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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명예, 그리고 가정이 있지만 때때로 일탈의 필요성을 느끼는 다섯명의 친구들이 있다. 그들의 리더 격인 건축가 빈센트(칼 어번)는 자신의 건물 맨 위층 펜트하우스 ‘로프트’를 공유하자고 제안한다. 열쇠를 나눠가진 이들은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여자들과 밀회를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로프트에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들 모두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서로를 의심한다. 용의자가 좁혀지는 가운데 반전이 드러나며 사건의 실체가 밝혀진다.
호기심을 당기는 극적 설정과 빠른 템포의 전개, 두 차례의 반전까지 엔터테인먼트에 충실한 영화다. 에릭 반 루이 감독은 2008년 벨기에에서 자신이 연출한 작품을 2014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했다. 흥미롭지만 자칫 붕 뜰 수 있는 연극적 설정이지만, 다섯 남자의 개인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현실에 안착시킨다. 다섯 남자의 캐릭터는 치고받는 재미가 있고, 캐릭터끼리 맞물리고 어긋나며 축조해내는 드라마를 읽는 즐거움 또한 있다. 맥거
남성들 사이 은밀하게 작동하는 질서 <더 로프트: 비밀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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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콜린스>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단 한마디는 ‘알 파치노’다. 주연으로 오직 알 파치노만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감독의 고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알 파치노는 호사와 호색에 지친 슈퍼스타 대니 콜린스를, 유머러스하고 인정 많은 인간 대니 콜린스를 자유자재로 표현해낸다. 지독히 이기적이면서 누구보다 따뜻한 대니 콜린스라는 캐릭터는 배우 알 파치노 속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우아하게 나이 든 아네트 베닝은 알 파치노와 안성맞춤 연기 앙상블을 이룬다. 이 영화는 영국의 뮤지션 스티브 틸스턴의 사연이 모티브가 되었다. 1971년, 존 레넌은 갓 데뷔한 스티브 틸스턴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친필편지를 쓴다. 그러나 중간에 사라진 편지는 무려 34년이 지나서야 틸스턴의 손에 들어간다.
평범한 사람은 상상하기 어려운 성공과 좌절을 겪으며 65살을 맞이한 대니 콜린스는 특별한 생일 선물을 받게 된다. 선물은 바로 40년 전 존 레넌이 자신에게 보낸 편지였다. 어린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 <대니 콜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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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상에 떠도는 미제 살인사건 자료를 수집해 개인 블로그 활동을 하는 프로파일링 동호회 회장이자 자칭 파워블로거 강대만(권상우)은 두 아이의 아빠이자 허름한 만홧가게의 주인이다. 대만은 매상이 점점 떨어지는 만홧가게 운영보다 취미 생활인 블로그 관리에 더욱 매진하는 철없는 남편이다. 한때 경찰학교 시험에서 낙방한 경험이 있는 그는 친구인 강력계 형사 준수(박해준)와의 친분을 이용해 살인사건 현장 주변을 배회하며 잃어버린 꿈을 좇는 중이다. 그런 대만을 누구보다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은 한때 광역수사대 최고의 엘리트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좌천된 베테랑 형사 노태수(성동일). 그에겐 자꾸만 현장에 나타나 형사들을 귀찮게 하는 대만이 눈엣가시다. 그러던 어느 날 태수의 관할구역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의 결정적인 용의자는 다름 아닌 준수.
그런데 대만은 이 사건이 단순 치정살인이 아니라 누군가 준수에게 교묘하게 누명을 뒤집어씌운 계획살인임을 직감한다. 좌천
이 시대의 평범한 가장들이 이끄는 추리극 <탐정: 더 비기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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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7월의 서부전선. 남한군 남복(설경구)은 얼떨결에 군의 일급 비밀문서를 관리하게 된다. 한편 북한군 영광(여진구)은 총 한번 쏴본 적 없는 어리바리한 막내 기관총 병사다.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던 두 사람은 전쟁의 폭격 속에서 우왕좌왕이다. 그사이 남복은 비밀문서를 잃어버리고 만다. 문서를 찾아 헤매던 남복은 우연히 마주친 영광이 문서를 들고 있는 걸 보고는 그를 쫓기 시작한다. 어느새 두 사람은 영광의 본부인 북한군의 탱크 안으로 들어가 치고받는다. 남복은 영광을 회유하고, 설득하고, 그러다 안 되면 고래고래 소리도 질러가며 비밀문서를 내놓으라 한다. 그래야 너도 나도 집에 가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한참 싸우다 잠깐씩 숨을 고를 틈이 생기면 남복은 아내와 이름도 채 짓지 못한 채 두고 온 자식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영광 역시 고향 땅에서 아들 걱정으로 잠 못 이룰 어머니와 애틋한 첫사랑이 사무치게 그립다.
<서부전선>은 군인인 남복과 영광이 우연히 만
집으로 가기 위한 두 남자의 고군분투 <서부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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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가. 산악인들을 향한 반복된 진부한 질문에 “산이 거기 있으니까”라고 진부하게, 혹은 농담처럼 답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현란한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극적인 사건을 만들어내도 그곳에서의 체험을 온전히 전달하는 건 불가능하다. 아마도 겪어본 이들만이 어렴풋하게나마 공유할 수 있는 홀로 완벽한 경험. 이처럼 극도로 개인적인 체험을 어떤 방식으로 재구성할 것인가의 문제는 산악영화가 마주하는 장벽이다. <에베레스트>는 산악영화가 직면한 여러 갈림길 중 자연의 거대함을 철저히 체현시키는 방향을 골랐다. 그 길이 다른 방식에 비해 유효한가는 둘째치고 시각적 재현이라는 관점에서 이 영화는 극한의 완성도를 선보인다.
1996년 에베레스트 등반 붐과 함께 참사가 일어났다. 상업등반대 ‘어드벤처 컨설턴츠’와 ‘마운틴 매드니스’가 에베레스트 정산 등반 후 하산하다 다섯명의 사망자를 낸 것이다. 이때 등반에 참여했던 저널리스트 존 크라카우어는 논픽션 서적 &l
완성도 높은 시각적 재현 <에베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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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자기를 낳다가 죽었다는 죄책감을 안고 사는 엠마누엘(카야 스코델라리오)은 아빠와 새엄마와 불화하며 사춘기를 보낸다. 옆집에 린다(제시카 비엘)가 이사를 오고, 홀로 아이를 키운다는 그녀를 통해 죽은 엄마를 떠올리는 엠마누엘은 린다의 가정부를 자청한다. 엠마누엘의 가족은 그런 딸이 레즈비언임을 의심하면서 지켜보지만, 엠마누엘은 통근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클로드(아뉴린 바너드)와 연애를 시작한다. 한편, 린다의 집을 보던 엠마누엘은 우연히 린다의 아이가 인형인 걸 발견하고 혼란에 빠진다.
<트루스 어바웃 엠마누엘>의 전반은 안정적인 리듬으로 스릴러로서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집과 직장인 병원을 오가는 게 전부일 정도로 엠마누엘의 생활은 단순하지만 비밀이 많아 보이는 린다를 등장시키고 두 여자 사이의 관계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어딘가 서늘한 기운이 퍼지기 시작한다. 거의 호러의 그것을 방불케 하는, 린다의 아이가 인형임이 밝혀지는 그 순간부터 <트루스 어바
지켜주고 싶은 그녀의 비밀 <트루스 어바웃 엠마누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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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가 울리더니 경 읽는 소리가 요란하다. 관 속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세우는 이, 사도(유아인)다. 칼을 빼든 사도가 향하는 곳은 아버지 영조(송강호)가 있는 경희궁. 아버지를 향해 칼끝을 겨누던 사도와 함께 <사도>가 시작된다. 1762년 7월4일 영조가 사도를 뒤주에 가둔다. 세자가 궁궐 후원에 무덤을 파고 관을 짜고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는 게 영조의 이유다. 사도가 들어간 뒤주에 직접 못을 박던 노인 영조의 얼굴이 어느새 40대의 영조 얼굴로 오버랩된다. 어린 사도를 보며 흐뭇해하는 아버지의 자애로운 얼굴이다. 뒤늦게 얻은 아들 사도는 영조에게 기쁨 그 자체였다. 그런 사도는 어째서 아버지의 증오와 분노의 대상이 되었을까. 이 궁금증을 안고 <사도>는 사도가 뒤주에 갇혀 죽게 된 연유를 좇는다. 이때 영화는 영조에서 사도 그리고 정조로 이어지는 삼대의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는 사도가 뒤주에 갇혀 있던 8일간의 시간을 영화의 현재 시점으로 삼고 있
영조에서 사도 그리고 정조로 이어지는 삼대의 서사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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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만대 감독이란 이름과 ‘덫’이라는 영화 제목에서 풍겨오는 기운의 조합은 굳이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 영화가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어렴풋이 짐작하게 만든다. 영화는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한 남자의 시선이 서서히 시뻘건 탐욕으로 물들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봉만대 감독의 최근작들과 비교해보면 다소 낯설고 거친 분위기가 느껴지는 어두운 색채의 영화다.
작가의 권익을 무시하는 영화계 관행과 인간관계에 치이며 사는 시나리오작가 정민(유하준)은 이번엔 진짜로 자신만의 작가 정신을 발휘한 작품을 한편 쓸 목적으로 시골로 향한다. 정민은 시골길을 한참 달리다가 쓰러져가는 표지판 하나를 보더니 무작정 산속에 자리잡은 어느 민박집을 찾아간다. 어딘지 이상한 기운을 품고 있는 허름한 민박집 마당 풍경에 기분이 상한 정민은 다시 차를 돌려 떠나려 하는데, 그 순간 그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허름한 방문을 열고 나온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고생 유미(한제인)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정민은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한 남자의 시선 <덫: 치명적인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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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째 노량진 고시촌에서 생활하며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리는 길호(오정세). 여느 때처럼 만화책과 무협지에 빠져지내던 중에 고시원 동료(송삼동)의 약속 장소에 함께 나가고 그곳에서 대학생 때 자신을 짝사랑하던 정숙(조은지)을 만난다. 옛날답지 않은 그녀의 세련된 모습에 호감을 느낀 길호와 여전히 그를 마음에 두었던 정숙은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한다. 소박하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은 길호의 답답한 수험 생활과 정숙 어머니의 반대로 이별을 맞이한다. 시험을 접어두고 무협 소설을 써서 작가로 데뷔한 길호는 다시 정숙을 찾아간다.
노량진 고시촌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시작하는 <션샤인 러브>는 성과 없이 지지부진한 고시 생활을 이어가는 가난한 청춘을 줄곧 비추지만 한시도 암울한 무드에 쏠리지 않는다.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한 길호와 정숙의 알콩달콩한 사랑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따르지만, 구김살 없는 영화의 전반적인 무드와 잘 섞이며 기분 좋은 감상을 남긴다. 이에
가난한 청춘들의 사랑 <션샤인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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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도라에몽>의 나이가 올해로 35살이 되었다.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도라에몽의 초능력만큼이나 이야기의 소재도 마르는 법이 없다. <극장판 도라에몽> 35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영웅기~스페이스 히어로즈~>는 도라에몽과 그의 친구들이 슈퍼히어로가 되어 우주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진구는 슈퍼히어로영화를 보던 중 자신이 슈퍼히어로가 되어 괴물에게 잡힌 공주를 구하는 상상을 한다. 도라에몽은 영화감독 버거(외모가 햄버거)를 불러내 진구와 그의 친구들에게 초능력이 생기는 히어로 슈트를 입고 영화 <미라클 은하 방위대>의 주인공이 된다. 은하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행성 포클별에서 온 보안관 아론은 우연히 영화 촬영을 하고 있던 이들을 보고 진짜 슈퍼히어로로 착각한다. 그래서 도라에몽과 그의 친구들을 찾아가 포클별이 우주 해적들의 침입을 받아 위기에 처했으니 도와달라고 말한다. 아론의 딱한 사연을 들은 도라에몽과 친
우주여행을 떠난 도라에몽과 친구들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영웅기~스페이스 히어로즈~> 映画ドラえもん: のび太の宇宙英雄記~スペ-スヒ-ロ-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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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자신들이 생체실험 대상이었음을 깨닫고 미로를 탈출한 러너들은 미로 밖 더 큰 세계에서 길을 잃는다. 실험을 주도한 것이 비밀조직 위키드임을 안 러너들은 위키드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그들의 흔적을 짚어간다. 폐허가 된 도시 스코치에서 러너들은 광활한 모래사막을 벗어나야 하고, 플레어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떼 크랭크의 습격으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위기에 봉착한다. 위키드에 맞서는 또 다른 비밀결사를 만난 러너들은 그들의 도움을 받아 잠시 휴식을 취하지만 사고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어난다.
모든 것이 절로 주어졌던 미로와는 달리 열린 공간인 스코치에서 러너들은 어디로 갈 것인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직접 결정하고 행동해야 하는 책임감을 안게 된다. 자연히 조화로운 캐릭터 플레이가 필요한데 인물의 개성은 원작에 비해서나 전편에 비해서나 다소 축소됐다. 민호(이기홍)와 뉴트(토머스 생스터) 등 성격이 뚜렷한 캐릭터들의 역할이 작아지면서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의 리더십이 부
미로 밖 더 큰 세계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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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는 정치풍자 코미디다. 영화는 ‘2010대한뉘우스’로 시작한다. 일가족이 밥상머리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한다. 4대강 사업, 청계천 복원 사업, 용산참사 등을 거쳐 대통령의 사주팔자 이야기로 주제가 이어진다. TV 콩트물처럼 방청객의 웃음소리도 뒤섞여 있다. 몇개의 챕터가 더 진행되고 각종 신문 기사의 푸티지 영상이 이어지더니 마침내 본격적인 정치풍자가 시작된다. 이때 상반신만 있는 포돌이 인형이 등장한다. 그는 아버지라는 사람에게 메일을 보내 만남을 청하고 그전까지 하반신을 만들어 붙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들어간다. 그런데 집 안 곳곳에 등장한 쥐떼들이 그의 공구며 살림, 심혈을 기울여 제작 중인 하반신을 갉아먹는다. 쥐떼를 때려잡으려는 포돌이의 사투, 시끄럽다는 주민들의 아우성, 이 모든 난장판 속에서 기도만 올리는 (아마도 포돌이의) 어머니까지. 장면과 장면 사이를 연결하는 건 투쟁가와 소녀시대의 <Gee>와
본격 정치풍자 코미디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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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콜센터 상담원 여주(이미소)는 신용불량 등으로 위기에 몰려 도움을 요청해오는 서민들을 심사해 경제적 회생 기회를 제공한다. 그녀에게 전화를 거는 사람들 대부분은 각종 채무관계로 얽힌 상황에서 자신의 신상정보를 여주에게 내맡기다시피 한다. 여주는 겉으로는 아주 친절하게 그들을 돕는 척하지만, 실은 신용불량자 정보를 사채업자에게 팔아넘기는 못된 짓을 하며 산다. 어느 날 여주는 평소대로 자신에게 상담을 청해온 한 신용불량자 가장의 신상정보를 사채업자에게 건넨다. 그 후, 남자의 아들이 다짜고짜 여주를 찾아와 아빠가 자살을 했다며 어찌된 일인지 따져 묻는다. 죽은 남자를 향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여주는 황당하게도 종말론에 빠진 어느 광신도에게 퇴근길에 납치를 당하고 만다. 더 황당한 것은 그 광신도를 통해서 그녀의 숨겨졌던 과거가 밝혀지고, 그때부터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한국영화아카데미 27기 출신 김성무 감독의 연출 데뷔작인 <선지자의 밤>
사람만이 사람을 구원할 수 있다 <선지자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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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흑백인 행성에 색깔을 가진 소년 민재가 태어났다. 민재를 학대하던 부모는 자살해버리고, 세상 밖에 나선 민재는 괴물로 몰려 경찰에 쫓겨다닌다. 암살단 두목은 민재를 거둬 총 쏘는 법을 가르친다. 민재는 두목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그의 명령대로 사람들을 죽이지만, 그 역시 민재를 도구로만 볼 뿐이었다. 민재는 자신을 강간하려는 암살단 두목의 동생을 죽이고 암살단의 다른 두 아이와 함께 도망친다. 두목은 그들을 쫓고, 두 아이는 민재를 신고해 현상금을 탈 꿍꿍이를 숨긴다. 민재는 하늘을 날아 다른 행성으로 가는 꿈을 꾼다.
어제의 일만은 아니다. 어느 시대든 범주를 달리할 뿐 정상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비정상으로 간주된다. 비정상에 대한 공포는 폭력으로 이어진다. 가장 극단적으로 단순한 예는 피부색이다. <창백한 얼굴들>은 가장 쉽고 직관적인 예시로 아직도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상을 직유한다. 무채색의 세계에서 혼자 노란 피부와 붉은 피를 지닌 민재는 끊임없이
무채색의 세계에서 색깔을 가진 소년이 태어나다 <창백한 얼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