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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와 오가와 신스케, 올 전주영화제가 특별히 ‘회고’하는 이 두명의 거장 감독들은 일견 서로 맞물리는 지점이라곤 전혀없는 듯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일단 이 둘은 패전의 악몽을 떨치며 놀랍게도 눈부신 ‘경제 기적’을 이룬 국가, 그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았다는 점에서 상통하는 데가 있다. 게다가 이들은 영화를 자신들의 삶 속에 끌어들이려 고투했고 삶을 영화와 융화하려했다는 것도 꽤 닮았다. 비록 그러기 위해 두 사람이 이용한 방법론은 상이하긴 했지만. 어쨌든 이번 전주영화제가 마련하는 ‘오마주’ 섹션은카메라가 어떻게 삶을 껴안으면서 역사와 관계하는지를 사고케 할 만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파 스 빈 더 - 뉴 저 먼 시 네 마 의 심 장먼저 파스빈더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모두가 너무나 잘 알다시피 그는 뉴저먼시네마의 심장이었고 또 뉴저먼시네마 그 자체였다. 15년 활동기간 동안 40여편 이상의 영화를 토해냈다는, 아무나
전주영화제 -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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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거장을 회고하는 방식에는 오마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페미니스트 감독 바버라 해머의 <헌정>은 오가와 신스케에 대한 비판적 조사의 결과다. 오가와 신스케가 이끌었던 오가와 프로덕션은 1970년대 일본 농촌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다큐멘터리를 만든 영화제작집단이다. <헌정>은 이 집단 내에 있던 전체주의적 요소, 남녀차별 실상, 그리고 종교적이라고까지 여겨지는 내부자들의 오가와 신스케에 대한 ‘헌신’을 풍부한 증언과 자료필름을 동원하여 꼼꼼히 밝혀낸다. 야마가타영화제 참석기간 중 오가와 프로덕션이 머물렀던 마을을 방문한 바버라 해머는 호기심에서 이 작품을 시작했다고 한다. 로자 폰 프라운하임의 <내겐 오직 파스빈더뿐>은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에 대한 흥미로운 기록이다. 이름 헤르만, 한나 시굴라, 잉그리드 카벤 등 파스빈더의 영화에 출연했던 여자배우들이 한명씩 나와 파스빈더에 대한 기억과 그들이 파스빈더와 가졌던 사적인 관계들에 대해 깊이있는 증
전주영화제 -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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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스 GIPS감독 아키히코 시오타| 일본| 2000년| 83분| 베타캠카츠코와 타마키, 스물두살 두 여자는 깁스 때문에 묘한 인연을 맺는다.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다며 다리에 가짜 깁스를하고 다니는 타마키는 육교 위에서 만난 카츠코에게 아무런 설명없이 집 열쇠를 건넨다. 타마키의 열쇠는 카츠코의 일상의 빗장을 열고, 그녀는비로소 파트타임으로 컴퓨터 속기 일을 하는 받아쓰기 같은 삶으로부터 일탈한다. 아픈 척하는, 혹은 보이지 않는 병을 보이게 하는 장치로서의가짜 깁스. 보이지 않는 외로움이 드러날 때 맺어지는 아련한 사람 사이를 매우 간결한 드라마에 담아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이다.젠더너츠 Gendernauts감독 모니카 트로이트| 독일| 1999년| 87분| 35mm암컷이 수컷의 형질을 지닌 하이에나에 관한 언급이 인트로를 대신하는 이 작품은, 샌프란시스코 아레아만의 트랜스젠더 예술가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다.샌프란시스코에 있을 때만이 “내가 내 자신”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마치 새의
전주영화제 - N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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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괴물”. 일본 평단이 구로사와 기요시에게 붙인 이러한 별명은 그의 이력을 설명하기에 적절하다. 1983년 <간다천음란전쟁>이라는로망포르노물로 데뷔한 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투적인 영화창작을 계속했다. 초기작인 <도레미파 소녀의 피가 끓는다>는 명백하게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영화에 바치는 헌사였으며 이후 <지옥의 경비원> 등에선 할리우드 장르영화의 관습을 ‘해체’하고 소멸시키는 과감함을 보였다. 그리고 1990년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큐어>는 옴진리교 사건의 충격파에 일본영화계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이자 공포 스릴러물의 걸작이라고 평할 만하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언제나 비판적인 태도로 기존 장르에 접근하는 감독이자 중단없이 카메라를 돌리는 영화괴물이다. 이번 구로사와 기요시 특별전에선 모두 네편이 상영된다. <지옥의 경비원>(1992년, 97분)은 구로사와 영화
전주영화제 - 구로사와 기요시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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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예 Roji-E감독 아오야마 신지| 일본| 2000년| 64분1992년 소설가 나카가미 겐지의 죽음은 일본 열도를 추모열기로 메웠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죽음을 “일본문학에 있어가장 안타까운 일”이라고 애도했고, 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은 “나카가미와 더불어 일본근대문학은 끝났다”고 탄식했다. <로지예>는 나카가미가죽은 지 7년 뒤, 잃어버린 장소를 찾는 한 영화감독의 여정 속에서 이 소설가가 기억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그린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조감독을지냈으며 <유레카>로 지난해 칸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초청된 아오야마 신지는 한 시간 남짓의 <로지예>에서 젊은 ‘거장’다운면모를 보인다. <로지예>는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주인공인 영화감독의 내레이션에 실어 일본의 한적한 시골 풍경을 스케치한다. 우리는마치 그 감독의 시선인 듯 카메라를 따라가게 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사실 그것은 죽은 이의 시선, 즉 나카야마 겐지에 관한 ‘기억’을
전주영화제 - 아시아 인디영화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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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브라더스>감독 임순례 한국| 2001년| 105분<세 친구>의 임순례 감독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 <와이키키 브라더스>는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하는 밴드의 여정을 따라가는 음악영화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리드 싱어 성우, 드러머 강수, 오르간 주자 정석, 색소폰주자 현구 4명으로 구성된 밴드. 불경기로 유흥업소에도 불황이 닥치자 칠순 잔치 등 출장밴드로 전전하다가 성우의 고향 부근인 수안보에 일자리를얻는다. 하지만 30대 중반에 별 볼일없는 모습으로 귀향한 성우의 마음은 편치 않다. 약사, 공무원,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고교 동창들을 만나보지만제각각 삶에 찌든 이들에게는 소통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나마 첫사랑 인희와의 재회가 미묘한 위안을 안겨준다. 멤버간의 불화, 건강 악화 등으로밴드마저 몇번씩 와해의 위기를 거치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되고, 음악도 계속된다. 미래에 대한 별 희망없이 밤을 지샌 ‘세 친구’
전주영화제 - 시네마스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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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4월27일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개막올해도 전주의 봄은 색색의 영화와 함께 무르익는다. 오는 4월27일부터 5월3일까지 세계 30여개국에서 180여편의 영화가모여드는 두 번째 영화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7일 밤낮에 걸친 ‘전주국제영화제 2001’의 영화 탐사는, 임순례 감독의 신작 <와이키키브라더스>를 출발지 삼아 아시아 독립영화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경쟁부문 아시아 인디영화 포럼의 수상작에 이르기까지 계속된다.지난해 봄 대안영화와 디지털영화, 아시아 독립영화의 현재와 가능성을 기치로 내걸고 닻을 올린 전주국제영화제는 2회를 맞아 ‘급진영화’라는하나의 화두를 더했다. 영화의 현재를 끊임없이 반문하며 나아가는 최전선의 영화들을, 올해 특별히 마련된 ‘포스트 68’ 프로그램에서 만날수 있다.1968년 프랑스와 세계 각지를 달군 68혁명의 급진성이 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되짚어보기 위해 장 뤽 고다르의 <중국 여인>과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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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예술도, 기존의 정형화된 삶에서 벗어나는, 어쩌면 ‘미쳤어’라고 할 수도있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사유하고 제안한다. 광기라고 불리는 것이 이성의 빛에 의해 그늘진 달의 뒷면을 뜻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반대로 광기를통해서 그 그늘을, 지금의 이성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이진경 | 사회학자·<철학과 굴뚝청소부>김부용 옮김/ 인간사랑 펴냄/ 7500원감옥과 정신병원, 어디가 더 나은, 아니 덜 나쁜 곳일까? 감옥은 가두어두고 처벌하는 ‘기계’라면, 정신병원은 ‘병원’인 만큼 치료하는 기계니,후자가 더 나을 것이란 생각을 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다. 그래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맥 머피나, <시계태엽장치오렌지>의 알렉스는 정신병원을 선택하는 세간의 ‘지혜’에 따른다. 결과는? 머피는 죽음에 잇닿은 중환자가 되고, 알렉스는 훌륭한 치료덕에모든 반항기와 폭력성을 거세당한 채 ‘퇴원’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학대받다 불구가 되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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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연 누가 인간 생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다.흔히 짐작하듯이 생식유전학을 끌고 나가는 것은 괴짜 과학자의 무모한 시도나 기술의 자체 논리가 아니다. 이 책은 오히려 자본의 힘과 자녀에대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 결과는 디스토피아일 수도 유토피아일 수도 있다.조홍섭 |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하영미·이동희 옮김/ 한승 펴냄/ 1만원지난 97년 첫 체세포 복제동물 ‘돌리’가 탄생했을 때 주간지의 표지를 떼지어 돌아다니는 히틀러가 장식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 마돈나, 마이클조던 같은 이름이 새로운 복제목록에 오르면서 공포는 묘한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신기술은 종종 공포와 함께 다가온다. 그러다가 두려움이 사그라든자리엔 맹목적인 낙관이 들어서곤 했다. 처음 자동차가 발명됐을 때 사람들이 가장 걱정했던 것은, 너무 빠른(시속 20km 정도였지만) 속도가건강을 해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원자력발전소가 처음 나왔을 땐 전깃값이 너무 싸져 계량기가 불필요해질 것이라고 속
리 실버의 <리메이킹 에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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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을 모르는 영화감독들을 혐오한다. “음악? 영화 끝판에 아무에게나 맡겨서빨리 토해내게 하면 그만 아냐?” 하고 생각하는 감독들이 흥행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진짜 좋은 영화를 만들 수는 절대 없다고 믿는다.성기완 | 대중음악평론가문학과 지성사 펴냄/ 5천원영화쟁이들은 연대기에 충실해야 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어느 시대에 어떤 일이, 어느 날에 어떤 방식으로 존재했는지를 등한시하면 안 된다.그것들이, 그러니까 역사적 사실들이 그렇게 짜맞춰지는 과정은 시놉시스를 쓰고 장면들을 구상하거나 수집하여 최종적으로 ‘ready go!’를외치는 그 흥분된 과정과 흡사하다. 사건들의 연대기적 전개과정을 연대기로 읽는 일은 벌어진 일들을 어떤 시각의 관점에서, 때로는 정사의 엄정한눈으로, 때로는 야사의 삐딱한 눈으로 재구성하여 만든 내러티브를 훑어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반대일 수도 있다. 한 시선이 일부러, 혹은 어쩌다가보지 않았거나 보지 못한 숨겨진 것들의 내러티브를, 그 망각의 것들
장호연·이용우·최지선의 <오프 더 레코드: 인디록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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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꿈을 만드는 원리, 그러니까 생생한 영상을 재료로 허구의 상황을 조직하는 원리는영화의 서사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꿈은 영화보다 더 비합리적이고, 더 부조리하지만 영상을 엮어 ‘서사’를 만든다는 점에서 꿈과 영화는놀랍도록 비슷하다.진중권 | 문학평론가김인순 옮김/ 열린책들 펴냄/ 1만2500원(상·하 각권)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 중에 <꿈>(유메)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인데 듣자 하니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한다. <꿈>은 여러 사람이 꾼 꿈을 그대로 영화로 옮긴 작품인데, 전체 줄거리 없이 “나는 이런 꿈을 꾸었다”는 자막과 함께 여러가지 꿈이 옴니버스 스타일로 이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정말로 꿈속의 장면을 방불하게끔 화면을 처리한 기법도 돋보이지만 일본인, 일본사,일본문화와 일본사회를 꿈이라는 무의식의 스펙트럼으로 들여다보겠다는 발상이 더 재미있다. 이렇게 꿈을 그대로 필름에 담아도 한편의 훌륭한 영화가될 수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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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영화 사이의 연관성은 매우 높다. 감독은 자신이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가장 잘 어울리는 배경 장면을 고르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어느 거리가 좋겠다거나 어느 건물이 잘 맞는다거나하는 생각을 수 없이 하게된다. 배경으로등장하는 건축적 장면 속에는 자연스럽게 영화가 주장하는 핵심적 내용들이 베어나게 된다.임석재 |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홍성용 지음/발언/1만 4천원건축과 영화 사이의 연관성은 매우 높다. 보다 직설적인 경우로는 베르나르드 츄미(Bewrnard Tschumi)처럼 자신의 건축적 아이디어를영화와의 연관성으로부터 찾는 예가 있다. 반대로 영화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표현주의 계열의 영화는 건축으로부터 상당히 직설적인 차용을 한다.이런 직설적인 예가 그리 적은 것은 아니지만 건축과 영화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가장 보편적 경우는 영화의 배경 장면 속에서 읽혀지는 건축적의미가 될 것이다.영화의 배경 장면은 결국 자연 아니면 인공 구조물 두 가지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홍성용의 <영화 속의 건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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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사회를 배우는 최량의 길은 그 사회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언어는 문화의 거푸집이면서알맹이니까. 그러나 외국어를 익히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모든 사람이 그 시간과 노력을 낼 수는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외국어를배우는 것은 어렵지만, 외국어에 ‘대해서’ 배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런데 외국어에 대해서 배우는 것만 해도,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종석 | 한국일보 편집위원통나무 펴냄 / 8천원영어권 바깥의 여느 사회처럼, 한국에서도 가장 흔히 접하는 외국어는 영어다. 그 다음은? 한때 우리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제2외국어는 독일어와프랑스어뿐이었다. 그러면 독일어나 프랑스어가? 물론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 독일어나 프랑스어는 그 언어권 국가의 대사관이나 문화원에 갇힌 언어(였)다.그러면 일본어? 그럴 가능성이 있다. 필자의 부모 세대만 해도 일본어로 학교 공부를 시작했고, 서울의 호텔은 예나 지금이나 일본인 관광객으로바글거리니. 그러
최영애의 <중국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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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건축가와 조각가, 화가 등이 모여 교회 하나를 완성하는 중세의 예술처럼,집단에 의해 제작되는 공동창작물이다. 이는 과학과 기술의 진보가 초래한 변화이기도 하지만,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역사상 최초로 자신의 돈을 내고이를 소비할 수 있는 불특정 다수로서의 관중이 존재하게 됨으로서 가능해진 변화이기도 하다.이주헌 | 아트스페이스서울 관장 염무웅·반성완 옮김/ 창작과 비평사 펴냄/ 9800원(1∼4 각권)헝가리 출신의 예술사회학자 아르놀트 하우저가 쓴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나에게 늘 풍성한 영감과 지적 자극을 주는 서가의 보물이다.필요할 때마다 꺼내 보며 예술과 역사에 대한 하우저의 깊은 통찰에 스스럼없이 빚을 진다. 미술사만을 다룬 여타의 미술 관련 서적들보다 선사시대의동굴벽화에서부터 20세기의 영화까지 서양문명의 예술적 성취를 광범위하게 다룬 이 책이 나에게 미술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무슨까닭일까?그것은, 이 책이 서양 예술의 형성 과정을 사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