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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은 무척 꼼꼼하다. 촬영장에선 영화 외에 다른 어디에 잠시라도 한눈팔 틈이 없는 듯하고,프레임 좌우 1cm 차이를 따져 다시 찍는다. 사전준비도 마찬가지다. 그가 쓴 시나리오에는 그때그때 배우의 내면 심기까지, 마치 소설처럼기술해놓기가 예사다.촬영, 편집 마치고 8월15일 개봉 대기중인 그의 세 번째 영화 <오아시스>의 콘티북은 강의노트를연상케 한다. 잠시 화가의 꿈을 가졌을 만큼 그림 솜씨도 있는 그가 직접 그린 콘티 옆에 배우와 카메라의 동선, 배경화면의 분위기까지 상세히기술돼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한신이 끝날 때 ‘주안점’ 또는 ‘중요 콘셉’이라는 제목 아래 3∼4항목의 상세한 주석을 달아놓기도 했다.<오아시스>는 도무지 사회 적응을 못할 것 같은 전과자 청년과 뇌성마비 장애인 여자의 사랑 이야기다.이창동 감독 영화치고는 뜻밖의 소재인 만큼, 완성된 영화를 보기 전에 미리 예상하기가 힘들다. 콘티 그림 연결이 잘돼 있고, 옆지문이 친절한대목을
콘티북 윤곽따라 미리 보는 <오아시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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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미니슈퍼(지하)C#4<크게보기>그림 1)미니슈퍼 출입문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카메라. 종두가 출입문을 열고 들어선다. 밖은 밝고 안은 좀 어둡다.(TV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그림 2)가게 안을 기웃거리고, 미소지으며종두: 아줌마, 두부 있지요? 생두부 한모 줘요.아줌마(O.S.): 두부 없는데요.그림 3)종두 계속 미소지으며 아줌마를 본다. 아마 아줌마는 TV를 보고 있는 모양이다. 종두, TV도 쳐다보고뒤이어 다른 아줌마가 들어선다.손님: 뭘 그렇게 재밌게 봐?물건을 고르는 손님. 종두 걸어나간다. 바깥에서 잠시 서서(L.S.정도) 어디로 갈까 하다가 화면 왼쪽으로 frame out.그림 4)종두는 버스정류장 앞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로 걸어간다. 이제 우리는 여유있는 B.S.정도로 그를 볼 수 있다. 그가 옆에 있는 사람(중년 남자)을 쳐다본다. 남자는 무심코 그를 돌아본다. 종두가 미소짓는 남자가 고개를돌린다.■ 주 안 점1. 슈퍼 안과 밖의 명
콘티북 윤곽따라 미리 보는 <오아시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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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3거리(외부, 낮)C#1 꽃을 들고 걸어가는 종두<크게보기>그림 1)카메라, 부감으로 걸어가는 종두의 손에 들인 꽃을 보여주며 따라가다가 tilt up한다. 종두의 뒷모습.공주의 아파트가 앞에 보인다. 아파트 쪽으로 걸어가는 종두, 승용차에 달려오자, 뛰어서 길을 건넌다. 카메라와의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S#34공주 아파트 문 앞(내부, 낮)C#1 종두 단독에서 2숏. W.S. 정도409호에서 410호쪽으로 본 방향. 계단을 올라오는 종두. 벨을 누른다. 반응이 없자, 주먹으로문을 두드린다. 그래도 마치 빈집처럼 아무 반응이 없다. 계단 아래에서 앞집 여자가 올라온다. 종두를 지나 자기 집쪽으로 와서 문을열려다가 종두를 쳐다본다.C#2 종두, 옆집 여자 2숏. (C#1의 reverse방향. 계단아래에서 잡은 약간 앙각 F.S.)그림 1)옆집녀: (자기 집쪽에서 문을 열려다가 돌아본다) 어떻게 오셨어요?종두: 저기요, 꽃배달 왔걸랑요.옆집녀: 꽃배달이요? (웃으며) 공주
콘티북 윤곽따라 미리 보는 <오아시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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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4<크게보기>C#1최초 3숏. 카센터 사무실 한쪽에 있는 종일 처의 책상. 종일 처가 어느 30대 남자 손님의 계산을 해주고있다. 손님의 앞쪽에 종두가 앉아 물정없이 전화를 걸고 있다.종일처: 엔진오일 교환하고 브레이크 라이닝 해서 41,000원이네요손님: 예.그동안 종두는 계속 전화하고 있다. 종일처는 그런 종두가 계속 방해된다고 느끼는 눈치다. 그러나 애써 내색하지 않으려 한다.종두: 장사 잘돼? 때려쳤어? 왜? (웃음) 그러게 내가 뭐랬냐? 오늘 저녁 술 한잔 하지. 오랜만에. 왜? 나빠? 장사때려쳤다며? 알았어, 알았어, 임마….종일처: 감사합니다.계산을 끝낸 손님이 문을 열고 나간다. 카메라, 그의 움직을 따라 follow(주로 pan)한다. 자연스럽게 공장 내부와바깥 길이 유리문 밖으로 보이며 소개된다. 종일이 사무실쪽으로 걸어오다가 문 앞에서 손님과 마주쳐서 공손히 인사한다. 그동안에는종두의 전화 거는 소리 계속된다.종일: 감사합니다.손님: 예.사무실로
콘티북 윤곽따라 미리 보는 <오아시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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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84청계 고가도로(외부, 저녁)C#1 차 안 내부 시점.<크게보기><크게보기>그림 1)천천히 달리는 차 내부의 시점.(20m 정도) (<배철수의 음악캠프> 라디오 소리가 흘러나오고있다.) 앞쪽에 줄지어 늘어선 정차된 차들이 보인다. 앞차의 뒤에 멈춰서는 차. 카메라, 뒤로 약간 빠지면서 종두의 뒷모습 O.S.로보인다.그림 2)종두: 뭐야, 이거? 왜 이래?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흥얼거리다가 차에서 내린다.C#2 차 외부.그림 1)도로 위에 끝없이 길게 꼬리를 물고 있는 자동차 후미의 붉은 미등, 카메라 pan하면, 차에서 내려 그것을바라보는 종두의 모습.(W.S. 정도)주위를 둘러본다. 그의 속에서 뭔가 근질근질한 것이, 어떤 알 수 없는 감정이꿈틀거린다. 그가 소리친다.종두: 아이, 씨바 좋다!차의 뒤쪽 문으로 가서 차문을 열고 공주를 끌어내리려 한다.C#3 차 안에서 잡은 종두와 공주.그림 1)차 문이 열리고, 종두가 머리를 들이민다. 공주의
콘티북 윤곽따라 미리 보는 <오아시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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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야구단>은 거꾸로 가는 영화다. 외계인과 프리크라임 대원들이 한판 격돌을 일으키는 2002년여름, 축구가 전 국민의 가슴을 뒤흔드는 시기에 호랑이 담배피우던 100년 전 이야기에 그것도 야구단이라니…. 거꾸로 가도 한참을 거꾸로간 듯하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충무로가 이 영화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조선 최초, 최강의 야구단 이야기’라는 분명한 컨셉. 송강호,김혜수라는 스타급 배우, 오합지졸들이 모여 여차여차해서 우승한다는, ‘으라차차 야구부’나 ‘셸 위 플레이 베이스볼?’ 같은 제목이 어울릴법한, 밝고 건강한 성공담.하지만 <YMCA야구단>을 둘러싼 그런 예상들은 어떤 부분은 맞고 어떤 부분은 틀렸다. 10월3일개봉을 앞두고 지난 7월26일 크랭크업한 <YMCA야구단>을 찾아가 궁금했던 이모저모를 꼼꼼히 살피다보니 처음엔 그저그런 직구처럼 보이던이들의 공이 사실은 교묘한 변화구의 기운을 숨기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시대적 우울과
마운드에 선 에 묻는 7문 7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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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풍경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실제작비 42억원 가운데 세트에 들어간 돈만 5억5천만원. “서울을 비롯해 어디를 가도 높은 건물과 전선줄 때문에 카메라를 뻗혀놓을 수 없었다”는 이우정 PD의 말대로 <YMCA…>의 그럴듯한 풍경은 촬영 8개월 전부터 헌팅단이 구성될 정도로 만만치 않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결국 스탭들은 3개월의 꽉 짜인 스케줄 속에 안동 하회마을에서 임실로, 거제도로, 전주로, 서산의 해미읍성에서 순천까지 ‘YMCA유랑단’마냥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 팔도를 떠돌아다녔다.1900년 초의 종로거리를 재현한 오픈세트는 전주 3공단에 만들어졌다. CG의 힘을 빌린다 해도 상가 4채는 새로 지어야 했고 약 1억원을 들여 옛날 방식인 배터리 충전식의 전차를 운행시켰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잠시 해체되었던 YMCA야구단이 1905년의 종로거리에 일렬횡대로 등장하는(맞다 <아마겟돈>의 그 장면!) 진귀한 신이 연출될 수 있었다. 일본팀과의 1, 2차전
마운드에 선 에 묻는 7문 7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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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는 신마다 옷이 바뀐다?20년 동안 무대의상과 영화의상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정경희씨의 손을 거쳐 부활된 <YMCA…>의 의상은 양장과 한복이 혼재하던 1905년 격변기의 시대상황을 눈으로 증명시킨다. 지금의 야구유니폼과는 달리 넓은 통에 발목을 조여주는 한복 형태의 바지에 서구식 상의, 그리고 캡을 착용한 YMCA야구단의 유니폼은 YMCA야구단과 YMCA축구단이 함께 찍은 1907년의 낡고 침침한 단체사진 한장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의상을 결정하는 건 디자인보다는 어떤 옷감을 쓰느냐에 달려 있어요. 지금 생산되는 천으로는 아무리 똑같은 디자인으로 재단한다 해도 그 시절의 느낌을 뽑아내기 힘들죠.” 그래서 황학동 등지의 골동품 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옛날 이불보를 사용해서 옷을 짓기도 했으며 심지어 벨기에의 헌 앤티크숍에서 1900년 초의 아이보리 드레스를 공수하기도 했다. 출신 성분이 미천한 량현, 량하가 연기한 쌍둥이의 옷이나 외야수 은의 옷은 옷감을 돌
마운드에 선 에 묻는 7문 7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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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배 감은 터번과 꼬아올린 수염, 신비스런 눈동자의 현인? 아니다. 이성과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영화 속에 녹여낸 <식스 센스>와 <언브레이커블>, 그리고 <싸인>의 인도계 미국인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은 너무 평범한 인상의 소유자다.
집 앞에서 쓰레기를 치우다 가벼운 눈인사로 넘겨버리고 말 법한 보통 이웃 같은 분위기의 샤말란은, 그러나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촉망받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이다. 그가 할리우드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5500만달러에서 7500만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를 들여 99년 <식스 센스>로 2억9천여만달러를, 2000년 <언브레이커블>로 1억달러 가까운 수익을 디즈니에게 벌어다준 ‘황금거위’라는 점 때문만이 아니다.
샤말란은 최근작 두편과 최신작 <싸인>을 통해 그는 우리가 불가사의라는 영역으로 밀쳐놓았던 주제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담아왔다. 유령이라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세계 파헤치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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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센스>-공포물인 줄 알았다. 사랑 이야기였다
영화인생 역시 마찬가지다. 샤말란의 영화인생은 8살 때 아버지에게 8mm 카메라를 선물받으면서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던 샤말란은 17살까지 무려 45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당시 샤말란의 우상은 스티븐 스필버그(역시!)였고 <죠스> <레이더스>를 특히 좋아했다. 샤말란은 대학교 4학년 때 첫 연출작인 <프레잉 위드 앵거>(Praying with Anger)의 시나리오를 쓰고, 92년 제작에 들어간다. 미국 출신의 젊은 교환학생이 인도의 대학에 가게 되지만, 오히려 고향인 인도에서 이방인 취급을 당하는 이야기. 실제로 인도에 갔을 때 샤말란이 겪은 경험과 느낌을 담았다고 한다. 제작, 감독, 각본, 연기까지 도맡으며 인도에 가서 촬영한 <프레잉 위드 앵거>는 평단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나리오 작가 샤말란은 이미 인정을 받았다. <레이버 오브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세계 파헤치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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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 - 전통과 현대의 황금분할
그런 감동과 의미를 끌어내기 위하여, 샤말란은 기발한 장치들을 마련한다. 아니, 사실 그것들은 가장 정통적인 방법이다. 기술만능의 현대영화들이 잊어버리고 있는, 가장 보편적으로 스릴과 서스펜스를 끌어내는 방식. “나는 옛날의 영화제작 스타일에 더 능숙하다.”(샤말란) <싸인>의 제작자 캐슬린 케네디는 “관객의 상상력을 이용하는 연출기법이 구체적인 상황이나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보다 관객으로부터 더 많은 긴장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요즘은 테크놀로지가 모든 것을 다 해내는 영화제작 방식이 범람하는데도 샤말란 감독은 스토리가 최고의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액션을 중심에 두지 않는 그의 영화 스타일에서도 드러난다. 샤말란의 영화는 당연히 액션이 등장해야 할 소재와 내용이다. 그런데도 액션은 거의 최소한이다. <식스 센스>의 유령은 단지 아이의 눈에 보이는 것뿐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세계 파헤치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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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CG보다 실사를, 그리고 기적을 믿는다˝
7월23일 뉴욕 리젠시 호텔에 마련된 인터뷰룸으로 쓱, 들어온 샤말란의 첫인상은 “설마, 저 사람이…”라는 쪽에 가까웠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동그란 얼굴, 중키에 그리 날렵하지 않은 몸매까지, 영화에서 보여주는 비범함이나 날카로움과는 그리 관계없는 듯했다. 하지만 정확히 10초 뒤, 편견은 격파됐다. 의자에 앉자마자 속사포처럼 쏟아낸 그의 말들은 단호했고, 확신에 넘쳤다. 이 30대 초반의 시네아스트는 마치 숙련된 장인처럼 자신의 창작세계를 줄줄 풀어냈지만, 태도만큼은 시종 성실함 그 자체였다. 결국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그의 천재성보다 진지함과 성실성을 믿었던 게 아닐까. 그리고 24분17초 뒤 그가 자리를 떠났을 때, 기자들의 입에서 “역시…”란 말이 동시에 튀어나온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싸인>의 시작 부분 타이틀 크레딧은 히치콕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고전적 스타일이다.
=이 영화의 음악을 맡은 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세계 파헤치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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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Thumbs up!” 이것은 복음이다. 할리우드 제작자에게 이보다 감미로운 축사는 없다. 영화평론가 진 시스켈과 로저 에버트의 말다툼에서 대미를 장식한 것은 언제나 엄지손가락의 향방이었다. 둘의 엄지손가락이 동시에 올라가면 그 영화는 성공을 보장받는 셈이었다. 1975년부터 1999년까지 24년이나 계속된,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 영향력이 크다는 TV영화비평 프로그램 <시스켈과 에버트>는 99년 시스켈이 죽고나서 <에버트와 로퍼>로 바뀌었지만 대중적 인기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35년간 <시카고 선타임스>에 영화평을 쓰고 있는 평론가 로저 에버트가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로저 에버트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평론가다. 가장 권위있는 평론가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방마다 발행되는 신문이 다르고 영화잡지 구매층이 TV시청자 수를 능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전국에 방영되는 TV프로그램에 20년 이상 출연중인 그의 인지도를
할리우드를 주무르는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모든 것(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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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켈과 에버트, 경쟁심이 낳은 명콤비시카고에는 ‘시스켈 앤 에버트 로드’라는 길이 있다. 뉴욕에 비하면 문화적 변방에 불과한 시카고에서 전국적 영향력을 발휘한 두 평론가를 기념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시스켈과 에버트>는 매주 한번 30분 방영하는 쇼로서는 대단한 시청률을 유지했는데 그 비결은 무엇보다 두 사람이 적대적으로 보일 만큼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영화제작자가 고대하는 ‘Two Thumbs Up!’ 판정은 그만큼 받기 힘들었지만 시청자들은 상대방의 견해와 다른 각도에서 영화를 보는 콤비 플레이에 더 많은 흥미를 느꼈다. 둘의 경쟁심이 어찌나 대단했던지 시스켈은 몸이 아파 방송을 쉴 때도 “빨리 완쾌할 작정이다. 왜냐하면 로저가 나보다 많이 나오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뼈있는 농담을 했다. 둘은 다른 토크쇼에 초대손님으로 나와서도 사회자 옆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하지만 그들이 순전히 쇼를 위해 이런 모습을 보
할리우드를 주무르는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모든 것(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