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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의 모습이 아니기만 하다면 기꺼이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에동참하여 백인의 판타지 속에서 그들과 함께 동남아의 ‘성적 환락’에 빠지고 중국인의 ‘더러움’에 대해 한껏 혐오감을 느끼고 티베트의 숭고한‘종교성’을 동경하며 이슬람의 ‘야만’에 경악하며 우리보다 눈이 째진 베트콩의 ‘집요한’ 항거에 질겁한다.김종엽 |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박홍규 옮김/ 교보문고 펴냄/ 1만8천원영화가 문화적 스테레오타입을 비판하는 무기일 수도 있지만, 그렇기 보다는 문화적 스테레오타입을 재생산하고 확산하는 장치인 경우가 훨씬 많다.만일 이 스테레오타입이 사회적 적대의 원천이 된다면, 그때 영화는 단순한 여흥거리 이상의 짓을 하는 셈이다. 영화 비평이 대량 생산된 영화세계에 접근하는 소비자의 선택에 개입하려는 행위인 한, 비평의 주요 과제는 영화에 깃든 이데올로기를 비판하고, 또 영화에 담긴 진리내용을 구제하는것이 되어야 한다. 이 비평의 태도는 비평적 실천을 매개로 한편으로는 영화 제작자의 자의식으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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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리즘>에서 <인디록 파일>까지, 영화에 이르는 8가지 다른 길영화를 무척 좋아하십니까.혹시 영화 세상에서 당신의 생을 보내고 싶습니까.그렇다면, 잠시 영화를 잊으시기 바랍니다.그리고, 지금 엉뚱한 책들을 펴보시기 바랍니다.여기, 영화를 무척 좋아하지만 영화로 밥먹지는 않는평론가들이 영화와 관계 없는 책 8권을 권합니다.가만히 듣고보니, 관계 없지 않군요.이 책을 펼치면, 영화를 더욱 깊이 알고 더욱 많이 좋아하게 된다는군요.영화만 보면 영화가 보이지 않는답니다.이 책들을 보며, 영화와 세상을 잇는 보이지 않는 무수한 끈들을 만나시기 바랍니다.그래서 더 많은 영화에서, 더 큰 발견의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편집자▶ 영화의친구들, 엉뚱한 책을 권하다▶ 에드워드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미셸푸코의 <광기의 역사>▶ 아르놀트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리실버의 <리메이킹 에덴>▶ 홍성용의<영화 속의 건
영화의 친구들, 엉뚱한 책을 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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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필름은 매니지먼트사인 이스타즈 등에 투자하는 등 그동안 이쪽 사업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관심은 오래됐다. 배우 관리는 영화산업에 필수적인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인적 자원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자적인 매니지먼트 사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아는데.
=생산자 입장에서는 투입 요소들 그러니까 스탭, 배우, 기자재 등등을 렌털할 것인가 아니면 자가생산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강제규필름의 경우 어떤 아이템을 만들어내느냐는 것뿐만 아니라 자체 생산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좋은 창작물을 내오려면 투입되는 요소들이 원활히 기능해야 하는데, 자체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면 결과 또한 좋아지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이 사업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일단 매니지먼트 사업이 경제적인 수익가치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또 자본, 시스템, 인력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매니지먼트 사업이 돈이 되나.
=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 물론 투자유치
충무로, 매니지먼트 전쟁시대 [2] - 강제규필름 유봉천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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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필름 매니지먼트 진출임박, 싸이더스.튜브와 스타 확보 대전 점화될 듯
영화계의 매니지먼트 사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싸이더스, 튜브 등 메이저 제작사 및 투자배급사가 매니지먼트 사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강제규필름도 조만간 이 사업에 뛰어들 태세인 것이다. 강제규필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 매니지먼트 사업 추진을 위한 자본 및 관리인력 확보 등의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동안 매니지먼트쪽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해온 강제규필름으로서는 이 사업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제규필름이 매니지먼트 사업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자 영화계가 술렁이는 것은 당연하다. 먼저, 제작사들은 배우들의 과점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사업규모가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말이 나돌면서 제작사들의 우려는 예상한 것 이상이다. 심지어 제작자들 사이에서는 3강 체제 형성으로 더이상 A급
충무로, 매니지먼트 전쟁시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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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거짓말을 해 보고 싶다”
‘caraxx’라는 아이디를 쓰는 임성운(30)씨는 예상대로 프랑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추종자다. 그가 연세대 영화동아리 ‘연세 영화패’에서 활동하게 된 것 또한 카락스의 여파 때문이었다. 또렷또렷하면서도 낙천적일 듯한 첫 인상과는 달리 한때 그는 존재론적 질문을 끌어안고 방바닥을 뒹굴던 나날을 보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거대한 질문을 머리 위에 얹어놓은 채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하던 어느 날 그는 친구로부터 비디오테이프를 받았다. 카락스의 <소년 소녀를 만나다>가 바로 그 영화. 아직 개봉되기 전이었던 그 영화를 보는 순간 그는 엄청난 마력을 느꼈다. 수없이 반복해서 보면서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졸업 뒤 영화아카데미 14기로 들어간 그는 지난해에는 아카데미 선배이기도 한 박흥식 감독 밑에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스크립터로 일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제4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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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양면을 보여주고 싶다”
영화를 그저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수단 정도로만 생각했던 허종호(26)씨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들어가게 된 사연은 평범하지 않다. 대학 2년을 마치고 들어간 군대의 고참 병사는 열혈 영화광이었다. 그는 허씨에게 “너 <블레이드 러너> 봤냐? <블러드 심플>은… ?” 등등 질문을 퍼부으며 시종 영화에 관한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고참이 휴가 다녀올 때 들고 왔던 <필름아트> 같은 책이나 영화잡지가 어느새 허씨의 소일거리가 됐을 때, 그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과연 뭘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그림이나 음악은 몰라도 영화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발상을 하게 됐다. 결국 그는 <씨네21>에서 본 기사를 떠올리며 제대 직후 영상원에 입학해 4학년이 된 지금까지 점점 어려워지는 영화의 세계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제4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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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인간으로 태어난다”
5년 전 스팅콘서트를 보고나서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하고 2년 전 어머니와 무등산을 오르면서 <봄산에>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이지행(27)씨. 당선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하러 온 그의 손에는 <씨네21>에 실으려는 <봄산에>의 배우모집 광고문안이 들려 있었다. 이지행씨는 미국 LA의 칼아츠 영화연출 대학원을 휴학중인 예민하고 욕심 많은 영화학도. 지난해 한해 동안 ‘시네클릭 아시아’에 소속되어 우리 영화의 해외배급과 영화제 코디네이터로 일하기도 한 그는, 하룻밤 만에 써버렸다는, 어머니와 딸이 봄산을 오르며 시작하는 시나리오 <봄산에>를 앞에 놓고 “영화를 만드는 것은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봄산에>는 어떻게 구상했나.
=유학 중 방학 때 집에 오면 엄마는 늘 새벽마다 날 깨워서 무등산에 데려가곤 했다. 잠도 덜 깬 채 산을 오르다 어느 날 한번은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있는
제4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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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산에>의 이지행·<승부>의 허종호·<가리봉 슈퍼맨>의 임성운 당선
단편영화여, 날개를 달고 비상하라. 한국코닥주식회사와 <씨네21>이 공동 주관하는 ‘이스트만 단편영화제작지원제도’가 올해 네 번째 선정작을 발표했다. 선정작은 이지행 감독의 <봄산에>, 임성운 감독의 <가리봉 슈퍼맨>, 허종호 감독의 <승부>. 올해의 응모작은 모두 81편으로 지난해 92편보다 약간 줄었지만 그 열기만큼은 예년 못지않았다.
이들 출품작 가운데 본심에 오른 작품은 모두 6편. 당선작 3편 외에 <흉내낸 열정>(박은영), <애로영화>(김시경), <비둘기>(강만진), <아날로그>(김태균)가 최후의 순간까지 각축을 벌였다. 올해 심사위원은 영화평론가 정성일씨, 정태성 부산영화제 PPP 담당 이사, 허문영 <씨네21> 팀장이 맡았다. 당선작 3편에는 코닥에서 35mm 네거
제4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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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의 총연출을 맡은 민경조 감독은 대원동화, 서울무비 등 유수 애니메이션제작사를 거치며 15년 이상 애니메이션 기획과 연출에몸담아왔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온 그는, 영화과 출신 연출자를 영입하기 위해 공채를 시도한 대원동화 공채 1기로 애니메이션에 입문했다.당시 대원동화에서는 6개월간 일을 배우면 도에이사로 연수를 보내줬는데, 이때 <성투사 성시> TV 시리즈와 극장용 장편 등에 조감독으로참여하기도 했다. <오디션>에 도에이 스탭들이 일부 참여하게 된 것도 애니메이션 수업을 쌓으며 만난 인연이 지금껏 이어진 것이다.일본에서 돌아온 뒤에도 하청보다는 <심청이> <펭킹 라이킹> 등 국산 창작TV애니메이션 기획과 연출을 고집해왔고, 96년뜻맞는 사람들끼리 창작 집단 형태로 라스코엔터테인먼트를 만들었다. 라스코 동굴벽화에서 따온 이 이름은, 원시 시대의 그림에서 ‘애니메이션의기원’을 생각하며 지은 것이라고.<오디션>
<오디션> 민경조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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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철 악기에 대한 감각과 음악 해석력이 뛰어난 기타리스트. 처음 잡은 기타에도 적응이 빠르고, 낯선 피아니스트의 음악만 듣고도그의 왼손이 비정상임을 꿰뚫을 만큼 음악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 긴 앞머리와 그뒤에 숨은 반항적인 눈빛이 트레이드마크지만, 무뚝뚝하고 제멋대로인겉과 달리 사려깊은 구석이 있다. 고아원 출신으로 한때 종로경찰서 강력반 왕5삼 반장의 주머니까지 터는 소매치기였으나, 밴드를 하면서 개과천선하는중이다.황보래용 선천적으로 풍부한 성량과 미성을 타고난 보컬이자 팀의 막내. 성량이 너무 풍부해 가성이 아닌 진성으로는 제대로 노래해본적이 없을 정도다. 중 3때부터 우울증 때문에 ‘왕따’ 취급을 받았으나, 밴드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조증으로 전환, 못 말리는 쾌활함과 IQ 170의해박함을 자랑하는 천재소년으로 돌아온다. 자신이 외계인 베레베레베레라고 믿는 그는, 고향별 ‘레’와 ET를 닮은 여자친구 몰레몰레몰레를 그리며일기를 쓰곤 한다.류미끼 컴퓨터로 샘플링한 것처럼 정확한 리
<오디션>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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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탈바꿈중인 <오디션>, 제작현장을 급습하다 ‘드디어… 무대다!!’ 어두운 공연장, 미묘한 흥분과 호기심이 뒤섞인 공기 속, 무대라는 그들만의 세상 위에 4명의 소년이 등장한다. 타월을목에 맨 채 맨발로 뛰어나온 보컬 황보래용, 긴 금발을 두 갈래로 묶어올린 미모의 드러머 류미끼, 덩치는 좋지만 순진한 인상의 베이시스트장달봉, 눈을 찌르는 앞머리 뒤에 반항기를 숨긴 기타리스트 국철의 ‘재활용밴드’. 이들 4명이 꿈을 향해 오디션에 나서는 첫 무대는, 소리와움직임이 유독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만화에서 태어난 재활용밴드가 지면 밖으로 뛰쳐나오기 시작했으니까. 만화 <오디션>이 장편애니메이션 <오디션>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디션. 언젠가 국내에도 미국의 <얼트 컬처> 같은 대중문화 용어사전이 나온다면, 이 단어에는 적어도 세 가지 설명이 필요할것 같다. 1. 배우, 가수 등 예능 지원자의 선발 심사. 2. 4명의
<오디션>, 만화 vs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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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흥행 폭풍을 일으키면서, 다소 모호하기 처리된 장면에 대한 네티즌들의 문제제기와 갖가지 해석이 인터넷과 PC통신을뒤덮고 있다. 오해가 있으면 ‘친구’가 아니다. 각본까지 쓴 곽경택 감독의 조언을 얻어 이 의문들에 대한 답을 마련했다.의문 1. 준석의 아버지는 동수가 죽였다? 중국집에서 차상곤이 “이기 바로 의린기라”며 동수에게 칼과 수표를 건네는 장면 바로 다음에 준석 아버지의 장례식장이 이어붙다보니 이 관련없는두 시퀀스의 충돌은 묘한 연상작용을 낳았다. 그것은 바로 동수가 준석의 아버지를 죽였을 거라는 추측. 그러나 앞서 준석의 아버지가 형두(기주봉)에게“내는 더 미련도 없다”하는 말은 간암으로 죽을 날짜를 받아놓고 있던 상태에서 나온 말이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그래도 한 몇 개월 더간다 카드라…”라는 말이 있었다. 감독은 장례식장에서 동수가 준석에게 애정어린 눈빛과 말을 전달하는 것으로 그 시점까지는 둘 사이가 ‘친구’사이였음을표현했다.의문 2. 동수의
<친구>를 둘러싼 4가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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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목적 우정에 대한 진부한 신화에 그친 영화 <친구>홍성남 | 영화평론가“노스탤지어라 불리는, 일종의 퇴행적인 기억으로서의 다른 영화들이 있다…. 노스탤지어적인영화란(픽션과 다큐멘터리 양자 공히) 스냅 사진의 상태에, 코닥과 폴라로이드가 내게 확인시켜주듯이, 노스탤지어의 완벽한 형태인 바로 그것에,즉 질문으로서가 아닌 소유물로서의 과거에 이르기를 갈망한다.”(제이 캔터의 글 ‘죽음과 이미지’에서)<친구>의 스토리가 처음으로 하나의 중요한 매듭을 만드는 지점은 아마도 상택에게 준석이 진숙을 ‘건네주는’ 장면쯤으로 볼 수 있을것이다. 스토리상으로 보면 바로 그쯤에서 영화가 중심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로서 상택과 준석 사이의 남성적인 결속이 본격적으로 비롯되고또 후반부의 비극을 낳게 할 한 가지 계기로서 준석에 대한 동수의 열패감도 얼핏 낌새를 드러낸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영화는 이야기의 궤적에서 이처럼 일종의 이정표가 됨직한 자리를 만들어놓고는 그것에 당연히
<친구>, 두 가지 시선, 네 가지 의문...비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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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지지론 "영혼의 지문이 묻어있는 깡패영화"김소희 | 영화평론가영화 <친구>를 시사회에서 처음 보고난 뒤 몇개의 별점을 매기면 좋을지 이틀 동안이나 생각을 했었다. 결국 명백히예상되는 흥행 돌풍을 앞두고, 이 영화가 성취한 바를 과도하게 평가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낮은 별점 쪽을 택한 적이 있다. “이 영화가성취한 바”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기 위해 극장을 찾았을 때, 열개의 스크린 가운데 네개를 차지한 <친구>는 심야였음에도 불구하고완전 매진을 기록중이었다. 별수 없이 꼬박 두 시간을 기다리게 된 나는 가방 속에 들어 있던 동화책을 꺼내들었다. 어린 소녀의 동정어린 눈으로고단했던 사람들의 역사를 그려낸 <북경 이야기>인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날의 소녀를 묘사한 대목에 이르러 책으로 얼굴을 가린채 울었다. 작가는 자전적인 이 동화의 끄트머리에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단락지어 몇개로 나눌 수 있다면, 아버지의 죽음은 내 인
<친구>, 두 가지 시선, 네가지 의문...지지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