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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옥스포드 살인사건' 연달아 이어지는 아리송한 수학 기호를 품은 살인
김성찬 2021-07-16

마틴(일라이저 우드)은 유명 수학자 셀덤(존 허트)의 논문 지도를 기대하며 옥스퍼드에 당도한다. 마침 하숙집 주인도 셀덤과 인연이 있어 옥스퍼드에서 누리는 생활은 순조롭다. 그러나 하숙집 주인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마틴의 석사 논문 계획은 어그러진다. 아리송한 수학 기호를 품은 살인이 연달아 이어지며 마틴을 둘러싼 인물들은 모두 잠재적 용의자가 된다. 이건 마틴도 예외가 아니다. 영화가 나아가는 길에서 관객은 비밀을 풀어가는 마틴과 셀덤 교수마저 의심하게 된다. 급기야 모두가 살인사건의 진범이며 반대로 아무런 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진실 없음이라는 진실에 봉착하고 만다.

소설이든 영화든 추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 때때로 혹평받는 건 범인이 범인인 이유가 너무 자의적이어서다. 셀덤 교수의 말처럼 1, 2, 3, 4의 수열 다음에는 논리 법칙만 복잡해질 뿐 어떠한 숫자가 나오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추리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혼잡한 경로를 거친다 해도 추리의 답은 우연보다 논리에 더 근거해야 사건 해결의 쾌감이 보존된다.

그래서 어떤 작품은 사회 비판이나 인간적 감성 등 다른 논의를 가져와 추리 구조의 빈약함을 가리는지도 모른다. <옥스포드 살인사건>은 수학적 엄밀함을 바탕으로 한 덕에 우연이라는 억지 혐의는 어느 정도 돌파한다. 무엇보다 생전의 존 허트를 마주하는 건 뭉클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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