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관계로 땜빵”하기고영민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와 끙끙 앓았다. 어렵게 마련한 제작비의 태반을 날린 데다 스탭들 고생은 고생대로 시켰다는 자책이 컸던 것. 수중에 남은 돈도 별로 없어 모든 걸 포기하려는데, 주변의 누군가가 그랬다. “훔쳐서라도 찍으라”고. 여기서 주저앉으면 이 작품이 평생 가슴에 응어리로 남아 홧병날 거라고. 그래서 1200만원의 빚을 내고 팀을 거의 새로 짜다시피하여 떠난 것이 2001년 4월의 재촬영이다.그러나 두번째 로케이션에서도 뜻대로 다 찍지 못했고, 빠듯한 예산으로 후반작업할 것을 뻔히 앞둔 마음은 착잡했다. 물질적으로 더이상 솟아날 구멍을 찾을 수 없던 이때, 그에게 희망이 되어준 것은 ‘사람’의 힘이다. 배우나 스탭들도 개런티 없이 뭉쳐 고생한 사람들이지만, 영화아카데미 후배·동기들에게 부탁해 학교 편집실을 이용하거나 작업비용을 깎는 식으로 다시 한번 도움을 받았다. 그야말로 돈이 비는 구멍을 인간관계로 땜빵했던 것. 부산영화제 상영날 아침에나마
고영민 감독의 고군분투 영화찍기로 본 독립영화의 경제학 (2)
-
의 고영민 감독은 두번에 걸쳐 혜택을 받은 영진위의 지원기금이 없었다면 영화를 완성할 수 없었을 거라면서도, 몇 가지 아쉬움을 지적한다. 첫번째는 지원금이 그리 넉넉지 못하다는 것. 그가 제작지원을 받은 1999년 당시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 지원책은 한해에 20∼30편을 선정해 500만∼600만원의 지원금을 균일하게 나누어주는 식이었다. 그러나 ‘돈 걱정 안 하고 영화 찍는 데 몰입하려면’ 적어도 제작비의 70% 이상은 확보해주는 전적인 지원정책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게 지원금으로 영화를 찍어본 그의 의견. 2001년부터는 영화의 규모에 따른 차등지원을 실행하고 있으나, 아직 제작비의 50%선에 그치고, 총 2000만원 이하로 제한되고 있다. 영진위에서는 매해 제도를 보완중이며 구체적인 2002년도 사업계획 내역은 아직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해와 비슷한 방향으로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의 얘기다.제작지원작 선정절차 및 심사기준의 투명성도 짚고 넘어갈 문제다. 의 경우
독립영화 지원, 어떻게 이루어지나
-
최근의 독립/단편 영화계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마인드를 가지고 PPL이나 현물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지원을 유치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의 고영민 감독은 극중에서 사용되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SK글로벌에서 현물지원 받았으며, 브랜드 로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LG화재에서 제작비 300만원을 지원받았다. 영화 속 소품으로 노트를 사용하면서 문구회사 바른손에서 300만원을 받은 민동현 감독의 <외계의 19호 계획> 역시 PPL을 활용한 예.김지현 감독의 <뽀삐>는 아예 ‘지원영화’를 표방하고 나섰다. CJ-CGV 사전지원금 2500만원에 영진위 지원금 750만원, 그리고 기업들의 협찬으로 촬영진행비를 충당하고 있는 것. 강아지를 등장시킨 영화이기 때문에 개 사료업체 ‘퓨리나’에서 사료를, 그리고 영화제목과 같은 제지업체 유한킴벌리에서 화장지를 각각 500만원어치씩 현물협찬 받았다. 장소를 빌려주는 카페에는 화장지로 사례를 대신하고, 동물병원이나 애견샵의 촬영비는
다른 단편.독립 영화들 어떻게 찍고 있나
-
첫작품으로 일약 스타가 되는 배우들도 많은 충무로에서,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스타덤을 향한 지난한 코스를 밟아온 배우가 있다. 이범수가 그렇다. 1990년, 대학 3학년일 때 영화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그는 12년이 지난 서른셋에야 처음으로 주연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포스터에 새겼다.
20대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관통한 뒤 30대 중반에 이르는 시간. 성실하고 착실하게 영화에 몸담았던 그에게 12년은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각종 인터뷰에서 “영화에 단역, 조역, 주연이 따로 있냐”는 말을 유난히 많이 하던 배우. 그런 그라, 주연이 된 것에 대해 담담할 법도 하건만, 웬걸. 이제사 밝히는 바, 그는 처음부터 주연을 향한 욕망에 몸사래쳤었다. 쉬 드러내지 않았을 뿐.
자꾸만 지연되곤 하는 욕망이 있었기에, 더욱 길었던 12년. 그 시간들은 이범수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해낸 훈련과정”이라거나 “오너가 되기 전 수위나 경리로 일해본 실무경험의 시간들”일
이범수의 `서른세살의 쿠데타` [1]
-
-
아쉬움 남는 조연 시절, “나도… 했다면…”
어쨌건 힘들게 출연한 영화 <태양은 없다>로 이범수는 처음 뜰 수 있었다. 홍기(이정재)를 끈질기게 쫓아다니던 단발머리 깡패 고리대금업자 병국이 그의 역. 병국은 멋지구리한 정우성, 이정재와 또 다른 맛으로 시선을 끌었다. <태양은 없다>의 병국이 된 이후,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때 처음 들어온 인터뷰 요청이 제법 늘어났다. 하지만, “기분이 방방 뜨기보다는 그동안 도와준 선후배들께 감사한 마음이었다”라고 이범수는 그때를 떠올린다. 인기 하나 없던 자신을 캐스팅해준 김성수 감독은 지금까지 은인이나 다름없고.
조연으로의 입성 이후, 달라진 것은 언론의 관심이 늘어난 것만이 아니었다. 촬영현장에서, 그는 그동안 자제하던 것들을 맘껏 펼칠 수 있었다. “촬영현장이 대부분 배우 위주로 굴러가잖아요. 무명 시절에는, 만약 내가 인정을 받는다면 현장에서 더 열심히 하고 연기도 열연을 할 수 있을 텐데, 했었
이범수의 `서른세살의 쿠데타` [2]
-
[흥행배우] 나는 흥행배우란 말을 믿지 않는다. 배우 때문에 흥행이 되나? 결코 그렇지 않다. 흥행은 주위의 힘이 있어야 되는 것이다. 메이저 배급사에서 극장 100개 잡고 트는 영화와 처음부터 작게 가는 영화가 있을 때, 배급사 잘 만나 흥행이 되면 그 영화의 출연배우는 흥행배우가 되는 것 아닌가. 작품에 대해서라면 몰라도 배우에게 흥행배우란 말은, 그래서 쓸 수 없다.
[거품] 나는 거품이 없는 배우다. 아니, 거품이 없다기보다는 세제가 없다. 세제를 안 넣어주어도 깨끗이 빨아 온 게, 내 연기인생이다.
[불안] 이 바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늘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제일 두려운 건 나 자신이었다. 초심만 잃지 않으면 서른 전에 뭔가 된다는 확신이 20대 때는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자 “어차피 될 거 빨리 되지 되게 늦게 되네” 하는 생각은 들었다. (웃음)
[외모]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
이범수의 `서른세살의 쿠데타` [3]
-
드디어 폐쇄회로를 벗어나다
홍상수 감독의 네번째 작품 <생활의 발견>이 드디어 공개됐다. 지난 3월4일 첫시사회에서 선보인 <생활의 발견>은 충분히 홍상수적이지만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홍상수는 더이상 출구 없는 미로에 자기를 가둬두지 않고, 자신의 인물들과 세상을 거닐기 시작했다. 이건 홍상수의 새로운 단계다. <생활의 발견> 작품평, 그리고 어느 전작에서보다 감독의 모습이 짙게 배인 주연 김상경에게 홍상수와의 조우기를 들었다. <생활의 발견>은 3월22일 개봉한다. 편집자
개인적인 기억 하나. 1996년, 낯선 감독의 이상한 제목의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만났다. 도시인의 추레한 일상을 담은 풍경에 걸맞는, 어딘지 옛날 극장 냄새가 나는 코아아트홀에서. 신나게 웃으며, 가슴 한 구석에 서늘한 바람이 지나간 걸 느끼며 나오니, 찬바람이 거리를 휘감고 있었다. ‘닮지 않았어?’, ‘똑같아.’ 그런 말들을 내뱉
<생활의 발견>의 감독 홍상수 [1]
-
-시나리오 없이 트리트먼트로 출발하여, 현장에서 모든 것을 썼다고 들었다. 공간이 주는 어떤 특정한 느낌이 있는가.
=여러 가지가 있다.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긴장감이나, 뭐가 정해져 있을 때는 안 되면 이걸로 하면 되지 하는 생각이 있는데 아예 정해지지 않았을 때는 계속 생각을 하게 된다. 배우들이 전날 한 말도 있을 수 있고, 트리트먼트 과정에서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부분도 있고.
-처음 장소를 헌팅할 때와 촬영 당시 공간에 대한 느낌이 바뀌는 경우가 있는가.
=헌팅 때는 몰입을 미룬다. 내가 그런 타입이다. 마지막 결정의 순간까지 완전 몰입을 미룬다. 헌팅 때는 채집 정도의 몰입이다. 촬영 직전에 몰입해서 본다. 헌팅 때와 달라지는 것은 있다. 그러면 거기에 맞춰서 한다. 춘천 공지천 호수를 갔더니, 헌팅 때에는 없던 영화세트가 들어와 있었다. 원래는 그쪽을 통해 넓은 호수로 나아갈려고 했는데, 없던 게 생겨 풍경이 바뀌었다. 그것도 괜찮다. 더 아담하고
<생활의 발견>의 감독 홍상수 [2] - 홍상수 인터뷰
-
<생활의 발견>은 김상경(극중 이름은 경수)이 택시를 타고 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클로즈업(그러고보면 이만한 클로즈업은 홍상수 영화에선 흔치 않다)으로 잡힌 김상경의 얼굴은 홍상수 감독과 많이 닮았다. 기른 건지 그냥 며칠 안 깎은 건지 판단하기 어려운 염소 수염, 술기운과 잠기운이 반쯤 섞여 정상보다 1.2배쯤 부어오른 얼굴, 나 말하기 귀찮다고 써놓은 뚱한 표정, 입은 지 최소한 사흘은 지난(그렇게 보이는) 하늘색 와이셔츠…. 홍상수 감독과는 어떤 식으로든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기자시사회라 여기저기서 킥킥 소리가 새어나왔다. 어떤 이는 홍상수 감독이 카메오 출연한 것으로 알았다고 한다.
김상경과 홍상수는 닮지 않았다. 나란히 앉아 있으면 확실히 알 수 있다. 12살 차이 띠동갑이고, 한 사람은 매끈한 미남 배우 또 한 사람은 후줄그레한 차림새의 감독이다. 영화에서 둘이 닮았다고 말한다면 그건 착시효과다. 아니면, 뭔가 말을 만들어내기 위해 너스레를 떠는
<생활의 발견>의 감독 홍상수 [3] - 홍상수·김상경
-
등장인물 소개① 아이디 ② 좋아하는 스릴러 ③ 왜 반전인가 ④ 학교 때 전공 ⑤ 인생관 ⑥ 취미 ⑦ 모임 출사표① 껨Boy ② 오션스 일레븐 ③ 현실엔 반전이 없잖아? ④ 역사학 ⑤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극장에서 배웠다. ⑥ 컴퓨터 게임 ⑦ 나는 뭐 모임이 좋아서 개근하는 줄 알아? 빈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그런 거지.① 겨뤄보者 ② 유주얼 서스펙트 ③ 내 머리가 감독보다 낫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④ 수학 ⑤ 뒤통수 맞기 전에 내가 먼저 친다. ⑥ 퀴즈 응모하기 ⑦ 반전을 싫어한다면서 안티郞은 반사모 모임에 왜 나오는지 몰라.① 슬퍼Man ② 식스 센스 ③ 반전에 짙게 배인 슬픔에 사로잡히다 ④ 국문학 ⑤ 나의 삶은 태어남에 대한 망설임 ⑥ 덕수궁 돌담길 걷기 ⑦ 그녀 떠난 뒤 괴로운 이 마음… 모임에 나갈까 말까.① 무섭君 ② 프라이멀 피어 ③ 배우의 연기력이 가장 잘 드러난다 ④ 연극영화학 ⑤ Trust No One ⑥ 진실 게임 ⑦ 나 없는 데서 욕할까봐
`배반당하는 재미`, 반전의 매혹 설·왕·설·래 (1)
-
#3.밤 10시, 광화문의 술집-반전의 조건안티郞: 도대체 어떤 게 효과적인 반전이라는 거야? 관객이 치열하게 예측했는데도 빗나가게 만드는 거야, 아니면 아예 반전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을 때 후려치는 거야?슬퍼Man: 난 뒤쪽이라고 생각해. ‘식스 센스’를 생각해봐. 사실 마지막 반전은 없어도 충분히 얘기가 되는 거였다구. 그런데도 그 마지막 반전은 이제껏 봤던 내용 전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잖아? ‘존재론적 반전’에서 브루스 윌리스 머릿속으로 플래시백이 주마등처럼 짧게 스쳐갈 때 관객들은 그 영화의 의미를 처음부터 되짚어보게 되지. 반전이 예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오는 훌륭한 반전은 훨씬 더 큰 충격을 주지.무섭君: ‘최고의 죽음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죽음’이라는 몽테뉴의 말이 떠오르는군. 반전이 서스펜스의 완성이면서 서스펜스의 죽음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말이야.껨Boy: 수많은 관객들이 머리를 굴리는 상황의 절정에서도 모두를 놀라게 할 수 있다면 그게 더 감탄스러운 거 아냐?
`배반당하는 재미`, 반전의 매혹 설·왕·설·래 (2)
-
검은 코트를 입고 검은 가방을 든 남자가 런던 빈민가 골목에 스며든다. 가방 안에 있는 물건은 아마도 길고 날카로운 외과용 칼과 뼈를 가르는 데 필요한 도구일 것이다. 그는 비명 지를 틈도 없이 한 여자를 죽일 수 있고 30분 안에 자신이 원하는 내장을 가지고 그 자리를 떠날 수도 있다. 누구도 그 얼굴은 알지 못한다. <프롬 헬>이 되살려낸 살인자 ‘잭 더 리퍼’는 그처럼 완벽하게 살인을 집행한, 안개 속에 녹아들지 않고서는 가능할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른, 연쇄살인마였다. 그는 빅토리아시대의 불분명한 회색 공기와 함께 태어났고 그 시대의 종말과 함께 사라졌다. 그를 키운 위선의 시대. 빅토리아시대 섹스와 죽음의 기록이 여기에 있다. 편집자1888년 8월31일 새벽, 런던의 악명 높은 빈민가 화이트차펠 거리에 한 여자가 누워 있다. 날카로운 칼로 목을 찢기고 창자가 사라졌으며 치마가 허리까지 올라간 채 버려진 창녀. 그때까지도 약간의 온기가 남아 있던 그녀는 ‘폴리’라는
스크린 연쇄살인마의 원형 잭 더 리퍼 이야기
-
<프롬 헬>과 현실이 가장 차이가 나는 점은 무엇보다 희생자들의 외모다. 영화 속의 창녀들은 모두 젊고 아름답다. 그중 한명은 영국 왕자와 남몰래 사랑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러나 100년 전 살해된 창녀들은 잭 더 리퍼가 아니었다면 손님을 찾기도 힘들었을 늙고 추한 여자들이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아일랜드 출신에 선량하고 아름다웠던 젊은 메리 켈리가 유일한 예외였다. 살해된 순서나 이름은 사건 파일을 그대로 따랐지만 한창 때 억울하게 살해당하는 여인들은 현실보다 훨씬 드라마틱해 보일 것이다.잭 더 리퍼의 정체에 대해서도 <프롬 헬>은 극적인 요소를 많이 추가했다. 영화 속에서 창녀 앤과 비밀 결혼식을 올린 앨버트 왕자는 1880년에 실제로 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는 비천한 여인과 비밀리에 결혼했는데, 그 여자의 친구인 메리가 영국 왕실을 뒤흔들 로맨스에 관해 알게 됐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메리가 이 놀라운 비밀을 거리의 친구들과 공유했고
<프롬 헬> 영화 vs 현실
-
“Oh! my God!”파리공항을 거쳐서 무려 14시간가량의 육중한 시간을 버텨내며 도착한 포르투갈의 포르투공항. 설레던 마음도 잠시뿐, ‘택택’거리며 힘겹게 돌아가는 컨베이너 위의 짐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공항의 분주하던 사람들도 차츰 사라져갈 때 머릿속을 스치는 불길한 예감. ‘혹시? 내 짐 없어진 것은 아니겠지?’ 순간, ‘덜커덩’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멈춰서는 컨베이너. 아앗앗! 신이시여 아니되옵니다. 그러나 가차없이 내리쳐지는 신의 매서운 손. 그 손에 비참히 나가떨어지고 마는 서글픈 나. ‘으흐흐흑….’ 함께 짐을 잃어버린 사람들과 공항사무실에서 어눌한 영어로 열심히 짐 찾는 신고를 접수한 뒤, 어쩌면 내일 찾을 수도 있고 아니면 며칠 걸릴지도 모른다는 전혀 위로가 안 되는 공항직원의 말을 듣고는 힘없이 터벅터벅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저 멀리서 하얀 종이 위에 쓰인 내 이름이 보였다. 순간, 눈물이 막 터져나올 듯한 격한 심정. 이렇게 힘들 때 내 이름 하나라도 적어들고
민동현의 유쾌한 판타스포르투 영화제 기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