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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걷는가. 26살의 여성 셰릴(리즈 워더스푼)은 고통을 마주하기 위해 발걸음을 뗀다. <와일드>는 야생적인 자연을 횡단하는 94일의 여정을 따라가는 영화다. 그녀가 정작 이곳에서 맞서야 할 것은 자연의 황량함이 아니라 내면의 황량함이다. 가난과 가정폭력을 겪고 성장해 자신의 온 존재의 근원이었던 어머니의 죽음까지 경험한 셰릴 스트레이트는 자신을 방기한 채 외도와 약물에 탐닉하다 결국 이혼에 이르고 만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한없이 낮아진 자존감에 직면한 그녀는 거처할 곳도, 살아야 할 방법도 없는 상태에서 문득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PCT는 남미에서 북미를 가로질러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약 4300km의 악명 높은 도보여행 코스다. 거친 등산로, 눈 덮인 산맥, 사막과 화산지대까지 극한의 자연환경이 이곳에 펼쳐져 있다. 자신의 몸무게를 능가하는 짐을 꾸려 멘 셰릴은 첫날부터 녹록지 않은 여정에서 ‘몸이 그댈 거부하면 몸을 초월하라
자연을 횡단하는 94일의 여정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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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1970>을 가장 명료하게 설명하는 표현은 이른바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판’이라는 말이다. 1978년 강남의 한 고등학교(영화에서는 ‘정문고’로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유하 감독이 졸업한 ‘상문고’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를 무대로 삼은 <말죽거리 잔혹사>(2004), 조직의 보스와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틈에서 제대로 된 기회 한번 잡지 못하는 삼류 건달 병두(조인성)의 이야기인 <비열한 거리>(2006)를 마무리 짓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물론 이 세 영화는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3부작은 아니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풍경과 <비열한 거리>의 욕망이 만난 영화라 할 수 있다.
종대(이민호)와 용기(김래원)는 고아로 자라 넝마주이 생활을 하며 친형제처럼 지낸다. 두 사람은 조폭이 개입된 야당 전당대회 훼방 작전에 얽히게 되고 그 와중에 서로를 잃어버린다. 이후 종대는 손을 씻고 조직에서 나온 길수(정진영)를 아버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판' <강남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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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이라고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엄마 레이코(하라다 미에코)의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가족들은 그녀를 데리고 병원을 찾는다. 그리고 그녀가 말기 뇌종양이며 일주일 정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장남인 코스케(쓰마부키 사토시)는 엄마를 치료해보겠다고 나서지만, 사업 실패 후 사채 빚에 시달리며 무력해진 아버지와 철없는 대학생 남동생 슌페이(이케마쓰 소스케), 속내를 털어놓기 어렵게 차갑기만 한 아내까지, 그가 맞닥뜨려야 할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이별까지 7일>은 <행복한 사전>(2013)을 연출했던 이시이 유야 감독의 신작으로, 하야미 가즈마사의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별까지 7일’이라는 한글 제목이 죽음을 앞둔 엄마와 그녀를 보내야 하는 가족의 슬픈 헤어짐을 주목하게 만들지만, 막상 영화는 원제인 ‘우리 가족’이 말해주듯 엄마의 시한부 선고가 어떻게 가족들을 변화시키는지에 더 주목한다. 그래서 공을 들여 담는
엄마의 죽음이 아니라면 꺼내놓지 않았을 가족들의 진심 <이별까지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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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가 인간이 지닌 위대한 가능성의 절정이라 칭한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가 보존되어 있는 바티칸 박물관은 500여년의 역사 속에 종교와 예술을 아우른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다. 24개 미술관, 1400실의 방에 깃든 종교 미술의 긴 역사를 한 시간 남짓의 다큐멘터리 안에 담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때문에 영화는 40여점을 선별해 관람 체험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한다. 감독 루카 드 마타는 1997년 3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7시간에 달하는 바티칸 박물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는데, <바티칸 뮤지엄>은 이 작업의 압축판이자 3D 효과를 입힌 또 다른 작업이다. 3D 화면에 더해 조명의 사용, 느린 카메라 워크, 웅장한 음악 등을 통해 박물관을 방문한다 해도 결코 볼 수 없는 이미지를 구현한다.
내레이션이 동행하는 <바티칸 뮤지엄>의 관람 방식은 도슨트와 함께하는 관람 경험과 흡사하다. 관객은 걷는 대신 자리에 앉아 카메라가
방문한다 해도 결코 볼 수 없는 이미지 <바티칸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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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참전 미군 사이에서 레전드라 불렸던 크리스 카일의 에세이를 영화화한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왜 이 시대의 거장이라 불리는지 확인시켜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미군 네이비실 최고의 저격수였던 크리스 카일은 수많은 적군의 목숨을 빼앗았고, 그만큼 아군의 목숨을 지켰다.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 사실적으로 그려낸 시가전 장면은 거장의 손길이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모래 태풍이 화면을 가득 채운 채 벌어지는 총격전은 숨막힐 정도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려는 것은 크리스 카일의 활약상도, 이라크전의 이데올로기적 합리화도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전쟁터는 옳고 그름이 사라지고, 삶과 죽음만 남겨진 세계다.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유령처럼 서성인다. 전쟁을 큰 비중으로 다룸에도 불구하고 전쟁 장면보다는 그 이후의 삶이 더 강한 잔상을 남기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아메리칸
크리스 카일의 삶 속에 담긴 질문들 <아메리칸 스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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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살아 움직이던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전시물들에 큰 위기가 닥친다.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줬던 아크멘라(레미 맬렉)의 황금 석판이 부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박물관의 전시물들은 이상행동을 보이거나 돌처럼 굳어가고, 래리(벤 스틸러)는 석판의 비밀을 풀기 위해 대영박물관으로 여정을 떠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은 시리즈를 통틀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촬영한 첫 영화다.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박물관 내부의 모습뿐만 아니라 트라팔가 스퀘어, 웨스트 엔드 등 런던의 명소를 배경으로 극이 진행된다는 것이 3편의 차별화된 지점일 것이다. 영국의 역사적 아이콘인 란셀롯(댄 스티븐스)이 백마를 타고 트라팔가 스퀘어를 질주하는 장면이나 장편영화 사상 최초로 촬영을 허가했다는 대영박물관 전시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유물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장면 등은 이번 영화의 중요한 볼거리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관건은 등장인물들의 코미디 연기를 지켜보는 것이다. 미국
멋진 퇴장의 순간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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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17일 여행자 최미라는 무작정 인천발 제주행 배에 오른다. 배는 400여명의 승객과 3만5천여권의 책을 싣고 제주도 강정마을로 향했다. ‘강정 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를 기획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었다. 미라는 궁금했다. 왜 이 많은 사람들이 강정으로 향하는지, 강정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미라클 여행기>는 해군기지 건설로 고통받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강정 평화도서관에 책을 기증해 강정의 평화를 염원하려는 시민들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강정은 정부가 절대보존지구인 그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나서면서 정부와 주민들이 수년째 치열하게 갈등 중인 고통의 땅이다. 특히 정부가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서 주민들간의 갈등의 골은 더없이 깊어졌다. 영화는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미라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강정의 현실을 인식해가는 과정을 좇는다. 주민들의 생생한 육성은 “대대손손 공동체를 일구
강정 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 <미라클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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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포켓몬> 시리즈가 더 출시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는 일은 새로운 사물이 더 등장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만큼 어렵다. 익숙한 것의 새로운 조합의 무한증식은 포켓몬스터식 진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DP, 베스트위시를 거쳐 XY 시리즈가 극장판으로는 처음으로 공개된다. XY는 생명과 파괴를 상징하는 전설의 포켓몬 제르네아스(X)와 아벨타르(Y)의 상반된 두 가지 힘을 암시한다. 두 힘을 이어줄 첫 번째 주자는 다이아몬드 광산국의 공주 디안시다. 광산국은 다이아몬드가 빛을 잃어가면서 멸망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디안시는 제르네아스의 도움을 얻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영화는 디안시를 중심으로 모험과 귀환을 바탕으로 한 성장 서사를 이어간다. 광산국을 살려야 하는 극중 임무 외에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아야 하는 이중의 임무를 띤 채 등장한 디안시는 예의 바르고 수줍은 가운데 백치미를 한껏 발산한다. 후반은 선과 악의 대결이 주가 되는데 이때 악의 속성을 분열적으로 그
영원한 우정을 찾는 여정 <극장판 포켓몬스터 XY: 파괴의 포켓몬과 디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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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여 헤어짐의 뒤에야 우리는 비로소 그 사랑을 깨닫는다.” 기 드 모파상의 말로 <아이 킬드 마이 마더>는 시작한다. 후베르트(자비에 돌란)는 예술적 감성과 삶의 비밀과 과잉된 분노 등으로 점철된 10대 소년이다. 그의 어머니(안느 도발)는 그를 홀로 키우고 있다. 후베르트의 눈에 엄마는 좀 칠칠맞고 둔감하며 폐쇄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싸우지 않는 날이 거의 없다. 그들은 차 안에서, 집에서 혹은 언제 어디서든 서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그것이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다룰 때 돌란이 역점을 두는 방식이기도 하다. 거친 대립, 하지만 마음에 품고 있는 뜨거운 사랑. 후베르트가 시골의 기숙사 학교로 전학을 가던 날, 그는 어머니에게 따지듯이 묻는다. “만약 오늘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할 거야?” 냉정하게 침묵하며 돌아선 듯했지만, 어머니는 아
자비에 돌란의 장편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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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만 했다 하면 백일도 못 가 차이고 마는 초등학교 교사 준수(이승기)와 잘나가는 기상 캐스터 현우(문채원)는 둘도 없는 18년지기 친구다. 준수의 집을 제 집처럼 들락거리며 술만 마셨다 하면 거침없는 욕설을 쏟아내는 현우이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비밀스런 사랑에 마음 아파하는 그녀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것도 준수뿐이다. ‘가슴이 떨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준수와 사랑도 우정도 아닌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현우 앞에 어느 날 사진작가 효봉(정준영)이 나타나고, 이들의 우정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오늘의 연애>는 <너는 내 운명> <내 사랑 내 곁에> <그놈 목소리> 등으로 우리에게 이름을 알린 박진표 감독의 신작이다. 하지만 흔치 않은 노년의 사랑을 용감하게 그린 <죽어도 좋아>로 데뷔한 후,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순애보적 사랑을 그린 두편의 영화 <너는 내 운명>과 <내 사랑 내 곁에>
‘썸’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 <오늘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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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충남 공주. 마을에 허삼관(하정우)이라는 젊은이가 산다. 가난하지만 뱃심 좋은 그는 인기 좋고 아름다운 여인 허옥란(하지원)을 사랑하게 된다. 옥란의 선심을 얻고 싶지만 가진 것이 없는 그는 궁리 끝에 피를 팔고 받은 돈으로 옥란의 선물을 사고 그녀 아버지의 마음도 얻어내면서 마침내 그 집안의 데릴사위가 된다. 10여년이 흐르고 삼관과 옥란은 일락, 이락, 삼락이라는 이름의 아들 셋을 낳아 단란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마을에 풍문이 돈다. 첫째 아들 일락이가 아버지인 허삼관이 아니라 옥란이 시집오기 전 잠시 사귀었던 연인 하소용을 닮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일락이가 허삼관이 아니라 하소용의 아들이라는 소문은, 사실로 밝혀진다. 충격을 받은 허삼관은 가장 아끼던 아들 일락이가 미워진다. 사사건건 일락을 구박한다.
영화 <허삼관>은 동시대 중국의 유명한 작가 중 한명인 위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배우 하정우가 데뷔작 <롤러코스터>에 이
해학을 품고자 한 이야기 <허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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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아나이스 드무스티에)와 로라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영원할 것 같던 우정을 뒤로하고 로라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클레어는 상심에 빠진다. 어느 날 어린 딸을 돌봐달라는 로라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녀의 집을 찾은 클레어는 여장을 하고 있던 로라의 남편 데이빗(로맹 뒤리스)과 마주친다. 당황하는 클레어에게 데이빗은 자신의 복장도착 성향을 털어놓고, 클레어와 데이빗은 서서히 은밀한 비밀을 공유한 친구로 발전하게 된다.
복장도착 성향을 가진 남자(친구)로 혼란을 겪는 여자(친구)의 이야기는 자비에 돌란의 <로렌스 애니웨이>(2012)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사랑’이라는 열쇠로 이 문제를 돌파했던 자비에 돌란과는 달리 프랑수아 오종은 이 문제를 ‘욕망’으로 접근한다. 여장을 한 데이빗에게 클레어는 ‘버지니아’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게 시작한 버지니아와의 일탈 속에서 클레어는 자신이 버지니아를 욕망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때 영화는 의도적으로
은밀한 비밀을 공유한 친구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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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즐’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연쇄 폭발물 테러범으로 뉴욕시에 엄청난 사상자가 생기고 시민들은 불안에 떤다. 범죄예방본부는 일종의 타임머신을 이용해 피즐 폭파범을 잡기로 하고 템포럴 요원(에단 호크)을 투입한다. 템포럴 요원은 시간 여행을 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바텐더로 위장한다. 요원은 바의 손님 존(사라 스누크)의 인생담을 듣고 존이 자신의 인생을 망쳐버린 한 사내를 뼛속 깊이 증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요원은 존에게 제안을 한다. “당신의 인생을 망쳐버린 그 사내를,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필요도 없이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렇게 하겠는가?” 존은 템포럴 요원을 따라 시간 여행에 나서고 그 여행은 상상을 초월하는 결말 혹은 시원으로 그들을 이끌게 된다.
존이 템포럴 요원에게 농담을 하나 해보라고 강요했을 때, 요원은 “달걀이 먼저일까요, 아니면 닭이 먼저일까요?”라고 묻는다. 재미가 하나도 없는 이 농담은 실제로는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
모든 결과는 원인이, 모든 원인은 다시 결과가 <타임 패러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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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요리사 칼 캐스퍼(존 파브로)는 욱하는 성격 탓에 자신의 요리에 악평을 쓴 요리평론가에게 욕설을 퍼붓다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쫓겨나고 만다. 좌절하고 있던 칼에게 이혼한 전처 이네즈(소피아 베르가라)는 초심으로 돌아가 푸드트럭을 해보라고 제안한다. 푸드트럭은 금세 인기를 얻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앙숙’ 평론가가 그를 다시 찾아온다.
재능은 있지만 미성숙한 주인공이 시련에 부딪혀 반성을 거듭한 끝에 진정한 성공을 이루게 된다는, 익숙한 이야기 구조만 놓고 본다면 <아메리칸 셰프>는 그다지 새로울 것 없어 보인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렇게 이야기를 평평하게 만들어놓은 덕분에 영화의 다른 부분들을 ‘감상’할 여유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이때 시선을 사로잡는 건 정신없이 돌아가는 주방에서 탄생하는 먹음직스런 요리들이다. 카메라는 배우들의 연기보다 훨씬 더 정성스레 재료를 골라 손질하고 조리해 하나의 요리로 완성해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여기에 달궈진 팬이 치즈를 녹
맛깔스러운 영화 감상 <아메리칸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