 미래를 바라건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 그 꿈이 당연하고 그 미래가 소박할수록, 이들이 맞닥뜨릴 불행은 더욱 절절해질 뿐이다. 쫓는 형사인지, 쫓기는 범인인지 구분할 수 없는 장도영(권상우)의 피투성이 얼굴로 영화의 결말을 화면 가득 담으며 시작하는 <야수>는 그렇게 선언한다. 대담무쌍한 스포일러성 문구를 처음부터 늘어놓을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세 남자의 파국을 그저 지켜봐야 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저마다 뜨거웠던 그들이 가슴속에 품었던 바람이다. 그 바람은 그들의 행동을 결정하고, 그 모든 행동은 다시 예정된 결말로 향하는 길의 빛깔을 의미할 것이다.
남들처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유일한 삶의 목표였던 장도영은 물불 가리지 않고 목표물을 향해 질주한다. 그는 도심 한복판의 아찔한 역주행도 불사하고, 갑작스레 상대가 휘두르는 칼에도 물러서지 않는 열혈형사다. 홀어머니는 병석에서 삶을 마감 중이고,
거침없이 타락하는 누아르의 정신,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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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만큼 흔한 것이 또 있을까마는, 누가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울림이 다른 것이, 또 사랑이야기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가신은 무작정 믿음이 가는 이름이다. 갱영화와 무협영화의 유행에 가려졌던 홍콩영화의 멜로적 감수성을 깨운 이가 바로 진가신이기 때문이다. 해묵은 영화가 된 <첨밀밀>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최고의 멜로’로 꼽는 작품이다. 처음부터 하늘이 정한 운명이었으나, 당시엔 서로 알아보지 못했고, 10년간 스치고 엇갈리기를 반복하다 거짓말처럼 이국 거리에서 다시 만났더라는, 글로 정리하고 보니 참으로 진부한 그 영화의 매력은, 인물의 관계와 감정이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졌다는 것이었다. 그 진가신이 이번엔 뮤지컬을 택했다고 하니, 거대한 화폭에 화려한 화풍으로 그려낼 사랑 이야기는 또 얼마나 특별할지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퍼햅스 러브>. ‘아마도 사랑’이라는 제목은 영화 속 노래 가사처럼 “돌아보면 더 뚜렷해지는” 사랑의 추억을 감싸
‘현실적인’ 혹은 ‘성숙한’ 멜로, <퍼햅스 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