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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이어진 요괴 왕국을 무너트리고자 또 다른 요괴들이 공격해오고, 왕비와 가신들은 황급히 인간세계로 몸을 피한다. 요괴 왕비는 인간으로 위장한 가신들과 영년촌의 촌장 송천음(정백연)의 집을 방문하고, 그곳에 온 서소남(바이바이허)과 나강(강무)은 그들을 잡으려고 한다. 그 틈에 왕비는 자신이 잉태한 왕자를 송천음의 몸에 맡기고 죽음을 맞는다. 서소남과 송천음은 우여곡절 끝에 태어난 왕자 우바를 팔아넘기지만, 그를 잊지 못한 두 사람은 다시 우바를 찾으러 떠난다.
전체 관람가 눈높이에 맞춘 듯한 <몬스터 헌트>는 흔히 떠올릴 ‘대중영화’의 거의 모든 설정을 곳곳에 담고 있다. 중국의 고전 <산해경>과 <요재지이>를 통해 신화와 판타지를 동시에 끌어안아, 영화의 중심을 차지하는 요괴가 마음껏 활보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했다. 오프닝의 추격 신부터 마지막 식당에서 펼쳐지는 클라이맥스까지 액션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간간이 요괴들의 재롱으로 이뤄진 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요괴 캐릭터들 <몬스터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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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한은정)은 일과 사랑 모두에 외면받은 여자다. 알코올중독에 빠진 남편의 폭력은 점점 심해지고, 대학에서도 가정 문제를 이유로 승진에서 제외한다. 고등학생 딸 유진(공예지)은 부모의 보살핌을 기대할 수 없는 처지다. 자영 부부가 크게 싸운 날 밤, 쓰러져 있는 자영을 보고 엄마가 죽었다고 오해한 유진은 아빠를 음독 살해한다. 자영의 고군분투로 유진은 무죄를 선고받지만 사건은 모녀에게 트라우마를 남긴다. 3년 후, 자영과 재수생이 된 유진. 이들 모녀 곁에 동하(조동혁)가 나타난다. 자영은 그와 결혼하며 안정된 삶을 꿈꾼다. 자영이 직장에서의 커리어를 쌓는 데 여념이 없는 사이, 동하와 유진은 외로움을 공유하며 점차 금기된 사랑에 빠져든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인식 감독은 동성애를 한국영화의 주요 소재로 삼고(<로드무비>(2002)), 경계성 인격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얼굴없는 미녀>(2004)) 등 파격적인 시도를 거듭해왔다
한 남자를 둘러싼 모녀의 사랑 <세상 끝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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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팍한 노인 강만(최종원)은 성격 탓에 반겨주는 이도 없이 술과 낡은 자전거를 벗 삼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앞에 집 나간 아들이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과 함께 손자 풍도(박민상)가 나타난다. 강만은 거둬줄 수 없다며 풍도를 거부하지만, 당돌하고 뻔뻔한 풍도는 보육원에 가지 않기 위해 강만을 조르고 강짜를 부려가며 그의 곁에 남는다. 강만은 풍도의 넉살과 싹싹함에 점차 마음을 열어가고, 란제리 판매상 복만, 다방 레지 미자 등 마을 사람들과도 가까워진다. 즐거운 나날도 잠시, 강만은 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통보받고, 마을 사람들과 풍도는 마지막까지 그와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간다.
시한부 할아버지와 손자가 애틋한 정을 나누는 휴먼 드라마다. 전형적인 서사의 얼개를 갖춘 참으로 ‘착한’ 영화인데, 문제는 착하기만 하다는 것이다. 올드한 톤과 전형적 캐릭터들 그리고 과장되고 작위적인 연기는 마치 오래된 TV 단막극을 보는 듯하다. ‘화이트아웃’이나 ‘와이프’ 등 근래엔 잘
시한부 할아버지와 손자의 휴먼 드라마 <늙은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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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수컷 개구리들이 일시에 들썩이기 시작한다. 개구리 왕국의 올림픽, 일명 ‘개굴림픽’ 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게다가 올해 개굴림픽 우승자에게는 공주와 혼인할 기회가 주어진다니 신분상승을 꿈꾸는 개구리들이 인생을 걸고 도전할 만하다. 그러나 공주 재키는 자유를 꿈꾸는 말괄량이다. 자신을 두고 개구리들이 경기를 펼치는 것이 영 못마땅했던 재키는 개굴림픽에 직접 참가해 우승 자리를 꿰차기로 한다. 그래야 정략결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콧수염을 그려넣는 게 다지만 나름 남장도 했다. 한편 시장에서 곤충을 구워 팔던 평범한 청년 프레디는 자신의 친구인 파리를 지키려다 엉겁결에 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뱀 마왕은 개구리 왕국을 통째로 삼킬 야욕으로 애꾸눈을 경기에 출전시킨다.
중국에서 제작된 <개구리 왕국>은 의인화를 바탕으로 인간 세상을 풍자하거나 교훈을 주는 기본 본령에 충실한 애니메이션이다. 파리-개구리-뱀으로 이어지는 생태계의 먹이사슬 역시 충실하게 반영
‘개굴림픽’에 출전한 말괄량이 개구리 공주 <개구리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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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단어에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울림이 있다. 그것은 보편적이면서도 유일하다. <세컨드 마더>는 13년째 남처럼 떨어져 살았던 엄마와 딸이 관계를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부유한 가정집의 하우스 메이드로 일하는 발(헤지나 카제)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라곤 하지만 딸과 소원해진 상태다. 어느 날 딸 제시카(카밀라 마르질라)가 대학 입시를 위해 주인집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발은 자유분방한 카밀라의 태도가 불편하고, 카밀라는 매사 집주인의 눈치를 살피는 엄마가 답답하다. 발은 타인보다 멀어진 친딸과 딸보다 정성을 쏟으며 길러온 주인집 아들 파빙요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지만, 천천히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발은, 주인집 아들에게는 친엄마만큼 친근해서 두 번째 ‘엄마’이고, 친딸 제시카에게는 길러준 엄마보다 낯설어서 ‘두 번째’ 엄마다. 영화는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엄마로 대표되는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 <세컨드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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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사인 키이스(가이 피어스)는 안정적인 직장과 화목한 가정 등 겉으로 보기에 행복한 삶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는 결혼 이후 포기한 음악 때문에 자신의 삶에 조바심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 자신의 삶이 정체된 채 이대로 끝날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교환 학생 소피(펠리시티 존스)가 키이스의 집에 잠시 머물기로 하면서 그의 삶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 어린 나이에도 성숙한 분위기를 지닌 소피에게 키이스는 조금씩 마음이 끌리고, 어느 날 음악을 매개로 짧은 교감을 나눈 뒤 좀더 용기를 내어 접근을 시도한다.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2013년 작품 <우리가 사랑한 시간>은 중년 남성과 어린 여성의 사랑,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감당하기 힘든 결과를 그린 작품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많은 관객은 이미 영화의 시작과 전개, 끝을 대략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사랑한 시간>은 그런 ‘전형적’인 전개를 충실하게 따라가
중년 남성과 어린 여성의 사랑 <우리가 사랑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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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잭 에프런)은 야심찬 아마추어 DJ다. 마약과 술로 뒤범벅된 파티를 즐기는 게 그와 친구들의 일상이지만 콜은 음악 작업 또한 게을리하지 않는다. 무대 뒤에서 보조 DJ로 일하던 그는 파티의 메인 DJ이자 유명 DJ인 제임스 리드(웨스 벤틀리)를 만난다. 제임스에게 재능을 인정받은 콜은 함께 작업할 기회를 얻으며 조금씩 자신의 꿈에 다가선다. 문제는 콜이 제임스의 조수이자 연인인 소피(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에게 끌린다는 점. 이기적인 제임스에게 지쳐가던 소피도 콜에게 마음을 열면서 둘은 짧은 밀회를 즐긴다. 그러나 제임스에게 이 사실을 들킨 콜은 작업실에서 쫓겨난다. 설상가상으로 절친한 친구 스쿼럴이 마약을 과다 복용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절망에 빠져 있던 콜은 그동안 만들어놓은 트랙들을 모아 다시금 제임스를 찾아간다.
TV 카메라맨, 광고 기획자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감독의 작품답게 감각적인 영상들이 돋보인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영화 초반, 환각제를 복용한 콜이 마
감각적인 영상과 다채로운 사운드 <위아 유어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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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오브 컵스>는 줄거리를 요약하기 힘든 작품이다. 단순히 요약하자면 극작가 릭(크리스천 베일)의 가족, 사랑, 일을 포함한 삶 자체를 다룬 작품이다. 그러나 관객이 볼 수 있는 것은 단단한 삶이 아니라 파편화된 모호한 삶이다. 영화의 내레이션은 이것을 이상적인 공간을 찾아나선 한 남자의 여정이라고도, 혹은 진주를 찾는 어린 왕자 또는 기사의 이야기라고도 설명한다. 그러나 관객이 볼 수 있는 것은 도시를 떠도는 한 남자의 방탕하고도 사색적이며 파편화된 이야기다. 영화 내내 사람들의 대화 사이로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이 삽입된다. 내레이션의 주체는 전지적 서술자, 혹은 릭을 포함한 극중 인물들의 목소리로도 나타난다. 이러한 다중화자 방식은 테렌스 맬릭 영화의 특징 중 하나다.
테렌스 맬릭이 전작에서 탐구해온 자연에 대한 찬미는 약해진 인상이다. 초반 인서트를 제외하면 자연보다는 도시 공간에 초점을 맞춘다. 도시에서도 영상미라고 뭉뚱그려 표현되는 그의 탐미적인 방식은
파편화된 삶의 조각 <나이트 오브 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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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일탈로 연애를 시작한 이든(마크 듀플라스)과 소피(엘리자베스 모스) 부부는 오랜 권태기 때문에 상담가의 조언을 받는 처지가 됐다. 차도가 보이지 않자, 테라피스트(테드 댄슨)는 수많은 부부가 관계를 회복한 별장을 방문해보기를 권하고, 두 사람은 흔쾌히 응한다. 소피는 첫날 그곳 별채에서 이든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정작 이든은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 다음날 이든 역시 같은 경험을 하고, 둘은 별장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하고 도망친다. 하지만 다시 돌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든, 소피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더 원 아이 러브>는 한 커플이 낯선 곳에서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이들과 함께 지내는 기묘한 상황을 그린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만큼, 영화 곳곳에서 올곧은 야심이 드러난다. (초반에 잠깐 등장하는 테드 댄슨을 제외하면) 오로지 마크 듀플라스와 엘리자베스 모스가 1인2역으로 열연한 이든과 소피‘들’이 영화 속 인물의 전부다. 또한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이들과의 기묘한 동거 <더 원 아이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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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회사에서 일하는 잭은 가족과 함께 동남아의 한 국가에 파견을 온다. 인터넷은커녕 TV도 나오지 않고, 회사와도 연락 두절인 상황에서 제4세계의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잭(오언 윌슨)과 가족. 불길한 예감 속에서 무력 테러가 일어나고, 반군은 외국인들이 머무는 호텔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무차별적인 공격 속에서 가까스로 호텔을 빠져나온 잭과 가족은 현지 사정에 능통한 해먼드(피어스 브로스넌)를 만나 지옥 같은 도시를 빠져나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스펙터클을 제공하는 스릴러로서는 타이트하고 군더더기 없이 잘 빠진 경량의 영화다. 낯선 이국에 고립된 긴박한 상황은 피부로 와닿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번번이 절체절명의 위기다. 그러나 마냥 스펙터클을 즐기기엔 불편하다. 영화는 동남아의 한 국가를 열등하고 미개한 국가로 묘사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반군을 필요 이상으로 비인간적이고 극악무도한 무리로 그려낸다. 대상화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는 듯, 해먼드의 입을 빌려 반군이 폭동
군더더기 없는 스릴러 <이스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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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 극으로 치닫던 1957년, 루돌프 아벨(마크 라일런스)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다. 미국은 형식적이나마 법의 공정함을 보여주기 위해 아벨의 변호인을 선임해주는데, 보험전문변호사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이 모두 기피하는 이 역할을 맡는다. 스파이를 변호한다는 이유로 여론의 비난은 물론 가족들이 위협받지만 도노반은 ‘법 앞에 평등’이라는 명제를 끝까지 지켜나간다. 한편 같은 시기 CIA 첩보기 조종사가 소련에 붙잡히자 서로 정보가 누설될까 두려웠던 양쪽 정부는 비공식적으로 포로교환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이에 도노반은 스파이 맞교환을 위한 비밀협상의 책임자가 되어 독일로 향한다.
몇 가지 코드가 있다. 실화, 드라마, 역사물,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의 만남, 야누스 카민스키의 촬영 등 구성요소를 들으면 대개 어떤 영화가 어떻게 그려질지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스파이 브릿지>는 그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장담컨대 당신이 어떤 그림을 상상하더라도 이 영화는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시네아스트의 수작 <스파이 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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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 말타자드의 함정으로 미니모이 왕국에 갇혀버린 소년 아더(프레디 하이모어). 인간 세상과 미니모이 왕국을 잇는 길이 열리는 날, 말타자드는 아더를 대신해 인간 세상으로 나간다. 아더는 세계 정복을 꿈꾸는 말타자드를 저지하고자 미니모이 왕국의 공주 셀레나, 왕자 베타와 함께 인간 세계로 향한다.
<제5원소> <루시> 등 독특한 상상력과 액션이 결합된 작품을 선보여온 뤽 베송 감독이 만든 판타지 애니메이션. 2mm 길이의 새로운 종족 미니모이와 세심하게 축조된 미니모이 왕국의 모습이 생경한 재미를 선사한다. 1편에서 자연친화적인 미니모이들의 삶의 방식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면, 2편에선 향락에 물든 미니모이 세계를 통해 인간 세상을 은유했다. 3편에서는 인간 세계에 들어선 악당과의 대결을 그리는 만큼 미니모이 왕국보다는 아더 가족이 사는 1960년대 미국 코네티컷 마을이 주된 배경이 된다. 다양한 인종과 개체가 힘을 모아 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영화가 지닌
영화가 지닌 공존의 세계관 <아더와 미니모이3: 두 세계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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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아버지와 떨어져 지낸 미사키(나가사쿠 히로미). 아버지가 8년 전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고향 노토에 온다. 인적이 드문 해안가 마을에서 그녀는 요다카 카페를 열어 묵묵히 아버지를 기다린다. 이웃에는 싱글맘 에리코(사사키 노조미)가 딸 아리사(사쿠라다 히요리), 아들 쇼타와 함께 산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 어려운 에리코가 방황하는 사이 두 아이는 급식비를 못 내 친구들의 놀림감이 된다. 미사키는 에리코의 가족에게 손을 내밀지만, 에리코는 차갑게 외면한다. 기댈 곳이 없는 아리사와 쇼타는 미사키의 카페에서 일해 급식비를 마련하고, 아리사는 카페 이름 요다카의 의미를 찾아 미사키의 그리움을 헤아리고자 한다.
일본영화 특유의 적적함과 커피라는 아이템이 대표하는 여유로움은, 대만 출신 감독 치앙시우청이 일본으로 건너 가 만든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의 뼈대를 이루는 무드다. 미사키는 아버지의 창고를 꾸려 아담한 카페를 만들고, 에리코와 그 아이들은 평소
단조로움 끝에 만나는 가족의 따뜻한 연대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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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택시 운전사가 돼 돌아왔다. 감독이 직접 택시를 몰며 다양한 승객들을 만난다. 제일 먼저 택시에 오른 두명의 손님은 사형 집행 등 이란 사회의 법제도와 그 적용에 대해 치열하게 언쟁한다. 다음 손님은 자신은 비디오 대여업자로 자신과 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이란 사람들은 외국영화를 볼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감독의 택시에는 감독의 친조카인 초등학생 하나도 오른다. 조카는 배급이 가능한 영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지고 자신의 디지털카메라로 삼촌을 찍는다. 택시의 대시보드에 설치된 고정 카메라가 한정된 택시의 공간을 비춘다. 이 카메라는 때론 택시 너머의 바깥세상을 지켜보는 관찰자적 시점으로도 활용된다. 조카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 중간중간 고정 카메라를 대신해 영화의 눈이 되기도 한다. <택시>는 얼핏 보면 다큐멘터리인가 싶지만 정교하게 짜인 극영화 안에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들을 넣은 작품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러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