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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펫>의 개봉을 앞두고, 남성연대라는 이름의 단체가 <너는 펫>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이 영화가 남성을 ‘개’로 규정해 인간의 존엄한 가치를 위배했다”며 “재미를 위해 누군가의 인격이 모독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야요이 오가와의 동명 원작은 펫을 길들이려는 주인이 결국 펫에게 길들여지고 마는 애완의 속성이 연애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만화였다. 결국 마음 씀씀이가 더 큰 쪽이 약자인 건 상대가 ‘개’든 애인이든 마찬가지다. 만화에서 TV드라마로, 그리고 한국영화로 찾아온 <너는 펫> 또한 <우리 결혼했어요>를 <TV 동물농장>으로 번안한 이야기에 가깝다.
스펙과 연봉, 미모 등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여자 은이(김하늘)의 고민은 너무 잘난 자신이다. 직장 동료에게나 애인에게나 부담스러운 존재인 그녀에게는 잘난 그녀를 잘난 대로 살게 해줄 공간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포근한 침대와
설정만으로 충분한 이야기가 무리한 욕심에 무너지다 <너는 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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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여수라는 지리적 공간이 환기하는 정서적 울림이 등장인물보다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각기 사연을 안고 있는 20대 남녀 대학생이 여수에서 만나 동행이 되고 서로를 위로하는 로드무비로 초반보다는 뒤로 갈수록 안정감을 찾는다. 복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퀵서비스 일을 하는 철수(정의철)는 노숙자의 유골함을 전달해주기 위해 여수행 고속버스에 오른다. 모두가 꺼려하는 이 일은 시에서 의뢰받는 것인데 하필 아버지 제삿날인 오늘 철수 차례가 됐다. 여수 대합실에서 깜박 잠이 든 철수는 잠에서 깨자 황당한 상황과 맞닥뜨린다. 유골함은 온데간데없고 갓난아이가 옆에 누워 있는 것이다. 아이를 안고 유실물센터로 경찰서로 동분서주하던 철수는 어쩔 수 없이 임시 보호자 역을 떠맡는다. 돌산대교에서 시간을 보내던 철수는 드디어 아이 엄마(고준희)에게 연락을 받는다. 처음에는 화를 내던 철수는 자기 또래의 아이 엄마에게 연민을 느끼고 둘은 유골함을 전달하려 함께 떠난다. 하
현실의 경제적인 곤경과 청춘의 낭만 <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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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온상’이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만 보면 <퍼틀 그라운드>는 갱 조직이 총질하고 피가 난무하는 범죄영화로 착각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한 여자의 심리 공포를 다루는 작은 영화다. 의상 디자이너인 에밀리(레이샤 헤일리)에게 행복은 일상이다. 그는 화가인 남편 네이트(게일 헤롤드)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평소 염원하던 임신도 하게 됐다. 그러나 임신 축하 파티 때 에밀리는 갑자기 하혈해 결국 유산한다. 유산으로 인한 불안의 그림자가 그의 행복한 일상에 드리우는 건 이때부터다. 유산의 충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에밀리를 위해 네이트는 전원주택으로 이사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환경 덕분에 에밀리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두 부부의 새 출발은 성공적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에밀리가 우연히 지하창고에서 전원주택의 주인이었던 윌리엄과 메리의 물건을 발견하면서 두 부부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에게 ‘이 집에 누군가가
쉽게 예측가능한 밋밋한 공포영화 <퍼틀 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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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최고의 실력파 프로듀서인 오구주(박예진)는 아이돌 그룹인 ‘미스터 칠드런’을 기획하지만, 연예계 동료와의 사랑으로 갈등하던 그룹의 리더는 데뷔 첫날 무대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3년 뒤, 어느덧 그때의 사건들은 잊히고 오구주는 미스터 칠드런을 재결성하기 위해 전 멤버들을 찾아 나선다. 보컬인 현이(장서원), 댄스 담당 지오(박재범), 래퍼 리키(김랜디)를 다시 모은 오구주는 박상식(임원희)과 함께 기획사를 만들고 공석인 리드 보컬을 뽑기 위해 오디션을 연다. 아르바이트로 관광 가이드를 하다가 오구주의 가방을 찾아준 인연이 있는 유진(지현우)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오구주를 다시 만나게 된다. 밴드를 하며 로커가 꿈이었던 유진을 오구주는 끈질기게 설득하고 유진은 미스터 칠드런에 들어간다. 그 뒤 네명의 멤버들은 혹독한 훈련을 거치면서 아이돌 그룹으로 탈바꿈해나간다. 한때는 오구주와 한솥밥을 먹었지만 현재는 대한민국 최대 기획사의 대표가 된 사희문(김수로)
휴먼드라마와 코믹의 조율에 실패한 아이돌 성공담 <Mr.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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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태권 가족이 있다. 아버지(조재현)와 어머니(예지원)는 젊은 시절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였다. 하지만 수년이 흘렀고 그들이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방콕이다. 여기서 그들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다. 아버지는 돈 대신 태권도의 정신만을 강조하며 살고 있고 어머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식당을 운영한다. 아들(나태주)과 딸(태미)은 둘 다 부모를 닮아 태권도 고수이지만, 그중 아들은 아버지가 강권하는 태권도가 아니라 실은 댄서가 되는 것이 꿈이다. 이 가족이 어느 날 영웅이 된다. 타이 왕조의 전설의 검을 탈취하려던 일당을 우연히 막아내고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그런데 전설의 검을 손에 넣는 데 실패한 그들이 돌연 태권 가족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더 킥>은 <옹박>으로 알려진 타이의 영화감독 프라차야 핀카엡이 연출을 맡았고 한국과 타이의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국내 대기업 영화사가 주요 자본을 댔다. <옹박>의 영웅 토니 자는 없지만,
'옹박'보다 더 허술하게 변주된 타이식 액션영화 <더 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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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왕>은 성인용 애니메이션이다. 지금까지 제작된 국내 장편애니메이션 가운데 성인만을 위한 애니메이션은 흔치 않다. 2006년에 개봉한 <아치와 씨팍> 정도가 떠오른다. 그 이름도 거론하기 민망한 <블루시걸>(1994)은 또 다른 의미의 성인용 애니메이션이었다. <돼지의 왕>이 19금 딱지를 받게 된 이유는 ‘잔혹스릴러’라는 홍보 문구처럼 수위 높은 폭력을 담았기 때문이지만 진짜 이유는 어른들만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사업에 실패하고 아내를 살해한 경민(오정세)은 참혹한 상황에서 대필작가로 살아가는 중학교 동창 종석(양익준)을 만난다. 둘은 철이(김혜나)라는 친구를 회상한다. 종석의 내레이션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기억해낸 그들의 학창 시절은 지옥과 다름없다. 빈부격차에서 오는 학내 계급의 맨 아래에 있었던 어린 종석(김꽃비)과 경민(박희본)은 온갖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고 살아남기 위해 비굴한
어른들만 이해할 수 있는 잔혹스릴러 <돼지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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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히 마흔살은 넘어 보이는 고등학교 물리 선생이 MMA 토너먼트 대회에 출전해 승승장구한다. 그리고 자신을 극도로 증오하는 동생과 사각의 링에서 만난다. <워리어>는 별다른 정서적 오프닝 없이 아버지와 아들이 10여년 만에 만나는 첫 장면처럼 정통적인 스포츠 드라마다. 형제애라는 테마에 감정이입하더라도 이처럼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이야기가 생생한 현실감을 갖는 이유는 놀라울 정도의 리얼리티 때문이다. 실제 MMA 출신 그래그 잭슨 무술감독과 두 주연배우가 만들어낸 여러 시합장면들은 단순한 박진감 이상이다. 훈련으로 얻어낸 결과라는 걸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로 진한 땀과 열기로 뒤범벅돼 있다.
10여년 전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패디 콘론(닉 놀테)은 가족을 내팽개치고 떠났고, 형 브렌든 콘론(조엘 에저튼) 역시 자신의 행복을 좇아 결혼하기 위해 떠났다. 홀로 남겨진 토미 콘론(톰 하디)은 힘든 시간을 보낸 뒤 군인이 되어 이라크로 떠났다. 돌아온 토미는 차례로 아버지와
뜨거우면서도 쿨하게 링위의 시합과 연결된 가족드라마 <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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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 남부의 미시시피 잭슨, 영화는 흑인 가정부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그녀는 자신이 가정부가 될 줄 알았냐는 질문에 엄마도 가정부였고 자신도 가정부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영화는 이러한 운명론에 필적할 만한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준다. 흑인은 백인과 마주앉아 식사할 수 없으며 만질 수도 없다. 백인과 흑인이 쓰는 식기는 따로 분리되어 있으며 화장실도 같이 쓸 수 없다. 미니(옥타비아 스펜서)가 가정부로 일하는 집의 주인은 미니가 화장실을 쓸까봐 휴지 길이까지 확인한다. 화장실을 쓴 미니는 결국 쫓겨나고 주인은 흑인이 세균을 옮긴다며 흑인용 옥외 화장실을 따로 만들자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흑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영화는 KKK단의 흑인 학살이나 마틴 루터 킹의 연설 등 당시의 시대적 흐름을 짚고 넘어간다. 영화 속 그들은 KKK단의 만행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거나 루터 킹의
이야기의 힘이 돋보이는 약자의 당당한 저항 <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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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추앙받는 마술사였으나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이튼(리틱 로샨)은 14년째 병상에 누워 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자신의 상처를 가린 채 남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뿐이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 전역의 전신마비 환자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영웅으로 살던 어느 날, 이튼은 현재의 삶이 곧 상처를 잊으려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킬 수 없는 그의 삶은 사실상 관 속의 삶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한 이튼은 인도 정부에 안락사를 청원한다. 하지만 그를 통해 희망을 얻던 수많은 사람들, 친구들, 그리고 14년간 모든 걸 포기하고 이튼의 곁을 지켰던 소피아(아이쉬와라 라이)는 슬픔과 분노에 젖는다.
<청원>을 연출한 산자이 릴라 반살리는 <블랙>의 그 감독이다.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모두 안고 태어난 <블랙>의 미셸과 전신마비인 이튼의 운명은 상당히 닮아 보인다. 하지
인도의 춤과 노래가 없어도 미적 우아함이 압도적인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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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반쪽을 찾는 것은 세상에 숨겨진 마지막 퍼즐 조각을 찾아내는 일과 비슷하다. <커플즈>는 다섯 싱글 남녀의 퍼즐 맞추기다. 영화는 사라진 여자친구 나리를 찾는 남자 유석(김주혁), 약혼남에게 버림받은 교통경찰 애연(이윤지), 돈 많은 남자가 최고라 믿는 꽃뱀 나리(이시영), 친구의 여자친구인 나리를 사랑하는 흥신소 직원 복남(오정세), 어두운 세계에 몸담고 있지만 나리에게만은 따뜻한 병찬(공형진)이 한날한시 한 사건에 얽히면서 시작된다. 교통사고, 은행강도, 소매치기 등 우연한 사건으로 시작된 인연은 악연으로 혹은 필연으로 연결되고, 덕분에 서로를 알게 된 다섯 싱글 남녀는 진정한 자신의 짝을 찾아간다. 여기에 주인공들이 벌이는 사건에 엮인 다른 이들도 서로의 짝을 만나게 되면서 기적 같은 인연이 계속된다. 마치 나비효과와도 같은 이러한 인연의 연쇄고리는 <커플즈>의 이야기를 지탱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자 핵심적인 재미다.
일본 감독 우치다 겐지의 &l
나비효과와도 같은 인연의 연쇄고리 <커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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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는 말을 마친 여자가 남자의 집을 나선다. 굳게 닫힌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여자와 남자가 울음을 터뜨린다. 이별은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됐다. 그때다. 여자가 기대서 있던 문을 스르륵 통과해 문 안쪽으로 넘어진다. 남자가 달려간다. “문을 뚫고 들어왔…, 어떻게?” 놀람과 기쁨에 찬 남자는 여자를 부둥켜안는다. 이별은 되감아지고 사랑도 되찾아진다. 그런데 실은 이 여자, 첫 등장 때부터 벽을 통과해보겠다고 연습 중이었다. “세상의 99%는 빈 공간이에요. 빈 공간이 모인 시간에 정확히 벽을 친다면 통과할 수 있어요.”
언뜻 <초(민망한)능력자들>이 떠오르는 <투명인간 그리프>는 슈퍼히어로물의 컨벤션을 비틀어 만든 로맨틱코미디다. 우선 주인공 그리프(라이언 콴튼)는 초능력자보다 무능력자에 가깝다. 낮에는 만년지각생 왕따 회사원으로 살고, 밤에는 짝퉁 배트맨 슈트를 입고 달리기 연습이나 한다.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지만 되기엔 한참 모자란 그다. 그래서인
슈퍼히어로물의 컨벤션을 비틀어 만든 로맨틱코미디 <투명인간 그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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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 언저리 선술집 ‘핑크’에 수진(이승연)이 찾아와 같이 일하기로 한다. 주인 옥련(서갑숙)은 아들 상국(박현우)과 함께 10년 넘게 핑크에서 살아왔지만 동네는 곧 철거될 예정이다. 말 못하며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상국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과 마을 안에서 맴돈다. 옥련은 경찰 간부인 경수(이원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철거 반대 시위대를 뒷바라지하며 돕는다. 핑크는 단순한 선술집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삶의 애환을 풀어놓는 곳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쉼터다. 방랑객(강산에)은 핑크에 종종 들러 노래를 한다. 수진도 깊은 상처를 간직한 채 핑크에 왔다. 어린 시절 그녀는 홀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아버지의 환영에 고통스러워한다.
영화 <핑크>를 채우고 있는 것은 선술집 ‘핑크’를 채우고 있는 이러한 삶의 무게들과 우리 삶의 다난한 이야기들만은 아니다. “인물의 정서와 공간의 접점을 가장 신경썼다. 공간이 인물의 정서를 대변할 수 있다”는 전
밝음과 어둠의 질곡 가득한 삶 속에서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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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 반 산트의 젊음이 ‘사랑’에 쏟는 시간을 굳이 계량한다면 한줌이나 될까. 사랑은 당연히 논외여야 했다. 그들 앞엔 항상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의 젊음의 고뇌가, 등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도록 고안된 죽음이 짓누르고 있었으니까. <레스트리스>라고 그 젊음이 쉽게 변할 리 없다. 여전히 탈 많고 불안하기 짝이 없는 구스 반 산트식의 두 젊은이가, 그리고 그들 앞에 놓인 죽음이라는 문제가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나선다. 그런데 이 불안의 순간들, 구스 반 산트는 전에 없이 새로운 장치를 더한다. 바로 새싹처럼 비집고 나오는 풋풋한 청춘의 사랑.
에녹(헨리 호퍼)과 애너벨(미아 와시코스카)이 처음 만난 곳은 장례식장이다. 역시나, 소년과 소녀의 사랑담을 펼쳐놓기에 썩 좋은 장소는 아니다. 에녹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임사상태에 빠진 경험을 가진 소년으로, 그 트라우마를 남의 장례식에 몰래 참석해 풀며 지낸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거나 총기를 난사하는 일 따위 없이
죽음에 인접해있는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사랑 <레스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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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달콤하고 아름다운 말들로 넘쳐난다. 용서라는 단어 역시 참 달콤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아름다운 말들이 누군가의 입에서 매끄럽게 흘러나올 때마다 세상은 점점 추악해진다. 제대로 반성해본 적도 없는 자가 함부로 용서를 말하고, 안전한 곳에 숨어 공포를 경험해보지도 않은 자가 용기에 대해 논한다. 고민 없이 내뱉은 말들이 본질을 흐리고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마저 앗아가버리고 있다. <오늘>은 모두가 너무 쉽게 용서를 입에 올리는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진정한 용서의 가치와 방법을 되묻는 영화다.
이번에도 이야기는 기묘한 동거로 시작된다. 다혜(송혜교)는 1년 전 자신의 생일날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로 약혼자를 잃었지만 가해자가 중학생임을 알고 용서를 통해 행복을 찾으려 한다. 그녀는 방송국 일도 그만둔 채 용서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에 열을 올린다. 한편 지민(남지현)은 판사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가출을 반복한다. 예전부터 알고 지낸 언니 다혜
홍수처럼 내뱉는 설교, 그러나 깊은 울림은 남기지 못한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