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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비디오 업계의 유명감독 박정우(윤계상)는 다혈질의 조감독 진환(오정세), 순진하게 에로배우를 흠모하는 촬영감독 준수(조달환), 한예종 출신의 막내 대윤(황찬성) 등과 함께 일하고 있지만 언젠가 자신이 쓴 시나리오 <사관과 간호사>로 상업영화 데뷔를 꿈꾼다. 그러던 중 잘못된 전세 계약으로 인해 졸지에 전세금을 날린 정은수(고준희)가 정우의 집으로 오게 된다. 그렇게 기묘한 동거가 계속되던 어느 날, 정우는 은수가 연예계에서 갑자기 사라진 왕년의 인기 아역배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드카펫>은 워킹타이틀에서 만든 <노팅 힐>(1999)의 공공연한 변주다. ‘일반인’까지는 아니지만 상업영화계에서 천시하는 에로비디오 감독과 어느 날 갑자기 톱스타가 되어버린 유명 배우의 은밀한 로맨틱 코미디다. <노팅 힐>뿐만 아니라 <러브 액츄얼리>(2003)의 그 유명한 ‘종이 넘겨가며 대사 전달하기’ 장면도 패러디하며 노골적으로 한국판
한국판 워킹타이틀 <레드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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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연(조진웅)과 하연(김성균)은 형제다. 어릴 때 고아원에서 생이별했던 두 사람은 사람을 찾아주는 방송 프로그램 덕분에 30년 만에 다시 만난다. 가난 때문에 미국에 입양 갔던 형 상연은 한인교회 목사가 되어 있었고, 동생 하연은 온갖 고생 끝에 굿 전문 박수무당이 되어 있었다. 믿고 있는 종교를 비롯해 말투도, 옷차림도 세월의 차이가 크지만, 피로 맺어진 관계인 만큼 두 사람은 서로를 보자마자 얼싸안고 눈물을 터트린다. 하지만 상봉의 기쁨도 잠시, 하연과 함께 방송국을 찾아온 엄마(김영애)가 사라진다. 치매가 있는 엄마는 기면증을 앓는 방송작가 여일(윤진이)과 함께 화장실에 갔다가 여일이 잠깐 잠든 사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두 형제는 엄마를 봤다는 제보를 따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엄마를 찾기 위해 동행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형제를 그린 휴먼 코미디다. 각기 다른 종교를 가진 상연과 하연 두 형제가 티격태격하는 영화의 전반부는 코
30년만에 다시 만난 형제 <우리는 형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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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가 한복을 입고 로맨틱 코미디에 나온다면 어떤 모습일까. 저스틴 리어든 감독의 <타임 투 러브>는 개봉 전부터 크리스 에반스 팬들 사이에서 그의 사극 신으로 화제가 된 영화이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시나리오작가 ME(크리스 에반스)는 사랑 불감증 환자이다. 어린 시절 엄마가 자신을 두고 애인과 떠나버린 것이 그의 오랜 트라우마다. 사랑을 믿지 않는 그에게 어느 날 로맨틱 코미디 시나리오 청탁이 들어온다. 집필을 시작한 뒤 그는 마법처럼 HER(미셸 모나한)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약혼자가 있는 HER는 새로운 사랑, ME 앞에서 갈등한다. 극중 ME의 대사를 빌려 한줄로 영화를 정리할 수도 있다. “당신은 잘못된 사랑을 지키려 하고 난 한번도 사랑을 지켜본 적이 없어.”
<타임 투 러브>는 신선한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하는 관객보다는 크리스 에반스의 색다른 모습을 기다린 팬을 위한 영화다. 크리스 에반스가 ME뿐만 아
크리스 에반스의 색다른 모습 <타임 투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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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제 ‘십자가의 길’(Kreuzweg)은 예수가 인간을 대신해 십자가를 지고 걸었던 수난의 길을 뜻한다. 이와 비슷한 희생을 자청한 영화 속 인물은 신앙심이 각별한 열네살 소녀 마리아(레아 반 아켄). 엄격한 가톨릭 집안에서 자란 마리아에게는 거의 모든 것이 죄악이다. 식탐을 부리는 것, 외모를 꾸미는 것, 함부로 웃는 것, 부모 말을 거역하는 것, 찬송가 이외의 음악을 듣는 것. 그 밖에 신앙의 힘이 밀어내야 할 악의 범주에는 호감 가는 남학생 크리스찬(모리츠 크나프)도 포함된다. 일상적 쾌락을 포기하면서까지 마리아가 이루려는 과업은 단 하나. 아픈 동생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신에게 바치는 것이다.
<거룩한 소녀 마리아>는 ‘십자가의 길’이라는 기도문 구성에 따라 14개의 장으로 나뉜다. 완결성을 갖춘 각 장은 롱테이크로 촬영된 한 신으로 이뤄져 있다. 절제된 연출 덕분에 판단이나 평가는 온전히 관객의 몫이다. 누군가가 소녀 마리아의 죄의식에서 믿음의
‘십자가의 길’ <거룩한 소녀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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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놈 머리에 뿔이 났다고 누가 그러면 (그놈은) 뿔 달린 놈이 되는 거야. 그게 무서운 거야. 뿔 안 난 걸 보여주고 증명을 해도 그 증명을 보지 않은 사람이 본 사람보다 더 많으면 그놈은 뿔난 놈으로 낙인이 찍히는 거야.” <다이빙벨>의 초반부, 언론의 책임에 대해 말하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비유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들썩이게 만든 <다이빙벨>은 세월호 침몰 이후 다이빙벨 투입을 놓고 해경과 이종인 대표 사이에서 벌어진 보름간의 실랑이를 중계하며 언론의 책무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드는 다큐멘터리다.
2014년 4월16일, 승객 476명이 승선한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다. 사흘이 지난 뒤, 이상호 기자는 고발뉴스를 통해 팽목항 구조 현장을 생중계한다. 언론의 보도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현장을 보고 놀란 이상호 기자는 잠수전문가인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를 통해 다이빙벨에 대해 듣는다. 종처럼 생긴 다이빙벨은 잠수사
세월호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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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막 졸업한 테일러(한나 아터턴)는 이탈리아 동남부에 있는 풀리아로 휴가를 떠난다. 친언니 매디(애나벨 스콜리)를 만나기 위해서지만, 3년 전 그녀는 이곳에서 이탈리아 남자와 사랑에 빠진 적이 있다. 먼저 도착한 매디 또한 그곳에서 평생의 인연을 만났다. 고작 5주 만에 결혼까지 결심하게 만든 남자다. 그런데 하필 테일러의 형부가 될 그는 3년 전 그녀가 사랑했던 이탈리아 남자, 라프(줄리오 베루티)다.
<할리데이>는 다소 빤해 보이는 휴양지 가이드북 같다. 여행지에서 만난 현지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로맨스를 왕년의 인기곡을 활용하는 주크박스 뮤지컬 안에 녹였다. 일단 80년대의 대표적인 댄스팝 레퍼토리를 테마로 잡은 뒤, 테일러가 처하는 극적인 상황마다 히트곡 메들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식이다. 테일러가 공항에 도착하면 마돈나의 <Holiday>가 플래시몹으로 재현되고, 결혼식 전날의 총각파티는 신디 로퍼의 <Girl just wan
‘옛 추억을 자극하는 유쾌한 로맨스’ <할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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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올리가 활동하는 해저에는 ‘무지개 해적단’의 전설에 관해 떠드는 수달 밥시가 산다. 자신을 그들의 자손이라고 소개하며 해적단이 숨겨놓은 보물단지를 찾자고 떠들지만 바다 밑 생물들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 한편 ‘해마 히어로’를 자칭하는 네 마리 해마들도 바다에 침수된 난파선을 조사하며 보물을 찾고 있다. 그러다 해마들이 발견한 무지개 해적단의 기록이 올리와 동료 베스의 귀에 들어오고 여기서부터 밥시의 허무맹랑한 제안은 올리가 떠나는 모험의 시작이 된다.
2013년 중국에서 제작된 <꼬마 잠수함 올리>는 2005년부터 제작된 TV시리즈 <Dive Olly Dive>의 극장판이다. 바닷속 세계를 탐험하는 해양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는 11년 전 <니모를 찾아서>를, 탈것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대목은 존 래세터 감독의 <카>를 연상시킨다. 선배 애니메이션들이 보여준 매력을 모양새에 상당 부분 차용한 듯 보이고 기발한 변주나 색다른 장점
바닷속 세계를 탐험하는 해양애니메이션 <꼬마 잠수함 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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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인종간의 갈등과 그것의 해소 과정을 영화화하고 싶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크게 둘로 나눌 수 있겠다. 전쟁처럼 규모가 큰 거시적인 상황으로 풀거나, 혹은 개인의 문제를 통해 미시적으로 그리거나. 당신이 보게 될 영화가 프랑스 영화라면 그것은 대개 후자의 방식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컬러풀 웨딩즈>는 아마도 인종문제를 가장 프랑스적인 방식으로 다룬 영화일 것이다.
클로드(크리스티앙 클라비에)와 마리(챈털 로비)는 개성 강한 네딸을 둔 중년 부부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들이니 사위 욕심을 낼 법도 한데 부부에게 최고의 사윗감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란다. 이렇게 된 데에는 세딸이 줄줄이 외국인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첫째는 아랍인, 둘째는 유대인과 결혼했으며, 셋째마저 중국인과 결혼식을 올려 동서양의 경계마저 허문 참이다. 부부의 남은 희망은 이제 넷째딸 로라(엘로디 퐁탕)다. 그러나 로라는 마치 글로벌한 가족을 완성이라도 하려는 듯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가족 <컬러풀 웨딩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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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학교에서 자살했다. 아이들은 휴대전화 메신저 창에서 친구의 죽음을 ‘특종’ 거리로 전락시켰고 학교는 빠른 수습만을 원한다. 우등생 하나(이청미)도 ‘그런 일로 죽기까지 해야 했을까’라며 친구의 죽음을 의아해한다. 그러던 차에 하나에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평소 자상하던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장면을 목격하고 거리를 헤매던 날, 하나는 밴드부 선배 세미(정성희)가 소개해준 사람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심지어 세미는 하나에게 그날의 끔찍한 영상을 들이밀며 거액의 돈까지 요구한다.
<천 번을 불러도>는 폭력 앞에 방관자이거나 비겁자로 전락한 어른들, 그 속에서 곪아가는 아이들을 조명하는 문제의식 짙은 학원물이다. 영화는 비극적 현실만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상처 입은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회복시키고자 애쓴다. 뮤지컬 제작자인 감독은 음악과 사람들 앞에서의 자기고백을 치유의 방법으로 제안한다. 곡을 만들며 외로움을 달래는 같은 반 친구 대현(김최용
‘고백은 치유의 시작’ <천 번을 불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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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피어스 브로스넌)는 전직 CIA요원으로 은퇴 후 스위스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은밀하고도 거절하기 어려운 임무가 부여되고 그는 사건의 실마리를 쥔 여성 앨리스(올가 쿠릴렌코)를 보호하게 된다. 차기 러시아 대통령이 될 정치인의 숨은 비밀에 다가가는 미션 수행 중 피터는 자신의 옛 연인을 잃고 과거의 제자 데이빗(루크 브레이시)과 대적해야 하는 난관에 처한다.
<노벰버 맨>은 피어스 브로스넌의 새로운 스파이영화다. 코드네임 ‘노벰버 맨’은 그가 지나간 자리에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을 만큼 황량한 겨울 같은 풍경이 생겨난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감독은 <노웨이 아웃>에서부터 <뱅크 잡>에 이르기까지 액션 전문인 로저 도널드슨이다. 중후하고 노련한 피어스 브로스넌은 올드보이 스파이의 귀환 이상의 인상은 남기지 못한다. 순수와 매혹의 사이를 오가는 다층적 캐릭터를 선보인 앨리스 역의 올가 쿠릴렌코는 이 영화의 가장 흡인력 있는 캐
피어스 브로스넌의 새로운 스파이영화 <노벰버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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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에 연어낚시를 허하라. 영국 해양수산부의 어류학자 알프레드 존스 박사(이완 맥그리거)는 투자 컨설턴트 해리엇(에밀리 블런트)으로부터, 중동 예멘의 무하메드 왕자(아므로 웨이크드)가 계획 중인 ‘예멘에서 연어낚시’ 프로젝트에 대한 도움을 요청받는다. 존스는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단박에 거절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총리실 홍보담당자 패트리샤(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의 압박을 받은 상관의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참여하게 된다. 그렇게 공사비 5천만파운드, 살아 있는 연어 1만 마리가 필요한 일생일대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무하메드 왕자의 ‘고상한’ 취미를 향해 “그럴 돈이 있으면 축구팀을 사는 게 낫다”고 말하는 존스, 하지만 급여가 현재의 2배라는 얘기에 당장 짐을 꾸린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건 연어낚시 프로젝트 그 자체보다 각자 ‘꼬인’ 인생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로맨스다. 존스는 아내와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고, 해리엇 또한 남자친구와 떨어져 지내게 된
무하메드 왕자의 ‘고상한’ 취미 <사막에서 연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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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장> <후란강 이야기> <우차상> 등의 작품을 남긴 중국의 천재작가 샤오홍. “1970년대에 샤오홍의 소설을 읽은 뒤부터 그녀의 삶에 매력을 느꼈다”는 허안화 감독은 샤오홍을 두고 “탁월한 ‘로맨틱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로맨틱 아티스트’라는 말은 샤오홍의 전기영화 <황금시대>가 그녀의 삶에서 무엇을 크게 취하고 버릴 것인지 짐작하게 해준다.
영화의 첫 장면. 샤오홍(탕웨이)은 카메라를 바라보고 직접 자기소개를 한다. 1911년 6월1일 헤이룽장성의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장나이잉이며 1942년 1월22일 홍콩의 성스테판 여학교 임시병동에서 31살에 생을 마감했다는 짧은 소개가 끝나면, 그녀의 순탄치 않았던 삶이 대하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매정한 아버지 대신 할아버지로부터 사랑과 따스함을 배운 샤오홍은 집에서 정해준 약혼자와의 혼사를 거부하고 스무살에 집을 나온다. 그러다 1932년 하얼빈에서 일생의 남
중국의 천재작가 샤오홍의 일대기 <황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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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학은 누군가에게 부치는 연애편지다. 다만 막 피어오르기 시작한 정념의 불꽃이 보편타당한 형식으로 정제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좌절의 밤과 상실의 순간들이 요구된다. 그리하여 늙고 노쇠한 문학가들은 말한다. 작품을 쓰기 위해선 형식과 규칙에 맞춰 “사적인 감정을 죽이라”(Kill Your Darlings)고. <킬 유어 달링>은 틀에 박힌 제도권의 그물을 찢어발겼던 1950년 미국 비트 세대 작가들의 출발을 담은 영화다. 영화의 제목은 이들을 억누르는 제도권 문화의 무게인 한편 “사랑하는 것들을 죽인” 뒤에야 성장할 수 있는 청춘의 운명에 대한 추도문이기도 하다.
1950년 중반 미국 문학사조를 뒤엎으며 등장한 비트 세대 문학은 절망과 패배의식 속에서 ‘목적 없음’을 공유하는 반항의 상징이었다. 영화는 비트 세대의 선구자 앨런 긴즈버그(대니얼 래드클리프)의 시점에서 그에게 욕망과 집착이라는 수레바퀴를 달아준 뮤즈 루시엔 카(데인 드한)와 얽힌 ‘의문의 밤’에 대해 서
청춘의 운명에 대한 추도문 <킬 유어 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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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저링> 도입부에 짧게 등장한 애나벨 사건에 초점을 맞춰, 1년 전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거슬러간다. <컨저링>의 제임스 완이 제작자로 참여했고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의 촬영감독 존 R. 레오네티가 연출을 맡았다.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신혼부부 존(워드 호튼)과 미아(애나벨 월리스)가 빈티지 인형을 집으로 사들인 뒤 벌어지는 이야기다.
레오네티는 1960, 70년대의 상황을 고증하는 데 신경 쓰면서 사건의 체감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인다. 초반부는 공포영화라는 편견을 버리고 본다면 당대의 미국 실내극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다. 흔들의자, 턴테이블, 재봉틀, 아날로그 TV 등의 삐걱거리며 돌아가는 움직임과 사운드는 주요 공포유발 요소인 동시에 시대의 표지로도 작용하며 향수 어린 공포의 세계를 완성한다. 반면 집 안의 사물들이 자동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상황은 ‘신들린 물체’라는 전근대적인 공포를 표현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유비쿼터스
향수 어린 공포의 세계 <애나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