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고 짜고 해봐야 소용 있나요, 막노동판에라도 나가봐야죠. 불쌍한 언니는 어떡하나요. 오늘도 철야명단 올렸겠지요.” 김민기의 곡 <야근>이 흐르고 영화가 시작된다. “생지옥 같은” 일터에서 몸 상하고 마음 상해가며 일했던 1970~80년대 여성 노동자들이 당시의 노동 환경을 증언한다. 1978년 동일 방직 똥물 투척 사건, 1985년 구로동맹 파업 같은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의 역사가 따라 길어올려진다. 똥물 투척 사건을 사진으로 남긴 사진사는 “그때 그 아가씨들처럼 순수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여태 못 봤다”고 말한다. 똥물을 뒤집어쓴 순수한 얼굴의 10대 여공들의 바람은 아프게도 “나도 나이키를 신고 싶다”였다. 삼성반도체 공장의 여성 노동자, “미적 노동”을 강요받는 항공사 승무원, 수시로 언어폭력에 노출된 콜센터 노동자 등 ‘여성’이면서 ‘노동자’인 오늘날의 그녀들도 울음을 참아가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나의 어머니, 나의 여동생, 나의 언니, 나의 누나 혹은
나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한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 <위로공단>
-
에스더(스테파니 클레오)와 줄리앙(마티외 아말릭)은 오랜 친구 사이다. 각자 결혼을 한 뒤 오랜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두 사람은 비밀리에 정사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한다. 에스더는 사랑을 나누는 도중 종종 줄리앙의 입술을 깨물어 상처를 낸다. 이것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알 수 있는 전부다. 그러던 중 줄리앙이 살인사건으로 기소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영화 속 사운드와 이미지는 종종 시공간적으로 엇갈린다. 줄리앙과 에스더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불현듯 심문을 받는 줄리앙의 목소리가 보이스 오버로 끼어든다. 보이스 오버는 관객이 앞서 본 이미지를 사후 서술하면서 이미지가 플래시백임을 뒤늦게 지각하도록 만든다. 이러한 플래시백의 독특한 사용을 통해 과거 이미지를 현재의 시점에 종속된 것으로 그리는 대신 과거 이미지의 독립성을 온전히 보전하려 시도한다.
영화는 줄리앙을 법정에 서게 한 사건의 실체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은 생략하고 사건의 이전과
심문의 대상이 된 두 사람의 관계 <블루룸>
-
“저 칼 되게 잘 써요.” 말간 얼굴을 한 수남(이정현)이 자기 동네 통장(서영화)을 포박해놓고 독한 말을 서슴지 않는다. 피로 물든 정체불명의 살점을 통장의 입에 우겨넣으며 수남은 자신이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때는 수남의 중학교 시절. 고등학교에 진학해 엘리트가 될 것인가, 공장에 취직해 여공이 될 것인가라는 선택의 기로 앞에서 그녀는 전자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손재주도 많고 자격증도 무려 13개나 있지 않은가. 하지만 결국 그녀는 자격증 따위는 하등 쓸모없는 조그마한 공장에 들어가 ‘공순이’로 산다. “사회의 쓴맛을 알고 술을 배우고 남자를 겪으며” 일을 해 먹고산다는 것의 의미를 체화한다. 청각장애를 가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남편도 그곳에서 만났다. 남편의 소망은 하루빨리 집을 사는 것이었지만 그는 수남의 권유로 청각 수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수술 후유증으로 그는 손가락을 잃고 자살까지 시도한다. 그런 남편을 보며 수남은 자책과 책
올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평소처럼 한가로이 일상을 보내던 무민 가족에게 해적떼가 찾아온다. 하지만 해적들은 별일 없이 떠나고, 그들이 두고 간 책을 보던 무민 가족은 귀족들이 술과 도박을 즐기는 섬 리비에라에 이끌려 여행을 떠난다. 거센 파도와 사막을 지나 도착한 리비에라에서 그들 역시 흥청망청 호사로운 시간을 보낸다. 예술가 친구를 사귄 무민파파는 시답잖은 얘기만 늘어놓으며 가족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군다. 무민의 여자친구 스노크메이든은 그곳에서 귀족을 만나 한눈을 팔고, 질투를 느낀 무민은 귀족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1955년 발표된 원작 <무민, 리비에라 해변에 가다>를 바탕으로 하는 <무민 더 무비>는 원작자 토베 얀손 탄생 100주년, 캐릭터 탄생 70주년을 기념하며 제작됐다. 눈을 홀리는 기교에 전혀 기대지 않고 캐릭터만으로 이끌어가는 영화는 오랜 역사에도 녹슬지 않은 원작의 힘을 방증한다. “많은 곳을 다녔지만 제 종착지는 하나였어요. 바로 이곳, 무민 골짜기.” 무민파
오랜 역사에도 녹슬지 않은 원작의 힘 <무민 더 무비>
-
-
동물원 사육사로 일하는 태우(정경호)의 아내 희연(정윤선)은 원인 모를 불치병을 앓고 있다. 병실에 누워 세상을 떠날 날만을 기다리는 희연은 태우에게 자꾸만 자신의 물건 모두를 불태우라고 강요한다. 태우는 희연이 자신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에 더욱 위악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병실만 가면 희연의 짜증을 받아줘야 하고 회사에서는 무료한 날뿐이며 딱히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이 없어 방황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한 여자가 태우의 눈앞에 나타난다. 그는 술에 취한 것 같기도 하고 어딘지 아파 보이기도 하는 묘령의 여인을 자신의 집에 데리고 온다. 그러고는 여자에게 따뜻한 목욕을 시켜주고 옷과 음식을 주며 호의를 베푼다. 태우는 분명 아무런 사심 없이 여자를 도와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병실에 누워 있는 희연에게서 조금씩 마음이 멀어지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마침 그때 태우는 희연에게서 오랜만에 외출을 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 반가워한다. 태우는 몸
젊은 남녀에게 불어닥친 죽음이라는 사건의 파장 <그리울 련>
-
홍이(김고은)는 자신을 길러준 어머니이자 무술 스승인 맹인 자객 월소(전도연)의 손에서 자란다. 실력이 일취월장한 홍이는 무술 시합에 끼어든다. 시합의 주최자인 유백(이병헌)은 한눈에 홍이가 월소에게 사사한 것을 알아차리고는 홍이를 미행한다. 유백은 홍이에게 자신이 입가에 두른 마스크를 셋 셀 동안 빼앗으면 실력을 인정하겠노라고 말한다. 홍이는 곧 유백의 마스크를 빼앗아 들고는 자랑스레 월소에게 간다. 홍이가 유백을 만났음을 알게 된 월소는 홍이에게 칼 한 자루를 내밀며 말한다. “이것은 네 아비를 벤 칼이다.”
액션 활극에 가까운 한국식 변형 무협영화들이 존재해왔지만 전통적인 무협을 표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 의미에서 <협녀, 칼의 기억>은 용기 있는 시도다. 박흥식 감독은 고려 시대 송과 아라비아 상인들과 교역이 활발했던 무역의 공간, 벽란도를 무협의 공간으로 상상한다. 이로써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영화의 기본 배경이 세팅된다. 유백이 머무는 궁궐은 앞선 공
전통적인 무협을 표방하는 영화 <협녀, 칼의 기억>
-
미국 첩보기관 IMF의 요원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작전 수행 도중 의문의 단체에 납치당한다. 자신을 공격한 단체가 미지의 테러조직 '신디케이트'임을 직감한 그는 정체 모를 의문의 여인 일사(레베카 퍼거슨)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이 소동을 알 길 없는 CIA와 미국 정부는 IMF를 해체시켜버린다. 아무런 소속 없이 하루아침에 CIA의 위험인물로 간주된 에단은 신디케이트 조직과 CIA 양쪽으로부터 모두 추적당하는 신세가 된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돌연 사라졌던 에단이 갑자기 나타나 전략 요원 브랜트(제레미 레너)와 IT요원 벤지(사이먼 페그), 그리고 해킹 요원 루터를 오스트리아와 영국 등지로 불러모은다. 신디케이트 소탕 작전은 에단의 지휘 아래 비밀리에 진행되지만 어디선가 또다시 나타난 의문의 여인 일사가 에단 일행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고전적인 첩보 스릴러 장르의 향취를 그대로 재현해내면서도 액션영화로서의 매력 또한 포기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톰 크루즈는 실제
미지의 테러조직 신디케이트 소탕 작전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황정민)은 중고차 불법 매매 사건을 처리하고 한숨 돌리던 차에, 알고 지내던 화물 트럭 운전사인 배 기사(정웅인)의 어린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배 기사는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하청업체로부터 밀린 임금도 받지 못하고 해고 통지를 받고, 부당 해고에 항의하기 위해 본사인 신진물산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다 신진물산의 기획실장인 조태오(유아인)의 눈에 띄어 변을 당한다. 아내에게 문자를 남긴 채 신진물산 건물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는 배 기사의 사정을 알게 된 서도철은 이 사건이 힘없는 노동자의 단순 투신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다. 자신의 재력과 권력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재벌 3세 조태오와 그의 오른팔 최 상무(유해진)는 돈으로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 하지만,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며 목에 핏대 세우는 서도철은 오 팀장(오달수), 미스 봉(장윤주), 왕 형사(오대환), 윤 형사(김시후) 등 광역수사대 식구들과 함께 사건을 끝까지 물고
윤리와 도덕을 상실한 특권층을 향해 퍼붓는 통쾌한 액션 <베테랑>
-
명탐정 코난과 괴도 키드가 고흐의 그림을 두고 대결을 벌인다. 영화는 2차대전 당시 일본 효고현 아시야 시에서 불에 타 사라진 고흐의 <해바라기>를 기적적으로 다시 발견했다는 가상의 설정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어김없이 괴도 키드가 나타나 그림을 훔치겠다는 예고를 한다. 코난은 키드의 범행에 대비하던 중 다른 범죄자의 존재를 눈치채고, 동시에 아시야의 <해바라기>를 둘러싼 슬픈 사연이 드러난다.
<명탐정 코난>의 19번째 극장판인 <명탐정 코난: 화염의 해바라기>는 코난과 괴도 키드의 대결을 다시 한번 그린다. 하지만 시리즈의 팬이라면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결정적인 순간 코난과 괴도 키드는 공통의 목적을 위해 힘을 모으고, 결과적으로 영화는 두 사람의 각기 다른 매력을 동시에 부각하는 전략을 취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코난과 키드, 여주인공 란과의 삼각관계를 암시하는 등 앞으로도 두 라이벌의 흥미로운 관계는 계속 이어질
고흐의 그림을 두고 벌이는 코난과 괴도 키드의 대결 <명탐정 코난: 화염의 해바라기>
-
파리 출신의 세련된 여인 셀레스틴(레아 세이두)은 시골에 있는 랑레르 부부의 집에서 하녀로 일하게 된다. 자존심 강한 셀레스틴에게는 음흉한 속내를 감추려고도 않는 변태적인 랑레르(에르베 피에르), 신경질적인 랑레르 부인, 무뚝뚝한 집사 조제프(뱅상 랭동) 등 그곳의 모든 것이 혐오스럽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갑작스런 어머니의 부고로 의욕을 상실한 셀레스틴은 랑레르 부부의 집에도 그럭저럭 적응해가고, 어느 날부터인가 조제프의 수상쩍은 행동을 눈여겨보기 시작한다.
옥타브 미르보가 쓴 동명의 소설을 장 르누아르, 루이스 브뉘엘에 이어 브누아 자코가 세 번째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전작 <페어웰, 마이 퀸>(2012)에서 그랬듯 브누아 자코는 주요 사건들을 관객과 주인공 앞에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셀레스틴도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 여인네들이 떠들어대는 풍문을 전해듣거나 그저 어림짐작할 뿐이다. 셀레스틴의 과거사도 잦은 플래시백을 통해 관객 앞에 슬쩍 던져놓는다. 별
현대적 뉘앙스와 특유의 스타일로 사회의 모순을 꼬집다 <어느 하녀의 일기>
-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라프 시몬스가 합류한다. 오랫동안 수석 디자이너였던 존 갈리아노가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해임된 이후 디오르는 질 샌더에서 남성복을 디자인하던 시몬스를 디오르의 새 얼굴로 불러들인 것이다. 미니멀리스트인 시몬스는 8주 뒤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갈리아노 특유의 실험적이고 낭만적인 디자인이 지배하던 디오르에 새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책임을 안게 된다. 시몬스는 낯선 크루, 경험 없는 모델과 일하며 혁신적인 컬렉션을 완성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런 와중 창립자 디오르의 오리지널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컬렉션을 준비한다.
감독 프레데릭 청은 <발렌티노: 패션계의 마지막 황제>(2008), <패션 여제, 다이애나 브릴랜드>(2010) 등 지속적으로 패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다. 그는 시몬스에게서 창립자 디오르가 회고록 <크리스티앙 디오르와 나>를 통해 밝혔던 “디자이너 디오르와 자연인 디오르 사이
디올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 준비 과정을 담은 패션 다큐멘터리 <디올 앤 아이>
-
아일랜드 감독 이반 캐바나는 가족을 모티브로 한 힘 있는 드라마와 독창적인 호러를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구축해왔다. 그 두축이 만난 듯한 새 영화 <더 커널> 역시 그의 솜씨가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다. 영상자료원에서 일하는 데이빗(루퍼트 에반스)은 낡은 필름을 보다가 자신의 집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대해 알게 된다. 아내의 외도를 참지 못하고 일가족을 살해한 100년 전 사건. 이에 사로잡힌 데이빗의 두려움이 커지던 와중, 아내 앨리스(한나 훅스트라)의 외도를 목격한 그는 전율한다. 다음날 연락도 없이 사라졌던 아내가 집 근처 냇가에서 익사체로 나타나고, 경찰은 데이빗을 범인으로 의심한다. 데이빗이 필름에서 본 사건에 더 가깝게 다가갈수록 그의 집과 아들 빌리(캘럼 히스)를 둘러싼 이상한 기운은 커져만 간다.
<더 커널>은 흔한 호러들처럼 단도직입적인 공포와 거리가 멀다. 이야기의 무게를 심리 추리극과 호러 사이에 절묘하게 걸친 채 극을 진행한다. 필름 속 사
힘 있는 드라마와 독창적인 호러의 만남 <더 커널>
-
일본 고교 야구의 성지 고시엔 입성을 위해 땀 흘리던 가와고에 고교 야구부는 돌연한 사건으로 인해 출전을 포기한다. 28년 후, 사건의 원인이었던 노리오의 딸 미에(하루)가 당시의 주장 사카마치(나카이 기이치)를 찾아와 야구부 출신의 사회인들이 출전하는 마스터스 고시엔의 참여를 제안한다. 사카마치는 바로 거절하지만, 미에의 지친 모습을 보며 오랜 오해로 만나지 못한 딸을 떠올린다. 그는 옛 동료들을 만나며 야구를 향한 마음이 식지 않았음을 깨닫고 마스터스 고시엔 출전을 결심한다.
고시엔은 고교생의 기운찬 모습과 스포츠의 박진감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일본영화의 대표적인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학창 시절 꿈을 접었던 중년들이 주인공인 <어게인: 끝없는 도전>(이하 <어게인>)은 이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고시엔 영화의 관습을 고스란히 비껴간 채 진행된다. 28년 전 사연으로 돌아가는 신들은 고교 야구 선수들이 마운드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아닌, 사랑하
학창 시절 꿈을 접었던 중년들 다시 꿈의 무대에 서다 <어게인: 끝없는 도전>
-
택시 기사 유네스(파르비즈 파라스투이)는 어느 날 자신의 인생을 바꿀 손님을 만난다. 몸이 심하게 아픈 임신부 세디예(소헤일라 골라스타니)를 태운 것이다. 평소대로라면 목적지인 병원에 내려준 것만으로 유네스의 일은 끝나겠지만 그녀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사정을 안 뒤 유네스가 엉겁결에 그녀의 보호자 역을 맡고 만다. 그런데 세디예의 몸상태는 갈수록 나빠지고 뱃속의 아기마저 위기에 처하자 유네스의 입장 또한 난처해진다.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1999년에 첫 장편영화를 연출한 뒤 이란뿐 아니라 세계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레자 미르카리미 감독의 최신작 <하루>는 독특한 화법을 통해 묵직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감독은 처음 만난 여인을 아무 조건 없이 도와주는 주인공 유네스의 사연과 속마음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유네스는 생업까지 미뤄가며 병원 의자에서 쪽잠을 자고, 심지어 ‘아내를 구타한 몹쓸 남편’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이를 해명하지 않는
독특한 화법을 통해 묵직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다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