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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당대 최고의 조각가 준구(박용우)는 불행히도 점점 몸이 마비되어간다. 준구의 아내 정숙(김서형)은 의욕을 잃은 남편의 모습을 안타까워한다. 어느 날, 정숙은 곤경에 처한 젊은 여인 민경(이유영)을 돕게 된다. 민경의 길게 뻗은 팔다리와 맑은 얼굴을 본 정숙은 민경을 준구에게 데려가고, 민경은 준구의 모델이 되어 함께 작업을 시작한다. 둘은 간만에 활력을 얻어 작업을 이어간다. 얼어붙은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던 세 사람은 자신들의 삶에도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민경의 노름꾼 남편(주영호)이 민경을 의심하고 설상가상 준구의 건강도 악화된다.
회화를 전공하고 미술감독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조근현 감독은 장기를 살려 그림처럼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어냈다. 촬영과 조명의 합이 좋다. 카메라는 인물을 정성스럽게 훑어내리고, 자연광에 가까운 빛의 쓰임도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고조시킨다. 영화의 주된 배경인 저수지와 길, 고택의 풍광도 고즈넉하고 운치 있다. 조상경 의상
한폭의 그림 같은 영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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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오펜하이머가 크리스틴 신과 공동연출한 2012년작 <액트 오브 킬링>은 1960년대 인도네시아 군부의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1965년, 정권을 잡은 군부는 나라를 지킨다는 명목하에 ‘공산주의자’들을 일방적으로 살해했고 그 피해자는 250만명이 넘었다. 그런데 이 끔찍한 민간인 학살 사건의 또 다른 문제는 지금까지 역사 청산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군부는 여전히 정권을 이어오고 있으며, 수천명을 자기 손으로 죽였던 가해자들은 정치, 언론, 군대의 요직을 차지한 채 지금도 잘 살고 있다. 감독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질문하며 영화를 시작한다.
<액트 오브 킬링>은 관객에게 큰 충격을 안긴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 첫 번째는 물론 과거의 사건이 그 자체로 너무 끔찍하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지난 시절을 ‘추억’하는 가해자들의 납득할 수 없는 태도 때문이다. 감독은 당시 사형 집행인들을 찾아가 어떤 영화를 찍자고
인도네시아 군부의 민간인 학살 <액트 오브 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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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는 장대한 서사나 스펙터클한 전투 신으로 도배된 전쟁영화가 아니다. <퓨리>가 전쟁영화로서 가지는 특별함은 오히려 이야기의 규모를 축소하고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린 데서 비롯된다. 블록버스터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캐릭터로 할 말만 하고 보여줄 것만 보여주는 영화라는 얘기다. 그 선택과 집중이 밀도 높은 전쟁영화를 완성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으로 치달을 무렵인 1945년. 연합군은 나치의 심장부를 공격한다. 워 대디(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전차부대는 나치의 격렬한 저항을 최전선에서 받아내야 하는 임무를 떠안는다. 하지만 연합군 역시 누적된 피해가 큰 상황. 워 대디는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전쟁터로 부대원들을 이끌고 간다. 워 대디와 함께 오래 손발을 맞춰온 포수 바이블(샤이아 러버프), 운전병 고르도(마이클 페나), 장전병 쿤 애스(존 번탈), 그리고 입대 8주차의 신병 노먼(로건 레먼)은 탱크 ‘퓨리’와 동료들에 의지해 전장으로 진격한다.
살아남은 대원들을 태운 탱크 <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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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시온의 이전 영화들과 가깝고도 먼 묘한 매력의 영화다. 야쿠자 보스 무토(구니무라 준)는 출소가 다가온 아내를 위해 딸 미츠코(니카이도 후미)를 영화에 데뷔시키려 한다. 하지만 제멋대로에다 연기력도 엉망인 딸로 인해 촬영은 번번이 무산되고, 무토는 직접 영화 제작에 나서려 한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 된 만년 감독 지망생 코지(호시노 겐)가 이끄는 ‘퍽 보머스’에 연출을 맡긴다. 그들에게 인위적인 연출이란 없다. 그렇게 무토파와 그들의 라이벌 이케가미파의 결전을 실시간으로 담는 액션영화 촬영이 시작된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킬 빌>(2003)을 시작하며 ‘후카사쿠 긴지 감독에게 바친다’고 했다. <지옥이 뭐가 나빠> 또한 그를 ‘계승’하는 것 같다. 영화 제목이 뜰 때 흘러나오는 오프닝 음악도 바로 후카사쿠 긴지의 <의리 없는 전쟁>(1973) 테마곡이며, 영화에 등장하는 파출소의 이름도 무려 ‘후카사쿠 파출소’다. 한편으로 <지옥이 뭐가
소노 시온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 <지옥이 뭐가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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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한 남자의 음성이 들려온다. 그의 내레이션이 2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썼던 편지를 들려준다. ‘신’을 찾아 무녀가 된 옛 연인에게, 남자는 당시의 결정이 회피였다고 이른다. 그리고 이제 그녀가 말했던 신보다 더 구체성 있는 ‘새로운 신’을 찾아내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그렇게 남자는 홀로 내면의 여행을 시작한다. 신을 찾아 떠나는 그의 여정은 근대의 산업발전 모순과 연관돼 있고, 때론 숭고한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 느껴진다.
다큐멘터리 <철의 꿈>은 연인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에서 시작해 바다라는 공간을 두고 펼쳐지는 영적인 흐름, 근대의 역사 탐구에 이르는 거대한 연결고리를 잇는 일종의 에세이 필름이다. 주인공이 처음 당도한 장소는 한국 최고(最古)의 암각화가 수몰된 울산의 산기슭이다. 바위에 새겨진 고래잡이 벽화는 댐건설로 물에 잠긴 상태다. 이렇듯 산업이 앗아간 유산은 고래의 이미지로 바뀌고, 이후 동굴의 모습과 흡사해 보이는 조선소에서 태어나는 선박의
두려운 것을 바라보는 용기 <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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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를 비롯해 말하는 기관차들이 살고 있는 소도어섬. 철도가 없었던 옛날, 용맹했던 고드레드왕은 백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드레드왕의 황금왕관은 도둑맞았고 그가 살았던 울프스테드 성터는 현재 소도어 백작의 땅이 되었다. 세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소도어 백작은 성 재건 계획을 세운다. 토마스와 친구들은 성 재건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러던 중 소도어 백작이 초기 증기기관차인 스티븐을 데리고 온다.
영국의 목사 윌버트 오드리가 홍역으로 고생하는 아들을 위해 시작한 기차 이야기는 1945년 책으로 출판된 뒤 1984년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전세계 130여국에서 방영되었다. 극장용 영화는 2000년 <토마스와 마법기차>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만들어져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토마스와 친구들: 잃어버린 왕관>도 어린이들을 위한 교훈적인 내용이 영화의 중심을 이룬다. 토마스는 스티븐한테 당신도 할 일이 있을 것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자신도 쓸모
어린이들을 위한 교훈 <토마스와 친구들: 잃어버린 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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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로버트 드니로)의 신뢰를 받고 있는 킬러 잭(존 쿠색)은 이상한 임무를 맡는다. 내용물을 알 수 없는 검은색 가방 하나와 함께 시골 모텔의 13호실을 찾아가라는 것이다. 쉬워보이는 임무이지만 한 가지 조건이 더 주어진다. 가방을 절대 열어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 그렇게 잭은 찝찝한 기분을 안고 모텔로 향하는데 일은 삐걱대기 시작한다. 다른 킬러가 가방을 노리는 것은 물론, 의문의 여인이 자신을 구해달라는 등 변수가 속출하는 것이다.
로버트 드니로와 존 쿠색의 호흡으로 눈길을 끄는 <룸13>은 다음 사건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빠른 전개와 몇 차례의 반전이 있는 범죄물이다. 영화를 흥미롭게 만드는 건 가방의 내용물을 볼 수 없다는 규칙이다. 혼자 있는 방에서 가방 한번 열어보는 게 어려울 리 없지만 잭은 이상할 정도로 명령을 따르며 의외의 재미를 만들어낸다. 깡패들의 침입과 경찰의 수사라는 위기 속에서도 끝내 가방을 열지 않아 극의 긴장과 관객의 궁금증을 극대화하
로버트 드니로와 존 쿠색의 연기 대결 <룸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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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낮은 어디로 가요?” 아이가 묻자 아빠가 답한다. “잠을 자겠지.” 아이가 다시 묻는다. “그러면 달은 낮에 어디로 가요?” 아빠는 달이 지구 주변을 돈다고 답하지만, 달에 사는 달사람은 혜성을 타고 지구에 온다. 달을 정복하고 싶은 대통령은 달사람을 체포하려 하고, 천재 발명가 반센 박사는 대통령을 위해 로켓을 만들라는 요청을 받는다. 우주정복을 꿈꾸는 대통령과 달로 돌아가고 싶은 달사람은 모두 반센 박사의 로켓이 필요하다. 한편 매일 밤 달사람을 보며 잠들던 아이들은 달사람이 사라지자 잠을 자지 못한다.
캐릭터의 털 한올까지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해내는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이 유행인 요즘 슈테판 셰슈 감독의 <달사람>은 정반대의 길을 간다. <달사람>은 다락방에서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손때 묻은 동화책에 가깝다. 파란 윤곽선의 거친 묘사가 전부인 달사람은 마치 사인펜으로 스케치만 끝낸 그림책에서 튀어나온 듯 단순하다. 대신 어두운 숲을 몽환적
손때 묻은 동화책 같은 애니메이션 <달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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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초 준가족은 카자흐족을 학살한다. 사르타이(아실칸 톨예포프)의 부모도 준가족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성인이 된 사르타이는 복수를 꿈꾸지만 라킴잔이 이끄는 카자흐족은 더이상 준가족과의 분란을 원치 않는다. 사르타이는 콜란(쿠랄라이 아나베코바)과 타이마스(아얀 유텝버겐)와 함께 젊은 카자흐인을 모아 준가족에 대항하려고 한다. 그를 곁에서 지켜보던 라킴잔의 딸 제레(알리야 아누아르베크)는 사르타이와 사랑에 빠진다.
감독 아칸 사타예브의 <1000: 최후의 전사들>은 카자흐스탄의 아니라카이 전투를 소재로 한 액션활극영화다. 국내외에서 ‘카자흐스탄판 <300>’이라는 카피가 심심찮게 쓰인다. 하지만 <300>과 <1000: 최후의 전사들>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눈에 띄는 영화다. 전자가 300명이 1만명을 무찌르는 화려한 전투 장면에 중점을 둔다면 후자는 사르타이라는 한명의 영웅에 방점을 찍는다. 그래서 <1000: 최후의 전사들
‘카자흐스탄판 <300>’ <1000: 최후의 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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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국에서 가장 이름난 동화작가였던 토미 웅거러. 그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면 동화 작가라기보다는 세상에 대한 조롱과 냉소를 퍼붓는 록스타가 연상된다. 단지 외모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동 도서에 금기시된 것들을 깨려고 시도해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는 박쥐, 문어, 뱀 등 ‘비호감’ 동물들을 동화 속 주인공으로 적극 캐스팅했다. 당대의 가수들처럼 그 역시 혁명가였다. 1960년대 가수들이 록으로 한 것을 그는 아동 도서로 그리했다. 최고의 위치에 있던 그가 돌연 종적을 감춘다. 20여년 뒤인 2008년. 대중의 기억 속에서 멀어진 그가 동화작가로 다시 돌아온다. 감독은 그의 퇴장과 복귀의 미스터리에 대한 궁금증으로 다큐멘터리 작업에 착수한다.
다큐멘터리는 토미 웅거러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펼쳐놓는 데 주력한다. 그 가운데 굵직한 세계사가 뭉텅뭉텅 잡힌다. 웅거러는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위치한 알자스 지방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하의 폭압적인 상황을 체험한다. 독일과 프랑스
동화 작가 토미 웅거러의 삶 <토미 웅거러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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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열렸던 ‘상하이 세계 엑스포’의 지원을 받아 만든 지아장커의 <상해전기>는 ‘상하이’라는 키워드로 현재 중국 사회를 구성하는 의미망을 짚어보려고 시도한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는 상하이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가진 17명의 출연자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들, 국공내전이나 문화대혁명 당시 겪었던 사적인 경험담들이다. 두 번째는 출연자들의 인터뷰 사이에 삽입된 영화들이다. 페이무의 <작은 마을의 봄>, 허우샤오시엔의 <해상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중국>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영화 장면들과 함께 상하이가 영화에서 어떤 무드로 그려졌는지 보여준다. 마지막 세 번째는 지아장커의 페르소나인 자오타오가 상하이의 거리를 떠도는 짧은 장면들이다.
<상해전기>는 워낙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고, 그 맥락을 교묘히 배치했기에 출연자들의 짧은 인터뷰와 인용한 영화만으로는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파악하기
‘상하이’ 다큐멘터리 <상해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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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餘技)로 보는 영화가 있다면 심호흡하고 보아야 할 영화도 있다. <거인>은 그런 영화다. 씁쓸하고 아련하다. 미디어와 상업영화를 통해서는 드러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기층을 훑는 저인망 같은 작품이다. 영화는 외롭고 쓸쓸히 살아가는 10대가 외치는 영혼의 절규에 귀를 기울인다. 가정이 성장의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기에 열일곱 영재(최우식)는 그룹홈인 이삭의 집에서 살고 있다. 법적 성인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그곳에서의 생활은 끔찍하다. 술주정뱅이에 무능력한 아빠, 병약하고 무책임한 엄마, 아직 어린 남동생으로 구성된 그의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살아간다. 신학교에 진학하여 신부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까닭은 그곳 이외에 영재가 시설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살아야 했던 영재는 영악한 생존의 논리를 너무 일찍 깨우쳐버렸다.
주목해야 할 신인감독과 배우의 출현이다. 20대 후반의 젊은 감독 김태용은 자전적 성장담을 첫 장편영화에
10대가 외치는 영혼의 절규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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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의 외도로 이별을 겪은 월레스(대니얼 래드클리프)는 실연의 상처에서 빠져나올 즈음, 우연히 파티에서 샨트리(조 카잔)를 만난다. 두 사람은 말도 잘 통하고 취향도 잘 맞아 월레스는 이내 그녀에게 반한다. 그날 밤 헤어질 무렵, 월레스는 샨트리에게 오래된 남자친구 벤(라프 스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때문에 그는 그녀를 잊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공교롭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다시 만난다. 샨트리는 월레스에게 친구가 될 것을 제안하고, 둘은 솔메이트가 된다. 친구인 듯 친구 이상인 그들의 관계는 위태로워 보인다. 월레스의 친구 알렌(애덤 드라이버)은 그녀에게 진심을 고백하라고 재촉하지만 월레스는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관계도 그렇고, 얼마 전 애인과 결별한 사건 등 과거의 상처가 그를 붙잡기 때문이다.
‘친구로 남을 것인가, 혹은 위험을 무릅쓰고 고백할 것인가’ , 영화 <왓 이프>의 고민은 고전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따른
친구인 듯 친구 이상인 관계 <왓 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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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인 ‘더 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카트>는 배우들의 호연과 깔끔한 연출이 어우러진 담백한 작품이다. 노동쟁의를 다룬 영화라면 지나치게 무겁거나 관객의 감동을 쥐어짜는 스토리가 되기 쉬운데 <카트>는 현명하게 그런 함정을 피하면서 자기 길을 갔다. <카트>의 영화적 완성도를 평가하기 전에, 노동쟁의라는 소재가 상업영화로 진입했다는 의미부터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에서는 오래전부터 노동쟁의를 다루어왔지만, <카트>가 상업영화 진출의 신호탄을 올린 셈이다. 대형마트 이름이 ‘더 마트’인 까닭도 고유명사로서의 의미보다 한국 대형마트의 현실을 폭로한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카트>의 서두는 육체노동은 물론이고 감정노동까지 견뎌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충을 객관적 위치에서 묘사한다.
5년째 모범사원으로 인정받아 곧 정규직 전환을 앞둔 선희(염정아)는 회사의 이익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충 <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