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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B급영화의 전설 스즈키 세이준이 온다. 너무 치졸해서 차라리 통렬하고, 너무 망측해서 차라리 감동적인 이 이단아는 평론가들에겐 멸시당했지만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작가였다. 싸구려 투성이에서 영화적 쾌감의 한 극단을 체험케 할 스즈키 세이준의 대표작 15편을 만난다. 2002 시네마테크 영화제의 멋진 스타트. 편집자1960년대에 일본의 영화를 일신한 뉴웨이브의 대표주자가 오시마 나기사라고 한다면,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스즈키 세이준을 그와의 비교로부터 설명하는 것은 과연 유효한 일일까? 대충 짐작해봐도 이 둘 사이엔 유사점보다는 차이점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 같은데, 저명한 일본 영화 연구서 <먼 곳에 있는 관찰자에게>에서 노엘 버치 같은 학자는 스즈키의 <도쿄 방랑자>와 오시마의 <일본의 밤과 안개>가 동일한 명칭을 가질 만한 효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즉 두 영화 모두 연극적 기법을 활용한 ‘거리 두기’(distancing)의 효과를 산출해냈
일본 B급영화 미학의 극점, 스즈키 세이준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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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트선재센터ㅣ 문의 : 02-595-6002·600418일(월)19일(화)20일(수)21일(목)22일(금)23일(토)24일(일)25일(월)12:00탐정사무소23-죽어라악당들꽃과 성난 파도육체의 문겐카 엘레지문신일대위안부 이야기아지랑이좌도쿄 방랑자14:40야수의 청춘지고이네르바이젠유메지아리랑이좌가와치에서 온 카르멘피스톨 오페라가와치에서 온 카르멘살인의 낙인17:20간토 방랑자위안부 이야기살인의 낙인(Q&A)피스톨 오페라(Q&A)꽃과 성난 파도지고이네르바이젠유메지간토 방랑자20:00문신일대겐카 엘레지**야수의 청춘도쿄 방랑자탐정사무소23-죽어라 악당들육체의 문*Q&A는 상영 지구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작품 소개 및 관객과의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진다.*관람료 1회 5천원, 10회 관람권 4만원(현장 예매 가능)(문화학교 서울 회원 할인 혜택 1회 4천원, 10회 관람권 3만원. 회원증과 신분증 지참 요)*사정에 따라 시간표가 변경될 수 있으니 관람 전 홈페이지(www.cineph
스즈키 세이준 상영시간표 및 관람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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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사무소23-죽어라 악당들 探情事務所23-くたばれ惡黨ども 1963년, 컬러, 89분오오야부 하루히코의 연작 단편 <탐정사무소23>을 각색한 영화로 코믹한 뮤지컬 액션영화로 부름직한 영화다. 탐정사무소의 소장인 타지마가 암흑가에 잠입해 총격전을 벌이며 야쿠자 일당을 괴멸시키고 만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에이스 조’라는 애칭으로 불렸고 뒤에 <살인의 낙인>에서 넘버3 킬러 역을 맡았던 시시도 조가 주연이다.야수의 청춘 野獸の靑春 1963년, 컬러, 92분스즈키 세이준판 <요짐보>라고 할 만한 작품으로 미즈노라는 형사가 두 라이벌 야쿠자 조직 사이의 대립을 이용해 양쪽 모두를 패퇴시킨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탐정사무소23>의 원작자인 오오야부 하루히코의 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는 스즈키 세이준식의 영상미가 돋보이는 하드보일드 액션영화다.간토 방랑자 關東無宿 1963년, 컬러, 93분스즈키 세이준 스스로 “가장 정직하게 만든 야
스즈키 세이준 회고전 상영작 15편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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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이다, 전망이다, 일년간 쌓인 개봉작 자료와 영화감상 메모, 문서파일 더미를 헤치며 혼비백산 통과한 영화잡지의 연말연시. 책상에 풀썩이던 먼지가 겨우 가라앉고, 달의 캘린더로 새해가 다시 시작되는 지금에 와서야 궁금해졌습니다. 바깥 세상의 영화 구경꾼들은 2001년 12월31일 밤 묵은 영화수첩의 마지막 장을 어떤 기록으로 채웠을까? 어떤 영화를 기념하고 어떤 영화를 헐뜯었을까? 그래서 여기 <필름 코멘트> <뉴욕 타임스> <타임>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빌리지 보이스> <카이에 뒤 시네마>와 개인 평론가들이 ‘최선의 의도’로 선정한 2001년의 최고/최악의 기억들을 스크랩했습니다. 우리가 이미 접한 영화가 거론될 때는 견줘보는 재미로, 아직 우리 스크린에 오르지 않은 영화가 호명될 때는 기대의 즐거움으로.▶ 세계의 영화지와 평론가들이 뽑은 최고 · 최악의 영화▶ <뉴욕타임즈> 평론가들 <카네마
세계의 영화지와 평론가들이 뽑은 최고 · 최악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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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 미첼1.<화양연화>2.<루뭄바>(Lumumba)3.<아모레스 페로스>4.<악마의 등뼈>(The Devil’s Backbone)5.<몬스터 주식회사>6.<알게 되리라>7.<섹시 비스트>8.<팟 키네>(Faat-Kine)9.<아멜리에>10.<고스트 월드>A. O. 스콧1.<A.I.>2.<써클>3.<고스트 월드>4.<고스포드 파크>5.<우리의 노래>(Our Song)6.<글리너스 앤 아이>(Gleaners and I)7.<섹시 비스트>8.<바란>(Baran)9.<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10.<세계의 심장>(The Heart of the World)스티븐 홀든1.<인 더 베드룸>2.<아모레스 페로스>3.<조용한 동네>(The Town is
<뉴욕타임즈> 평론가들 <카네마 순보> 선정 최고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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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및 편집부 투표1.<멀홀랜드 드라이브> 748점2.<화양연화> 423점3.<로얄 테넨바움> 365점4.<고스트 월드> 346점5.<A.I.> 299점6.<팻 걸> 카트린 브레야 298점7.<웨이킹 라이프> 287점8.<인 더 베드룸> 274점9.<글리너즈 앤 아이> 269점10.<베르크마이스터 하모니즈> 258점<필름 코멘트>가 내부 기고자들과 <뉴스위크> <버라이어티> <뉴욕 타임스> <가디언> 등의 평론가를 망라하는 53명에게 의뢰한 연말 투표를 통해 뽑은 2001년의 으뜸과 버금은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화양연화>다. 방송사에 거절당한 천덕꾸러기 미니시리즈로 탄생한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추종을 불허하는 점수 차로 2001년 최고영화로 선정됐다. 비평가들 사이에서 두 영화가 누리
<필름 코멘트>, 선정 최고·최악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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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시클의 베스트 & 워스트1. <슈렉>2. <블랙 호크 다운>3. <인 더 베드룸>4. <아모레스 페로스>5. <딥 엔드>(The Deep End)6. <란타나>(Lantana)7. <부정(不貞)>(Faithless)8. <해리 같은 친구라면>(With a Friend like Harry)9. <알리>10. <리암>※ 최악의 영화 <물랑루즈>리처드 콜리스의 베스트 & 워스트1.<칸다하르>2.<물랑루즈>3.<블랙 호크 다운>4.<화양연화>5.<멀홀랜드 드라이브>6.<몬스터 주식회사>7.<팻 걸> 외 섹스를 다룬 프랑스 신작들8.<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9.<아멜리에>10.<고스트 월드>※ 최악의 영화 <툼레이더>시사주간지 <타
<타임> 선정 최고·최악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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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슈워츠봄1.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2. <인 더 베드룸>3. <로얄 테넨바움>4. <웨이킹 라이프>5. <A.I.>6. <흩어지면 죽는다>(Divided We Fall)7. <물랑루즈>8. <테일러 오브 파나마>9. <슈렉>10.<써클>※ 최악의 영화 <타운 앤 컨트리>오언 글라이버만1. <메멘토>2. <오션스 일레븐>3. <투게더>4. <섹시 비스트>5. <STARTUP.COM>6. <프롬 헬>7. <슈렉>8. <아메리카의 무더운 여름>(Wet Hot American Summer)9. <인 더 베드룸>10 .<우리의 노래>(Our Song)※ 최악의 영화 <멕시칸>“절대반지는 왜 내게 왔을까?”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연예주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선정 최고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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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영화 (평론가 57인의 투표)1. <멀홀랜드 드라이브> 528점2. <화양연화> 491점3. <고스트 월드> 240점4. <메멘토> 187점5. <A.I.> 181점6. <웨이킹 라이프> 175점7. <인 더 베드룸> 173점8. <로얄 테넨바움>(The Royal Tenenbaums) 166점9. <써클> 152점10. <팻 걸> 145점최고의 연기1. 나오미 와츠 <멀홀랜드 드라이브>2. 샬롯 램플링 <모래 밑에서>(Under the Sand)3. 장만옥 <화양연화>4. 톰 윌킨슨 <인 더 베드룸>5. 틸다 스윈튼 <딥 엔드>6. 도라 버치 <고스트 월드>7. 진 해크먼 <로얄 테넨바움>8. 시시 스페이섹 <인 더 베드룸>9. 할리 조엘 오스먼트 <A.I.>10.빌리
<빌리지 보이스> <카이에 뒤 시네마> 선정 최고의 영화 · 최고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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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놀라 다지스<사이트 앤 사운드> <빌리지 보이스> 기고·전위영화연구자1.<사랑의 찬가>(In Praise of Love)2.<지옥의 묵시록 리덕스>3.<타임 아웃>(Time Out)4.<멀홀랜드 드라이브>5.<아임 고잉 홈>(I’m Going Home)6.<글리너즈 앤 아이>(Gleaners and I)7.<소비보르, 1943년 10월14일 오후 4시>(Sobibor, October 14,1943,4pm)8.<알리>9.<붉은 다리 아래 미지근한 물>10.<피아니스트>개빈 스미스<필름 코멘트> 편집장·<존 세일즈가 말하는 존 세일즈> 공저<A.I><그라운드>(The Ground)<사랑의 찬가><리프트>(Lift)<밀레니엄 맘보><물랑루즈><멀홀랜드 드라이브>
영화평론가 7인의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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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이, 더 넓게 보기 위해, 영화를 접고 책을 펴야할 때가 있습니다. 영화의 본질을 사유하는 장, 거장의 비밀을 엿보는 장, 주요 영화나라의 원동력을 꿰뚫는 장, 이 장들의 경계를 들며나며 우리는 스크린 더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오즈의 초상화, 감춰졌던 조각들 <감독 오즈 야스지로> 하스미 시게히코 지음/ 윤용순 옮김/ 한나래 펴냄<감독 오즈 야스지로>는 지금까지 너무나 당연하게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오즈, 그러니까 우리로부터 박탈당했던 오즈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인 하스미 시게히코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단조롭고 결여되어 있는 건 오즈의 영화가 아니라 그것을 보는 우리의 눈동자 자체라고 말한다. 그가 밝히고 있는 바에 따르면 오즈의 영화는 빈약한 영화, 부자유스런 영화, 부정에 의해 정의될 영화가 절대 아니라 풍부한 영화, 자유로운 영화, 영화의 한계까지 다가간 영화이다. 이런 논의가 가끔은 정당한 의구심을 자아내지 않
영화평론가 홍성남을 살찌운 10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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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인생에 앞 설수 없는 것처럼-물론 트뤼포 같은 예외도 있지만- 음악이 영화에 선행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잊혀져도 음악은 잊혀지지 않을 수 있고, 음악 없이는 생각할 수 없는 영화도 있습니다. 2001년 한해를 다 보낸 지금, 영화보다 더 길게 남은 음악들. 그리고 영화의 불명예를 지운 음악들. 비욕, 순진한 퇴폐의 매력 <어둠 속의 댄서> 유니버설뮤직 발매O.S.T로서만이 아니라 2001년에 나온 음반 가운데서도 베스트의 하나로 꼽고 싶은 앨범. 나의 대학 동창 하나를 닮은 비욕은 유럽 북쪽에 분명히 흉노족 같은 오랑캐가 쳐들어갔었음을 방증하는 가수. 그녀의 매력은 그녀만의 것. 발랄함과 발칙함을 순진무구함과 섞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비욕이다. 엄청난 에너지를 동반하며 폭발하는 순진한 퇴폐, 뭐 그런 것. 누누이 말하지만 지금은 ‘사운드’의 넓이 안에서 음악이 움직이고 있다. 음악은 사운드의 꽃이 아니다. 사운드의 일부일 뿐이다. 일상적인 소음까지를
대중음악평론가 성기완이 못 잊는 O.S.T 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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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20년 전, 첫 번째 애마가 말을 달렸다. 안소영은 말한다. “내가 굴욕감을 무릅쓰고 잠자리를 요구할 때마다 당신은 냉정하게 거절했어요. 저도 사람이에요. 당신과 똑같이 하겠어요.” 가부장적 도덕률로부터 관능을 해방시킨 선언은 그렇게 시작된다. 젖은 입술, 게슴츠레 풀린 눈동자, 살포시 드러난 속살에 남자들은 넋을 잃었다. 그녀의 복수는 부드럽고 짜릿하고 황홀했다. 아랫도리가 뜨거워지는 바람에 불그레 얼굴이 달아오른 사내들은 고개를 숙인 채 극장문을 나섰다. 부끄러워 극장 간판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던 여자들도 애마가 유혹하는 시선을 느꼈다. 그녀들도 극장의 어둠 속에서 안소영의 몸을 빌려 성애의 숲을 가로질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해방감이 온몸을 휘감았다.애마의 가슴에 매달려 걸음마를 배웠다82년 2월6일 서울극장에서 개봉한 <애마부인>은 6월11일까지 4달간 장기상영하며 31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들였다. 개봉관 상영이 끝나면 재개봉관에 걸리던 당시 극장의
불능의 시대 밤의 여왕 <애마부인> 20년, 그 환각과 도피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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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그랬지만,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성소)의 제작을 시작한 이후 장선우 감독이 `스캔들`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거의 없었다. 장기간 촬영이 진행되던 도중에는 `그 영화,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엎어졌다`, `감독이 교체된단다` 등 별 흉흉한 소문에 휩싸였던 그는, 고고하게 편집에 몰두하고 있는 요즘에도 이런저런 소문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가 `<성소>, 아직도 촬영중이라면서?’라는 이야기. 하지만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되면서 그에 관한 `악성 루머`는 차츰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고 입방아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비교적 가볍지만 진실과는 거리가 있는 소문은 여전히 그의 주위를 떠돌고 있다.1. 장선우 감독이 편집하다 말고 절로 도망갔다?“도망은 무슨 도망. 지난해 말 열반하신 혜암 스님 영결식에 참가하기 위해 해인사에 2박3일 동안 내려갔던 건데. 사실 그분은 나의 마음의 스승이시죠. 1999년 <바리공주> 준비할 때 선방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장선우 감독을 둘러싼 소문과 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