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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자신들이 생체실험 대상이었음을 깨닫고 미로를 탈출한 러너들은 미로 밖 더 큰 세계에서 길을 잃는다. 실험을 주도한 것이 비밀조직 위키드임을 안 러너들은 위키드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그들의 흔적을 짚어간다. 폐허가 된 도시 스코치에서 러너들은 광활한 모래사막을 벗어나야 하고, 플레어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떼 크랭크의 습격으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위기에 봉착한다. 위키드에 맞서는 또 다른 비밀결사를 만난 러너들은 그들의 도움을 받아 잠시 휴식을 취하지만 사고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어난다.
모든 것이 절로 주어졌던 미로와는 달리 열린 공간인 스코치에서 러너들은 어디로 갈 것인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직접 결정하고 행동해야 하는 책임감을 안게 된다. 자연히 조화로운 캐릭터 플레이가 필요한데 인물의 개성은 원작에 비해서나 전편에 비해서나 다소 축소됐다. 민호(이기홍)와 뉴트(토머스 생스터) 등 성격이 뚜렷한 캐릭터들의 역할이 작아지면서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의 리더십이 부
미로 밖 더 큰 세계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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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는 정치풍자 코미디다. 영화는 ‘2010대한뉘우스’로 시작한다. 일가족이 밥상머리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한다. 4대강 사업, 청계천 복원 사업, 용산참사 등을 거쳐 대통령의 사주팔자 이야기로 주제가 이어진다. TV 콩트물처럼 방청객의 웃음소리도 뒤섞여 있다. 몇개의 챕터가 더 진행되고 각종 신문 기사의 푸티지 영상이 이어지더니 마침내 본격적인 정치풍자가 시작된다. 이때 상반신만 있는 포돌이 인형이 등장한다. 그는 아버지라는 사람에게 메일을 보내 만남을 청하고 그전까지 하반신을 만들어 붙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들어간다. 그런데 집 안 곳곳에 등장한 쥐떼들이 그의 공구며 살림, 심혈을 기울여 제작 중인 하반신을 갉아먹는다. 쥐떼를 때려잡으려는 포돌이의 사투, 시끄럽다는 주민들의 아우성, 이 모든 난장판 속에서 기도만 올리는 (아마도 포돌이의) 어머니까지. 장면과 장면 사이를 연결하는 건 투쟁가와 소녀시대의 <Gee>와
본격 정치풍자 코미디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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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콜센터 상담원 여주(이미소)는 신용불량 등으로 위기에 몰려 도움을 요청해오는 서민들을 심사해 경제적 회생 기회를 제공한다. 그녀에게 전화를 거는 사람들 대부분은 각종 채무관계로 얽힌 상황에서 자신의 신상정보를 여주에게 내맡기다시피 한다. 여주는 겉으로는 아주 친절하게 그들을 돕는 척하지만, 실은 신용불량자 정보를 사채업자에게 팔아넘기는 못된 짓을 하며 산다. 어느 날 여주는 평소대로 자신에게 상담을 청해온 한 신용불량자 가장의 신상정보를 사채업자에게 건넨다. 그 후, 남자의 아들이 다짜고짜 여주를 찾아와 아빠가 자살을 했다며 어찌된 일인지 따져 묻는다. 죽은 남자를 향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여주는 황당하게도 종말론에 빠진 어느 광신도에게 퇴근길에 납치를 당하고 만다. 더 황당한 것은 그 광신도를 통해서 그녀의 숨겨졌던 과거가 밝혀지고, 그때부터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한국영화아카데미 27기 출신 김성무 감독의 연출 데뷔작인 <선지자의 밤>
사람만이 사람을 구원할 수 있다 <선지자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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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흑백인 행성에 색깔을 가진 소년 민재가 태어났다. 민재를 학대하던 부모는 자살해버리고, 세상 밖에 나선 민재는 괴물로 몰려 경찰에 쫓겨다닌다. 암살단 두목은 민재를 거둬 총 쏘는 법을 가르친다. 민재는 두목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그의 명령대로 사람들을 죽이지만, 그 역시 민재를 도구로만 볼 뿐이었다. 민재는 자신을 강간하려는 암살단 두목의 동생을 죽이고 암살단의 다른 두 아이와 함께 도망친다. 두목은 그들을 쫓고, 두 아이는 민재를 신고해 현상금을 탈 꿍꿍이를 숨긴다. 민재는 하늘을 날아 다른 행성으로 가는 꿈을 꾼다.
어제의 일만은 아니다. 어느 시대든 범주를 달리할 뿐 정상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비정상으로 간주된다. 비정상에 대한 공포는 폭력으로 이어진다. 가장 극단적으로 단순한 예는 피부색이다. <창백한 얼굴들>은 가장 쉽고 직관적인 예시로 아직도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상을 직유한다. 무채색의 세계에서 혼자 노란 피부와 붉은 피를 지닌 민재는 끊임없이
무채색의 세계에서 색깔을 가진 소년이 태어나다 <창백한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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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0년, 대지진과 화산 폭발로 붕괴된 부산 해운대. 홀로 마약을 팔며 거리생활을 하는 소녀가 있다. 고래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녀 하진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고래를 잡은 엄마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외팔이 여해적 상원은 그녀에게 화산고래를 잡으러 가자고 제안한다. 처음엔 삐딱하던 하진은 또래 항해사 이안, 폭약 담당 재형, 작살잡이 텐진, 총잡이 안드라로 구성된 해적단에 마음을 열어간다. 배는 화산섬에 다다르고, 이들은 폐허가 된 섬의 화산고래와 마주한다.
회색빛 도시와 붉은 용암, 거대한 고래의 이미지가 근사하게 어우러지는 작품. 근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화산, 고래를 엮어낸 구상이 매혹적이다. 캐릭터의 매력도 충분하다. 까칠하지만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소녀 하진과 그녀를 이끄는 우아한 해적 상원의 캐릭터는 흥미롭다. 영화는 강해 보이는 두 여성이 각자의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극복하는 법에 대해 파고든다. 서사를 풀어나가는 대목에서 영화는 문제에 봉
제19회 몬트리올국제판타지아 영화제 초청작 <화산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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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많았던 SF 키드들은 어떻게 자랐을까. 형 에이든(잭 브라프)은 오디션을 전전하는 무명배우다. 비듬샴푸 광고 이후에는 일자리마저 끊긴 상태. 아이들 학비는 늙은 아버지에게 생활비는 아내 사라(케이트 허드슨)에게 손 벌리는 자립 불능의 가장이 되었다. 그나마 에이든은 가정이라도 꾸렸지만, 동생 노아(조시 게드)는 가족과도 절연하고 햄버거 냄새가 진동하는 컨테이너에서 독수공방하는 추락한 천재 노총각 신세다. 그러던 중 에이든에게 아버지의 병이 재발해 더는 아이들의 학비를 대줄 수 없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에이든은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는 두 가지 어려운 숙제를 동시에 떠안게 된다.
<가든 스테이트>(2004)로 각종 영화에서 신인감독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데뷔한 배우이자 감독 잭 브라프가 오랜만에 내놓은 영화 연출작이다. 여러모로 <가든 스테이트>와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처럼 느껴진다. 에이든은 전작의 청년이 성장해 가장
꿈 많았던 SF 키드들은 어떻게 자랐을까 <위시 아이 워즈 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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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1년 런던, 교사 이브(피비 폭스)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데리고 폭격을 피해 늪지대 마을에 폐가로 남겨진 일 마쉬 저택으로 간다. 이브는 깐깐한 교장 진과 마을에서 만난 파일럿 해리(제레미 어바인)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현 상황을 타개해보려 하지만, 저택에서 누군가를 목격하면서 불안감이 커져간다. 부모를 잃고 말을 하지 않게 된 에드워드(오클리 펜더개스트)가 아이들의 장난으로 방에 갇힌 뒤 이상행동을 보이고, 이후 아이들이 하나둘 죽어나간다.
영국의 고전 공포소설 <더 우먼 인 블랙>을 영화화해 큰 성공을 거둔 제임스 왓킨스 연출, 대니얼 래드클리프 주연의 <우먼 인 블랙>(2012)의 후속편이다. <우먼 인 블랙: 죽음의 천사>는 귀신 들린 집을 둘러싼 호러 특유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로 공포를 조성한다. 으스스한 저택과 그 밖의 시커먼 늪지대만 이 영화의 공간이기 때문에 단 한시도 밝은 분위기를 만들지 않은 채 어두
귀신 들린 공포의 저택 <우먼 인 블랙: 죽음의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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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산 마을에 사는 엔지는 엄마를 도와 피자 배달을 하면서 카레이서의 꿈을 놓지 않는다. 그의 우상은 은퇴한 전설의 레이서 레이. 엔지와 그의 친구라지, 야쿠, 토리는 매일 마을의 산길에서 레이싱 연습을 한다. 엔지는 은둔해서 지내던 레이를 만나 그에게 지도를 부탁하지만 거절당하고, 도시에서 온 레이서 마틴의 팀에 무시당한다. 그 모습을 본 레이는 돌연 엔지의 지도를 맡기로 결심하고. 마틴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어린이용 TV애니메이션 <놀이터 구조대, 뽀잉>(2013), <에일리언 몽키스>(2014)를 제작한 크레이지버드 스튜디오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모 자동차 회사의 지원을 받아 그 마스코트를 주인공으로 활용했다. 티 없이 밝은 엔지가 카레이서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는, 척박한 환경에 놓여 있어도 꿈을 버리지 않는 이가 은둔하고 있는 고수를 만나 마침내 그 꿈을 이룬다는 전형적인 성장담에 가깝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인 자동차를 다룬 작품이지
엔지가 카레이서가 되어가는 과정 <슈퍼레이서 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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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든(클라이브 오언)은 제7기사단을 이끄는 대장이다. 그는 방탕했던 자신을 거둬준 영주 바톡(모건 프리먼) 아래에서 일하며 그를 아버지처럼 섬긴다. 어느 날 황제의 칙사가 도착해 새로 임명될 의전관 기자 모트(엑셀 헨니)를 알현하도록 명한다. 기자 모트는 귀족들 사이에서 노골적으로 뇌물을 탐하는 이로 악명 높다. 심지가 굳은 바톡은 뇌물에 대한 은근한 압박을 거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이후 갈등을 예고한다. 한편, 바톡은 병을 앓고 있다.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레이든은 이를 곧 알아차린다. 바톡은 레이든에게 가족들에겐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아끼는 검을 하사하며 레이든을 영혼의 후계자로 삼는다.
뚜껑을 열어보니 대서사시가 아니라 사극이다. 사극 중에서도 권력의 암투 대신 내부의 잠재된 균열에 치중하는 쪽에 더 가깝다. 액션보다는 액션을 하기까지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다보니 액션의 절정을 기다리기까지 많은 인내심이
혼란한 시대상을 조명하는 시대극 <제7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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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의 암스테르담, 돈도 직업도 없이 방황하던 젊은이들이 역사에 남을 대담한 범죄를 저지른다. 바로 맥주 기업 하이네켄의 회장인 ‘미스터 하이네켄’ (앤서니 홉킨스)을 납치하기로 한 것이다. 윌렘(샘 워딩턴)과 코 반 하우트(짐 스터게스)를 중심으로 한 일당은 치밀한 작전을 세워 납치에 성공한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인 몸값을 받는 과정에서 계획은 삐걱거리기 시작하고, 하이네켄 역시 의외로 침착한 모습을 보이며 교묘한 말재주로 일당의 분열을 유도한다.
스웨덴의 다니엘 알프레손 감독이 만든 <미스터 하이네켄>은 실제 인물의 납치라는 소재가 먼저 흥미를 끄는 작품이다. 그리고 감독은 범죄 과정을 빠른 리듬으로 밀도 있게 묘사하며 중반부까지 장르적 긴장을 한껏 끌어올린다. 나아가 범죄자 일당과 하이네켄 사이의 계급적 긴장까지 포착하며 신자유주의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당시 유럽 사회에 대한 흥미로운 스케치까지 제공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거침없이 앞으로 달리던 이야
맥주 기업 하이네켄의 회장 '미스터 하이네켄'을 납치하다 <미스터 하이네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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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식인종>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팀이 우크라이나의 시골 마을로 향한다. 20세기 초에 벌어진 최악의 대기근 당시 인육을 먹으며 살아남았던 마을 사람들을 취재하기 위해서이다. 다행히 취재는 순조로운 듯 보였으나 주인공 일행이 악명 높은 살인자가 지냈던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사건이 벌어진다. 스탭들이 장난 삼아 악령을 불러내는 의식을 치르고 만 것이다. 이날부터 사람들의 몸에 정체 모를 상처가 생기는 초자연적인 일이 일어나고, 이들의 목숨 역시 위험에 처한다.
체코 출신의 페트르 야클 감독이 연출한 <구울>은 이제는 더이상 새롭지 않은 파운드 푸티지 화법을 이용한 공포영화이다. <구울>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게 영화가 별로 무섭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블레어 윗치>(1999),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파운드 푸티지 화법을 이용해도 얼마든
파운드 푸티지 화법을 이용한 저예산 호러영화 <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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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의사 남편에 공부 잘하는 딸, 여기에 부유한 가정 형편까지, 은아(최정원)의 삶은 모자랄 것 하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은아의 가족 누구도 사실 행복하지 않다. 학교 친구들에겐 ‘공부의 신’으로 불리는 우등생이지만, 은아의 딸 수아(오유진)는 이제껏 엄마에게 칭찬 한번 들어본 적 없는 우울한 아이다. 광기 어린 집착으로 ‘1등’만을 원하는 엄마 때문에 수아는 자해를 하며 지옥 같은 매일을 견뎌나간다. 자신의 조교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현(장현성)은 은아가 자신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택시비 문제로 기사와 시비가 붙은 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이야기는 간단해 보이지만 소재의 무게도,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상당히 묵직하다. 영화는 하나만 다루기도 버거울 주제를 야심차게 두개나 꺼내든다. 그 하나가 고등학생 수아를 중심으로 입시에 미쳐 돌아가는 부모-학교-사회의 끔찍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풀어나가는 묵직한 주제 <사랑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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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 살인마의 아들인 영도(태인호)는 마을 주민들에게 증오의 대상이다. 학교에선 퇴학당하고, 어디서든 시비가 붙어 경찰서를 제집처럼 드나들기 일쑤다. 제대로 된 일자리마저 구하기 힘든 영도는 친구 꽁(김근수)과 함께 사채업자들과 일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그의 아버지가 자신의 부모를 죽였으니 심장을 받아가겠다는 여자, 미란(이상희)이 나타난다. 남편이 심장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니 심장으로 빚을 갚으라는 것. 영도는 미란이 신경 쓰인다. 한편, 사채 수금을 하는 그에게 돈을 못 갚는 부모 때문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보는 것 역시 괴로운 일이다. 영도는 점점 폭력적이 된다. 운명은 계속해서 그를 옥죄어온다.
죄와 대속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원치 않게 죄를 짊어진 한 남자가 파국을 향해 치닫는 모습을 가학적으로 그려낸다. 환영과 실재를 오가며 한 인간의 밑바닥까지 들춰내는 연출은 집요하고 심미적이다. 영도는 대속을 요구하는 세상에 침을 뱉지만, 침은 제 얼굴로 떨어지고 죄는
살인마의 아들에게 살인마의 피해자가 찾아온다 <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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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을 만들 때 나는 항상 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것은 팥이 보아왔을 비오는 날과 맑은 날들을 상상하는 일이지요.” 소녀 같은 대사를 수줍게 읊는 사람은 일흔이 넘은 도쿠에(기키 기린) 할머니다.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던 봄날, 도쿠에는 센타로(나가세 마사토시)가 운영하는 동네의 작은 도라야키 가게를 찾는다. 구인광고를 본 도쿠에는 50년 넘게 팥을 만들어왔다며 단팥빵을 만드는 그의 가게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센타로는 정중히 거절하지만 도쿠에는 손수 만든 팥소를 들고 다시 그를 찾는다. 팥을 맛본 센타로는 망설임 없이 도쿠에와 함께 일하기로 결정하고, 그녀의 솜씨 덕분에 가게는 점점 손님들로 북적인다. 센타로는 물론이고 매일 가게에서 끼니를 때우는 중학생 와카나(우치다 가라)도 도쿠에와 금방 가까운 사이가 된다. 하지만 도쿠에가 앓았던 병이 알려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하나둘씩 끊기기 시작한다.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줄곧 나라현에서 작업을 해오던
생의 주변부에서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앙: 단팥 인생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