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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여름의 어느 날. <공동경비구역 JSA>의 사운드 작업 중 블루캡을 방문했던 박찬욱 감독은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기겁했다. 폴리맨이 극중 이병헌이 넘어지는 장면의 소리를 실감나게 재현하기 위해 군복을 입은 채 수백번씩 반복해서 쓰러지고 있었던 것이다. 찜통 같은 작업실에서 군복까지 챙겨 입고서 바닥에 땀이 흥건할 정도로 구르는데도 통제실에선 좀처럼 ‘OK’ 사인이 떨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김태우의 발걸음 소리를 복제할 때는 “넋이 나간 사람의 감정을 담아서 걸으라”는 집요한 독려가 계속됐다. 연출은 끝났나 싶었더니, 감독인 그도 모르게 또 다른 ‘감독’의 연출이 이뤄지고 있었던 셈이다.박 감독을 놀라게 한 이는 사운드 슈퍼바이저인 김석원(43)씨. 폴리, 앰비언스, 다이얼로그, 하드이펙트 등 각종 음향효과를 책임지고 ‘관장’하는 게 그의 임무다. 10년은 젊어뵈는 인상에 말씨 또한 조근조근한데 정작 작업에 들어가면 ‘딴’사람이 된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전언. 대충
사운드 맡은 ‘국보급’ 사운드 수퍼바이저 김석원 스토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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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더듬이, 트랙을 더듬다유년 시절부터 그는 ‘소리’에 관한 더듬이가 남달랐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악보를 보면 노래를 부를 줄 알았고, 노래를 들으면 악보에 옮겨 적을 줄 알았다”. 물론 누구도 그를 신동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그 역시 “남들도 그 정도는 다들 하는 줄 알았다”. “어디서 났는지 모를 설계도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마냥 좋아서” 건축가를 꿈꿨던 시절, 그래서 스무살 언저리에 한양대 공과대학에 진학하는 수순을 밟았던 그는 대학연합노래모임 쌍투스에 몸담으면서 숨겨둔 장기를 발휘한다. 통기타 연주와 보컬을 도맡게 되고 이때부터 서클룸에서 기거하다시피 하며 악기 연주와 편곡에 빠져들었다.그때만 해도 ‘우연한’ 곁눈질이라고 여겼다. ‘예정된’ 길이 있을 거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그런 그가 사운드 레코딩과 조우한 것은 대학 졸업 뒤 김도향씨가 대표로 있던 서울오디오에 입사하면서다. 명상음악가로 알려진 김씨는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등의 히트곡을 부르기도
사운드 맡은 ‘국보급’ 사운드 수퍼바이저 김석원 스토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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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깎고, 만지고, 섞는다<유령> 역시 그가 진땀을 뺀 영화 중 하나다. 거개가 세트 촬영이었으니 현장의 노이즈 중 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곽지균 감독이 <심연>이라는 영화를 기획하고 있을 당시 진해에 가서 잠수함 시뮬레이션을 경험해본 것이 사전지식의 전부였다. 오죽 답답했으면 “마누라 빌려달라”는 어이없는 부탁이나 다름없는 줄 알면서도 <크림슨 타이드>의 제작진을 찾아갔을까. 그들이 고가의 매물로 내놓은 사운드가 상투적인 것임을 확인하고 빈손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불쑥 오기가 생겼다. “그래 직접 해보자.”풀장에서 녹음한 소리를 이퀼라이저를 이용해서 깎아내고 다듬어서 심해의 기본 느낌을 만드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2시간 내 이어지는 똑같은 물 속 소리를 관객에게 어떻게 하면 지루하지 않게 들려주느냐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음원이 가깝고 먼지 구분할 수 있는지부터 곰곰이 생각해봤다”는 그는 각종 잔향들을 고려
사운드 맡은 ‘국보급’ 사운드 수퍼바이저 김석원 스토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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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작업은 불필요한 것은 들어내고, 부족한 것은 채워넣는 일종의 성형수술. <YMCA야구단>의 경우 시대배경이 20세기 초라 자동차 소리는 무조건 ‘NO’. 허한 공간을 채울 “깔끔하고 아름다운 소리는 이제 한반도 어딜 가도 채집하기 힘들다”는 김창섭(31) 팀장은 고등학교 때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사운드 세계에 매료됐다. 효과 전반을 담당하는, 블루캡의 중간보스이기도 한 그는 전자공학과 출신. 졸업한 뒤 곧바로 블루캡에 입문했으며, “영화의 반은 소리다”라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말을 제1원리로 삼고 있다. “처음엔 겉멋이 들었는데, 이제는 감독의 연출의도를 따라가게 된다고”. 국내에 단 2명밖에 없다는 ‘폴리 아티스트’ 김학준(32)씨는 현재 영진위 소속의 8년차 용병. 화면을 보면서 프레임 내 인물들이 내는 소리를 비롯한 각종 소리를 그대로 재현한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소리가 아닌 직접 몸과 아이디어로 소리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폴리에 마음이 꽂혔다
[김석원스토리] 블루캡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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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다큐멘터리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SIDOF 2002)가 10월2일부터 7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은 국내외의 우수한 신작 독립다큐멘터리들을 모아 상영하는, 본격 다큐멘터리영화제다.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은 ‘일상의 정치학’을 내세운 ‘올해의 초점’ 부문에 해외 작품 6편, 공모를 통해 선정한 국내 신작 11편, 그리고 독일의 에세이 다큐멘터리 작가 하르트무트 비톰스키의 작품 3편을 상영하는 회고전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막작은 인도 감독 아난드 팟와르드한의 <전쟁과 평화>. 98년 핵 무기 경쟁을 벌이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을 축으로 인간다운 삶을 위협하는 전쟁 이데올로기의 팽창에 대한 경고를 담은 작품이다. 이를 필두로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 마을 사람들의 궁핍하고 고단한 현실을 기록한 여성 감독 샹탈 애커만의 <국경 저 편에서>, 비닐의 유해성을 소재로 환경파괴의 심각성과 개개인의 ‘액티비즘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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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초점 부문
테크놀로지와 자본주의의 발달, 정치권력과 이데올로기 등 변화하는 사회적 풍경화 속 개인의 일상에 대한 성찰을 담은 해외 다큐멘터리 6편. `일상의 정치학`을 테마로 전쟁, 과학과 물질 문명의 이기, 빈곤 등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사회의 모순과 이에 대한 크고 작은 투쟁 같은 기록들을 보여준다.
<전쟁과 평화> Jang Aur Aman(War and Peace)
비폭력 투쟁의 지도자였던 마하트마 간디의 장례식 영상으로 문을 여는 <전쟁과 평화>는, 핵민족주의와 전쟁의 폭력성에 대한 엄중한 통찰의 영화다. 98년 인도 집권당은 국가의 안위와 번영을 위해 핵무기의 힘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앞세워 핵실험을 진행한다. 종교적 차이와 영토분쟁으로 오랜 적인 파키스탄도 질세라 핵실험에 나선다. 일부 젊은 층은 이를 지지하지만, 실험의 무서운 후유증을 겪은 인도의 케톨라이 주민들을 비롯해 평화를 바라는 이들도 다수. 인도 평화사절단을 따라 파키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 [2] - 올해의 초점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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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작선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신작 다큐멘터리들의 섹션. 죽은 이의 목소리를 내뿜는 진도의 당골레(무당)에서부터 월드컵의 이면에 숨은 사람들, 장애로 고통받고 분노하는 사람들, 특이한 신혼여행을 한 특이한 신혼부부까지 평범하지 않은, 혹은 평범하고 싶으나 그러지 못한 이들의 가지각색 이야기들.
<영매-산자와 죽은자의 화해>
영매, 흔히 무당이라고 불리는 이들에 관한 아카데믹하면서도 감성적인 장편다큐멘터리. 영매들의 여러 인터뷰와 실제 굿장면들, 영매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기록했다. 굿장면은 묘한 감정이입을 불러일으켜, 영화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꼭 굿판 어딘가에 앉아 굿에 참여하고 있는 느낌에 빠지게 한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영혼을 이어주고 대화를 시켜 화해를 이끌어내는, ‘좋은 일’을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외롭고 힘든 삶을 사는 영매들. 그들의 모습은 때로는 무서움을, 때로는 슬픔을 자아낸다. <행당동 사람들> <우리는 전사가 아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 [3] - 국내 신작선 부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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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가족>
독립영화감독 김동원이 자신의 가족을 찍은 다큐. 게임 ‘철권’과 방귀뀌기가 있는 한 이 가족에 스트레스 걱정은 없어 보인다. ‘철권’ 게임을 하는 사이사이, 가족들은 카메라 앞에서 서로에 대한 불만을 말하기를 가장인 감독에게 요구받는데, 아내가 자신에게 “별 불만이 없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감독은 화면에다가 크게 ‘흐뭇’이라는 자막을 삽입하기도 한다. 카메라가 어떻게 대화의 도구일 수 있는지, 소탈하고 간명하게 보여주는 따스한 작품이다.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조합>
머리에 빨간 염색으로 ‘파견철폐’라는 글자를 새긴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조합 위원장 주봉희씨의 인터뷰를 주축으로 한 단편 다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욱 고통받게 하는 파견법 철폐 투쟁을 그린다. 거의 주봉희씨 한 사람의 인터뷰로만 이루어져 있음에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상암동 월드컵>
상암동에서 보증금 없는 월세집에 살던 한 가족이 서울시의 월드컵경기장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 [4] - 국내 신작선 부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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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감독들의 머리 속에 심어진 문장 한줄은 무럭무럭 자라나 한편의 영화로 둔갑한다. 고려사의 한 행이 <무사>의 모티브가 되어 장대한 이야기를 키워낸 것처럼, ‘져야만 뉴스거리가 되던’ 100년 전 황성YMCA 야구단의 기록 한 페이지는 야구팬 김현석 감독의 글러브를 통과해 영화가 되어 나왔다. 10월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YMCA야구단>이 홈베이스를 밟기까지, 먼지 풀풀 날리며 운동장을 뛰고 굴러온 3년의 기록을 감독이 보내왔다. 송강호 김혜수, 달라진 두 배우도 만났다.편집자◆ 99년, 선동열이 안중근이고 이종범은 김구고1999년 5월박찬호, 메이저리그 사상 초유라는 ‘한 이닝 연타석 만루홈런’을 허용하는 등 데뷔 뒤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다.1999년 6월2일<한국야구사>라는 책의 출간기념회가 열린다는 기사를 봤다. 야구애호가로서 할 소리는 아니지만, 야구에, 그것도 한국 야구에 무슨 ‘역사’냐?1999년 6월3일그래도 문득 호기심이 동해서
김현석 감독이 쓴 제작일지·야구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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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도포 입은 선수들이 머리 속에 노닐다2000년 3월15일동대문야구장에 고교야구를 보러 갔는데, <한국야구사>가 3만원에 팔리고 있었다.아, 그 진중한 史觀이 이렇게 무시돼도 좋단 말인가….2000년 7월1일<한국야구사>를 읽은 지 1년 만에 드디어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다. 지난 1년간 몸은 다른 일을 하고 있어도, 머릿속에선 짚신 신고, 도포 입은 야구선수들의 모습이 떠나지 않았었다.2000년 7월김병현은 풀타임 메이저리거 첫해에 올스타로 거론될 만큼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2000년 7월26일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하다. 야구가 처음 들어온 1905년이 을사조약이 체결된 해라는 데 착안을 해서, 일본의 간섭으로 힘들어하는 당시의 시대상을 극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고리로 구성하다.2000년 8월<…JSA> 기술시사에 가다. 영화가 잘 나와서인지 다들 들떠 있다. 초고를 보낸 뒤 첫 만남인데도, 심재명 대표나 이은 감독
김현석 감독이 쓴 제작일지·야구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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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1월~4월, 연습을 빙자해 야구한다2002년 1월27일시나리오 최종본 완성. 공식적으로는 14고다. 8고가 11월에 나왔으니, 마지막 2달은 거의 1주일에 한번씩 수정을 한 셈이다. 무척 만족스럽다. 무엇보다도 분량이. 가장 길었던 버전과 비교하면 30% 정도 슬림해졌다.2002년 2월콘티작업 시작하다. 사극이지만, 현대적인 화법으로 보여주자는 원칙하에 컷을 나누다보니 1천컷 정도 나온다. CG컷도 꽤 된다. 애니메이션 작업을 해왔던 이규희의 도움으로 만화책 같은 콘티를 만들어간다.2002년 2월14일여자주인공 정림 역으로 김혜수씨를 캐스팅하기 위해 마련된 식사자리. 시나리오에 호감을 갖고 있던 그녀에게 정림의 캐릭터 보강 계획에 대해 얘기하며 설득하다. 중학생 때 김혜수 사진 코팅해서 모았었다는 얘기는 안 하는 건데 그랬다.2002년 2월17일야구단의 막내인 쌍둥이 형제로 량현량하를 확정함으로써 야구단 캐스팅이 완료됐다. 가수활동을 쉬는 동안, 량현량하의 키가 많이
김현석 감독이 쓴 제작일지·야구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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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8월~ 9월, 명필름 지독하다2002년 8월2일촬영이 끝나면 숨 좀 돌릴까 했는데, 바로 편집작업에 들어가다. 지방 촬영을 가 있는 동안 김상범 편집감독님이 작업을 해놓으셔서 순서편집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125분 분량의 순서편집본이 나왔다. 순서편집에서 3시간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한 것을 감안하면 정말 양호한 길이라고 자평하면서도, 혹시 이야기 구조가 허술한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들다.2002년 8월25일108분짜리 H편집본을 마지막으로 편집을 완료하다. E, F, G, H본은 매일 한번씩 보고 고쳤다. 역시 명필름 지독하다.2002년 9월1일예상했던 바지만, 녹음작업도 쉽지 않다. 현장에서 잡은 음향들을 쓸 수가 없다. 대부분의 신의 효과음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집어넣을 소리가 마땅치 않다. 새소리, 벌레소리, 개소리 등을 번갈아 넣어보지만, 신들을 연결해서 보니, 그 소리가 그 소리 같다. 믹싱을 맡은 블루캡에서는, 그래도 신별로 다른 종류의 새가
김현석 감독이 쓴 제작일지·야구일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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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 너무너무 오랜만이다.” <YMCA야구단> 촬영에 <쓰리> 개봉까지, 한여름을 다 바쳤던 김혜수에게서는 오랜만에 가진 달콤한 휴가의 여운이 온몸에서 풍겨져 나왔다. 반면 <YMCA야구단> 촬영을 마치자마자 <살인의 추억>이 오버랩된 송강호는 거뭇거뭇 아무렇게 난 수염에, 회복기에 접어든 아폴로 눈병까지, 이미 며칠 잠복근무 마친 형사냄새를 폴폴 풍기며 스튜디오 문을 열었다. 마치 한여름과 한겨울의 전선이 뒤엉키는 듯한 기이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타이트한 드레스와 깔끔한 슈트를 갈아입고서 카메라 앞에선 송강호와 김혜수는, 언제 그랬냐는 듯 100년 전 가을의 귀여운 신여성 민정림과 엉뚱한 선비 호창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호창을 알고 싶소?
“사람들은 호창을 보자마나, 저건 송강호 스타일이네, 연기하기 편하겠네, 했는데 정말 반대였어요. 오히려 <복수는 나의 것>이나 <공동경비구역 JSA>처럼 드러나는 강렬한
의 김혜수·송강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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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씨는 이렇소
“혜수는 연기자로 보면 엄청나게 선배잖아요. 하지만 그 긴 세월 동안 대중적인 스타로서의 변하지 않는 이미지와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외형적 메리트를 뛰어넘는 뭔가 파워풀한 에너지가 있다는 증거란 말이죠. 굉장히 똑똑해요. 단순히 머리가 영리하단 말이 아니라 주변의 일들과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친구예요. 지나온 세월보다 더 좋은 연기, 더 좋은 영화를 많이 할 잠재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바람난 가족>에 출연하는 걸 결정했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좋더라구요. 이제 김혜수란 배우의 놀랄 만한 진폭을 느낄 거예요.
송강호씨는 이렇습니다
“강호 오빠는 영화와 가족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영화가 생활이고 모든 인생의 중심이고 축인 사람이죠. 의도적인 노력이 아니라 그렇게 사는 게 편하고 자연스러운 사람요. 사실 연기를 잘하는구나 하는 생각은 같이 작품하기 전부터 알았지만 <YMCA야구단> 촬영을 하면서 또
의 김혜수·송강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