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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없다. 이번 생은 망했다. 존재감 없는 성격 탓에 빵셔틀로 낙인 찍힌 기명(주원)은 강원도에서 서울 고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실생활에서도 패션에서도 짝퉁 인생이었던 그는 우연히 유명 간지남 남정(김성오)을 통해 멋의 세계에 눈떠간다. 남정의 쇼핑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멋의 신공을 익히게 된 기명은 신학기가 되자 학교에서 화려한 패션니스타로 데뷔하지만, 그를 견제하는 원호(안재현) 패거리에 의해 또다시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된다. 시간이 흐른 후 패션 오디션에 지원한 기명, 과연 그는 이번 생에서 잃어버린 꿈을 찾을 수 있을까. 기안84의 동명 웹툰의 영화화로 유명세를 탄 <패션왕>이 찾아온다. 관전 포인트는 얼마나 똑같이 만들었나가 아니라 얼마나 영리하게 각색했느냐다. 영화와 원작의 싱크로율은 매우 낮은데, 오히려 이 점이 영화의 장점으로 빛을 발한다. 무기력하던 주인공에게 활력을 불어 넣었고 ‘기승전병’ 방식이던 웹툰의 불균질한 서사도 가다듬었다. 오리지널 병맛
스타일의 승리를 외치다 <패션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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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앞둔 큰딸 영희(도지원)와 의사 사위 상호(송일국), 수능을 앞둔 둘째딸 꽃잎(김소은)은 어머니 영임(김영애)과 함께 전원주택에 기거한다. 자꾸만 깜빡하며 치매의 전조증상을 보이는 엄마, 출산 후에도 생계를 위해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고 격무에 시달리는 큰딸, 고아로 자라나 가족과의 경험에 서툰 사위, 수능을 앞두고 있지만 학교의 일진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둘째. 가족 각자가 품은 균열들은 조금씩 벌어지다가 우발적 사건을 계기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현기증>은 위선과 무관심이 만들어내는 광기와 몰락을 따라가는 영화다. 이돈구 감독은 데뷔작 <가시꽃>(2012)에 이어 이 영화에서도 작은 관계들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붕괴를 다루고 있다. 영화의 중요한 시선은 증상이 심해져가는 엄마 영임의 망상에 맞춰져 있다. 김영애의 열연은 <깊은밤 갑자기>(감독 고영남, 1981)에서 보여주었던 섬뜩한 망상에 빠진 여성상을 상기시킨다. 아
작은 관계들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붕괴 <현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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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마을 지하에 박스트롤들이 살고 있다. 착하고 순박한 박스트롤들은 험악한 외모 탓에 오해받아왔다. 빨간 모자 일당은 박스트롤을 괴물로 몰아붙여 영웅이 되려고 한다. 박스트롤과 함께 자란 소년 에그(아이작 햄스터드 라이트)는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된 소녀 위니(엘르 패닝)와 함께 빨간 모자 일당의 음모를 깨부수고 박스트롤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박스트롤>은 스톱모션애니메이션의 명가 라이카 스튜디오의 세 번째 작품이다. 달리 말하면 그들은 겨우 세번 만에 이 분야의 마스터피스에 도달했다. 전작들에 비해 한층 나아진 묘사는 이제 세밀함을 넘어 자연스러운 영역에 접어들었는데, 영국 작가 앨런 스노의 동화 <Here Be Monsters!>를 바탕으로 꼼꼼히 구현한 고딕 호러풍의 배경과 기괴한 분위기가 의외로 정겹다. 험상궂게 생겼지만 속마음은 착하기 이를 데 없는 트롤들처럼 음산한 배경과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 디자인들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스톱모션애니메이션 명가의 세 번째 작품 <박스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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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의 세 번째 장편영화 <다우더>는 한 모녀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 영화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지만 어딘가 신경질적인 엄마(심혜진)는 사춘기 딸 산이(아역 현승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금욕적 삶을 강요한다. 남편과의 불화를 딸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엄마와과 관계 속에서 산이는 흔들리는 성장기를 겪는다. 이후 성장한 산이(구혜선)는 자신의 임신을 확인하지만 아직 엄마가 될 준비가 덜됐음을 느낀다. 그녀는 병으로 죽음을 앞둔 엄마를 찾은 후 엄마와 자신의 관계를 되돌아본다.
제목 ‘다우더’는 딸이라는 영어단어를 거칠게 발음한 것이라고 한다. 엄마와 딸들이라는 여성의 공감대에 대한 영화이지만 그 초점은 주로 딸인 산이에게 맞춰져 있다. 아무리 분위기와 감성의 영화라 하더라도 등장인물 설정의 도식성이 영화를 비현실적으로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통해 엄마의 사연이 더 궁금해지는데도, 어쩐지 딸 산이를 이해해주기를 너무도 갈망하고 있다
한 모녀의 과거와 현재 <다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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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이후’가 할리우드 활극의 한 갈래를 이뤄가는 와중인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늘 그랬듯이” ‘재앙 앞에서 인류를 구하는’ 이야기를 가지고 나왔다. 나사(NASA) 소속 우주비행사였던 쿠퍼(매튜 매커너헤이)는 지구에 몰아친 식량난으로 옥수수나 키우며 살고 있다. 거센 황사가 몰아친 어느 날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딸과 함께 도착한 곳은 인류가 이주할 행성을 찾는 나사의 비밀본부. 쿠퍼는 만류하는 딸을 뒤로한 채 우주선에 탑승한다.
<인터스텔라>는 <아마겟돈>이 아니다. 영화는 ‘사이’(inter)에 주목한다. 성간(星間•Interstellar)여행을 감행하는 <인터스텔라>의 인물들은 무엇과의 접점(interface)을 찾느라 힘겹다. <인셉션>이 뇌 속 상호작용(interaction)에 관심을 뒀다면 <인터스텔라>의 항로는 상대성(relativity)에 지배받는 인물 사이의 관계(relation)에 맞춰진다. 우주
‘재앙 앞에서 인류를 구하는’ 이야기 <인터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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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고기를 좋아하는 스님 지월(원태희)은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여신도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 절에서 쫓겨난다. 아픈 엄마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탁발을 하며 돌아다니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술에 취한 연화(차승민)를 마주치게 된다. 하지만 그 ‘인연’은 돌이킬 수 없는 죄로 이어지고, 죄책감을 씻기 위해 지월은 연화의 동생 연서(차승민)를 찾아 필리핀으로 떠난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광신도 집단에 속해 있는 연서에게 지월은 또 한번 욕망을 느끼게 되고, 죄책감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엄마는 창녀다>와 <바비> 등으로 ‘파격과 센세이션’의 감독이 된 이상우의 신작 <지옥화>는 지난 4월 ‘제한 상영가’ 판정으로 소란을 일으켰지만, 다행히도 어떤 장면도 삭제되지 않은 채 4년여 만에 개봉하게 된 작품이다. 섹스와 폭력에 대한 거칠 것 없는 묘사가 일으키는 불편함이나 반감을 걷어낸다면, 영화는 오히려 순진해
죄책감과 욕망 사이 <지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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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때문에 축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지역아동센터 소속 아이들이 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지만 꿈조차 꾸지 못했던 이 아이들을 위해, 뜻있는 이들의 도움으로 2011년에 경남지역아동센터 유소년축구팀 희망FC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돈이 많이 들까 걱정하는 부모 때문에 축구를 그만두어야 하는 아이, 잘 먹지 못한 탓에 키가 작아 후보선수로 벤치를 지켜야 하는 아이, 학교에서 왕따로 놀림받는 아이, 자신을 버린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풀어내는 아이, 여기에 가난한 아이들에게 축구를 탈출구로 만들어주겠다는 욕심에 아이들을 다그치기만 하는 코치까지, 시작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해체 지경에 이른 희망FC에 새로운 코치가 부임하고, 그의 칭찬과 격려가 아이들과 축구팀을 바꾸어놓기 시작한다.
다큐멘터리가 ‘소재주의’에 빠지는 것을 많은 이들이 경계하지만, 종종 어떤 다큐멘터리는 그 소재의 힘이 너무 강력해서 그저 기록에 가까운 화면들 속에서도 기꺼이 의미를 발견하도록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아이들 <누구에게나 찬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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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 기독교계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란 어떤 인물일까. 목사이기도 한 김상철 감독의 다큐멘터리 <제자 옥한흠>이 질문의 답을 줄 듯하다. 영화는 배우 성유리의 내레이션을 바탕으로 고(故) 옥한흠 목사의 일대기를 시간 순서에 따라 풀어간다. 옥한흠 목사는 신도들에게 기독교적 삶을 가르치는 ‘제자훈련’에 평생을 바쳤다. 그가 9명의 제자들과 시작한 모임은 훗날 신도 수가 약 10만명인 서울 ‘사랑의 교회’로 성장한다. 문제는 낮은 곳에 임해야 할 교회가 대형화될수록 복음마저 왜곡될 수 있다는 것. 그는 기독교의 세속화를 비판하며 한국교회갱신운동을 펼치다 2010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영화를 구성하는 것은 흑백사진과 기록영상, 주변인의 인터뷰 등 전형적인 전기다큐멘터리의 요소들이다. 평범한 전개방식과 더불어 종교적 배경지식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불친절함이 개신교와 무관한 관객에게 지루함을 안길 수 있다. 그래도 유명 종교인을 클로즈업하면서 ‘과도한 찬양’
기독교의 세속화를 비판하다 <제자 옥한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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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용강성의 허름한 집, 파리한 얼굴의 여자가 목을 매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귀임 할머니(이옥희)가 자살하려는 손녀 향옥(조안)을 발견해 가까스로 그녀의 목숨을 구한다. 할머니는 향옥에게 “한국에서 있었던 일은 다 잊어버려”라고 말한다. 하지만 할머니 자신도 위안부 시절의 기억 때문에 여전히 괴로워한다. <소리굽쇠>는 재중 위안부였던 귀임 할머니의 과거 회상과 향옥이 한국에서 겪은 사건을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가며 진행한다. “저는 한국이 좋습니다”라고 서툴게 말했던 향옥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고 하면, <소리굽쇠>를 다큐멘터리라고 오해할지 모른다. <소리굽쇠>는 배우와 전 스탭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흔치 않은 극영화다. 그동안 다큐멘터리영화들이 위안부의 역사를 진술하고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면 <소리굽쇠>는 위안부 할머니의 트라우마를 극적으로 생생하게 재현하고 향옥이라는 인물을 통해 위안부 다음
위안부 문제를 다음 세대로 확장하다 <소리굽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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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마(페넬로페 크루즈)는 옛 친구의 전화를 받고 사라예보를 찾는다. 그리고 시작되는 30년 전의 이야기. 1984년 사라예보를 여행하고 있던 젬마는 미국인 사진작가 디에고(에밀 허시)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와 결혼한다. 세월이 흘러 젬마와 디에고는 내전 중인 사라예보를 찾는다. 그리고 이방인인 그들에게도, 전쟁은 깊은 상흔을 남긴다. 30년 전에 시작된 사랑과 그 사랑이 남긴 아이, 전쟁과 세월의 폐허에 묻은 비밀. 대하 멜로드라마라고 불러도 좋을 스토리를 품은 <투와이스 본>은 서로만 있다면 무엇도 바라지 않았을 연인의 비극을 들려주는 영화다. 거대한 역사적 사건 사이로, 그에 비하면 사소하지만 하찮다 말할 수 없을 러브스토리를 누벼넣는다. 익숙한 방식이다. ‘사라예보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알려진, 함께 탈출하다 사살된 연인의 사진처럼,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는 그 어떤 논설과 분석보다 가슴을 울린다. 누구도 겪어선 안 될,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라고.
진
‘사라예보의 로미오와 줄리엣’ <투와이스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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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덴마크에서 미국으로 떠났던 존(매즈 미켈슨)은 7년 만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다시 만난다. 존은 가족과 함께할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에 차 있지만 그 꿈은 곧 산산조각난다. 우연히 만난 불한당들에게 가족을 모두 잃고 만 것이다. 존은 그들을 집요하게 추적한 끝에 그들이 죗값을 치르게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벌어진다. 죽은 불한당의 형인 델라루 대령(제프리 딘 모건)이 복수를 위해 존을 찾아나선 것이다.
덴마크 출신의 크리스티안 레브링 감독이 만든 서부극 <웨스턴 리벤지>는 ‘서부’라는 세계의 야만성을 묘사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영화는 시작과 거의 동시에 성폭행과 아동 살인을 보여주고, 계속해서 끔찍한 사건들을 잇따라 묘사한다. 당혹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서부의 잔혹함에 대해 영화는 건조한 태도를 취한다. 서부는 원래 이런 곳이었다는 듯 무심하게 지옥 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감독은 이 야만적인 사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암시
‘서부’라는 세계의 야만성 <웨스턴 리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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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꽃>이라는 제목의 첫 소설집으로 신인문학상을 받은 30대 중반의 작가 노보루(무카이 오사무)는 출신 고교에서 강연 제안을 받고 고향을 찾는다. 그는 우연히 애 엄마가 된 고교 시절 선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떠올린다. 칸바야시와 미야자키는 킹카 퀸카 커플 선배다. 후배 모모세(하야미 아카리)는 선배 미야자키를 흠모하며 그의 곁을 맴돈다. 미야자키 선배가 자신과의 소문으로 곤란해하자, 모모세는 노보루와 거짓으로 사귀는 척하게 된다. 은밀한 끌림과 견제, 타인들의 흔들리는 마음, 가까이 있는 소녀를 향한 미묘한 설렘 속에서 내성적인 노보루도 감정의 변화를 느끼며 성장통을 앓아간다.
영화는 30대 중반 노보루의 현재와 10대 고교생 시절의 노보루(다케우치 다로)의 과거를 오가며 전개된다. 노보루와 정반대의 성향인 당찬 여고생 모모세 역할에는 아이돌 그룹 ‘모모이로 클로버’ 출신 하야미 아카리가 나섰다. 작품은 나카타 에이이치라는 필명으로 로맨스 소설을 쓰는
엇갈린 첫사랑 <모모세, 여기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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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살기 위해 36시간마다 맞아야 하는 주사.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좀비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게 됐지만 이들은 ‘리턴’이라 불리며 여전히 차별을 받는다. 게다가 비축해둔 치료제는 바닥나고, 리턴들을 모조리 죽이려는 무차별 테러까지 발생하자 리턴으로 살아가던 알렉스(크리스틴 홀든 리드)는 140개의 약과 함께 살기 위한 도주를 시작한다. 그는 과연 계속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매번 새롭게 변화하는 좀비 장르의 최근 유행은 좀비에서 인간으로 다시 돌아온, 좀비도 인간도 아닌 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스페인에서 활동하던 마누엘 카르바요 감독의 <리턴드>는 그 흐름을 좇는 영화 중에서도 색다른 길을 걸으려 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이 영화에 좀비물의 클리셰인 신체훼손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좀비와 싸우는 인간들의 사투가 아니라 약을 얻기 위해 인간들과 싸우는 인간들의 모습에 더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이 설정은 의외로 높은
좀비물의 새로운 변화 <리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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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J. 왓슨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주인공이 겪는 공포의 근간은 기억상실에 있다. 40대의 크리스틴(니콜 키드먼)은 매일 아침 20대의 기억에서 멈춘 채 깨어난다. 난생처음 보는 남편(콜린 퍼스)이 늘 옆에 있고, 거울에 비친 노화된 자신의 얼굴은 생경하다. 남편은 대학 동창이던 자신들이 결혼을 했고, 그녀가 사고를 당해서 기억을 잃었다고 말한다. 남편이 출근한 뒤 걸려온 전화 한통, 내쉬 박사라는 사내가 자신이 그녀의 치료를 돕고 있는 정신과 의사이며, 침실 서랍장에 기억을 되살려줄 카메라가 숨겨져 있다고 알려준다. 내쉬 박사와 만나 단편적으로 생성된 기억들을 통해 남편이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크리스틴은 누구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혼란에 빠지게 된다.
기억을 잃는 것은 대부분의 인간이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 중 하나다. 기억은 자기동일성을 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같을 수 있는 것은 어제 내
기억을 잃은 인간의 원초적 공포 <내가 잠들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