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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쨍한 오후 2시. 한 사진작가는 실직한 것으로 보이는, 추레한 행색을 한 남자의 뒤를 밟는다. 하지만 골목으로 들어간 그는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그녀는 다시 되돌아 나오는 길에, 한 청년을 만난다. 오른뺨에 길게 나 있는 흉터를 마주하기 전까지 그녀는 청년이 5년 전 자신이 골목에서 카메라를 들이댔던 한 꼬마임을 기억하지 못한다. 부레처럼 서서히 부상하는 기억의 칼날. 둘은 어색하게 인사를 나눈 뒤 서둘러 자리를 뜬다.<오후>는 감독의 말 그대로, ‘단순한’ 영화다. 한 사진작가와 한 청년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이들이 떠올리는 5년 전 기억. 그게 전부다. 그런데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두 인물의 마주침을 통해 공간과 사건을 환기시키는 과정은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과거와 현재, 카메라와 피사체, 거짓과 진실 등 다양한 각도에서 엿볼 수 있도록 압축해놓았기 때문. 전반부의 골목길 장면에서 보여지듯, 공간연출 또한 인상적이다.
인디포럼 | <오후>의 장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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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가 연애와 실연을 이야기한다. 한 여자는 짝사랑을 정리하는 데 4년이 걸렸지만, 이젠 그 기억들을 웃으며 회고할 수 있다. 또 한 여자는친구들이 모두 아는 누군가와 비밀리에 연애를 했지만, 그 남자로부터 얼마 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이별 통보를 받았다고 말한다. 세 번째여자는 그 이별의 이유가 자신 때문임을 알고 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연애에 관하여>는 대사도 많고 롱테이크도 많은 영화다. 30분 내내 한자리에 앉아 수다떠는 여자들을 줄창 비춘다. 간혹 지난 일을 회상하거나미래의 어떤 사건을 예시하는 장면이 끼어들긴 하지만, 영화는 장면이나 상황 전환에 인색하다. 그런데 범상치 않은 데가 있다. 여자라면 누구나익숙한 수다의 자리가 제법 리얼하게 재현됐구나 싶어 동조의 웃음을 보내다 보면, 이별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예상치 않은 순간에 예상치 않은 결과로풀려나와 놀라게 되고, 세 여자의 현재가 서로에게 과거이자 미래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연애
인디포럼 | <연애에 관하여> <바다가 육지라면> <웃음>의 김지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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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할 만한 단편영화감독들 - 김지현, 장명숙, 박혜민, 김영남, 이진우 모든 단편영화감독들이 장편 데뷔를 예비하는 수련의 과정으로 단편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장편영화를 짧게 줄여놓은 것이 단편영화는 아니다. 장편이 신문 사설이라면, 단편은 네컷 만화와 같다.” 단편 <달이 지고 비가 옵니다>를 만든 박혜민 감독의 말마따나 단편은 장편과는 엄연히 ‘다른’ 영역의 예술이다. 그렇게 영화의 미래를 단편에서 찾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90년대 후반 단편영화 붐이 태동됐고, 이 붐은 해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국내 단편작품들이 해외영화제에 진출하고 수상했다는 소식이 한달이 멀다하고 날아들고, 인디포럼 등의 국내 단편영화제에 응모하는 작품들은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이번 인디포럼과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 소개되는 작가들 중에는 임창재, 유상곤 등 이제 꽤 연륜이 쌓인 단편작가를 비롯, 이송희일, 민동현, 권종관, 염정
인디포럼 2001의 다섯가지 젊은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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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에서 <진주만>까지, 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자-감독 흥행복식조
영화 한편에 1억4500만달러. 폭스와 파라마운트가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에 공동으로 2억달러를 투자한 적은 있지만, 단일 스튜디오가 한편의 영화에 들인 비용으로는 마이클 베이의 <진주만>이 정상이다. 최근 몇년간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적과의 동침’인 공동제작을 유행처럼 시도했던 것은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이유였다. UA의 문을 닫게 만들었던 <천국의 문>의 전철을 답습하고 싶은 제작사는 그 누구도 없었다. 80년대 한때 잘 나가던 캐롤코가 무너진 것도 결국은 ‘과다한 제작비’ 때문이었다.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한 ‘이벤트영화’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는 싶지만 부담이 너무 크다. 공동제작이 성행한 이유는 그것이다. 그렇다면 디즈니가 <진주만>에 ‘1억4500만달러’를 아낌없이 쏟아부은 것도 이유가 있을까.
마이클 베이가 <나쁜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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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액션영화의 구성요소는 무엇인가.
훌륭한 이야기, 멋진 캐릭터, 주제. 그리고 나는 사랑이야기를 좋아한다.
-당신은 제작에 간섭을 많이 하는 프로듀서로 알려져 있다. 당신과 함께 일하겠다는 감독을 찾는 것이 어렵진 않나.
=그런 문제를 겪어본 적은 없다. 만일 내가 이들 감독과 한번씩만 일했다면 어려움에 봉착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돌아오지 않나(토니 스콧은 <탑건>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등 5개 작품을 브룩하이머와 함께했다). 그들이 나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매우 편한 환경 때문일 것이다. 또한 젊은 감독은 강력한 프로듀서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더 록>에서 니콜라스 케이지를 액션스타로 만들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나는 그가 엄청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허니문 인 베가스>의 캐릭터는 뛰어나다. 셰어와 함께 작업한 <문스트럭>에서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철저하게 개발해냈다.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 [2] - 제리 브룩하이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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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마로의 숲이야기> www.mashimaro.co.kr김재인보름달처럼둥그런 얼굴에 짧은 귀를 가진 하얀 이등신 토끼 마시마로의 매력을 새삼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감은 듯 조그만 두 눈, 말 한 마디 없이 예상의범주를 훌쩍 뛰어넘는 행동으로 숲 속 친구들과 보는 이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엽기 토끼’ 말이다. ‘엽기 토끼’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마시마로의 숲이야기>는 국내 플래시애니메이션의 인기를 선도한 작품. 곰 부자의 과일바구니에 손댔다가 도끼로 위협하는 아빠곰 앞에서 한 술더떠 머리로 병을 깬 뒤 깎아주는 과일을 편하게 뺏아 먹는는 ‘피크닉’, 달나라에서 떡방아 찧는다는 옥토끼의 그림자가 실은 변기에 볼 일 본뒤 물이 안 내려가서 변기 청소기로 뚫는 것이라는 독창적인 가설을 실연으로 증명하는 ‘달’, 보라색 바바리로 온몸을 감싼 채 낙엽과 멜랑콜리한음악으로 청승을 떨며 실연의 아픔을 앞세워 방심한 친구의 샌드위치를 먹어치우는 ‘멜랑콜리’ 등 2∼3분
플래시애니메이션 | 화제의 국내 플래시애니메이션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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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woobiboy.intz.com이동우노란 우비를 입은 말썽끼 섞인 순진한 우비소년과 그의 우거지맨션 이웃들이 아웅다웅 살아가는이야기 <우비소년>은 가히 플래시애니메이션의 ‘착한 모범생’이라 할 만하다. 엽기와 오물이 선호되는 유행 속에서 자극적인 소재를 취하지 않고도일일방문자 수 6만명을 넘기며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더럽고 욕하면 인기끌기 쉽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다워야 하지 않나.<우비소년>은 진검승부를 하는 작품”이라고 이동우씨는 말한다. 다양한 주변캐릭터와 풍부한 시각적 표현, 따뜻한 느낌의 색처리가 <우비소년>의특징. 유치하지만 어딘지 정감어린 동화적 분위기 속에 조금씩 ‘중독’되게 하는 은근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애초에 있었던 뻥도사, 뱃살공주외에 엘비수, 오타군, 빠다맨 등 주변인물들은 모두 현대인들이 앓기 쉬운 정신질환들에서 모티브를 따 고안된 캐릭터들. ‘우리 내면의 심리상태’를지닌 이들의 ‘사람사는 이야기
플래시애니메이션 | <우비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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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ine4m.comJ-팀아치와 씨팍. 풀어서 말하자면 ‘양아치와 씨팍새’. 제목부터 꽤나 불경한 <아치와 씨팍>은 국산 창작애니메이션 파일을 아무리 뒤져봐도 좀체계보를 찾기 어려운 별종이다. 괴상한 외모의 건달 아치와 씨팍이 주인공이고, 인간의 똥만이 유일한 에너지원이라는 도시가 배경이며, 타란티노식의유혈낭자한 액션부터 <매트릭스>와 <이지 라이더>까지 종횡무진 영화 패러디를 뒤섞은 애니메이션이라니. 혹자는 “몹시 양아치 액션”이라고 말하는<아치와 씨팍>은 현재 제작중인 디지털 장편애니메이션. 조범진 감독이 이끄는 애니메이션창작팀인 J-팀에서 만들고, 튜브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하는이 작품은 6월 둘쨋주, 극장용 장편에 앞서 동명 플래시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인터넷 상영관에서 먼저 관객을 만날 차비에 한창이다.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아치와 씨팍>은 엽기가 성한 플래시계에서도 보기 드물만큼 엽기와 비주류의 코드가 강하다. 똥을‘
플래시애니메이션 | <아치와 씨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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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적은 용량으로 이미지를 제공하는 플래시애니메이션은 늘 새로운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주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굳혔다. 따라서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엔터테인먼트 사이트에서는 플래시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하나의 섹션으로 구비하고 있는 형편. 그중에서도 선두주자는 쇼크웨이브(shockwave.com)다. 쇼크웨이브와 그 다음 세대인 플래시를 만든 매크로미디어사에서 운영하는 쇼크웨이브는 음악과 영화,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구하는 종합엔터테인먼트 사이트. 가장 많은 화제를 모았던 웹애니메이션 프로젝트랄 수 있는 팀 버튼의 <스테인 보이>와 트레이 파커의 <사우스 파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버튼이 쇼크웨이브와 계약을 맺고 제작한 <스테인 보이>는 그의 책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에 등장했던 ‘스테인 보이’가 주인공이다. ‘얼룩 소년’이라는 이름대로 지나간 자리마다 잿빛 얼룩을 남기는 것 외에 별 무기가 없는
플래시애니메이션 | 해외 플래시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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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캐릭터시장까지, 플래시애니메이션의 세계쫑긋 세운 짦은 귀, 제 몸뚱이만큼이나 크고 동글동글한 얼굴의 흰 토끼가 요즘 곳곳에 출몰한다. 거리와 상점의 판매대에서,사무실 한편에서, 혹은 누군가의 휴대폰 끝에서 발견되는 토끼의 이름은 마시마로. 아기공룡 둘리 이후 이렇다 할 후속타가 없었던 국산 캐릭터상품시장을 새롭게 석권하고 있는 이 토끼는 인터넷에서 몰아친 선풍적인 인기를 업고 현실 공간으로 튀어나온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지난해 여름부터인터넷상에서 공개된 짤막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마시마로의 숲이야기>에서 태어난 주인공. 캐릭터 상품으로 나온 지 두달 만에 15만개 이상 팔려나갈만큼 풍속을 자랑하는 ‘마시마로 열풍’의 진원은 지난해부터 부쩍 주목받고 있는 플래시애니메이션이다.자 유 로 운 창 작, 애 니메 이 션 신 천 지플래시애니메이션은 종이와 셀에서 모니터로 캔버스를 바꾸고, 펜에서 마우스로 화구를 바꿔가며 첨단 컴퓨터가 주도하는 이미지 탐사를
플래시애니메이션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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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베일로 얼굴을 가린 여성, 춤, 음악, 연극, 영화의 금지 등 이미지(영상)가 금기인 나라로비춰진다. 이미지가 금기인 곳에서 어떻게 이미지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를 찍을 수 있었는가.촬영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아프가니스탄에는 이미지가 부재한다. 영화관, TV, 사진이 금지된 나라다. 여성들은 얼굴을 드러낼 수가 없고 ‘차도르’라는베일로 가리고 다닌다.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은 너무나 복잡해서 현실이 초현실로 변한다.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들은 얼굴이 없고 남성들은수염으로 얼굴의 반을 가린 모습이다. 게다가 현대성이 완전히 없다. 집들은 흙으로 지어져 있다. 외부에서 보면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지만 한꺼풀벗겨보면 여성들의 불행이 드러난다. 악과 고통이 베일 뒤에 가려져 있다.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선상에 있는 영화로 보이는데, 영화의 적십자 간호사는 실제로 간호사인가.19살난 젊은 여성으로 실제도 간호사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이 유용
칸 영화제 | <간다하르>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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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재견>이나 <상하이의 꽃>과 비교해봤을 때 <밀레니엄 맘보>는 동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요즘 젊은이들의모습을 아주 새로운 형식으로 보여주는 영화다.영화의 대상이 되는 젊은 세대와 내가 속한 세대 사이에는 거리감이 있다. 누구나 자신이 속한 세대에 더 익숙하고 가깝게 마련이다. 영화에서이 거리감은 10년에 해당한다. 내 세대의 시선으로 지금 세대를 바라보고자 했고 그럼으로써 거리감이 발생하게 된다.이 영화의 결말은 모호하다. 다른 곳으로 떠나는 장면이 있고 마지막 신의 배경인 유바리에는 얼음, 겨울, 영화, 판타스틱, 꿈 등이존재하는데.<밀레니엄 맘보>는 시간의 변천에 관한 영화다. 원래 나의 의도는 시네마베리테 형식의 시공간을 따르는 것이었지만 여건상 어렵다는것을 자각하고 시간이 왔다갔다하는 형식으로 대체됐다. 공간적 배경이 된 유바리는 영화제 때문에 갔다가 발견하게 된 도시다. 이 소도시는 원래탄광이 있던 곳으로 폐광된 이래 퇴락의 길
칸 영화제 | <밀레니엄 맘보> 감독 허우샤오시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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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는 전작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데도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파리와 타이베이간을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두 도시를 오가며 촬영한 방식에 대해 설명해달라.파리와 타이베이, 두 도시가 내가 사랑하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에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포함시켰다. 배우들은 물론 물고기도 그렇다.영화 일을 하다보니 여행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중 파리여행이 이번 영화에 파리를 배경삼은 이유가 됐다. 영화는 자기 경험의 반영이다.영화 속에 등장하는 물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물의 상징성은 내 영화에서 매우 명백하므로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각자가 알아서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이번 영화를보고 왜 비가 오지 않는지 물어본 사람이 많았다. 이전 영화들에서 비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식상한 면이 있어서 제외시켰다. 내 영화에는 같은모티브들이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면 물, 공기같은 것. 그건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는 모티브이기에 자
칸 영화제 | <거기 몇시니?> 감독 차이밍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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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과 왕가위의 <화양연화>가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각광받은 것과 달리 올해칸의 아시아영화는 폭넓은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개막 전 일본영화 9편이 경쟁부문 3편을 포함해 각 부문에 고르게 포진, 관심을 끌었지만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대신 동시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들 가운데 올해 칸에서 주목받은 이들은 차이밍량, 허우샤오시엔, 모흐센 말흐말바프등 3인이다. 이들의 영화를 하나로 묶는 키워드를 발견하긴 힘들지만 각자 개성이 뚜렷한 스타일은 그들의 다음 행보에 기대를 갖게 만든다.현대인의 고독 - 차이밍량의 <거기 몇시니?>차이밍량은 기복이 없는 감독이다. 이번에 내놓은 영화 <거기 몇시니?>(What Time Is It There?)는화면 속에 최소한의 요소만 채워놓고 외로움과 상실감에 빠지게 만드는 차이밍량 스타일을 여실히 보여준다. 등장인물들도 변함없다. 감독은 이번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
칸 영화제 | 아시아 작가주의 최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