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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설경구)은 단역만 전전하는 만년 무명배우지만 아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버지다. 어느 날 그는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으로 뽑힌다. 결국 회담은 무산되지만 성근은 동작 하나까지 완벽하게 몰입해 들어간 탓에 자신이 김일성이라는 착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20년 후 아들 태식(박해일)은 집을 팔아 빚을 청산하기 위해 그동안 원망해왔던 아버지를 요양원에서 재개발 예정인 옛집으로 모셔온다.
“이 세상은 하나의 무대다. 모든 인간은 맡은 역할을 위해 들락날락하는 배우에 지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가 희극 <뜻대로 하세요>에서 우울한 주변인 제이퀴즈의 입을 빌려 삶과 연기의 본질을 짚었다면, 이해준 감독은 배우 설경구의 육체를 빌려 인생이란 이름의 연극이 완성되는 순간을 그린다. 각자가 인생의 주연인 이상 다양한 배역이 있을지언정 하찮은 역할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연극의 성패는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가 아니라 오직 ‘누가 관객
인생이란 이름의 연극이 완성되는 순간 <나의 독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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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44년, 강력한 태양폭풍으로 지구 인구의 99.7%가 사망한다. 남은 인류는 ‘오토마타’라고 부르는 로봇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이때 인간이 로봇에게 부과한 두 가지 법칙은 다음과 같다. 하나, 로봇은 인류를 지킨다. 둘, 로봇은 자신을 포함한 다른 로봇을 개조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험조사관인 쟈크(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스스로를 고치는 로봇들을 잇따라 발견한 뒤 도시 바깥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숨어 있음을 눈치챈다.
스페인의 가베 이바네즈 감독이 만든 <오토마타>는 미래 사회의 독특한 풍경이 인상적인 SF영화다. 감독은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을 가진 미래를 그리면서도 화려한 특수효과를 억지로 집어넣지 않는다. 대신 황량한 벌판을 배경으로 로봇과 인간의 대치를 간결하게 그린다. 즉 사막 한복판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로봇과 구식 엽총을 든 남루한 행색의 인간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와 공존하는 미래에 대한 묘사는 장르적, 시각적 불균형을 만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을 가진 미래 <오토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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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작은 항구마을 코지. 코지 마을은 최근 계속되는 어획량 부족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마을을 지키는 꼬마 구조선 엘리아스(김하영)는 낚싯배들을 독려해 다시금 고기잡이에 나선다. 이때 어디선가 거대한 로봇 배가 나타나 마을의 물고기들을 몽땅 쓸어가버린다. 로봇 배를 관장하는 이는 북극 여왕(사문영). 그녀는 모든 것이 자동화된 최첨단 어류가공 공장을 운영하면서 돈을 모으기 위해서라면 극악무도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한편, 북극 여왕은 잠수함 개디(이재현)를 이용해 바다 밑에 묻힌 보물을 찾는 데 열을 올린다. 개디는 보물을 찾던 중 엘리아스와 마주친다.
<엘리아스>는 게임과 책으로 출발해 TV시리즈로 제작된 노르웨이 애니메이션이다. 극장판으로 만들어진 건 <엘리아스: 꼬마 잠수함>(2007)에 이어 두 번째다. 운송수단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상황은 낯설지 않다. 디즈니의 <카> 시리즈, <비행기> 시리즈 등이 대표적
생소한 노르웨이 애니메이션 <엘리아스: 바다의 보물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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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을 거쳐 껍질을 깨고 어른이 된다는 공식은 이야기 세계에나 존재하는 환상이다. 먼지처럼 숱한 매일이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뒤돌아봤을 때 자신이 지나온 길에 쓰러져 있는 일상이란 이름의 엄청난 수의 도미노 행렬을 발견하는 법이다. <보이후드>는 그 지난한 과정을 촘촘히 이어 붙인 일기장 같은 영화다. 6살 메이슨 주니어(엘라 콜트레인)가 사는 텍사스 집엔 누나 사만다(로렐라이 링클레이터)와 싱글맘 올리비아(패트리샤 아퀘트)가 함께 산다. 아빠 메이슨 시니어(에단 호크)는 음악을 한다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이따금 찾아올 뿐이다. 메이슨과 사만다는 엄마를 따라 낯선 도시로 이사를 다녀야만 한다.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보이후드>는 6살 소년이 실제로 18살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따라가는 프로젝트다. 12년 동안 매년 만나 15분 분량을 촬영한 영화에는 소년 메이슨이 대학을 들어가는 18살까지의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뒤섞인 복잡한 심경이
6살 소년이 18살이 될 때까지의 시간 <보이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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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비디오 업계의 유명감독 박정우(윤계상)는 다혈질의 조감독 진환(오정세), 순진하게 에로배우를 흠모하는 촬영감독 준수(조달환), 한예종 출신의 막내 대윤(황찬성) 등과 함께 일하고 있지만 언젠가 자신이 쓴 시나리오 <사관과 간호사>로 상업영화 데뷔를 꿈꾼다. 그러던 중 잘못된 전세 계약으로 인해 졸지에 전세금을 날린 정은수(고준희)가 정우의 집으로 오게 된다. 그렇게 기묘한 동거가 계속되던 어느 날, 정우는 은수가 연예계에서 갑자기 사라진 왕년의 인기 아역배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드카펫>은 워킹타이틀에서 만든 <노팅 힐>(1999)의 공공연한 변주다. ‘일반인’까지는 아니지만 상업영화계에서 천시하는 에로비디오 감독과 어느 날 갑자기 톱스타가 되어버린 유명 배우의 은밀한 로맨틱 코미디다. <노팅 힐>뿐만 아니라 <러브 액츄얼리>(2003)의 그 유명한 ‘종이 넘겨가며 대사 전달하기’ 장면도 패러디하며 노골적으로 한국판
한국판 워킹타이틀 <레드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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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연(조진웅)과 하연(김성균)은 형제다. 어릴 때 고아원에서 생이별했던 두 사람은 사람을 찾아주는 방송 프로그램 덕분에 30년 만에 다시 만난다. 가난 때문에 미국에 입양 갔던 형 상연은 한인교회 목사가 되어 있었고, 동생 하연은 온갖 고생 끝에 굿 전문 박수무당이 되어 있었다. 믿고 있는 종교를 비롯해 말투도, 옷차림도 세월의 차이가 크지만, 피로 맺어진 관계인 만큼 두 사람은 서로를 보자마자 얼싸안고 눈물을 터트린다. 하지만 상봉의 기쁨도 잠시, 하연과 함께 방송국을 찾아온 엄마(김영애)가 사라진다. 치매가 있는 엄마는 기면증을 앓는 방송작가 여일(윤진이)과 함께 화장실에 갔다가 여일이 잠깐 잠든 사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두 형제는 엄마를 봤다는 제보를 따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엄마를 찾기 위해 동행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형제를 그린 휴먼 코미디다. 각기 다른 종교를 가진 상연과 하연 두 형제가 티격태격하는 영화의 전반부는 코
30년만에 다시 만난 형제 <우리는 형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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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가 한복을 입고 로맨틱 코미디에 나온다면 어떤 모습일까. 저스틴 리어든 감독의 <타임 투 러브>는 개봉 전부터 크리스 에반스 팬들 사이에서 그의 사극 신으로 화제가 된 영화이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시나리오작가 ME(크리스 에반스)는 사랑 불감증 환자이다. 어린 시절 엄마가 자신을 두고 애인과 떠나버린 것이 그의 오랜 트라우마다. 사랑을 믿지 않는 그에게 어느 날 로맨틱 코미디 시나리오 청탁이 들어온다. 집필을 시작한 뒤 그는 마법처럼 HER(미셸 모나한)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약혼자가 있는 HER는 새로운 사랑, ME 앞에서 갈등한다. 극중 ME의 대사를 빌려 한줄로 영화를 정리할 수도 있다. “당신은 잘못된 사랑을 지키려 하고 난 한번도 사랑을 지켜본 적이 없어.”
<타임 투 러브>는 신선한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하는 관객보다는 크리스 에반스의 색다른 모습을 기다린 팬을 위한 영화다. 크리스 에반스가 ME뿐만 아
크리스 에반스의 색다른 모습 <타임 투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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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제 ‘십자가의 길’(Kreuzweg)은 예수가 인간을 대신해 십자가를 지고 걸었던 수난의 길을 뜻한다. 이와 비슷한 희생을 자청한 영화 속 인물은 신앙심이 각별한 열네살 소녀 마리아(레아 반 아켄). 엄격한 가톨릭 집안에서 자란 마리아에게는 거의 모든 것이 죄악이다. 식탐을 부리는 것, 외모를 꾸미는 것, 함부로 웃는 것, 부모 말을 거역하는 것, 찬송가 이외의 음악을 듣는 것. 그 밖에 신앙의 힘이 밀어내야 할 악의 범주에는 호감 가는 남학생 크리스찬(모리츠 크나프)도 포함된다. 일상적 쾌락을 포기하면서까지 마리아가 이루려는 과업은 단 하나. 아픈 동생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신에게 바치는 것이다.
<거룩한 소녀 마리아>는 ‘십자가의 길’이라는 기도문 구성에 따라 14개의 장으로 나뉜다. 완결성을 갖춘 각 장은 롱테이크로 촬영된 한 신으로 이뤄져 있다. 절제된 연출 덕분에 판단이나 평가는 온전히 관객의 몫이다. 누군가가 소녀 마리아의 죄의식에서 믿음의
‘십자가의 길’ <거룩한 소녀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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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놈 머리에 뿔이 났다고 누가 그러면 (그놈은) 뿔 달린 놈이 되는 거야. 그게 무서운 거야. 뿔 안 난 걸 보여주고 증명을 해도 그 증명을 보지 않은 사람이 본 사람보다 더 많으면 그놈은 뿔난 놈으로 낙인이 찍히는 거야.” <다이빙벨>의 초반부, 언론의 책임에 대해 말하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비유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들썩이게 만든 <다이빙벨>은 세월호 침몰 이후 다이빙벨 투입을 놓고 해경과 이종인 대표 사이에서 벌어진 보름간의 실랑이를 중계하며 언론의 책무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드는 다큐멘터리다.
2014년 4월16일, 승객 476명이 승선한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다. 사흘이 지난 뒤, 이상호 기자는 고발뉴스를 통해 팽목항 구조 현장을 생중계한다. 언론의 보도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현장을 보고 놀란 이상호 기자는 잠수전문가인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를 통해 다이빙벨에 대해 듣는다. 종처럼 생긴 다이빙벨은 잠수사
세월호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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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막 졸업한 테일러(한나 아터턴)는 이탈리아 동남부에 있는 풀리아로 휴가를 떠난다. 친언니 매디(애나벨 스콜리)를 만나기 위해서지만, 3년 전 그녀는 이곳에서 이탈리아 남자와 사랑에 빠진 적이 있다. 먼저 도착한 매디 또한 그곳에서 평생의 인연을 만났다. 고작 5주 만에 결혼까지 결심하게 만든 남자다. 그런데 하필 테일러의 형부가 될 그는 3년 전 그녀가 사랑했던 이탈리아 남자, 라프(줄리오 베루티)다.
<할리데이>는 다소 빤해 보이는 휴양지 가이드북 같다. 여행지에서 만난 현지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로맨스를 왕년의 인기곡을 활용하는 주크박스 뮤지컬 안에 녹였다. 일단 80년대의 대표적인 댄스팝 레퍼토리를 테마로 잡은 뒤, 테일러가 처하는 극적인 상황마다 히트곡 메들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식이다. 테일러가 공항에 도착하면 마돈나의 <Holiday>가 플래시몹으로 재현되고, 결혼식 전날의 총각파티는 신디 로퍼의 <Girl just wan
‘옛 추억을 자극하는 유쾌한 로맨스’ <할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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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올리가 활동하는 해저에는 ‘무지개 해적단’의 전설에 관해 떠드는 수달 밥시가 산다. 자신을 그들의 자손이라고 소개하며 해적단이 숨겨놓은 보물단지를 찾자고 떠들지만 바다 밑 생물들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 한편 ‘해마 히어로’를 자칭하는 네 마리 해마들도 바다에 침수된 난파선을 조사하며 보물을 찾고 있다. 그러다 해마들이 발견한 무지개 해적단의 기록이 올리와 동료 베스의 귀에 들어오고 여기서부터 밥시의 허무맹랑한 제안은 올리가 떠나는 모험의 시작이 된다.
2013년 중국에서 제작된 <꼬마 잠수함 올리>는 2005년부터 제작된 TV시리즈 <Dive Olly Dive>의 극장판이다. 바닷속 세계를 탐험하는 해양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는 11년 전 <니모를 찾아서>를, 탈것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대목은 존 래세터 감독의 <카>를 연상시킨다. 선배 애니메이션들이 보여준 매력을 모양새에 상당 부분 차용한 듯 보이고 기발한 변주나 색다른 장점
바닷속 세계를 탐험하는 해양애니메이션 <꼬마 잠수함 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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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인종간의 갈등과 그것의 해소 과정을 영화화하고 싶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크게 둘로 나눌 수 있겠다. 전쟁처럼 규모가 큰 거시적인 상황으로 풀거나, 혹은 개인의 문제를 통해 미시적으로 그리거나. 당신이 보게 될 영화가 프랑스 영화라면 그것은 대개 후자의 방식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컬러풀 웨딩즈>는 아마도 인종문제를 가장 프랑스적인 방식으로 다룬 영화일 것이다.
클로드(크리스티앙 클라비에)와 마리(챈털 로비)는 개성 강한 네딸을 둔 중년 부부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들이니 사위 욕심을 낼 법도 한데 부부에게 최고의 사윗감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란다. 이렇게 된 데에는 세딸이 줄줄이 외국인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첫째는 아랍인, 둘째는 유대인과 결혼했으며, 셋째마저 중국인과 결혼식을 올려 동서양의 경계마저 허문 참이다. 부부의 남은 희망은 이제 넷째딸 로라(엘로디 퐁탕)다. 그러나 로라는 마치 글로벌한 가족을 완성이라도 하려는 듯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가족 <컬러풀 웨딩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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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학교에서 자살했다. 아이들은 휴대전화 메신저 창에서 친구의 죽음을 ‘특종’ 거리로 전락시켰고 학교는 빠른 수습만을 원한다. 우등생 하나(이청미)도 ‘그런 일로 죽기까지 해야 했을까’라며 친구의 죽음을 의아해한다. 그러던 차에 하나에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평소 자상하던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장면을 목격하고 거리를 헤매던 날, 하나는 밴드부 선배 세미(정성희)가 소개해준 사람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심지어 세미는 하나에게 그날의 끔찍한 영상을 들이밀며 거액의 돈까지 요구한다.
<천 번을 불러도>는 폭력 앞에 방관자이거나 비겁자로 전락한 어른들, 그 속에서 곪아가는 아이들을 조명하는 문제의식 짙은 학원물이다. 영화는 비극적 현실만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상처 입은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회복시키고자 애쓴다. 뮤지컬 제작자인 감독은 음악과 사람들 앞에서의 자기고백을 치유의 방법으로 제안한다. 곡을 만들며 외로움을 달래는 같은 반 친구 대현(김최용
‘고백은 치유의 시작’ <천 번을 불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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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피어스 브로스넌)는 전직 CIA요원으로 은퇴 후 스위스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은밀하고도 거절하기 어려운 임무가 부여되고 그는 사건의 실마리를 쥔 여성 앨리스(올가 쿠릴렌코)를 보호하게 된다. 차기 러시아 대통령이 될 정치인의 숨은 비밀에 다가가는 미션 수행 중 피터는 자신의 옛 연인을 잃고 과거의 제자 데이빗(루크 브레이시)과 대적해야 하는 난관에 처한다.
<노벰버 맨>은 피어스 브로스넌의 새로운 스파이영화다. 코드네임 ‘노벰버 맨’은 그가 지나간 자리에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을 만큼 황량한 겨울 같은 풍경이 생겨난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감독은 <노웨이 아웃>에서부터 <뱅크 잡>에 이르기까지 액션 전문인 로저 도널드슨이다. 중후하고 노련한 피어스 브로스넌은 올드보이 스파이의 귀환 이상의 인상은 남기지 못한다. 순수와 매혹의 사이를 오가는 다층적 캐릭터를 선보인 앨리스 역의 올가 쿠릴렌코는 이 영화의 가장 흡인력 있는 캐
피어스 브로스넌의 새로운 스파이영화 <노벰버 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