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위드 더 카메라>는 안희수 감독의 졸업 작품으로,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 사이에서 진짜 자신을 찾아나선 이들의 여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감독의 친구, 혹은 지인들로 구성된 7명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 그리고 특정 컨셉을 통해 새롭게 자아를 표출한 모습을 촬영하는 ‘셀프 언박싱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프로젝트는 참가자가 상반된 두개의 사진 중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영화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에 의의를 두는 모양새다. 7명의 참가자들이 걸어온 각자의 삶,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 등을 상세하게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해 신체와 이미지에 대한 고민, 그리고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들여다본다.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참가자가 결과물을 확인하기까지 시차를 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그렇기에 영화의 인상적인 부분도 촬영 결과물보다는 오히려 참가자들의 변화 과정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참가자들은 머리를 자르거나 피어싱을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고, 때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영화에 등장한다. 카메라 앞에 용기 있게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을 가로막았던 사회의 미적 기준이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참가자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에게 변화의 계기가 되어줄 작품이다.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 부문 선정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