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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스(시얼샤 로넌)에게 아일랜드는 너무도 좁다. 일자리가 모자라 현재 일하는 작은 식료품점 점원 자리가 불만족스러워도 그만두기가 쉽지 않다. 식료품점이 드물어 주인은 손님 머리 위에서 놀고, 손님은 식료품을 구하기 위해 주인의 불친절한 응대에도 불평 한마디 못한다. 무도회에서 이뤄지는 남녀관계 역시 부익부 빈익빈이다. 안타깝게도 에일리스는 ‘빈’쪽에 속한다. 에일리스를 끔찍이 아끼는 언니 로즈는 동생을 위해 그녀가 브루클린에 거처를 마련할 수 있도록 나선다. 끔찍한 뱃멀미를 겪은 채 당도한 꿈의 도시 뉴욕은 꿈에 그리던 도시라기보다는, 꿈을 이루려면 그에 합당한 조건이 필요함을 일깨우는 곳이다. 아일랜드인의 하숙집에 머물며 백화점 점원으로 일하게 된 에일리스는 손님을 응대하고 친분을 쌓는 사교성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점차 깨닫는다.
에일리스가 브루클린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는 것은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에일리스는 하숙집의 식사 자리에서, 매장에서 항
타인의 시선을 적절히 이용하는 법 <브루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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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뭉치 북극곰 프랭키와 도깨비 요정 뚜, 쿠앙, 퐁의 이야기다. 식탐 많은 프랭키(안영미)는 반찬들을 남김없이 다 먹겠다는 조건으로 뚜(이소은)에게 고구마튀김을 얻어낸다. 하지만 얼마 먹지 못하고 음식이 남자, 프랭키는 쿠앙(김민정)과 함께 뒷동산에 몰래 잔반을 묻는다. 이후 습관처럼 잔반을 묻는 프랭키와 쿠앙 때문에 뒷동산엔 음식물쓰레기들이 쌓여간다. 더불어 고약한 냄새의 요괴버섯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어느 날, 요괴버섯을 먹은 곤충과 퐁은 비대해진 몸으로 동화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프랭키와 친구들은 이 모든 게 정화능력을 가진 생명의 나무에 문제가 생겨서임을 알게 된다.
‘친환경 애니메이션’으로 통하는 TV애니메이션 <프랭키와 친구들>의 극장판이다. 원작의 에듀테인먼트적인 성격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음식물쓰레기 불법 매립에 의한 생태계 파괴를 만화적인 설정으로 풀어내며 어린 관객에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식습관 개선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알
친환경 애니메이션 <극장판 프랭키와 친구들: 생명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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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암전된 화면 속에서 들려오는 어떤 소리로부터 시작된다. 쌩쌩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처럼 들리지만, 컷인되면 그것이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세찬 물소리임이 드러난다. 그와 동시에 샤워기 물을 맞는 것조차 힘겨워 보일 정도로 앙상한 여성의 몸이 나타난다. 그 옆에는 그녀를 씻기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호스피스 간호사 데이비드(팀 로스)다. 그는 환자의 몸을 구석구석 씻기고 물기를 닦아주고 옷을 입히는 등의 과정을 충실히 수행한다. 데이비드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환자의 자택에 머무르며 환자를 돌본다. 그의 충직함과는 관계없이 때가 되면 환자들은 죽어가고, 그는 또 다른 환자의 집으로 옮겨간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간호사와 환자의 관계를 다룬 익숙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감독은 실제 자신의 할머니가 임종할 때까지 그녀를 헌신적으로 돌본 간호사에게서 모티브를 얻어 시나리오를 썼다. 애초에 여성이던 캐릭터는 팀 로스의 적극적인 구애로 남성 간호사로 바뀐다. 남성 호스피스로서 팀 로스
남성 호스피스로서 팀 로스의 존재감 <크로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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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잘나가는 영화감독 인성(김재욱)은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작가 윤주(채정안)와 비밀 연애 중이다. 시나리오를 쓴다는 명목으로 혼자 강릉에 온 인성은 취재차 한국에 온 전 여자친구 미나(박규리)를 만나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서서히 취기가 오른 그는 미나에게 치근덕거리기 시작하고, 미나는 여지없이 거절하고 강릉을 떠난다. 다음날 윤주가 강릉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인성은 터미널에서 그녀를 기다리다가 윤주와 미나가 같은 버스에서 내리는 걸 목격하고, 미나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온갖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데뷔작 <맛있는 인생>(2010) 이후 해마다 신작을 내놓고 있는 조성규 감독의 일곱 번째 영화. 늘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찍어오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영화감독이라는 주인공의 직업, 여행지인 강릉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 아기자기한 식도락 등 감독의 꾸준한 관심사가 전반을 채운다. 자기복제라고 치부하기엔 이야기는 꽤 재미있다. 공들인 티가 역력한 대사는 일상 속 대
점차 좁혀지는 세 인물의 거리 <두 개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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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나라에서 울트라맨들이 평화롭게 수련을 이어나가고 있던 어느 날, 우주감옥에 갇혀 있던 ‘다크 울트라맨’ 베리얼이 풀려나 울트라 행성을 습격한다. 강력한 베리얼의 힘에 온갖 울트라맨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행성은 얼어붙고 만다. 겨우 살아남은 히비노 미라이는 용맹한 지구인 레이(미나미 쇼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행성을 구하기 위해 배회하던 두 사람은 베리얼 부하의 공격을 받게 되고, 무장하지 않은 울트라맨(구로베 스스무)과 울트라세븐(모리쓰구 고지)이 그들을 구해준다.
<파워레인저> <가면라이더> 등 여러 특촬물을 연출해온 사카모토 고이치가 특촬물의 원조 격인 <울트라맨> 시리즈를 만났다. 시뻘건 배경 뒤로 괴수를 물리치는 오프닝부터 대번에 주목을 끈다. 특촬물 특유의 육체적인 액션과 CG를 통한 화려한 비주얼, 이 둘의 적절한 배합은 전통의 시리즈를 이끄는 베테랑 감독의 노련함을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베리얼이 감옥을 벗어나 울
전통의 시리즈를 이끄는 베테랑 감독의 노련함 <극장판 울트라맨: 우주 몬스터 대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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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16일,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후, 2년이나 흘렀다. 왜 세월호는 침몰했나, 수많은 희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대답은 오리무중이다. 그사이 한국 다큐멘터리스트들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작업들을 이어왔다. <업사이드 다운>도 그중 하나다. 영화는 참사로 목숨을 잃은 네명의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들과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아버지들은 세월호 참사 당일을 구술로 회상한다. 동시에 영화는 세월호가 침몰 중이라는 첫 번째 신고부터 완전 침몰할 때까지의 과정을 신고자의 음성 기록, 영상들로 재구성한다. 이어 참사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 배가 완전 전복되기까지 2시간 이상 시간이 있었음에도 왜 승객들은 탈출할 수 없었나를 비롯해 세월호를 둘러싼 핵심 질문의 대답들이 이어진다. 정부의 무능, 무책임 못지않게 한국 언론의 문제도 짚는다. CBS 변상욱 대기자는 세월호 참사 당일 ‘전원 구조’라는 엄
진실을 밝히는 단서들 <업사이드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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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의 음악 교사 지환(조정석)과 2015년의 강력계 형사 건우(이진욱)는 1월1일 보신각 타종 행사에서 죽을 뻔한 사고를 계기로 꿈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동료 교사 윤정(임수정)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지환은 꿈을 통해 그녀가 살해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건우의 앞에는 윤정과 꼭 닮은 교사 소은(임수정)이 등장한다. 지환과 건우는 과거 윤정의 죽음과 연이어 벌어지는 살인사건, 그리고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소은에게까지 미치는 위협을 막기 위해 각각의 시대에서 사건을 추적해나간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SF스릴러를 멜로적인 감성으로 푼 영화다. 이야기는 꿈을 매개로 시간을 넘나들며, 과거와 현재가 쌍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알고리즘을 꽤 정교하게 구성한다. 퍼즐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조각처럼 다소 작위적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강 반장(정진영)을 비롯한 부차적인 인물의 설정 등 디테일한 면에서도 구조를 공들여 짠 흔적이 역력하다. 시간을 오가는 구조는 안정적이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멜로의 무드 <시간이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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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선수 준호(유재상)는 경기만 하면 4등이다. 그런 준호를 보는 엄마(이항나)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4등으로) 인생 꾸릿꾸릿하게 살래”라는 엄마의 타박에도 준호는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대답한다. ‘수영은 취미로 시키라’는 남편의 말은 메달 따 준호를 대학 보낼 계획인 엄마에게는 어림없는 소리다. 급기야 엄마는 ‘메달 따게 만들어주는’ 코치까지 소개받는다. 물론 소개에 뒷돈이 없겠는가. 괴팍한 코치 광수(박해준)는 수영 국가대표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출전을 준비했던, 천재 소리 듣던 전직 수영선수다. 광수는 준호 엄마에게 아들 훈련에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하지만 광수는 PC방에 가서 게임하기 바쁘고,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준호에게 체벌까지 가한다. 준호가 미워서 때리는 게 아니라 수영에 집중하지 않고 코치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아 매를 든다는 게 광수의 생각이다.
<4등>은 16년 전 장면에서 시작한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정지우 감독의 4년 만의 신작 <4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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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경성의 기생학교 대성권번은 예인을 길러내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빼어난 미모에 전통 가곡 ‘정가’의 명인인 소율(한효주)과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대중가요를 즐겨 부르는 연희(천우희)는 둘도 없는 동무다. 어느 날, 유학을 떠났던 소율의 정인 윤우(유연석)가 작곡가가 되어 돌아오고, 윤우는 소율을 위해 노래를 만들어줄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연희의 노래를 듣게 된 윤우는 그녀의 목소리에 이끌리고, 이들의 운명은 엇갈린다.
파국으로 치닫는 살리에리의 서사다. 권번의 으뜸가는 재원인 소율은, 평범한 줄 알았으나 천재성을 숨기고 있던 친구에게 사랑과 꿈 모든 것을 빼앗긴다. 일견 전형적인 서사이지만 흥미로운 점은 재능을 감춘 소박한 여주인공을 선호하는 한국 드라마적인 관습을 전복했다는 점이다. 주인공의 자리에서 내쫓긴 주인공은 자신을 배신한 연인과 친구를 파멸시키고 자신의 자리를 회복하기 위해 몸을 던진다. 하지만 그녀가 몸을 던져 향한 곳은 최고의 자리가 아닌 깊은 나락이다
사랑과 인간의 맨 얼굴을 그리다 <해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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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즈>가 개봉 4일 만인 지난 3월30일 관객 1만명을 돌파했다. 다양성영화로 분류된 <하이-라이즈>는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관객수 1만명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있다. 게다가 <하이-라이즈>는 톰 히들스턴 주연작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이만 사실 꽤 난해한 영화다. 매우 논쟁적인 작품인 <하이-라이즈>를 관객 유형으로 분류해 추천 지수를 매겨보았다.
1. 나는 톰 히들스턴의 광팬입니다 → 추천 지수 50%
톰 히들스턴은 <하이-라이즈>의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히들스턴이 연기하는 닥터 랭은 대체로 깔끔한 수트 차림이다. 히들스턴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발코니에서 홀딱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장면은 히들스턴 팬에겐 축북과도 같은 장면일 것이다. 물론 가릴 곳은 다 가렸지만. 페인트를 뒤집어쓴 히들스턴의 클로즈업된 얼굴도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히들스턴의 광팬이라면 <하이-
관객 유형별로 보는 <하이-라이즈> 추천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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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오빠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브룩(헤일리 오랜티아). 오빠의 유품을 정리하다 성경을 발견하고는 성경을 읽으며 오빠의 흔적을 느끼던 브룩은 점점 그 내용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다. 역사 수업 시간, 브룩은 교사에게 예수의 가르침과 간디의 비폭력운동이 연관이 있는지를 묻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교사 그레이스(멜리사 조앤 하트)는 여기에 성경 구절을 인용해 답한다. 이 일은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포교 활동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논쟁에 휩싸인다. 결국 그레이스는 학교 이사회의 고발로 법정에 서게 된다.
재판 형식을 취하는 건 ‘신은 존재한다’를 요지로 하는 방대한 양의 대사를 담기 위해서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사는 비신도 혹은 신도의 입장을 대변해 역사적 인물로서의 예수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묻는 역할을 한다. 영화는 철저히 이분법적인 시선으로 신도와 비신도를 나눈다. 당연히 악당은 비신도의 몫이다. 비신도들은 하나같이 권위적이고 거만하고 탐욕스러운 모습이다. 법원 앞에
기독교 신자들을 위한 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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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1990)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인물은 에단 호크가 연기한 토드다. 소심한 전학생이었던 그는 키팅 선생님이 해고된 데 대한 저항의 의미로 “캡틴, 오! 마이 캡틴”을 외치며 제일 먼저 책상으로 뛰어오른다. 에단이 토드를 연기한 지도 26년여가 흘렀으니 이제 방황하는 마음 따윈 사라졌을 법도 한데 그는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사춘기 소년 같은 질문을 안고 살았나 보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을 만난 에단은 시모어가 주는 편안한 느낌에 이끌려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와의 대화를 끝내면서 에단은 시모어에게 이런 고백을 했다고 한다. “당신은 내가 연기하면서 배운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나에게 알려줬어요.”
시모어 번스타인은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가 시작되면 자택에서 피아노 교습 중인 시모어의 모습이 보인다.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카메라는 집안 곳곳에 비치된 일상 사물들을 비춘
삶으로서의 예술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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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엮이기 싫어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는 남자(클로비스 코르니악). 그의 주특기는 새로 이사 오는 이웃을 내쫓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유달리 예민한 성격에다 그의 집과 옆집 사이의 벽은 너무 얇아 모든 소음을 그대로 전한다. 이웃은 남자의 작업에 방해가 되는 존재일 뿐. 어느 날, 피아니스트 지망생인 여자가 옆집으로 이사 온다. 밤마다 벽쪽에서 들려오는 괴기스러운 소음의 정체를 알게 된 여자는 못지않은 소음으로 대응한다. 믹서, 칠판, 메트로놈 등을 동원한 여자와 남자의 소음 전쟁은 작업시간을 나눠 쓰는 것으로 합의에 이른다. 이후 여자의 연주에 남자가 무심코 조언을 건네며 벽을 사이에 둔 ‘다툼’이 아닌 ‘대화’가 시작된다.
‘소음’ 하면 자연스레 ‘공해’라는 단어가 따라붙지만 소음 속에 담긴 정보들을 오히려 연애의 단초로 삼는, 독특한 발상의 로맨틱 코미디다. 얼굴은 물론이고 서로의 이름조차 몰라 ‘아무개씨’, ‘모모씨’로 칭하는 연애의 풍경이 낯설지만 그런 점들
벽을 사이에 둔 ‘다툼’ 혹은 ‘대화’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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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물점 주인 로베르토(리카르도 다린)는 그의 속을 긁는 이들에게 화를 내며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매력적인 이웃 마리(뮤리엘 산타 안나)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건조하게 반응하는 그의 유일한 취미는 ‘세상에 이런 일이’류의 기사를 스크랩하는 것. 거리에서 한가롭게 술을 마시던 로베르토는 무일푼의 중국인 준(이그나시오 황)을 만나게 되고, 그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평소답지 않게 준의 친척을 찾아주기로 한다. 팔뚝에 적힌 주소는 물론 경찰과 대사관까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사이에 로베르토는 준과 함께 지내며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연다.
<로베르토의 특별한 일주일>은 코미디를 표방하되 폭소보다는 잔잔한 미소를 안기는 영화다. 두 주인공 사이 소통의 어려움을 강조하기 위해 준의 말은 번역하지 않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낯선 관계를 통해 마음의 여유를 넓혀가는 명랑함은 줄곧 유지된다. 사소하게나마 로베르토와 준의 거리를 좁히는 자극적인 사건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친밀함이 자연스럽게
잔잔한 미소를 안기는 영화 <로베르토의 특별한 일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