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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든(클라이브 오언)은 제7기사단을 이끄는 대장이다. 그는 방탕했던 자신을 거둬준 영주 바톡(모건 프리먼) 아래에서 일하며 그를 아버지처럼 섬긴다. 어느 날 황제의 칙사가 도착해 새로 임명될 의전관 기자 모트(엑셀 헨니)를 알현하도록 명한다. 기자 모트는 귀족들 사이에서 노골적으로 뇌물을 탐하는 이로 악명 높다. 심지가 굳은 바톡은 뇌물에 대한 은근한 압박을 거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이후 갈등을 예고한다. 한편, 바톡은 병을 앓고 있다.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레이든은 이를 곧 알아차린다. 바톡은 레이든에게 가족들에겐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아끼는 검을 하사하며 레이든을 영혼의 후계자로 삼는다.
뚜껑을 열어보니 대서사시가 아니라 사극이다. 사극 중에서도 권력의 암투 대신 내부의 잠재된 균열에 치중하는 쪽에 더 가깝다. 액션보다는 액션을 하기까지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다보니 액션의 절정을 기다리기까지 많은 인내심이
혼란한 시대상을 조명하는 시대극 <제7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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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의 암스테르담, 돈도 직업도 없이 방황하던 젊은이들이 역사에 남을 대담한 범죄를 저지른다. 바로 맥주 기업 하이네켄의 회장인 ‘미스터 하이네켄’ (앤서니 홉킨스)을 납치하기로 한 것이다. 윌렘(샘 워딩턴)과 코 반 하우트(짐 스터게스)를 중심으로 한 일당은 치밀한 작전을 세워 납치에 성공한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인 몸값을 받는 과정에서 계획은 삐걱거리기 시작하고, 하이네켄 역시 의외로 침착한 모습을 보이며 교묘한 말재주로 일당의 분열을 유도한다.
스웨덴의 다니엘 알프레손 감독이 만든 <미스터 하이네켄>은 실제 인물의 납치라는 소재가 먼저 흥미를 끄는 작품이다. 그리고 감독은 범죄 과정을 빠른 리듬으로 밀도 있게 묘사하며 중반부까지 장르적 긴장을 한껏 끌어올린다. 나아가 범죄자 일당과 하이네켄 사이의 계급적 긴장까지 포착하며 신자유주의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당시 유럽 사회에 대한 흥미로운 스케치까지 제공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거침없이 앞으로 달리던 이야
맥주 기업 하이네켄의 회장 '미스터 하이네켄'을 납치하다 <미스터 하이네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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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식인종>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팀이 우크라이나의 시골 마을로 향한다. 20세기 초에 벌어진 최악의 대기근 당시 인육을 먹으며 살아남았던 마을 사람들을 취재하기 위해서이다. 다행히 취재는 순조로운 듯 보였으나 주인공 일행이 악명 높은 살인자가 지냈던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사건이 벌어진다. 스탭들이 장난 삼아 악령을 불러내는 의식을 치르고 만 것이다. 이날부터 사람들의 몸에 정체 모를 상처가 생기는 초자연적인 일이 일어나고, 이들의 목숨 역시 위험에 처한다.
체코 출신의 페트르 야클 감독이 연출한 <구울>은 이제는 더이상 새롭지 않은 파운드 푸티지 화법을 이용한 공포영화이다. <구울>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게 영화가 별로 무섭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블레어 윗치>(1999),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파운드 푸티지 화법을 이용해도 얼마든
파운드 푸티지 화법을 이용한 저예산 호러영화 <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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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의사 남편에 공부 잘하는 딸, 여기에 부유한 가정 형편까지, 은아(최정원)의 삶은 모자랄 것 하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은아의 가족 누구도 사실 행복하지 않다. 학교 친구들에겐 ‘공부의 신’으로 불리는 우등생이지만, 은아의 딸 수아(오유진)는 이제껏 엄마에게 칭찬 한번 들어본 적 없는 우울한 아이다. 광기 어린 집착으로 ‘1등’만을 원하는 엄마 때문에 수아는 자해를 하며 지옥 같은 매일을 견뎌나간다. 자신의 조교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현(장현성)은 은아가 자신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택시비 문제로 기사와 시비가 붙은 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이야기는 간단해 보이지만 소재의 무게도,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상당히 묵직하다. 영화는 하나만 다루기도 버거울 주제를 야심차게 두개나 꺼내든다. 그 하나가 고등학생 수아를 중심으로 입시에 미쳐 돌아가는 부모-학교-사회의 끔찍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풀어나가는 묵직한 주제 <사랑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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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 살인마의 아들인 영도(태인호)는 마을 주민들에게 증오의 대상이다. 학교에선 퇴학당하고, 어디서든 시비가 붙어 경찰서를 제집처럼 드나들기 일쑤다. 제대로 된 일자리마저 구하기 힘든 영도는 친구 꽁(김근수)과 함께 사채업자들과 일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그의 아버지가 자신의 부모를 죽였으니 심장을 받아가겠다는 여자, 미란(이상희)이 나타난다. 남편이 심장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니 심장으로 빚을 갚으라는 것. 영도는 미란이 신경 쓰인다. 한편, 사채 수금을 하는 그에게 돈을 못 갚는 부모 때문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보는 것 역시 괴로운 일이다. 영도는 점점 폭력적이 된다. 운명은 계속해서 그를 옥죄어온다.
죄와 대속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원치 않게 죄를 짊어진 한 남자가 파국을 향해 치닫는 모습을 가학적으로 그려낸다. 환영과 실재를 오가며 한 인간의 밑바닥까지 들춰내는 연출은 집요하고 심미적이다. 영도는 대속을 요구하는 세상에 침을 뱉지만, 침은 제 얼굴로 떨어지고 죄는
살인마의 아들에게 살인마의 피해자가 찾아온다 <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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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을 만들 때 나는 항상 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것은 팥이 보아왔을 비오는 날과 맑은 날들을 상상하는 일이지요.” 소녀 같은 대사를 수줍게 읊는 사람은 일흔이 넘은 도쿠에(기키 기린) 할머니다.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던 봄날, 도쿠에는 센타로(나가세 마사토시)가 운영하는 동네의 작은 도라야키 가게를 찾는다. 구인광고를 본 도쿠에는 50년 넘게 팥을 만들어왔다며 단팥빵을 만드는 그의 가게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센타로는 정중히 거절하지만 도쿠에는 손수 만든 팥소를 들고 다시 그를 찾는다. 팥을 맛본 센타로는 망설임 없이 도쿠에와 함께 일하기로 결정하고, 그녀의 솜씨 덕분에 가게는 점점 손님들로 북적인다. 센타로는 물론이고 매일 가게에서 끼니를 때우는 중학생 와카나(우치다 가라)도 도쿠에와 금방 가까운 사이가 된다. 하지만 도쿠에가 앓았던 병이 알려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하나둘씩 끊기기 시작한다.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줄곧 나라현에서 작업을 해오던
생의 주변부에서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앙: 단팥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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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뒤 5년째 아이를 갖지 못한 소연(김민경)과 준식(조한선) 부부는 서로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부부는 관계를 회복해보고자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금실을 찾아준다는 성철(마동석)의 식당을 찾아가는데 시작부터가 순탄치 않다. 길도 없는 산에서 차 바퀴는 진흙탕에 빠지고, 겨우 찾아간 식당은 어쩐지 분위기가 좋지 않다. 술과 고기를 강권하며 과한 친절을 베푸는 성철에게선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고, 성철 곁에서 부엌 일을 돕는 여인 민희(지안)도 의뭉스럽긴 마찬가지다.
<트럭>(2008)을 만든 권형진 감독은 이번에도 주인공을 ‘함정’에 빠뜨린다. 앞에 놓인 것이 덫임을 알고 있음에도 주인공은 고육지책으로 미끼를 물 수밖에 없다. 함정을 파고 불안을 흘려 스릴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진부하지만 효과가 꽤 크다. 나약한 주인공은 고립돼 있고, 이성적인 방법으로는 제동이 걸리지 않는 악당은 기대 이상의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악당은, 마동석이라는 배우를 통해 굉장한 위
SNS를 통해 알게 된 낯선 곳으로의 여행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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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말 컴턴 지역 출신인 닥터 드레, 이지-이, 아이스 큐브, MC 렌, DJ 옐라는 N.W.A(Niggaz Wit Attitude, 행동하는 흑인들)를 결성, 빈곤과 차별에 대한 분노를 토해내는 갱스터 랩을 선보이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DJ의 꿈을 품지만 번번이 현실의 벽에 부딪치던 닥터 드레(코리 호킨스)는 아이스 큐브(오셔 잭슨 주니어), 이지-이(제이슨 미첼)와 함께 컴턴 지역의 삶과 흑인 차별을 그대로 반영한 갱스터 랩에 파고든다. 이들은 첫 싱글 <보이즈 앤 더 후드>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전국구 스타가 되지만 성공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백인 매니저 제리(폴 지아마티)의 농간 때문에 성공적인 전국투어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자 아이스 큐브와 닥터 드레가 연이어 팀을 이탈한다.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은 기교를 부리는 종류의 영화가 아니다. 과격하고 전복적이었던 N.W.A의 음악과 달리 F. 게리 그레이 감
힙합의 역사가 된 N.W.A의 음악과 그 안의 메세지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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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몸에 내 정신을 이식할 수 있다? 불멸의 삶을 꿈꾸는 인간의 과학적 상상력이 탄생시킨 기억이식수술 ‘바디쉐딩’은 SF스릴러 <셀프/리스>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설정이다. 이식 가능한 신체만 있다면 그의 몸과 정신 위에 나의 정신을 덧씌우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새 삶이 가능하다는 것. 그럼 70살 할아버지도 30살의 신체 건장한 남자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된다. 물론 별반 새로울 것 없는 아이디어다. 수많은 SF영화에서 지구를 침공하는 외계인들이 인간의 신체를 강탈하던 방식이 바로 이와 같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셀프/리스>는 이 흔한 SF장르의 설정을 과감하게 끝까지 밀어붙인다.
뉴욕 최고의 부동산 재벌 데미안(벤 킹슬리)은 몸에 종양이 퍼질 대로 퍼져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딸 클레어(미셸 도커리)조차 그를 오랫동안 외면하고 살았을 정도로 독하게 일만 하며 살아온 그는 죽음 앞에서 의지가 흔들린다. 데미안은 반신반의하다가 ‘바디쉐딩’ 전문
원하는 신체에 내 정신을 이식할 수 있다 <셀프/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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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앞둔 광저우의 부두. 뇌공(홍금보)이 이끄는 거대 조직 흑호방은 부두를 장악하고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이를 지켜보던 황비홍(펑위옌)은 그의 동료들과 함께 흑호방을 무너뜨릴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적진에 잠입하기로 한다. 뇌공에게는 3명의 양자가 있지만, 황비홍은 훌륭한 무공과 인품을 인정받으며 흑호방의 유력한 2인자가 된다. 어릴 적부터 황비홍과 형제처럼 지내던 적화는 거리의 아이들을 데리고 와 세력을 키우고, 황비홍이 오랫동안 사랑해온 춘옥 역시 작전을 돕는다. 기생 소화(안젤라 베이비)는 춘옥만을 바라보는 황비홍의 곁을 맴돈다.
홍콩의 대표적인 무협영화 <황비홍> 시리즈의 리부트판. <나이트폴>(2012)을 연출한 주현량이 메가폰을 잡았다.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작품인 만큼 기존 <황비홍> 시리즈의 그림자에서 과감히 벗어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무협의 근간인 액션부터 변화는 두드러진다. 오프닝을 장식하는 빗속의 격투부터 슬로모
홍콩 대표 무협영화 <황비홍> 시리즈의 리부트판 <라이즈 오브 더 레전드: 황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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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여자가 드세다.” 영화는 이같은 소년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드센 여자들이 모인 동네는 한때 갈치잡이가 흥했던 어촌. 학창 시절 끝에서 1, 2, 3등을 사이좋게 나눠가졌던 재화(황정음), 유자(최여진), 미자(박진주)는 각자의 이유로 마을을 지키고 있다. 재화는 알코올중독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돼지 키우기에 여념이 없고, 유자와 미자는 마을의 유일한 총각 준섭(이종혁)을 차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준섭의 마음은 재화에게 향해 있지만, 질투의 화신 유자는 막무가내로 준섭의 입술을 훔치고 구애작전을 펼친다.
<돼지 같은 여자>의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이 전개된다. <마파도>(2005)의 젊은 여성 버전처럼 흘러가는가 싶다가, <삼시세끼> 같은 농어촌 리얼 라이프를 보여주는 듯했다가, 아름다운 여수 바다를 배경으로 한 시골 로맨스 분위기도 냈다가, 결국엔 치정극으로 마무리된다. 혼란스런 전개가 적잖이 당황스럽지
드센 여자들이 보여주는 농어촌 리얼 라이프 <돼지 같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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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는 완결된 서사를 선보이는 한편의 장편인 동시에 세계적 애니메이터의 단편까지 접할 수 있는 작품이다. 칼릴 지브란의 영적 잠언인 <예언자> 중 8편의 시를 발췌하여 그 각각을 작가주의 애니메이터들의 작품으로 엮었다. 작품의 큰 흐름은 말썽꾸러기 소녀 알미트라와 시인 무스타파의 교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버지를 잃은 후 말을 잃은 소녀 알미트라는 동네의 골칫거리다. 소녀의 엄마 카밀라는 불온한 시를 쓴 죄로 구금상태인 시인 무스타파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다. 무스타파는 보편적 언어로 인생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 있는 깨달음을 전달하는 시인이다. 소녀 알미트라는 친근한 예언자 같은 시인 무스타파에게 마음을 열고 그의 시에 영혼의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이후 무스타파의 구금이 해제되자 그는 항구로 가는 길에 마을 사람들을 만나 삶과 인생에 대한 시를 읊는다.
전체 서사를 하나로 엮은 무스타파 이야기는 작품의 총감독인 로저 알러스가
깊이 있는 주제를 전달하는 웰메이드 애니메이션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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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외계인(아미르 칸)이 우주선을 통해 지구에 도착한다. 그의 목에는 범상치 않은 목걸이가 걸려 있다. 목걸이는 외계인이 행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쓰이는 도구다. 한 고물상이 외계인의 목걸이를 훔쳐 달아나면서 외계인은 영영 자신의 행성으로 돌아가지 못할 위기에 처한다. 그 시각 벨기에에서는 파키스탄 남자 사파라즈와 인도 여성 자구의 사랑이 진행 중이다. 결혼까지 약속한 두 사람은 종교의 차이에 의한 부모의 반대로 석연치 않게 이별한다. 그로부터 6개월 뒤 델리에서 자구와 외계인이 만난다. 외계인은 목걸이를 찾아 라자스탄에서 델리로 왔고 자구는 언론사에 취직하면서 이곳에 왔다. 외계인은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는 탓에 술 취한 사람이라는 의미의 피케이(PK)로 불린다.
<세 얼간이>(2009)의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이 아미르 칸과 다시 한번 감독과 주연배우로 호흡을 맞췄다. 단순함의 가치를 설파하던 감독의 관심사는 여전하다. <세 얼간이>에서 학계와 학문 전
외계인이 설파하는 단순함의 가치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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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엘리스 섬은 미국 이민자들의 거점이다. 이민자들은 이곳에서 통관심사를 거쳐 미국 시민권을 얻는다. 1921년, 폴란드인 에바(마리옹 코티야르)는 여동생 마그다와 함께 미국으로의 입국을 시도한다. 그러던 중 병약한 마그다가 폐 질환 의심으로 이민 대상자에서 보류되면서 자매는 서로 떨어진다. 에바는 엘리스 섬에 도착하기 전, 배 안에서 뭇 남성들로부터 추근거림을 당하는데 이것이 그녀의 도덕적 행실 문제로 찍히면서 고국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한다. 그러다 댄스홀 호스트 브루노(호아킨 피닉스)의 눈에 띄어 간신히 미국으로 가는 마지막 페리에 오른다. 에바는 브루노의 댄스홀에 무희로 서기도 하고, 때때로 매춘을 하면서 돈을 번다. 그러면서도 검사소에 남겨진 동생을 한시도 잊지 않는다.
희뿌연 화면이 1920년대의 시대적 공기를 그대로 머금고 있다. 이는 관객이 주인공의 상황에 정서적으로 젖어들게 만드는 하나의 프레임이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비애감을 안기는데 비애감은 뉴욕의 뒷골목을 경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이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