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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습관처럼 출신 학교, 경력, 자격증 등 다양한 기록들을 내밀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진정 당신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정보인가. 혹여 자신도 모르게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잣대를 들이밀며 쉽게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 <천국의 아이들>은 적어도 아이들에게만큼은 그런 시선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외친다.
기간제 교사 유진(유다인)은 학교의 문제아들을 모아놓은 특수반의 방과 후 동아리활동을 떠맡는다. 교장 선생님의 지시는 거창한 목표 없이 그저 아이들이 사고 치지 않게 붙들어만 놓으란 거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마라’는 명령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그럴수록 더욱 엇나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 학생 동아리 한마당 안내를 본 유진은 아이들에게 뮤지컬을 연습해 출전하자고 제안한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아이들도 차츰 연습에 재미를 느끼고 각자 숨겨져 있는 끼와 재능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성아(김보라)가 폭력
착한 문제아들에 대한 착한 영화 <천국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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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건 프리처>. 제목만 들으면 무슨 영화가 떠오르는가. 1970년대 익스플로이테이션영화? 아마 <그라인드 하우스>에 실린 가짜 예고편 영화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는 멀쩡하기 짝이 없는 A급 감독인 마크 포스터의 신작이며, ‘머신건 프리처’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전도사 샘 칠더스(제라드 버틀러)는 실존인물이다. 전과자이고 바이커 출신인 그는 아내의 영향으로 기독교 신자가 된 뒤 봉사활동을 왔다가 조셉 코니와 L.R.A.의 만행에 희생된 우간다와 수단의 아이들을 목격하고 그들을 위해 고아원을 세운 인물로, 직접 총을 들고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무장작전에 참가하는 과정 중 그런 별명을 얻었다.
비극적인 참사와 그 희생자를 구하기 위해 온몸을 바치는 실존인물을 주인공을 내세운 심각한 영화지만 <머신건 프리처>는 소재가 가진 인위성 때문에 애를 먹는다. 샘 칠더스의 실제 이야기를 왜곡 없이 따라갈 때, 영화는 진지한 소재를 다룬 실화물보다
전과자 출신 전도사의 실제이야기 <머신건 프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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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후 한국의 여성들이 간호사로 독일에 갔다. 이들은 독일인과 결혼을 했지만 고향을 그리워했다. 그리고 30년 뒤 고향을 그리워한 세명의 한국 여성이 독일인 남편과 함께 경남 남해의 ‘독일마을’에 정착한다. <그리움의 종착역>은 그 세쌍의 부부의 모습과 일상의 단면을 담아낸다. 그리워하던 고향에 돌아왔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약속받았던 보건과 복지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마을이 관광지화되면서 관광객이 수시로 그들의 보금자리를 침범하며, 주말이나 성수기 때는 마을 앞 도로가 차와 사람들로 넘쳐난다. 명칭만 독일마을이지 독일인은 세명의 남편이 전부다. 고향을 떠나온 그들은 낯선 땅에서 철저히 이방인으로 존재한다. 한 독일인 남편은 자신들을 산에 사는 염소에 비유한다. 오랜 세월 동안 독일 문화에 적응하며 살아왔던 한국인 여성들에게도 다시 찾은 한국에서의 생활은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한 여성은 한국에서 태어났을 뿐 독일에서 37년을 융화해 살았기 때문에 자신은 철저하
‘독일마을’의 일상 <그리움의 종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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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인 블랙> 시리즈가 10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영화에서 케이 요원(토미 리 존스, 조시 브롤린)과 제이 요원(윌 스미스)이 상대할 악당은 1969년 케이 요원과의 대결 중 한손을 잃고 달 감옥에 감금되었다가 지구로 탈옥한 외계인인 ‘짐승 보리스’. 지구에 도착한 그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케이 요원을 살해하고 케이가 만든 지구의 방어막을 제거한다. 케이가 사라진 것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제이가 변화된 시간대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이때를 노린 외계인 전함들이 날아와 뉴욕시를 공격한다. 이제 지구를 멸망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보리스가 타고 간 것과 같은 타임머신을 이용해 1969년의 과거로 돌아가 케이 요원과 힘을 합쳐 보리스의 음모를 막는 것이다.
<맨 인 블랙3>는 마치 “이번엔 시간여행이다!”라고 외치는 것 같은 영화이다. 시리즈가 3편까지 이어졌다면 프리퀄이나 주인공의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가 나올 때도 되었으니, 시간여
“이번엔 시간여행이다!” <맨 인 블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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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는 성가대의 일원이다. 장난꾸러기인 두 형과는 반대로 신앙심이 깊고 차분한 소년이다. 프란체스코는 교황 앞에서 단독으로 노래할 기회를 얻게 되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연습에 매진한다. <프란체스코와 교황>은 꼭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즐길 포인트가 많은 다큐멘터리다. 일반인이 흔히 접하기 힘든 눈과 귀의 호사가 <프란체스코와 교황>에는 있다. 카메라가 이따금씩 크게 잡아주는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화는 눈을 즐겁게 하고, 소년 성가대의 합창은 귀를 기쁘게 한다. 특히 성 베드로 성당 지하의 베드로의 시신이 묻힌 장소에서 돔을 곧장 올려다볼 때의 간접경험은 특별한 기분을 선사하고, 교황의 바쁜 일정과 교차해서 나오는 소년 성가대의 성실한 연습장면도 인상적이다.
다큐멘터리의 동행인이 프란체스코인 것은 좋은 선택인 듯하다. 어린 프란체스코의 내레이션은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이 종교적인 영화를 볼 때 갖게 되는 부담감을 확실히 덜어준다. 그 목소리는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종교영화 <프란체스코와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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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의 나치 발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열린 제64회 칸영화제는 <멜랑콜리아>의 커스틴 던스트를 여우주연상의 수상자로 지목했다. 그녀가 연기한 ‘저스틴’은 우울증에 걸렸지만 유능한 능력을 지닌 광고계의 카피라이터이다. 한 시간에 걸친 1부에서의 성대한 결혼연회 챕터에서 그녀는 극도의 우울감을 경험하며 파혼을 선택하게 된다. 이어지는 2부에서 저스틴은 요양차 언니네 저택에 머무는데,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멜랑콜리아 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예고한다. ‘우울’이라고 명명된 이 거대한 행성이 지구로 다가오자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각자 미래에 대한 견해를 피력한다. 대다수 과학자들의 긍정적 전망과 달리 저스틴의 부정적 예측은 언니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런데 그의 발언에 힘이 실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예식에 쓰였던 콩의 개수를 그녀가 정확하게 맞히면서 감춰진 예언 능력이 입증된 것이다.
저스틴의 캐릭터는 그리스 신화 속 ‘카산드라’와 꽤 흡사해 보인다. 아폴론의 구
감춰진 그녀의 예언능력 <멜랑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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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을 막 배우기 시작한 앳된 얼굴들 사이에 뾰족한 연필심처럼 혼자 툭 튀어나온 키 큰 노인이 있다. 최고령 초등학생으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키마니 낭아 마루게(올리버 리톤도)다. 케냐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 케냐의 키쿠유족은 영국군에 대항해 무장독립단체 ‘마우마우’를 결성한다. 케냐 독립을 위해 싸운 마우마우의 전사였던 마루게는 영국군에 의해 가족을 잃고 수용소를 전전하며 힘든 세월을 견뎌왔다. 2003년 케냐 정부에선 케냐의 모든 국민이 무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법안을 발표하고, 라디오에서 이 뉴스를 들은 마루게는 글을 배워 꼭 자기 눈으로 읽어야만 하는 편지가 있다며 마을의 초등학교를 찾아간다. 교장 제인(나오미 해리스)은 초등학교는 어린이만 오는 곳이라며 마루게를 돌려보내지만 마루게는 교복을 마련해 입고 다시 학교를 찾아온다. 마루게의 향학열을 인정한 제인은 마루게의 입학을 허가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의 배울 권리를 박탈한다며 마루게와 제인을 배척한다.
‘교육’의 참의미를 일깨워주다 <퍼스트 그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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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연인에게 키스를 거절당한 그는 생각한다/ 이 세상은 읽어야 하는 것투성이야/ 사람의 마음 읽기에 비해/ 책 읽기 따위는 누워서 떡먹기다.” 다니카와 슌타로의 <사랑에 빠진 남자> 중 한 구절이다. 실로 그러하다. 상대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 부부간의 불화는 대개 여기서 출발한다. ‘너 없으면 못 살아’로 시작했다가 ‘너 때문에 못 살아’로 끝나는 결혼 생활의 원인은 소통의 부재에 있다. 로맨틱코미디 또한 여기서 출발한다. 사소한 오해에서 벌어지는 상황들, 그것이야말로 로맨틱코미디의 핵심이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이처럼 탄탄하게 기본을 다진 로맨틱코미디의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두현(이선균)은 일본에서 요리 유학 중인 정인(임수정)을 만나 한눈에 반해 결혼까지 성공한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데다 요리도 잘하는 정인과의 꿀 같은 연애도 잠시, 결혼 7년차인 두현에게 하루하루는 지옥이다. 잠시도 불평불만과 독설을 멈
‘너 때문에 못 살아’ <내 아내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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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미란다 줄라이)와 제이슨(해미시 링클레이터), 구불거리는 머리모양도, 엉뚱한 감수성도 똑 닮은 두 사람은 동거 중인 4년차 커플이다. 이들은 한달 뒤,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고양이 꾹꾹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한다. 고양이를 책임지다보면 이내 마흔살이 되고 말 거라는 두 사람, 도대체 어디서 굴러온 계산법인지 마흔살은 쉰살과 다름없고, 그 이후의 삶은 잔돈이나 마찬가지라며 허탈해한다. 그리고 남은 한달간의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기에 이른다. 제이슨은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는 환경지킴이, 그러니까 나무를 파는 방문판매원이 되고, 직장 동료의 유튜브 조회수가 부러웠던 소피는 하루에 하나씩 서른개의 댄스 동영상을 올리기로 마음먹는다.
어정쩡한 신념에서 시작된 모험은 곧 지지부진해지고, 패배감과 자기 연민에도 지쳐갈 무렵 지독한 외로움이 밀려온다. 남은 인생을 책임질 나이가 되었다는 사실에 불현듯 목덜미가 서늘해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봄날의 공기를 유영하는 듯 <미래는 고양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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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배리 페퍼)은 아내 웬디(미라 소비노)를 폭행해 교도소에 수감된다. 7년 뒤, 출소한 립에게 웬디는 그들의 아이를 입양시켰다고 고백한다. 조이(맥스웰 페리 코튼)를 입양한 불임부부인 잭(콜 하우저)과 몰리(케이트 리버링)는 사랑을 다해 조이를 키운다. 립은 입양 절차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조이를 다시 데려오려고 하고, 잭과 몰리는 하는 수 없이 조이를 립과 웬디의 가정에 적응시키려 한다.
<단델리온 더스트>는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소설가 카렌 킹스베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각색은 <머니볼>의 각본에 참여한 스티븐 J. 리벨이 맡았다. 때로는 조용한 흐느낌이 커다란 감정의 파도를 이끌어내는 순간이 있듯이 영화는 격한 감정을 전달하면서도 시종일관 잔잔하게 흘러간다. <단델리온 더스트>에 끝까지 침묵을 지키는 인물은 없다. 주변인으로 머물던 인물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 비로소 드라마적인 감동을 빚어내는 순간이
“당신은 하나님의 뜻이 뭔지 당신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돼.” <단델리온 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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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사고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년째 되는 날 연희(한수연)는 고향을 찾는다. 오래전 고향을 등졌던 연희를 맞아주는 건 혁(여현수)이다. 연희의 어머니와 혁의 아버지는 장난감 공장 기숙사에서 같은 날, 같은 사고로 함께 세상을 떴다. 연희는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고향을 둘러보기로 하고, 혁은 그녀와 동행한다. 한편 교회 성가대 지휘자이자 장난감 공장 사장인 성진(김중기)이 화재사고와 어떤 관련이 있음이 드러난다. 화재사건은 성진의 삶 또한 훼손시킨다. 공장은 부도나고 그는 사람들의 의심과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성진은 어린 시절 연희가 짝사랑했던 교회 지휘자 선생님이다.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하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암시된다.
<이방인들>에는 최소한의 인물만 등장하며 인물들의 관계는 모두 얽히고설켜 있다. 이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곧 이들의 심정에 다가가는 것이다. 사건이 아닌 감정을 좇는 영화이다보니 이야기가 하나로 모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사건이 아닌 감정을 좇는 영화 <이방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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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라(카리나 하자드)는 종신형을 받고 복역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면으로 출소한다. 사면의 조건은 눈이 보이지 않는 신부 야곱(헤이키 노우시아이넨)의 집에 머무르면서 신부에게 온 편지를 읽어주는 것이다. 레일라는 청렴하게 살아가는 야곱 신부와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을뿐더러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편지에 답장을 하고 기도를 하는 그의 사명이 헛된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더이상 야곱 신부에게 편지가 오지 않는다. 실의에 빠진 신부를 위해 레일라는 이제 가짜 사연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야곱 신부의 편지>는 단출한 영화다. 여기에는 야곱 신부, 레일라, 그리고 편지를 전해주는 우체부, 딱 3명의 인물만이 존재한다. 왜 야곱 신부는 레일라의 사면을 원했던 걸까? 레일라는 어떤 이유로 복역을 하게 된 걸까? 클라우스 해로 감독은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을 마지막으로 미룬다. 대신 그는 분노로 가득 차 인생을 포기하려는 인간과 신에 대한 믿음으로 살아왔으나 회의에 빠
상업영화들에 대한 치유제 <야곱 신부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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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로도 슬래셔 호러 무비를 만들 수 있다. <세인트>는 성자 ‘성 니콜라스’(산타클로스의 라틴어)의 속성을 비틀고 뒤집는다. 성 니콜라스가 착한 일을 한 아이에게 선물을 준다는 건 잘 알려진 대로 크리스마스의 풍습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버전으로 나쁜 아이는 성 니콜라스와 함께 다니는 전사 ‘블랙피트’들이 자루에 담아 스페인으로 데리고 간다는 속설도 있다. 바로 <세인트>의 이야기가 출발하는 지점으로, 영화는 성 니콜라스를 성자가 아닌 약탈자로 가정하고 나선다.
사건은 12월5일에 시작된다. 영화의 배경이 된 암스테르담에서는 12월25일 대신 매년 12월5일 성 니콜라스 축일을 기념한다. 연대기순으로 보자면 사건의 시작은 1492년이다. 12월5일 마을 사람들을 죽이고 약탈하던 성 니콜라스(허브 스타펠)가 분노한 마을 사람들에 의해 불타 죽는다. 476년이 지난 12월5일 밤, 망령이 된 성 니콜라스의 복수가 시작된다. 어린 ‘후트’는 그
산타클로스의 속성을 뒤집는다 <세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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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저 아이는 어쩌면 좋을까. 궁리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고아원, 입양 같은 단어들이 오간다. 그때 다이키치(마쓰야마 겐이치)가 벌떡 일어나 린(아시다 마나)에게 다가가 묻는다. “우리 집 가서 살까?” 그렇게 27살짜리 총각 조카와 6살짜리 늦둥이 이모의 동거가 시작된다. 다이키치에게 주어진 첫 번째 미션은 ‘린 보육원 보내기’다. 만원 지하철을 뚫고 린을 보육원에 데려다준 뒤 제시간에 출근하기 위해 다이키치는 달리고 또 달린다. 그리고 매일 늦은 밤까지 린을 혼자 보육원에 남겨둘 수가 없어 야근이 없는 부서로 이동까지 한다. 하지만 육아의 세계는 그의 생각보다 넓고도 깊다. ‘아픈 린 보살피기’, ‘혼자 자기 무서워하는 린 달래기’, ‘이불에 실례하는 린 버릇 고쳐주기’ 등 그가 어엿한 보호자가 되기 위해 통과해야 할 일은 많고도 많다. 다행히 그때마다 그의 딸바보 동료들이, 보육원 동기생 엄마가, 그리고 가족들이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버니드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