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세를 가진 사람들이 주민들을 공격하자 아파트 단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영문도 모른 채 잠에서 깬 준우(유아인)는 이 광경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진다. 남은 식량은 점점 바닥을 드러내는 데다가 통신도 끊기면서 고립되고 만다. <#살아있다>는 좀비 장르의 외형을 두른 채 두 주인공의 생존을 그린다. 외부로부터 고립된 사람들이 겪는 외로움, 절박함 그리고 생존에 대한 의지를 공들여 보여준다.
'#살아있다' 좀비 장르의 외형을 두른 채 두 주인공의 생존을 그린다
-
켄지(에모토 다스쿠)는 옛 연인 나오코(다키우치 구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오랜만에 켄지를 만난 나오코는 출장을 떠난 약혼자가 돌아오기 전까지 잠시 예전 관계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분화구의 두 사람>은 뜨거운 욕망과 그 뒤에 찾아오는 공허를 더듬어나간다. 후지산 분출이라는 재앙 속에서도 서로를 갈망하는 인물들의 모습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의 메워지지 않는 불안이 짙게 배어 있다.
'분화구의 두 사람' 옛 연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을 찾는 한 남자의 이야기
-
오랜 연애를 끝낸 다프네(셰일린 우들리)는 일까지 그만두고 잠시 세상과 멀어진 채 지낸다. 그런 그에게 잭(제이미 도넌)과 프랭크(세바스천 스텐)가 호감을 표하고, 다프네는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한다. <조> <뉴니스>를 연출한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신작. 특유의 영상미, 세심한 감정 표현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한다. 그러나 사랑에 관한 모든 책임을 다프네가 짊어지게 하는 결말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지 의문이 남는다.
'엔딩스 비기닝스' <조> <뉴니스>를 연출한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신작
-
가난한 그레텔(소피아 릴리스)은 산지기들의 일손을 돕고 먹을 것을 얻기 위해 남동생 헨젤(새뮤얼 리키)과 집을 떠난다. 노년의 여성이 나타나 풍족한 식사를 대접하고, 그레텔에게만 어둠의 마법을 가르쳐주겠다고 속삭인다.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텔>에서 여성 캐릭터를 앞세운 영화로, <로마>의 갈로 올리바레스 촬영감독이 광각렌즈로 그레텔을 담으면서 어린 여성이 겪는 신체적 변화와 성적 위험을 인상적으로 재현한다.
'그레텔과 헨젤' <헨젤과 그레텔>에서 여성 캐릭터를 앞세운 영화
-
-
먹는 것과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12살 에이브(노아 슈나프)의 정체성은 복잡하다. 반은 팔레스타인계 모슬렘, 반은 이스라엘계 유대인이며, 현재 사는 곳은 뉴욕 브루클린이다. 모슬렘 친가와 유대인 외가 식구들은 만날 때마다 종교전쟁을 치르고, 음식으로 가족의 화합을 시도하려는 에이브는 부모 몰래 브라질 출신 거리의 요리사 치코(세우 조르지)의 공유 주방에서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다. 편협한 어른들과 달리 에이브는 유연하게 경계를 넘어 맛과 문화를 섞는 데 주저함이 없다.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서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감독의 긍정적 시선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의 윌로 잘 알려진 노아 슈나프가 두 종교 사이에 끼어 갈팡질팡하는 에이브를 연기하는데, 요리 연기보다는 큰 눈망울로 감정 연기할 때 더 몰입하게 된다.
'에이브의 쿠킹 다이어리' 새로운 세대에 대한 감독의 긍정적 시선이 깔려있는 영화
-
유력 가문인 먼로가의 맏딸이자 뉴욕 지방 검사인 로렌(릴리 콜린스)은 사망한 아버지(패트릭 워버턴)로부터 열쇠 하나를 상속받는다. 그 열쇠로 가족 사유지의 지하실에 들어간 로렌은 긴 머리에 수염이 덥수룩한 남성 모건(사이먼 페그)을 만나게 되고, 아버지가 왜 그를 가뒀는지 직접 심문에 나선다. 하지만 30년 넘게 감금됐던 모건은 쉽게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 <인헤리턴스>는 백인 상류층의 추악한 면을 드러내는 미스터리 가족드라마다. 가문의 도덕적 짐을 짊어진 맏딸을 연기한 릴리 콜린스와 사이먼 페그의 호연이 돋보인다. 하지만 영화 속 갈등과 해결책이 대사로만 제시돼 아쉬움이 남는다. 유력 가문의 별장에 숨겨진 지하실이란 장치 역시 배우들이 대사를 주고받는 무대로만 기능하며, 마지막 반전도 대사로 급히 처리되어 치밀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인헤리턴스' 백인 상류층의 추악한 면을 드러내는 미스터리 가족 드라마
-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낙오된 독일군들이 아군의 전선에 합류하기 위해 후퇴 중이다. 브랜트 중위와 대원들은 러시아 여성 의무병들을 포로로 데리고 있는데, 이들은 호시탐탐 탈출할 기회를 노린다. 전쟁영화 <1945: 포인트 오브 노 리턴>은 퇴로가 막힌 한 무리의 군인들이 처한 막막한 상황과 갈등에 집중한다. 상황적으로는 데이비드 에이어의 <퓨리>나 샘 멘데스의 <1917> 같은 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1945: 포인트 오브 노 리턴>은 언급한 영화들과 비교 가능한 블록버스터 전쟁영화가 아니다. 저예산 전쟁영화의 한계를 밀도 있는 드라마와 캐릭터로 돌파하지도 못한다. 영화에는 다양한 유형의 군인들이 등장하지만 좀처럼 마음 줄 인물이 없다. 전장에서의 여성 캐릭터 묘사에도 세심함이 떨어진다.
'1945: 포인트 오브 노 리턴' 퇴로가 막힌 한 무리의 군인들이 처한 막막한 상황과 갈등
-
모델 토야체(천이슬) 실종 사건을 담당하게 된 형사 동민(김인권)은 동료 장 형사(김승현)와 함께 토야체의 주변 인물들을 탐색해나간다. 그들은 토야체와 같은 몽골 출신 모델 알리샤(하주희), 실종 전 마지막으로 토야체를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재현(서도현) 등 의심스러운 인물들을 조사한다. 그러던 중 몽골에서 특명을 받고 온 형사 몽허(얀츠카)가 갑작스레 동민 앞에 나타난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데다 다짜고짜 알리샤를 몽골로 데려가고 싶어 하는 몽허는 동민과 사사건건 부딪힌다. 기어이 알리샤가 한국을 떠난 이후, 동민과 몽허는 그간 발견하지 못했던 사건의 단서들을 얻는다. 그렇게 본격적인 공조가 시작되고, 두 형사는 한국과 몽골을 오가며 목숨을 걸고 진실을 밝혀내고자 한다.
형사가 주인공인 영화는 많지만, 몽골인 형사와 한국인 형사 콤비가 주인공인 영화는 흔치 않다. 색다름에 방점을 찍는다면 영화의 후반부 주된 배경이 되는 몽골 초원이라는 장소 또한 눈길을 끌 것이다. 김인권은 &l
'열혈형사' 몽골인 형사와 한국인 형사 콤비가 주인공인 영화
-
의대생이자 인기 모델인 아이(이토요 마리에)는 괴한들의 위협에 못 이겨 업계 최고 해결사 ‘시티헌터’ 료(가미야 아키라)를 경호원으로 고용한다. 료는 업무 파트너 카오리(이쿠라 가즈에)와 함께 아이의 일상을 따르며 경호를 이어간다. 카오리는 아이의 촬영 현장에 동행했다가 어린 시절 친구인 신지(야마데라 고이치)를 우연히 만나 과거를 추억하며 회포를 풀기도 한다. 하지만 신지는 언제고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해 무기 파는 일을 하고 있으며, 최첨단 살인 병기 뫼비우스를 통해 야망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과연 시티헌터 일당은 그의 계획을 막고 위험에 빠진 도시를 지킬 수 있을까.
<시티헌터>가 20년 만에 오리지널 스탭과 재결합해 관객을 찾는다. 호조 쓰카사의 만화 원작 스토리라인을 따르며, 대부분의 주요 캐릭터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료의 권총과 카오리의 100t 해머 역시 그대로다. 전쟁터가 되어버린 신주쿠를 배경으로 한 대규모 총격전과 액션신은 눈
'극장판 시티헌터: 신주쿠 프라이빗 아이즈' <시티헌터>를 사랑해온 관객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
-
한여름의 LA. 아침 생방송 TV쇼의 인기 진행자인 엘리자베스(니나 도브레브)는 배신한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받고 그녀의 반려견 샘 또한 활력을 잃어버린다. 훈남 수의사에게 호감을 가진 카페 직원 테라(바네사 허진스)는 길 잃은 어린 치와와 거트루드를 발견하고 진찰을 핑계로 동물병원을 찾아간다. 무명 인디밴드 프렁크의 리더 댁스(애덤 팰리)는 누나의 출산으로 어쩔 수 없이 누나 부부의 반려견 찰리를 맡는다. 아내와 사별한 뒤 반려견 메이블과 단둘이 살고 있는 은퇴한 교수 월터는 반려견을 산책시키다 잃어버리고, 피자 배달원 타일러(핀 울프하드)의 도움으로 메이블을 찾아 나선다. 딸을 입양한 그레이스(에바 롱고리아)와 커트(롭 코드리) 부부는 아이에게 서툴고 어색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길에서 메이블을 발견하고 개를 데려가서 키우자고 한다.
<해피 디 데이>는 배우 출신 켄 마리오 감독의 연출작으로, 반려동물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
'해피 디 데이' 반려동물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코미디영화
-
1950년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자유분방하고 활달한 성격을 가진 20살 귀다(줄리아 스토클러)는 그리스 선원과 뜨거운 사랑에 빠져 있다. 반면, 언니보다 2살 아래인 에우리디스(카롤 두아르트)는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으며 피아니스트가 꿈이다. 보수적인 집안에서 성장한 두 자매는 차마 그들의 생각을 부모에게 말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지낼 뿐이다. 어느 날, 귀다는 남자친구와 함께 파티에 간 후 사라지고, 에우리디스는 부모의 뜻에 따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한다. 한편, 남자친구와 그리스에 간 귀다는 사랑에 실패하고 임신한 채 브라질로 돌아와 부모를 찾아가지만 쫓겨나고, 에우리디스가 빈의 음악원에 갔다는 소식만 전해 듣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에우리디스는 사람을 고용해 귀다를 찾기 시작한다.
<인비저블 라이프>는 2002년 데뷔작 <마담 사탄>으로 그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대된 카링 아이노스 감독이, 기자
'인비저블 라이프' 엄격한 가부장제에 살고 있는 두 자매가 서로 다른 길을 택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
-
수면 아래 잠긴 진실들,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사실들을 떠오르게 만드는 힘은 무엇인가. 바로 과정을 아는 것이다. 오늘날 마트에 진열된 상품을 소비할 때 그 물건이 누군가의 부당한 처우와 착취의 산물은 아닌지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 때로 영화는 우리의 인식 바깥에 존재하는 일들을 눈앞까지 끌어당겨 증명한다. <부력>은 동남아시아 해상에 만연한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의 실체를 정면으로 다룸으로써 진실을 수면 위로 떠올리는 힘을 발휘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캄보디아에서 타이로 떠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노동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노예선들이 난립하여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로드 라스젠 감독은 실제 인신매매로 팔려가 타이 해상에서 노예노동을 겪은 피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참혹하기 그지없는 노동현장을 고발한다.
캄보디아의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14살 소년 차크라(삼 행)는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어릴
'부력' 동남아시아 해상에 만연한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의 실체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
<경계에서 꿈꾸는 집>(2013), <영원한 거주자>(2015) 등 분단과 경계를 주제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온 김량 감독이 이번엔 실향민 1세대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는다. 아버지의 고향은 함경남도 단천군 여해진의 바닷가 마을. 아버지는 한국전쟁 이후 가족을 고향에 두고 홀로 남으로 내려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다. 전쟁의 상처와 이산의 아픔을 가슴속에 꽁꽁 묻어두고 혼자서 슬픔을 감내하며 살아온 아버지는 점점 웃음을 잃어갔고, 그런 아버지가 파킨슨병으로 거동이 불편해지자 감독은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질문을 던져본다. 그리고 아버지와 비슷한 처지의 실향민들, 분단으로 ‘가족권’을 박탈당한 실향민들을 만난다. “상상조차 금지되었던 공간”을 고향으로 둔 이들은 모두 “고향을 향한 그리움은 귀소본능”과도 같은 것임을 보여준다.
영화는 실향민 2세대와 3세대의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아버지의 세대를 이해하는 것이 벅찬 자식 제대는 김량 감독이 그
'바다로 가자' 실향민 1세대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
2002년, 런던이 2012 올림픽 개최지 후보에 오르자 부동산 업자들의 촉각이 곤두선다. 지역 범죄조직 보스 클리포드(티모시 스폴) 또한 동부 런던 땅을 불법 매입해 배를 불리고, 그 과정에서 리암(샘 클라플린)의 아버지를 무참히 살해한다. 이를 모른 채 아버지가 자살했다고 믿는 리암은 평생 아버지를 원망하다 무장강도죄로 9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한다. 시간이 흘러 클리포드는 사회공헌에 이바지하는 사업가로 변신해 리암을 만나고, 전직 복서인 그의 재능을 살려 자선 시합에 참가할 수 있게 해준다. 이에 리암은 새 삶을 살아보려 하나 동생 숀(조 클라플린)이 범죄에 휘말리자 그를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데, 사건에 클리포드 일당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쌍방의 추적이 시작된다. 한편 경찰 간부들이 클리포드를 눈감아주며 이익을 챙기고 있음을 알게 된 형사 닐(노엘 클라크)도 이들의 뒤를 쫓는다.
<와일드 시티>는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팽배했던 부동산 비리와 정경유착 정황
'와일드 시티'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팽배했던 부동산 비리와 정경유착 정황으로부터 구상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