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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급상승 - 5년새 200% 증가, <쉬리>쯤은 비교가 안 된다
질문: “제작비 규모가 27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영화의 제작여건에서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닌가.”
답변: “일단 돈이 많이 드니까 우려할 만도 하다. 하지만….”
1998년 7월 <씨네21>이 당시 <쉬리>를 제작중이던 강제규 감독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온 이 대화는 한국영화 제작비의 상승곡선이 얼마나 가파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불과 3년 전 “너무 무리하는” 수준으로 평가됐던 총제작비 27억원은 한국영화계에서 이제 ‘평범한 수준’이 됐다. <씨네21>이 자체 조사한 2001년 시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 튜브엔터테인먼트의 투자배급작 28편의 경우, 총제작비 평균은 무려 33억원대에 이른다(<표> 참조). 이중 5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작영화 5편을 논외로 해도 총제작비 평균액은 24억7천만원이다. 1995년 순제작비 9억원, 마케팅비 1억
한국영화 점유율 40% 시대의 고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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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50% 시대 임박, 새로운 과제 5가지 점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요즘 한국영화의 활약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친구>가 전국관객 800만명을 넘기며 상반기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을 38.3%로 끌어올린 데 이어 <신라의 달밤>과 <엽기적인 그녀>가 여름 시즌 흥행 1, 2위를 다툴 것이 확실시되는 지금, ‘시장점유율 40% 시대’는 먼 미래를 기약하는 구호가 아니라 이미 도래한 현실이 됐다. 관계자들은 2001년 한국영화가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최소한 1988년 직배영화가 들어온 이후 한국영화가 지금처럼 관객을 불러모은 적은 없다. 직배사들이 “직배영화 의무상영일수 보장하라”며 시위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지경이다.
정말 스크린쿼터가 필요없는 시대가 온 것일까? 영화계 종사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건 이런 활황이 대단히 느닷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영화가 90년
한국영화 점유율 40% 시대의 고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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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초반부에 태수(유오성)과 민(정우성)이 오토바이가게 앞에서 대화를 나누는 신. 이 신은 오토바이가게 앞에서 찍은 것이 아니고 사실 편의점 앞에서 찍었다. 오토바이가게 인서트는 따로 찍고 두 사람의 대화는 편의점에서 나오는 밝은 불빛을 이용해서 찍은 뒤 편집 때 붙인 것. 또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민이 두손을 손잡이에서 뗀 채 오토바이를 타는 신 역시 실제로 민이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운전컷을 찍을 때 사용하는 레커차 위에서 찍었다. 결국 둘 다 가짜인데 두 신의 분위기만큼은 진짜 이상의 느낌을 주는 것 같다.<아름다운 시절> 총 131컷밖에 안 되는 영화 중에(칸에는 119컷이 갔다) 애정이 안 가는 컷이 있을까. 성민이네가 마차를 끌고 이사오는 풀숏은 원래 한번 촬영했는데 전봇대를 피해서 찍으려다보니 엉성한 앵글이 되어 맘에 안 들었다. 결국 그 자리에 있는 전봇대를 뽑고 가장 좋은 앵글에 자연광이 제일 좋은 시간대를 기다렸다가
김형구가 말하는 “잊기 힘든 이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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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가장 가까이서 감정을 포착하는 눈김형구의 카메라는 선동하지 않지만 끊임없이 도발한다. 그리고 정확하다. 그가 만들어내는 숏은 넓게 찍든 타이트하게 찍든 고정돼 있든 흔들어서 찍든간에 찍어야 하는 내용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찍어낸다. 단편 <비명도시>부터 <비트> <태양은 없다>, 개봉을 앞둔 <무사>까지 김형구와 짝패를 이루어 작업해온 김성수 감독은 “좋은 시나리오를 구별하는 좋은 눈에, 미세한 움직임의 순간까지 완벽히 포착해내는 타고난 감각. 즉 문학적 머리, 감각적인 손을 가진 김형구는 단순히 그림을 찍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스토리를 이해하고 그 스토리를 영상으로 풀어내는 방식을 고민하는 지적인 촬영감독이다”라고 말한다.조민환 프로듀서 역시 “촬영이란 풍경을 찍는 행위가 아니라 감정을 찍는 행위다. 영화를 보다가 똑같은 바스트숏이라도 조금 더 들어갔으면, 조금 더 빠졌으면 하는 느낌이 드는 건 감정의 사이즈가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촬영감독 김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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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에서 <봄날은 간다>까지, 정(靜)과 동(動)의 극을 경공하는 카메라맨 김형구를 만나다1997년 <비트>라는 영화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사람들은 새로운 청춘스타 정우성의 시대가 도래했음과 동시에 김성수라는 감각적 스타일리스트의 탄생을 두팔 벌려 환영했다. 그러나 촬영계는 한 유학파 촬영감독이 스크린에 그려대는 반역적 영상에 잠시 아찔한 기운을 느껴야 했다. 광각렌즈의 극단적 클로즈업을 통한 대상의 왜곡, 끊임없이 흔들리고 갈겨대는 스탭프린팅의 저속촬영, 머리 위에서 직각으로 내리쳐 눈 아래의 음영이 강조되는 과감한 조명까지 그동안 충무로에서 정석으로 통용되었던 모든 규칙을 깨트리면서 만들어낸 <비트>의 영상은 무심코 흘려보내던 엔딩크레디트 중 촬영감독의 이름을 기억하게 만들었다.‘촬영감독 김형구.’ 충무로 도제시스템의 그늘이라고는 AFI 유학 전 촬영부 생활이 고작이었던 이 젊지도 늙지도 않은 촬영감독은, 그러나 ‘앙팡테리블’이란 수
촬영감독 김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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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무기를 휘두르거나 초능력 자랑을 하지도 않지만, 모험 이야기라고 부를 수밨에 없는 작품이다. 모험 이야기지만, 선악의 대결이 주제는 아니다. 선인과 악인이 모두 섞여서 존재하는 세계 속에 던져져 수행하고, 우정과 사랑, 헌신을 배우고, 지혜를 발휘해 제자리를 찾아가는 소녀의 이야기다. 소녀는 곤경을 이겨내고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그것은 악을 없애버렸기 때문이 아니라 소녀 스스로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은 결과다.많은 것에 둘러싸여 보호받으며, 그러면서도 소외된 채로 살아가는, 산다는 느낌조차 막연한 일상 속에서 아이들의 자아는 더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 치히로의 연약한 손발이나 시큰둥한 표정은 그 상징이다. 그러나 어찌할 도리가 없는 위기에 직면했을 때, 치히로는 자신도 알지 못했던 적응력과 인내력을 발휘하게 되고, 과감한 판단과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아마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패닉상태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하는 `이 영화가 노리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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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 뒷좌석에서 뒹굴며 시골 마을로 향하는 열살배기 치히로는 따분함을 감추지 못한다. 일행을 맞이하듯 미소를 띤 차창 밖의 기묘한 석상도, 마을 입구의 어두운 통로도 통 맘에 안 드는 치히로. “난 안 가! 아빠, 집에 가요.” 하지만 떼를 써봐도 소용이 없다. ‘신기한 마을’에 도착해버렸으니까. 2. 이상하리만치 한산한 마을. 유일하게 음식이 차려진 식당을 발견한 치히로의 부모는 주인을 찾다가, 일단 먹고 나서 값을 치르기로 한다. 아무리 말려도 식탐을 참지 못하는 부모를 두고 혼자 돌아다니던 치히로는, 화려한 온천호텔 ‘아부라야’에 이른다. 하지만 주변이 점점 어두워지자 썰렁하던 거리는 검은 그림자 같은 ‘고스트’들, 그리고 감투를 쓴 ‘봄날’님, ‘왕병아리’님 등 온천을 즐기러 배를 타고 온 각종 요괴들의 천지로 변한다. 놀란 치히로는 부모에게 달려가지만, 엄마와 아빠는 돼지로 변해 있다! 3. 설상가상으로 투명하게 변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치히로. 잔뜩 겁에 질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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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것의 불가사의와 죽어 있는 것의 불가사의.”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97년 <원령공주> 이후 4년 만에 발표한 신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千と千尋の神隱し, 이하 <센과 치히로…>)의 팸플릿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이 말에서 느낄 수 있듯 <센과 치히로…>는 선뜻 ‘이런 작품이다’라고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애니메이션이다.지금까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큰 스케일에 비해 내용이 난해하거나 복잡한 모럴을 요구하는 작품이 아니었다. 그의 애니메이션에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관과 유년 시절의 동심으로 꿈꾸는 상상력이 담겨 있다. 즉, 국적이나 연령을 초월해서 즐길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센과 치히로…>는 그런 이전의 행보와는 확실히 다른 작품이다.<센과 치히로…>는 지난 7월20일 일본 전역 도호 계열의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한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미리보는 미야자키 하야오 신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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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도대체 왜 로봇들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걸까요? SF를 보면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치는 로봇들로 가득하잖아요. 이번에 나온 <A.I.> 도 예외는 아니지요.B 그건 서구 기독교문화의 유물이라고 할 수 있죠. 자, 기독교문화권에서 영혼이라는 것을 가지고 불멸할 가능성이 있는 존재들은 인간뿐입니다. 동물들은 털 달린 기계에 불과해요. 요정이나 인어와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들도 그 정도 해택은 못 받지요. 따라서 인간보다 능력이 많고 또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사는 이런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우리와 같은 미약한 인간이 되려고 하는 것도 논리적으로는 이상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되는 건 영혼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고, 영혼을 얻는 것은 영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걸요.A 물론 우리는 진짜 소년이 되고 싶어하는 로봇 이야기가 <피노키오>에서 나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피노키오>는 로봇 이야기의 선조이기는 하지만 진짜 로봇 이야기는 아니고 당연히 옛
영화 속 인공지능에 대한 5문5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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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릭+스필버그1-<E.T.> 지상의 어둠을 서서히 지우며 떠오는 둥근 빛. 실루엣으로 그 빛을 가르며 나르는 소년과 외계인의 자전거. 영화사가 기억할 <E.T.> 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A.I.>는 어둡게 인용한다. 저건 달일까, 아니 우리를 잡으러온 인간의 비행선일까. 스필버그는 변함없이 아름다운 달의 이미지에 공포와 환희의 이중적 의미를 새기며 빛과 어둠을 함께 응시한다. 스필버그적인 것과 큐브릭적인 것의 기적적인 조우를 자축하는 명장면.큐브릭+스필버그2-<시계태엽장치 오렌지>큐브릭의 <시계태엽장치 오렌지>는 악마적인 인간 묘사와 함께 외설적이고도 정련된 프로덕션 디자인으로 이름높다. <A.I.>의 두 주인공이 닥터 노를 찾아간 루즈 시티는 화려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디자인에서부터 <시계태엽장치 오렌지>를 연상케 한다. 이런 색감의 무대를 스필버그의 전작에서 찾기는 불가능하다. 이 타락의 환락가에선 &
큐브릭+스필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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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 큐브릭의 어둠 안고 집으로 돌아오다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할리우드를 지배하는 것은 욕망과 돈이다. 할리우드는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하지만 예술을 위해서는 쉽사리 돈지갑을 열지 않는다. 80년대 이후의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이상을 고집하는 작가들은 대부분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천하의 스탠리 큐브릭도 예외는 아니다. 60년대에 <스팔타커스> <롤리타>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등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양산하던 스탠리 큐브릭은 80년에 <샤이닝>을 만들고 7년이 지난 뒤 겨우 <풀 메탈 자켓>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12년이 흐른 20세기의 마지막 해에 유작인 <아이즈 와이드 셧>을 만들었다. 지독한 완벽주의와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고집 그리고 ‘천재성’ 덕분에 스탠리 큐브릭은 거장이 되었지만, 할리우드와 쉽게 화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공교롭게도 90년대에 스탠리 큐브릭
스티븐 스필버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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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A&C씨네큐브광화문 2관(아트큐브)서울애니메이션센터영상관(무료상영)8월11일(토)11:00옐로우서브머린(12)11:00원령공주(18)15:00천지무용-In Love1(18)14:00한국단편선(18)14:00시간의지배자(18)18:00개회식-메트로폴리스(G)16:00유럽대표 단편선(15)21:00경쟁작품단편부문 A(18)18:00블러드:더 라스트 뱀파이어(18)23:00(심야)아리테공주, 메조포르테,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노이즈맨, 카이트(18)21:00경쟁작품학생 및 졸업작품부문 A(18)17:00오! 나의 여신님-PC통신ANC회원 상영회(12)8월12일(일)11:00디지몬어드벤처 02(G)11:00미개의행성(18)13:00천지무용-In Love1(18)14:00경쟁작품장편부문 A 별주부 해로(G)14:00메트로폴리스(G)16:00후루카와다쿠 단편선(15)16:00길알카베츠와 마크 베이커 단편선(15)18:00경쟁작품학생 및 졸업작품부문 A(18)18:00경쟁작품단편부문
SICAF 2001 상영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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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셀에 그림을 그리는 비교적 전통적인 방식으로 작업하는데, 하나의 장편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간 작업하나.= 이번에는 한 20∼30명이 2년 반 정도? 아주 저예산이어서 사람을 많이 쓸 수 없었다. 난 혼자서 일을 많이 한다. 백그라운드, 스토리보드, 각본, 프로듀서, 애니메이션, 레이아웃 다 직접 했다. 불평하는 건 아니다. 그건 나한테 재미니까. 어려운 건 영화를 파는 거다. 페스티벌에 가서 배급자들을 만나고, 영화를 위한 돈을 구하는 것. 내 단편들은 인기가 있어서 돈을 꽤 벌었다. 장편은 이익을 내기도 어렵고, 본전을 찾기도 힘들다. 장편 중에는 <난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2>를 제외하면 돈을 다 회수한 작품은 없다.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도 돈을 벌긴 했지만, 제작비를 다 회수하지는 못했다.+ <뮤턴트 에일리언>의 제작비는 얼마였나.= 20만달러. 내 인건비 빼고.+ 어떻게 살아가나.= 단편과 광고로. 인터넷으
2001년 안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만난 빌 플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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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필모그래피1977년<루카스 더 이어오브 콘>(Lucas the Ear of Corn)/ 단편1985년<붐타운>(Boomtown)/단편1987년<당신의 얼굴>(YourFace)/ 단편1988년<드로잉 레슨#2>(Drawing Lesson #2)/ 단편<그날들 중 언젠가>(Oneof Those Days)/ 단편1989년<키스하는 법>(Howto Kiss)/ 단편<담배를 끊는15가지 방법>(25 Ways to Quit Smoking)/ 단편1990년<플림툰즈>(Plymptoons)/단편<현인>(TheWiseman)/ 단편1992년<튠>(TheTune)/ 장편(J.Lyle)/장편 실사영화1994년<건 온 더 클래커마스>(Gunson the Clackamas)/ 장편 실사영화1995년<여성과 섹스하는법>(How to Make Love to a Woman)/ 단
빌 플림턴 주요 필모그래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