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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살고 있는 CF감독 스나다(가호)는 일과 인간관계 모두에서 권태를 느끼고 있다. 남편과의 사이는 미지근하고, 직장에선 지루한 감정싸움이 반복되며, 건강하지 못한 관계가 지속된다. 열정도 잃고 여유도 사라진 스나다는 말 그대로 ‘번아웃’ 상태다. 스나다의 친구 기요우라(심은경)가 그런 스나다를 이끌고 갑작스러운 여행을 시작하며 영화 <블루 아워>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들의 목적지는 스나다의 고향인 이바라키현으로, 그곳은 스나다의 표현에 의하면 ‘촌구석’에 가까운 시골이다. 자신의 고향을 좋아하지 않는 스나다는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마음으로 이바라키에 도착한다. 아이처럼 밝고 명랑한 기요우라가 이바라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이, 스나다는 엄마, 아빠, 할머니 등의 가족을 차례로 만나며 잊었던 과거와 묵혀뒀던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기요우라는 스나다에게 빌린 비디오카메라로 두 사람의 여행의 순간을 조금씩 기록한다. 웃음과 눈물과
'블루 아워' 하코타 유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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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화한 음식 캐릭터들이 펼치는 무협 어드벤처물 <맛있는 녀석들>은 기발한 상상력에 꼼꼼한 디테일을 갖춘 아동애니메이션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주인공인 만두 바오는 선조들처럼 멋진 영웅이 되고 싶지만 능력 부족으로 매일 좌절한다. 해군 입대를 꿈꾸던 바오는 실수로 엉뚱한 배에 올라타면서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다. 중국 전통 음식을 캐릭터로 활용하고, 형태와 색채감에 과감한 변주를 더해 눈길을 끈다.
'맛있는 녀석들' 의인화한 음식 캐릭터들이 펼치는 무협 어드벤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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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난 구멍으로 옆집에 사는 여대생 미야이치(후쿠하라 하루카)를 훔쳐보던 히키코모리 쿠로스(스기노 요스케)는 우연히 미야이치가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정체를 들킨 줄 모르는 미야이치는 쿠로스에게 매일 함께 식사하자고 제안하고, 쿠로스는 공포를 느끼면서도 수락한다. 관음증과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로맨틱코미디로, 두 사람이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흐뭇함을 느끼기보다 미간이 찌푸려질 수도 있다.
'양과 늑대의 사랑과 살인' 관음증과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로맨틱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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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양 래미(김경희)는 용이 사는 ‘드래곤월드’가 존재한다는 전설을 들었을 뿐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시간여행 중인 부모님이 드래곤월드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알게 된 래미는 친구들과 그곳으로 향한다. 래미를 잡아먹으려 했던 어설픈 늑대 울피(황창영)의 가족도 함께 모험에 나선다. 중국 인기 방송애니메이션을 확장한 작품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쉴 틈 없이 등장시키고, 새로운 미션을 부여하며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래미의 드래곤월드 구출작전' 중국 인기 방송애니메이션을 확장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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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기괴하게 큰 여성의 이름을 알면 그 여성이 쫓아와서 죽인다. 이 괴담을 들은 카나도, 카즈토도 그 여성을 본 뒤 죽었다. 카나의 친구인 미즈키(이토요 마리에)와 카즈토의 형인 하루오(이나바 유우)는 그들의 죽음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해 괴담에 얽힌 비밀을 찾아나선다. <시라이>는 괴담을 들은 사람이 실제로 죽게 되는 과정을 그린 호러영화다. 괴담 특유의 기괴함은 잠깐 서늘할 뿐, 괴담의 저주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진부하다.
'시라이' 괴담을 들은 사람이 실제로 죽게 되는 과정을 그린 호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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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디오’는 1980년대 중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었다. 1980년 5월, 뉴욕 교민 민승연씨는 뉴스를 통해 광주 소식을 처음 접하고 충격을 받는다. 그는 더 많은 교민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기 위해 박상증 목사와 함께 <오! 광주>를 제작해 배포한다. 일본 <NHK>가 광주를 취재한 영상 <계엄령하의 한국>과 영화 <택시운전사>로 유명한 독일 <ARD> 기자인 위르겐 힌츠페터가 촬영한 <기로에 선 한국>은 일본과 독일에서 각각 보도됐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광주 영상들을 재편해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을 내놓았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1980년대 당시 ‘광주비디오’를 제작하고, 1980년 5월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세상에 알린 사람들을 만나, 광주비디오가 그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려내는 다큐멘터리다.
여러 ‘광주비디오’에서 담아낸 1980년 5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 5·18민주화운동을 다시 환기시키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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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신회의 간부이자 신세이 흥업의 사장인 야시로(신가키 다루스케)는 어두운 과거로 인해 마조히즘 성향이 있다. 그런 그의 곁에 새로운 경호원 도메키(하타노 와타루)가 함께한다. 도메키는 원래 경찰관이었으나 모종의 범죄 사건으로 복역 후 출소했으며, 그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성 기능 장애를 겪고 있다. 첫눈에 서로에게 끌린 두 사람은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나가는데, 야시로의 어린 시절과 도메키의 가족사 등 각자의 아픈 과거와 상처를 알게 되면서 더 가까워진다.
일본의 BL 만화가 요네다 고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후지TV>의 BL 테마 신규 레이블인 블루 링크스의 2020년 첫 프로젝트다. 원작 만화는 일본에서 150만부의 판매를 기록한 인기 시리즈로, 국내에도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야쿠자 부두목과 그를 지키는 경호원의 파격적 사랑은 섬세한 묘사와 대담한 표현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데, 그 과정에서의 긴장과 분위기를 감성적으로 연출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일본의 BL 만화가 요네다 고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극장판 애니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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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제시 아이젠버그)과 젬마(이모겐 푸츠) 커플은 함께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인을 찾는다. 괴짜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중개인 마틴(조너선 아리스)은 그들에게 교외에 있는 ‘욘더’라는 낯선 마을을 소개한다. 두 사람은 마틴을 따라 똑같은 모양의 주택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욘더로 향하고, 그곳에서 거실, 부엌, 침실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된 ‘9호 집’을 구경한다. 그러던 중 마틴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다. 찜찜해진 톰과 젬마는 차를 타고 돌아가려고 하지만 아무리 돌고 돌아도 그들이 다다르는 곳은 9호 집 앞이다. 어떤 방법으로도 욘더를 빠져나갈 수 없음을 깨달은 두 사람 앞에 상자가 하나 배달된다. “아이를 기르면 풀려난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는 상자 속엔 남자 아기가 들어 있다. 두려움과 좌절감에 휩싸인 두 사람은 아기와 함께 9호 집에서 살기 시작한다.
영화의 제목인 ‘비바리움’은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동식물을 가두어 사육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영화
'비바리움' 공간의 분위기로 기괴함을 극대화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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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의 좀비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어버린 시대를 가정한다면 한국 사회의 지형도를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반도>는 <부산행>으로부터 4년 후 완전히 폐허가 된 아포칼립스를 상상한다.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던 부산 역시 바이러스의 창궐로부터 안전할 수 없었고 남한은 국가 기능을 단 하루 만에 상실한다. 가까스로 살아남아 한국을 탈출한 난민들을 수용하려는 국가는 거의 없는 상황. 유엔은 한국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생존자들에 대한 구조 계획을 발표하지만 이사국들간 합의가 되지 않아 어려운 형국이다. 4년 전 탈출선 안에서 벌어진 끔찍한 감염 사태로 누나와 조카를 잃은 정석(강동원)은 홍콩에서 반폐인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는 홍콩의 수상한 범죄조직으로부터 반도 지천에 널려 있는 달러나 금을 실은 트럭이 양천구 오목교 근처에 있다며, 이를 무사히 가져오면 돈의 절반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정석은 탈출선에서 가족을 잃고 역시 일상이 망가진 매형 철민
'반도' <부산행>으로부터 4년 후 완전히 폐허가 된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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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하이큐!!> 시리즈 등을 만든 프로덕션 I.G가 제작한 세편의 짧은 애니메이션이 한 작품으로 묶였다. 제49회 시체스국제영화제, 제18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43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 초청된 이타즈 요시미 감독의 <피그테일>, 일본의 조로구모 설화를 변용한 가이야 도시히사 감독의 <거미 소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등의 장편을 연출한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킥 하트>는 모두 각기 다른 작화와 스토리로 개성을 뽐낸다. 뚜렷한 컨셉을 밀고 나가는 유연한 상상력만이 세 작품의 공통점이다. 서정적인 화법으로 재난 이후의 고독을 그려낸 <피그테일>은 표제작의 가치를 증명하며, <거미 소녀>의 크리처 디자인, <킥 하트>의 펑키함도 즐길 만하다.
'피그테일: 피그테일과 거미 소녀 그리고 레슬링' 프로덕션 I.G가 제작한 세편의 짧은 애니메이션이 한 작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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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야생 숲에 숨어 있던 한 소년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경찰에 체포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초능력을 깨닫게 된 소년 에릭(냇 울프)은 신에게 선택받은 삶의 혼란을 주체하지 못하고 힘을 오용한다. 영화는 유능한 심리학자 크리스틴(이븐 에이커리)의 도움으로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힘을 차츰 체화해나가는 에릭의 적응기를 그린다. <모탈: 레전드 오브 토르>는 자신의 능력이 고대 북유럽 신화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10대 주인공의 판타지 성장담에 충실한 영화다. 슈퍼히어로물의 쾌감과 액션보다는, 선과 악의 경계에 놓인 인간의 심오한 근원을 질문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호러적 장치를 이식한 지점 또한 흥미롭다.
'모탈: 레전드 오브 토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후 자신의 초능력을 깨닫게 된 한 소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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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모아 감멜)는 어린 시절 물에 빠진 여동생 투바(매들린 마틴)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 다행히 투바는 무사히 구조되었지만 이다에겐 트라우마로 남았다. 세월이 흘러 동생 투바는 전문 다이버가 되었고 자매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예전 그곳에서 다이빙을 시도한다. 어느 날 좁은 통로에서 사고가 발생해 투바가 수심 33m의 바다에 갇힌다. 이다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육지와 심해를 반복하며 고군분투한다.
<딥워터>는 한정된 공간과 제한된 상황을 통해 긴장감을 만들어나가는 심해 탈출 재난영화다. 탈출 액션만큼이나 자매의 관계 개선이나 트라우마 극복에 무게를 실었다는 점이 탄탄한 드라마를 만들어나간다. 반면 명확한 컨셉에 반해 몇몇 허술하게 풀어지는 부분이나 지나치게 답답한 지점이 있어 아쉽다.
'딥워터' 한정된 공간과 제한된 상황을 통해 긴장감을 만들어나가는 심해 탈출 재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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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바보’ 짱구(서현우)는 어느 날 연락이 끊긴 삼촌 춘배(한사명)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봉투에는 삼촌이 시민운동 동지들에게 쓴 편지 여러 통과 함께, 편지를 잘 전달해달라는 당부가 적힌 편지가 들어있다. 평화시장을 중심으로 시민운동을 벌였던 삼촌의 활동 전적을 따라 청계천 일대를 헤매던 짱구는 우연하게 장 반장(김대진)과 복순(유지연)을 만나게 되고, 세 사람은 함께 편지의 마지막 주인공 김 선생을 찾아 나선다. 과거를 망각한 채 살아가던 세 사람은 난데없이 도착한 편지를 계기로 과거의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테우리>는 어느새 현대 한국 사회에서 구세대가 된 민주화 세대에게 발견할 수 있는 징후들을 재현한 영화다. <비치하트애솔>을 연출한 이난 감독의 신작이다.
'테우리' 어느새 현대 한국 사회에서 구세대가 된 민주화 세대에게 발견할 수 있는 징후들을 재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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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두(박원상)는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고등학생 딸 유리(박초롱)를 위해 열심히 택배 일을 하지만 유리가 슬럼프에 빠진 것은 물론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인 부녀는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유리는 우연히 만난 다혜(김다예)와 가까워지면서 오히려 다혜의 가출팸 친구들과 가족 같은 사이가 된다. 현두는 가출팸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사라진 유리의 행방을 찾아 나선다. <불량한 가족>은 여러 자극적인 소재를 버무려 가족애라는 식상한 테마를 전달하려고 시도한다. 안일한 각본과 서툰 연출로 인해 인물들의 감정선은 뚝뚝 끊기고, 이야기 전개는 억지스럽다. 배우들의 노력이 장면과 장면을 겨우 연결할 뿐이다. <섬. 사라진 사람들>의 각본을 쓴 장재일 감독의 첫 연출작.
'불량한 가족' <섬. 사라진 사람들>의 각본을 쓴 장재일 감독의 첫 연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