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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맑은>은 한국 독립애니메이션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지원 감독의 4편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4편의 성격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키워드는 없어 보이지만 4편을 희미하게 관통하며 흐르는 감독의 고민은 ‘현재’이다. 현재의 불안한 소망들을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견뎌내보라고, 영화는 조용히 제안한다.
2편씩 나누어 볼 수도 있다. ‘돈벌이’가 되지 않는 전공에 넉넉지 않은 집안 사정까지 감당해야 하는 대학생이 우연히 신인 여배우와 만나면서 겪는 감정의 변화를 그린 <럭키 미>와 ‘메탈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믿는 열혈 메탈소녀와 부모의 반대로 록밴드를 탈퇴해야 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담은 <코피루왁>이 현재를 살고 있는 청춘들의 ‘꿈과 현실’이라는 흔하지만 끝나지 않을 대당을 다루었다면, <사랑한다 말해>와 <학교 가는 길>은 애니메이션만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에 좀더 무게를 싣고 있다. <사랑한다 말
고마운 작품 <생각보다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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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영국, 화가 터너(티모시 스폴)는 독특한 화풍과 재능으로 명성을 쌓았지만 여전히 자신이 원하는 풍경을 찾아 유럽을 떠돌아다닌다. 아버지(폴 제슨)가 세상을 떠나자 터너는 집안일을 돌봐주던 한나(도로시 앳킨슨)와의 애매한 관계를 내버려둔 채 여행 중에 만난 소피아(마리온 베일리)와 사랑에 빠진다.
화가들의 이야기는 영화감독들의 끊임없는 매혹의 대상임에 분명하다. <비밀과 거짓말>과 <세상의 모든 계절> 등으로 잘 알려진 감독 마이크 리를 사로잡은 화가는 풍경화가 윌리엄 터너다. <미스터 터너>는 1851년에 세상을 떠난 터너의 마지막 25년을 담고 있다. 빛과 풍경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터너였던 만큼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화면들이다. 영화의 몇몇 장면들은 터너의 그림을 떼어다 옮겨놓은 듯 황홀하다. 마이크 리는 터너가 화폭에 담아낸 풍경들을 현재에 다시 찾아내어 영화적으로 재현해낸다. 특히 터너가 예인선에 의해 끌려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 <미스터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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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케이트(힐러리 스왱크)는 어느 날 오른손의 경련 증상을 경험한다. 이는 루게릭병의 시초였고, 그로부터 1년 반 뒤 케이트의 손과 발은 마비된다. 그녀는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도 없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화장실에 갈 수도, 샤워를 할 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다. 케이트는 남편 에반(조시 더하멜)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력은커녕 제 몸 하나 지켜내기도 버거운 가수지망생 벡(에미 로섬)을 간병인으로 들인다. 예상대로 벡은 첫날부터 실수 연발이다. 벡이 케이트를 돕는 건지 케이트에게 간병인 교육을 받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이런 상황은 두 사람의 관계를 꽤 평등하게 만든다. 어느 날 에반의 외도를 눈치챈 케이트는 벡에게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을 한다.
두 사람의 인생 장르는 대조적이다. 케이트의 삶은 클래식 피아노의 정적인 선율과 어울리고 벡의 삶은 그녀가 즐겨듣는 난잡한 클럽음악 같다. 그러나 두 사람의 대조적인 스타일은 단지 흥미 유발 요소에 머물지 않
눈으로 표출하는 진정성 <유아 낫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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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의 인터넷 검색 엔진 ‘블루북’의 프로그래머 칼렙(돔놀 글리슨)은 우연히 행운의 주인공으로 뽑힌다. 비밀에 싸인 블루북의 회장 네이든(오스카 아이작)과 일주일간 함께 지낼 기회를 얻은 것이다. 기대에 찬 칼렙은 자연 속에 고립된 네이든의 저택을 찾고, 곧 이 이벤트의 진정한 목적을 듣는다. 바로 네이든이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성능을 테스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에이바와 대면한 칼렙은 슬픈 눈빛을 가진 ‘그녀’에게 어느새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28주 후> <네버 렛미고> 등의 각본에 참여했던 알렉스 갈랜드의 연출 데뷔작 <엑스 마키나>는 인공지능이라는 소재에 접근하는 진지한 태도가 돋보이는 SF드라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유사한 종류의 영화들에서 겪었던 바, <엑스 마키나> 역시 눈을 현혹시키는 별난 볼거리와 ‘충격적’인 반전에 기댄 영화 중 하나라 짐작할지 모른다. 그러나 감독은 그에
여전히 흥미로운 문제 <엑스 마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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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소년 히로(라이언 포터)는 불법 로봇 격투대회에 나가는 걸 즐기며 재능을 낭비한다. 이를 안타까워한 형 테디(대니얼 헤니)는 천재 공학도들이 모인 자신의 대학에 히로가 입학하길 기대한다. 히로가 마음을 고쳐먹고 깜짝 놀랄 만한 로봇을 개발하고 입학 허가를 받는 찰나 학교에 불이 나고, 교수를 구하러 뛰어들어간 형이 세상을 뜨고 만다. 실의에 빠져 지내던 히로는 형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형이 개발한 건강관리 로봇 베이맥스와 함께 조사에 나선다.
일본 애니메이션 <철인28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소년과 로봇의 우정이라는 테마는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브래드 버드의 <아이언 자이언트>(1999)를 비롯해 <빅 히어로>처럼 로봇 격투대회가 등장했던 영화 <리얼 스틸>(2011)도 있다. <빅 히어로> 또한 그 연장선인 셈인데, 눈에 띄는 것은 <인크레더블>(2004)을 연상시키는 슈퍼히어로물과의 조우라는 점이다.
디즈니와 마블의 장점이 효율적으로 결합한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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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킬러 존 윅(키아누 리브스)은 사랑하는 아내를 병으로 잃었다. 하지만 그녀가 남긴 애완견 데이지가 있어 마음을 안정하고 간신히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차를 탐낸 러시아 마피아의 일원 요세프가 존 윅을 폭행하고 애완견 데이지마저 죽여버리는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 요세프는 과거 존 윅을 고용한 적 있는 러시아 마피아 보스 비고(마이클 닉비스트)의 아들이다. 마지막 남은 애완견마저 잃은 존 윅은 이제 그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시작한다. <존 윅>은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스턴트’와 ‘격투’ 크레딧을 가득 채운 수많은 ‘선수’들이 품앗이하듯 만든 영화다. 대규모 예산영화는 아니지만 아날로그 격투와 총격 신 등 진짜 땀 냄새가 진동하는 영화랄까. 드디어 연출의 꿈을 이룬, 사실상 단독 감독이라 봐도 무방한 채드 스타헬스키는 과거 <크로우>(1994)의 브랜던 리 대역,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네오(키아누 리브스) 대역 등 스턴트 업계에서는
'선수'들이 만든 영화 <존 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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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걷는가. 26살의 여성 셰릴(리즈 워더스푼)은 고통을 마주하기 위해 발걸음을 뗀다. <와일드>는 야생적인 자연을 횡단하는 94일의 여정을 따라가는 영화다. 그녀가 정작 이곳에서 맞서야 할 것은 자연의 황량함이 아니라 내면의 황량함이다. 가난과 가정폭력을 겪고 성장해 자신의 온 존재의 근원이었던 어머니의 죽음까지 경험한 셰릴 스트레이트는 자신을 방기한 채 외도와 약물에 탐닉하다 결국 이혼에 이르고 만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한없이 낮아진 자존감에 직면한 그녀는 거처할 곳도, 살아야 할 방법도 없는 상태에서 문득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PCT는 남미에서 북미를 가로질러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약 4300km의 악명 높은 도보여행 코스다. 거친 등산로, 눈 덮인 산맥, 사막과 화산지대까지 극한의 자연환경이 이곳에 펼쳐져 있다. 자신의 몸무게를 능가하는 짐을 꾸려 멘 셰릴은 첫날부터 녹록지 않은 여정에서 ‘몸이 그댈 거부하면 몸을 초월하라
자연을 횡단하는 94일의 여정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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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1970>을 가장 명료하게 설명하는 표현은 이른바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판’이라는 말이다. 1978년 강남의 한 고등학교(영화에서는 ‘정문고’로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유하 감독이 졸업한 ‘상문고’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를 무대로 삼은 <말죽거리 잔혹사>(2004), 조직의 보스와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틈에서 제대로 된 기회 한번 잡지 못하는 삼류 건달 병두(조인성)의 이야기인 <비열한 거리>(2006)를 마무리 짓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물론 이 세 영화는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3부작은 아니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풍경과 <비열한 거리>의 욕망이 만난 영화라 할 수 있다.
종대(이민호)와 용기(김래원)는 고아로 자라 넝마주이 생활을 하며 친형제처럼 지낸다. 두 사람은 조폭이 개입된 야당 전당대회 훼방 작전에 얽히게 되고 그 와중에 서로를 잃어버린다. 이후 종대는 손을 씻고 조직에서 나온 길수(정진영)를 아버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판' <강남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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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이라고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엄마 레이코(하라다 미에코)의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가족들은 그녀를 데리고 병원을 찾는다. 그리고 그녀가 말기 뇌종양이며 일주일 정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장남인 코스케(쓰마부키 사토시)는 엄마를 치료해보겠다고 나서지만, 사업 실패 후 사채 빚에 시달리며 무력해진 아버지와 철없는 대학생 남동생 슌페이(이케마쓰 소스케), 속내를 털어놓기 어렵게 차갑기만 한 아내까지, 그가 맞닥뜨려야 할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이별까지 7일>은 <행복한 사전>(2013)을 연출했던 이시이 유야 감독의 신작으로, 하야미 가즈마사의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별까지 7일’이라는 한글 제목이 죽음을 앞둔 엄마와 그녀를 보내야 하는 가족의 슬픈 헤어짐을 주목하게 만들지만, 막상 영화는 원제인 ‘우리 가족’이 말해주듯 엄마의 시한부 선고가 어떻게 가족들을 변화시키는지에 더 주목한다. 그래서 공을 들여 담는
엄마의 죽음이 아니라면 꺼내놓지 않았을 가족들의 진심 <이별까지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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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가 인간이 지닌 위대한 가능성의 절정이라 칭한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가 보존되어 있는 바티칸 박물관은 500여년의 역사 속에 종교와 예술을 아우른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다. 24개 미술관, 1400실의 방에 깃든 종교 미술의 긴 역사를 한 시간 남짓의 다큐멘터리 안에 담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때문에 영화는 40여점을 선별해 관람 체험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한다. 감독 루카 드 마타는 1997년 3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7시간에 달하는 바티칸 박물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는데, <바티칸 뮤지엄>은 이 작업의 압축판이자 3D 효과를 입힌 또 다른 작업이다. 3D 화면에 더해 조명의 사용, 느린 카메라 워크, 웅장한 음악 등을 통해 박물관을 방문한다 해도 결코 볼 수 없는 이미지를 구현한다.
내레이션이 동행하는 <바티칸 뮤지엄>의 관람 방식은 도슨트와 함께하는 관람 경험과 흡사하다. 관객은 걷는 대신 자리에 앉아 카메라가
방문한다 해도 결코 볼 수 없는 이미지 <바티칸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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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참전 미군 사이에서 레전드라 불렸던 크리스 카일의 에세이를 영화화한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왜 이 시대의 거장이라 불리는지 확인시켜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미군 네이비실 최고의 저격수였던 크리스 카일은 수많은 적군의 목숨을 빼앗았고, 그만큼 아군의 목숨을 지켰다.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 사실적으로 그려낸 시가전 장면은 거장의 손길이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모래 태풍이 화면을 가득 채운 채 벌어지는 총격전은 숨막힐 정도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려는 것은 크리스 카일의 활약상도, 이라크전의 이데올로기적 합리화도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전쟁터는 옳고 그름이 사라지고, 삶과 죽음만 남겨진 세계다.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유령처럼 서성인다. 전쟁을 큰 비중으로 다룸에도 불구하고 전쟁 장면보다는 그 이후의 삶이 더 강한 잔상을 남기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아메리칸
크리스 카일의 삶 속에 담긴 질문들 <아메리칸 스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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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살아 움직이던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전시물들에 큰 위기가 닥친다.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줬던 아크멘라(레미 맬렉)의 황금 석판이 부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박물관의 전시물들은 이상행동을 보이거나 돌처럼 굳어가고, 래리(벤 스틸러)는 석판의 비밀을 풀기 위해 대영박물관으로 여정을 떠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은 시리즈를 통틀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촬영한 첫 영화다.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박물관 내부의 모습뿐만 아니라 트라팔가 스퀘어, 웨스트 엔드 등 런던의 명소를 배경으로 극이 진행된다는 것이 3편의 차별화된 지점일 것이다. 영국의 역사적 아이콘인 란셀롯(댄 스티븐스)이 백마를 타고 트라팔가 스퀘어를 질주하는 장면이나 장편영화 사상 최초로 촬영을 허가했다는 대영박물관 전시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유물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장면 등은 이번 영화의 중요한 볼거리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관건은 등장인물들의 코미디 연기를 지켜보는 것이다. 미국
멋진 퇴장의 순간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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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17일 여행자 최미라는 무작정 인천발 제주행 배에 오른다. 배는 400여명의 승객과 3만5천여권의 책을 싣고 제주도 강정마을로 향했다. ‘강정 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를 기획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었다. 미라는 궁금했다. 왜 이 많은 사람들이 강정으로 향하는지, 강정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미라클 여행기>는 해군기지 건설로 고통받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강정 평화도서관에 책을 기증해 강정의 평화를 염원하려는 시민들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강정은 정부가 절대보존지구인 그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나서면서 정부와 주민들이 수년째 치열하게 갈등 중인 고통의 땅이다. 특히 정부가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서 주민들간의 갈등의 골은 더없이 깊어졌다. 영화는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미라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강정의 현실을 인식해가는 과정을 좇는다. 주민들의 생생한 육성은 “대대손손 공동체를 일구
강정 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 <미라클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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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포켓몬> 시리즈가 더 출시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는 일은 새로운 사물이 더 등장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만큼 어렵다. 익숙한 것의 새로운 조합의 무한증식은 포켓몬스터식 진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DP, 베스트위시를 거쳐 XY 시리즈가 극장판으로는 처음으로 공개된다. XY는 생명과 파괴를 상징하는 전설의 포켓몬 제르네아스(X)와 아벨타르(Y)의 상반된 두 가지 힘을 암시한다. 두 힘을 이어줄 첫 번째 주자는 다이아몬드 광산국의 공주 디안시다. 광산국은 다이아몬드가 빛을 잃어가면서 멸망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디안시는 제르네아스의 도움을 얻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영화는 디안시를 중심으로 모험과 귀환을 바탕으로 한 성장 서사를 이어간다. 광산국을 살려야 하는 극중 임무 외에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아야 하는 이중의 임무를 띤 채 등장한 디안시는 예의 바르고 수줍은 가운데 백치미를 한껏 발산한다. 후반은 선과 악의 대결이 주가 되는데 이때 악의 속성을 분열적으로 그
영원한 우정을 찾는 여정 <극장판 포켓몬스터 XY: 파괴의 포켓몬과 디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