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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시머/ 로스 겔러
고생물학 박사 로스는 등장인물 중 최고의 엘리트지만, 연애운만은 빙하기를 맞은 공룡 같아서 세번의 이혼 딱지를 달게 된 남자다. 충동적이고 우유부단한 반면 속이 깊은 인물이기도 한 로스 역은 사려 깊은 눈동자의 데이비드 시머가 맡고 있다. <졸업>에서 기네스 팰트로, <식스 데이 세븐 나잇>에서는 앤 헤이시의 상대역으로 출연했으며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등의 영화에서도 모습을 비친 이 배우는 스크린에서 그리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대신 연출에 대한 야심을 간간이 드러내고 있다. 98년 <아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을 연출하고 주연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한 그는 <도그마>의 감독 제안이 들어오자 <맨 인 블랙> 출연을 과감히 포기했을 정도로 배우보다 감독직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결국 케빈 스미스와 윌 스미스에게 두 마리 토끼를 하나씩 보내고 말았지만 그는 주저앉기보
<프렌즈> 그 초강력 ‘프렌드십’의 비밀 [4] - 주연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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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여섯 친구들의 초대로 센트럴 퍼크 커피숍을 다녀간 스타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뜻하지 않게 등장해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어가고 에피소드를 다채롭게 밀어가는 그들을 발견하는 것은 <프렌즈>가 던져주는 깜짝 선물 같은 재미다.
첫 번째 시즌에서 카메오 출연의 포문을 연 배우는 헬렌 헌트. 또 다른 시트콤 <매드 어바웃 유>에서의 그의 배역인 제이미로 센트럴 파크에 등장하여 피비에게 커피를 주문한다. 피비 역의 리사 쿠드로가 <매드 어바웃 유>에서는 웨이트리스 어슐라로 나오는 상황을 비튼 유머인 셈. 1인2역의 피비-어슐라 쌍둥이 자매는 <프렌즈>와 <매드 어바웃 유>에 공통적으로 종종 등장하는 크로스오버 캐릭터다. 드라마에서의 이미지를 가져온 또 다른 게스트로 TV시리즈의 조지 클루니와 노아 와일리가 있는데, 이 두명의 잘생긴 의사들은 모니카와 레이첼의 가슴을 설레게 하며 더블데이트를 벌인다.
출연횟수나 배역의
<프렌즈> 그 초강력 ‘프렌드십’의 비밀 [5] - 카메오 출연한 유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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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최민식영화배우 49위
<넘버.3> <해피엔드> <파이란>까지 인생의 골짜기와 봉우리를 동시에 품어내는 연기로 대중적인 사랑과 함께 안성기를 잇는 후배들의 귀감으로 자리잡은 영화계의 작은형. 임권택 감독의 부름을 받고 “배우로서 종합검진받는 기분으로” 찍어 내려간 <취화선>에서는 술과 여자와 그림에 취해 한평생을 살아간 ‘환쟁이’ 오원 장승업의 생애를 깊은 호흡으로 담아냈다. <취화선>은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지나온 1년 오직 <취화선>에서만 매달려 살았다. 일년이 ‘훌딱’ 지나갈 정도로.
앞으로 1년 일단 <취화선>이 칸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영화는 아직 결정한 것 없고 연극은 올해 중 한편은 할 생각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2세 제작에 힘써 나를 ‘안’ 닮은 아이를 얻는 게 소망이라면 소망.
42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실장 28위
유능한 제작
2002 충무로 파워 50 - [6] 41위~5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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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변동
파워는 흥행순이잖아요
양대 메이저로 자리잡은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수장들이 파워 1, 2위를 차지한 것은 예상대로다. 두 회사 모두 1년에 15편 이상 배급할 수 있는 토대를 확보, 한동안 순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싸이더스와 명필름이 3, 4위에 오른 것도 지난해와 다름없는 결과이다. 두 회사 모두 흥행성적에선 다소 부진했으나 잠재력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것은 코리아픽처스, 신씨네, 좋은영화의 급부상과 강제규필름, 튜브엔터테인먼트의 순위하락. 코리아픽처스는 <친구>, 신씨네는 <엽기적인 그녀>, 좋은영화는 <신라의 달밤>으로 지난해 흥행순위 1, 2, 3위를 차지했다. 강제규필름은 강제규 감독의 다음 영화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할 상황. 튜브는 최근 개봉한 <집으로…>의 승승장구가 무척 반갑다. 배급을 포기한 다음 CJ와 합병 이야기가 나돌았던 튜브는 다시 자력갱생에 나설 것으로 보
2002 충무로 파워 50 - [7] 결과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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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영화를 찍고 싶다는 스와 노부히로 감독의 제의는 한통의 편지에 실려왔다. 편지를 받을 당시 나는 스와 감독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주위의 도움으로 그에 대한 정보를 조금 얻었고, 그의 작품을 서둘러 보게 되었다. 그의 작품을 처음 보고 난 뒤 나는 약간 당황했다. 영화의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했고 그런 모호함에 관해 영화들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당혹감 역시 일반적인 작품에 익숙해져 있는 나의 편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건 솔직함과 겸손함이 배어 있는 편지 한통에 나는 스와 노부히로 감독과 작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품게 되었다. 결정을 내리자마자 모든 일들은 순식간에 진행됐다.나는 나의 연기를 한다… 나란…작업을 함께하고 싶다는 답장을 띄우자마자 이틀 뒤에 스와 감독은 한국으로 나를 찾아왔다. 하루 동안 시간을 보내며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었지만, 정작 이번 영화의 진행 방법이나 작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 다만 스와 감독은
배우 김호정이 쓴 <응시 혹은 2002년 히로시마>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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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대표할 미래의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와 노부히로(42) 감독은 전통적인 양식의 영화를 배반하는 ‘다른’ 영화를 줄기차게 모색해왔다. 사적인 실험영화로 영화에 발을 들여놓은 스와는 이시이 소고 등 독립영화 감독의 작업을 도우면서 수련했다. 그의 장편 데뷔작 <듀오>는 조금씩 멀어져가는 동거남녀의 심리적 궤적을 픽션과 다큐멘터리 중간에 서 있는 카메라로 담아 호평받았다. 제1회 전주영화제에서 소개된 는 이혼남과 동거하는 여성과 어느 날 갑자기 세 번째 식구가 된 남자의 아들 사이에 생겨나는 깊지도 얕지도 않은 감정의 계곡을 그린 작품. 세 번째 영화 는 <히로시마 내 사랑>의 리메이크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여기서 스와 노부히로는 전작 두편에 비해 완성된 각본의 설계에 충실하면서도 인간관계의 연구라는 기조는 지속했다.배우의 즉흥적 표현과 능동성을 적극 활용하며 영화 만들기 과정 자체를 개방하는 작업 방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스와 노부히로에게 <응시
스와 노부히로 감독과 <응시 혹은 2002년 히로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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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심사관>으로 아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았던 배우 주성치가 10년 만에 다시 한국에 왔다. 이번에는 그가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 자기 영화 <소림축구>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원래 그가 타기로 돼 있던 비행기는 4월22일 서울 도착 2시 반 비행기. 그러나 주성치가 인천공항에 내린 것은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 시간이 훌쩍 넘은 저녁 5시 반이었다. 홍보사쪽은 “전날 있었던 제32회 금마장영화제에서 <소림축구>가 감독상, 남우주연상, 작품상, 남우조연상 등 7개 부문의 상을 휩쓴 후유증”이라고 밝혔고, 그 후유증이란 다름 아닌 ‘축하주 과음’이었음이 알려졌다. 기자들에게 점심까지 사며 “일생에 그렇게 많은 상을 한꺼번에 받기는 처음이었다. 한번 있는 일이니 봐달라”라고 다음날 오전 새로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한 주성치에게 사람들은 모두 미소를 보냈다. 그날 오후, 일찍이 <소림축구>를 본 뒤 주성치와 만
강우석, 주성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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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회를 맞은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시상식에선 이채로운 풍경이 연출됐다. 이 공모전의 공동 주최자인 한석규씨가 “받아주실 거죠?” 하는 애교스런 멘트와 함께 두 수상자에게 꽃다발을 건넨 것이다. 그렇다. 당선작과 가작, 올해의 두 수상자는 모두 여성들이다.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 온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에는 지난 해의 339편 보다 크게 늘어난 413편의 시나리오가 접수됐다. 당선작은 한 여인의 사랑과 배신에 관한 기억으로 되짚어 보는 살인 사건을 그린 혼합 장르물 <마늘>이다. 가작은 시장의 매춘 여성에게 결박된 청년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 <포이즌>이다. 두 작품 모두 ‘강한 여성’이 이끄는 ‘스릴러’이며, 작가도 여성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올해의 심사는 한석규씨와 <접속> <텔미 썸딩>의 장윤현 감독, <정사> <순애보>의 이재용 감독이 함께 했다.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은 영화배우 한석규
제4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Girls, Be Ambit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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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귀숙씨는 타고난 글쟁이다.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극장에 가는 대신 비디오로 보는 걸 즐긴다면서도, 글 쓸 때는 한번 자리에 앉으면 10시간을 훌쩍 넘긴다고 한다. 어깨 인대가 늘어나서 병원을 드나들어야 할 만큼이다. 지나온 직업도 모두 글을 쓰는 일이었다. 다큐 작가, 대필 작가, 구성 작가 등등. 방송사 일을 그만두고 시나리오 쓰겠다고 집에 들어앉은 것이 2년 전 일이다. “내 인생에 계획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삼십줄에 들어 ‘시나리오 작가’라는 직함을 달았고, 영상작가 교육원에서 작가수업을 받으면서, 장단편 10편의 습작을 남겼다. 관객으로서는 <중앙역> <천국의 아이들> <집으로 가는 길>처럼 따뜻한 영화를 좋아하지만, 작가로서는 장르와 스타일 가리지 않고 더 많은 훈련을 쌓아야 할 때라고. <마늘>은 처음 시도한 스릴러지만, 낙방해도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공을 들인 작품. “당선이 끝이 아니라, 고생의 시작
당선작 <마늘> 한귀숙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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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마늘> 시놉시스직장을 그만두고 고향 월하도로 내려온 은이는 심한 불안증세를 보인다. 월하도로 가는 여객선에서 우연히 접한 신문기사엔 그녀의 애인인 준서와 그의 여자 세린의 살인사건이 실려 있다. 아무도 모르게 살인현장에서 가져온 칼을 바다에 던진 은이는 버스 안에서부터 자신을 지켜보던 남자 영훈이 거추장스럽기만 하다.하루가 멀다하고 은이 집에 찾아오는 전경 영훈은 은이를 보자마자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반말을 해대고, 은이는 그런 영훈에게서 준서를 본다. 영훈 역시 애인의 변심으로 마음고생을 하는 중. 이들은 서로의 닮은 상처를 위로해간다.어느날 영훈에게로 부쳐진 옛 애인의 편지 때문에 은이와 영훈의 사이는 급속히 냉랭해지고, 때맞춰 강력계 민 형사와 조 형사가 월하도 은이 집에 들이닥친다. 준서와 세린의 유력한 살인용의자로 지목된 은이는 완강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다. 서둘러 서울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은이는 살인현장에서 가져온 준서와 세린의 섹스비디
당선작 <마늘> 시놉시스 &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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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페미니스트’ 작가를 만나게 된 건 행운이다. 최근 한 여성 평론가가 한국영화 속에서 여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개탄했지만, 그건 정현주씨가 나타나기 전의 일이다. 시나리오를 배우고 쓰기 시작한 지 올해로 2년째인 정현주씨는 역대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당선자가 남성뿐이었다는 사실에 주춤거려지기도 했다지만, “한국영화 사상 유례없는 악녀”를 만들고 싶어 구상했다는 시나리오 <포이즌>으로 보란 듯이 ‘등단’에 성공했다. 정현주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업주부’였다. 물론 지금도 주부이고, 매인 직장이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시나리오 쓰는 걸 ‘업’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으니, 큰 변화가 생긴 셈이다. 정현주씨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이른 결혼 뒤에 한동안 가정을 돌보는 일에 묻혀 살았다. 틈틈이 소설 습작을 하고, 극장을 드나들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 두 가지 취미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발견했으니, 바로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었다. 잔잔한 드라마 <집으로…
가작 <포이즌> 정현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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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포이즌> 시놉시스돌아가신 큰아버지의 약국을 맡게 된 상우는 출근 첫날, 재래시장 화장실에서 어떤 남자와 섹스를 하는 미순을 보게 된다. 음습하고 지저분한 타일 벽에 기대어 격렬한 섹스를 하는 미순과 우연히 눈이 마주치게 된 것이다. 냉소적이면서도 섬뜩한 눈빛 아래 묘한 미소를 머금은 그녀의 첫인상은 그렇게 상우의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시장통의 생선가게 주인인 미순은 알게 모르게 매춘을 하고 있었으니, 모두 그녀의 아랫도리를 구경하는 게 소원일 지경이었다. 그런 미순이지만, 유독 정육점 철구한테만큼은 차가웠다. 참다 못한 철구는 미순을 겁탈하려고 하고, 미순 곁을 서성이던 마영달이 그를 저지하는 소동이 벌어진다. 그 사건을 계기로 상우는 미순과 뜻밖의 병원 동행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식물인간이 된 미순의 남편 규식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규식은 노름판에 마누라를 내돌리는 인간 말종이지만, 미순은 그런 남편이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밤, 상우와 미순은
가작 <포이즌> 시놉시스 &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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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부드러운 미소는 변함이 없다. 보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표정, 듣는 이의 가슴을 다독이는 목소리, 영화출연작이 없던 지난 3년 동안에도 한석규의 이미지는 늘 우리 주변을 맴돌았다.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시상식을 위해 한겨레신문사 계단을 올라오는 그의 모습에서 뭔가 낯선 것을 발견할 수 없는 것은 참으로 기이해 보인다. 그는 마치 어제 본 영화에서 걸어나온 사람처럼 친숙하게, 반갑게 인사를 한다. 실은 배우 한석규의 힘이 이런 것이었을 것이다. 그는 영화라는 판타지 속에 있었지만 언제나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사람으로 살았다. 친해질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남자로, 한석규는 한참 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그러나 그도, 출연작이 없던 지난 3년이 부담스러운 건 분명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인터뷰를 하자는 말을 건네자 “무슨 말을 하겠어요. 별로 할말이 없어요”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3년간 왜 영화에 나오지 않았느냐?”고 물을 게 뻔한데 그게 쉽게 답
3년만에 영화로 돌아온 한석규를 만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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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이중간첩>5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한석규의 신작 <이중간첩>은 <공공의 적> 시나리오를 썼던 김현정, 백승재 팀에 심혜원 작가가 합류해 내놓은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은 김현정 감독은 영화아카데미 출신. 한석규는 이 영화에서 어떤 인물이 되어 관객과 만날까? <이중간첩>은 어떤 점에서 시나리오 고르는 데 까다롭기로 이름난 한석규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남북관계를 소재로 한 영화로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가 있었잖아요. <쉬리>가 남북 대결구조를, <공동경비구역 JSA>가 화해를 다루고 있는데 <이중간첩>은 남북문제를 내부에서 들여다보는 영화예요. 내부의 적이 있다는 시각인 거죠. 통일을 원하는 것처럼 말하면서도 남북의 권력층이 분단을 체제유지의 도구로 이용하느라 실제로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권력자에게 통일은 그저 구호에 지나지 않고 통일을 막는 적
3년만에 영화로 돌아온 한석규를 만나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