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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마리사 토메이)에겐 다정한 남편, 마커스(찰리 플러머)에겐 자상한 아빠였던 스티븐(티모시 올리펀트)이 세상을 뜬다. 마거릿은 술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마커스는 그런 엄마에게 실망하고 방황한다. <비홀드 마이 하트>는 소중한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한 가족이 상처를 극복하고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다. 만취, 무력감, 동질감, 고립, 몰입 등으로 챕터를 나누었듯, 영화는 깊은 절망부터 성찰의 단계까지 차근히 보여준다. 다만 각 단계가 분절된 느낌이다. 영화가 인물의 감정과 이야기에 깊이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를 팽팽하게 조이는 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메이 숙모로 익숙한 마리사 토메이와 <린 온 피트> <올 더 머니>의 찰리 플러머의 연기다.
'비홀드 마이 하트' 소중한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한 가족이 상처를 극복하고 화해에 이르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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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4월 11일, 베트남전쟁 사상 수많은 미군 사상자를 내 최악의 전투로 꼽히는 애빌린 전투가 있었다. 33년이 지난 1999년 9월, 미 국방부 공군성 소속 변호사 스콧(세바스천 스탠)은 애빌린 전투에서 60명이 넘는 군인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공군 항공구조대원 의무병 윌리엄 피첸바거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기 위한 조사를 맡는다. 전우들 사이에서 피츠라는 이름으로 불린 윌리엄은 육군 중대원들의 구조 요청을 받고 헬리콥터에서 내려 부상병 치료와 시신 수습을 도맡았으나, 공로에 비해 충분치 못한 십자훈장만을 받은 상황. 스콧은 피츠에 대한 명예훈장 추서를 금방 처리하고 말 업무로 생각하고 조사를 시작하지만, 피츠의 희생을 기억하는 여러 전우들을 비롯해 그의 행동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아들을 잃은 슬픔에 아파하는 그의 부모를 만나면서 점점 진심을 다해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하게 된다.
링컨이 이야기한 ‘조국을 위한 마지막 헌신’을 뜻하는 <라스트 풀 메저>는 실화를
'라스트 풀 메저' 윈터 솔져로 사랑받은 세바스천 스탠이 주인공 스콧을 연기해 안정적으로 극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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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대 골드러시 시대, 따뜻한 캘리포니아의 가정에서 자라던 천방지축 어린 강아지 벅(테리 노터리)은 개장수에게 납치되어 알래스카 유콘으로 팔려간다. 우여곡절 끝에 신참 우편배달 썰매견으로 일하게 된 벅은 알래스카의 광활하고 혹독한 자연 속에서 전혀 다른 삶을 이어간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주인의 사랑을 받는 벅은 어느덧 어엿한 리더로 거듭난다. 기쁨도 잠시, 알래스카에 전화가 도입되며 우편배달업이 중지되자 벅은 실의에 빠지지만 아들을 잃고 세상을 등진 노인 손튼(해리슨 포드)을 만나 또 한번 새 삶을 맞이하게 된다.
<콜 오브 와일드>는 1903년에 출간된 잭 런던의 베스트셀러 소설 <야성의 부름>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개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실은 한 인간의 성장드라마나 다름없다. 원작에서도 내레이션 형식을 통해 벅을 모험, 성장극의 주체로 의인화했지만 <콜 오브 와일드>에서는 좀더 직접적이다. 모션 캡처와 CG를 통해 벅에게 더욱 생생하고
'콜 오브 와일드' 잭 런던의 베스트셀러 소설 <야성의 부름>을 원작으로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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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김아송)는 가족구성원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때문에 음식 주문을 포함한 타인과의 의사소통 대부분을 도맡아서 하는데, 그 과정에서 묘한 소외감을 느낀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들은 너무나 행복해 보이고 그들 사이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 같다. 자신도 청력을 잃게 해달라고 매일 소원을 빌던 와중에 보리는 우연히 TV에서 한 해녀의 인터뷰를 본다. 물속에 오래 있으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보리는 소원을 비는 대신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방법을 택한다.
싱그러운 바다, 해사한 아이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집. 아무 걱정 없어 보이는 보리네 가족이 느끼는 현실의 무게는 보리가 청력을 잃은 척 연기하는 시점부터 점차 가시화된다. 보리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곧바로 변화한다. 수군대는 어른들과 “어차피 듣지도 못한다”며 보리를 외면하는 친구들. 보리는 달라진 주변 반응을 통해 그간 가족들이 부딪혀온
'나는보리' 농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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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수감된 만희(이시후)는 조폭 출신 범털(이설구)이 권력을 잡고 있는 방에서 각기 다른 죄목과 개성의 재소자들과 생활하게 된다. 만희와 같은 날 입소한 반대파 두목 태수(유상재)가 범털 방 사람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교도소 내부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중심 사건은 늘어지고 메시지는 어색하다. 불쾌하다 못해 난잡한 성적 묘사, 범죄를 가벼이 여기는 태도, 이 둘을 함께하며 우정을 쌓는 전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범털' 억울하게 수감된 한 남자가 개성의 재소자들과 생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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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학자인 시본(헤르미온느 코필드)과 일행은 아일랜드 어선을 타고 접근 금지 수역에 진입했다가 괴생명체가 내뿜는 독성 때문에 감염병으로 고통받는다. 해양 재난영화의 스펙터클보다는 심리 스릴러적 요소에 집중하고 있는 <씨 피버>는 바이러스 공포를 시의적절하게 건드린다. 장르의 공식을 지나치게 충실히 이식한 플롯과 연출, 사건의 전개를 대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씨 피버' 바이러스 공포를 시의적절하게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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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팀 에이스 테오(말룸 파킨)는 아빠 로랑(프랑수아 다미앙)을 위해 아스널 유소년팀에 스카우트되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술에 절어 살던 로랑은 아들을 위해 영국에서 새 출발을 하겠다며 재기를 다짐하고, 테오는 뿌듯한 한편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아빠의 성장을 응원하는 아들과 아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아빠의 마음이 교차하며 잔잔하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모든 인물들이 서로를 도와가며 한뼘씩 자라나는 과정이 따스하다.
'어쩌다 아스널' 모든 인물들이 서로를 도와가며 한뼘씩 자라나는 과정이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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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목장에서 수제 치즈를 만드는 와타루(오이즈미 요)는 마을의 동료들과 함께 신선한 농작물을 재료로 한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한다. 믿고 따르던 스승 오타니(고히나타 후미요)가 세상을 떠난 후 크게 낙심하지만 가족, 동료들의 위로를 통해 상황을 극복해간다. 익숙하고 전형적인 서사지만 그렇기에 무리 없이 위로를 전한다. 평화로운 전경, 신선한 재료, 각자의 이야기로 완성된 음식이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해피 해피 레스토랑' 익숙하고 전형적인 서사지만 그렇기에 무리 없이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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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집을 잃은 소년 스텟(개릿 워레잉)은 그의 노래 실력을 알아본 교장 선생님 덕에 국립소년합창단 오디션 기회를 얻는다. 가까스로 합창단원이 된 스텟은 단장이자 지휘자인 카르벨레(더스틴 호프먼)를 만나 자기 안의 목소리를 발견해나간다. 반항아가 좋은 스승을 만나 역경을 딛고 자란다는 빤한 스토리에 갈등이 손쉽게 사그라들지만, 어린 재능을 지켜주려 애쓰는 어른들 품에서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소년을 지켜보는 감동이 있다. 예정된 성취로 이야기를 맺는 대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인물을 조명하는 결말도 따뜻하다. 소년합창단의 노래를 내내 감상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스텟 역의 개릿 워레잉이 솔로 파트를 소화했고, 팝페라 스타 조시 그로반이 O.S.T에 참여했다.
'보이콰이어' 어린 재능을 지켜주려 애쓰는 어른들 품에서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소년을 지켜보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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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보이>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수상한 셀린 시아마 감독이 2011년에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다. 여름방학 중에 새 동네로 이사온 10살의 ‘톰보이’ 미카엘(조 허란)은 이웃집 소녀 리사(진 디슨)와 통성명을 하고 친구가 된다. 리사덕에 동네의 또래 남자아이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게 되지만, 사실 미카엘은 로레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다. 여동생 잔(말론 레바나)도 언니와 오빠를 동시에 가진 듯한 기분이 나쁘지 않아 기꺼이 로레/미카엘의 거짓말에 동참한다. 고정된 성역할을 거부하고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스스로 선택하려는 로레의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아름다운 클로즈업 촬영으로 묘사하고 감각하게 하는 셀린 시아마 감독의 연출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톰보이' 셀린 시아마 감독이 2011년에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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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라 불리는 곳은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깊은 수직 감옥이다. 콘크리트가 아래로 이동하면서 수감자들에게 그 위에 놓인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는데, 아래층 수감자는 위층에서 먹다 남긴 걸 먹어야 하는 형국이다. 48층에서 눈을 뜬 주인공 고렝(이반 마사구에)은 심술궂은 노인 트리마가시(조리온 에귈레오)가 음식을 먹고 난 뒤 아래층 수감자들을 골려주기 위해 침을 뱉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만 이내 구덩이의 체계에 적응한다. <더 플랫폼>은 기이한 규율이 작동하는 지옥도다. 잘 차려진 음식이 찌꺼기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인간의 미식과 탐식 문화에 회의감마저 든다. 감옥은 계급을 은유하려는 듯 보이지만 파괴적인 내러티브는 본래 목적과 달리 위악적이고 인간혐오적이다.
'더 플랫폼' 기이한 규율이 작동하는 지옥도 속에서 일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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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서 도망친 타지마 유리코(이토 란)는 센다이의 한 술집으로 흘러든다. 10살 아들을 두고 떠난 그녀는 이후 18년 동안 소란스런 사건 하나 없이 술집에서 일하며 검소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술집 손님이자 그녀의 연인도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유품은 아들에게 인도되고, 아들은 어머니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어머니의 연인을 만나고자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유리코의 아들은 ‘카가 형사’(아베 히로시)로 성장한다. 목을 졸라 죽이는 살인사건이 두 차례 발생하자 카가는 어머니의 유품을 번뜩 떠올리는데, 두 교살사건과 관련이 깊어 보이는 어머니의 유품을 단서로 삼아 살인자를 찾아나선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는 일본 유명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카가 형사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추리극에 걸맞은 빠른 진행과 군더더기 없는 프레이밍은 원작 소설의 팬은 물론 영화를 통해 카가 형사의 이야기를 처음 접한 관객 모두를
'기도의 막이 내릴 때' 일본 유명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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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는 길 위의 고양이들과 그 고양이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고양이와의 공존을 꿈꾸는 ‘집사’들을 만나고자 고양이 마을 조성을 추진 중인 춘천 효자동을 시작으로 성남, 노량진, 부산 청사포, 파주 헤이리를 오간다. 그 출발점이자 중반부까지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춘천 효자동은 특히 다채로운 고양이와 집사들로 가득하다. 툴툴대면서도 기어이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 밥때마다 고양이 도시락을 챙기는 중국집 사장 부부, 벽화 골목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의견을 구하며 고양이 마을을 가꾸려는 동사무소 직원들,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고양이에게 무심한 듯 사려 깊게 공간을 내어주는 바이올린 가게 사장이 있는 한편, 각자의 특징에 맞게 레드, 조폭이, 예쁜이라 이름 붙여진 고양이들이 동네를 지킨다.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다양한 성격과 소통 방식을 지닌 고양이들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 고양이와 사람이 교감하는 순간들은 물론 고양이들끼리 맺
'고양이 집사' 길 위의 고양이들과 그 고양이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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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를 찾은 한 소년이 서핑을 즐기는 이들을 홀린 듯이 쳐다본다. 이 소년은 외국인 불법 취업 브로커 일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2세 김수(곽민규)다. 그는 폭행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또 한번 범죄가 발각되면 교도소에 갈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렇게 사회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쓰레기를 주우러 바닷가에 왔다가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된 것이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받은 서핑 강습 전단지를 받고 더 호기심이 발동한 수는 쓰레기장에 버려진 서핑보드를 갖고 와 막무가내로 바다에 나가보지만, 강습도 받지 않고 도전하면 위험하다는 핀잔을 서퍼 해나(김해나)에게 듣는다. 대신 이 일로 서프숍과 인연을 맺게 된 수는 그들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핑의 매력에 점차 빠지고, 원래 하던 갑보인력사무소 일을 그만두려 한다.
이주노동자 2세, 폭력전과, 집행유예…. 수를 둘러싼 모든 조건이 사회에서 소외된 그의 캐릭터를 설명한다. 무료한 삶에 더해진 변수가 미친 파장을 그리는 청춘물은
'파도를 걷는 소년'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단지 피상적으로 다루지 않고 그들이 처한 어두운 현실을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