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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거짓말을 해봐>
연출 김수룡, 권혁찬 | 각본 김예리 | 출연 윤은혜, 강지환, 성준, 조윤희, 박지윤 | 5월9일부터 월·화요일 밤 9시55분 | SBS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씨네21>이 엄선한 신작 드라마 중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작품이다. 이유를 알고 싶다면 줄거리부터 들어보자. 첫사랑에게 차인 5급 공무원 공아정(윤은혜)이, 자존심을 세우려고 우연히 알게 된 일류호텔 대표이사 현기준(강지환)과 결혼했다며 주변에 말해버린다. 이를 알게 된 기준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가짜 결혼 소식을 자기 편한 대로 이용하려 한다. 두 남녀의 거짓말이 커지고 주변 인물들이 이 결혼 사기극에 휘말리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내게 거짓말을 해봐>가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의 정석 공식- 엉뚱하지만 정감가는 여주인공과 완벽하지만 까칠한 남주인공의 티격태격- 을 충실히 따르려 한다는 건 자명해 보인다. 작품명 또한 20세기
그 여자의 뻥과 그 남자의 이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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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좀 장중했다. 드라마 말이다. 브라운관에 <로열 패밀리>와 <마이더스> 같은 재벌가의 아귀다툼이나 <짝패>처럼 운명이 뒤바뀐 인물들이 주를 이뤘다. 봄날을 맞아 겨울코트 정리하듯, 드라마도 무게를 툭툭 털어냈다. 이미 방송을 시작한 <동안미녀> <최고의 사랑>을 비롯해 <내게 거짓말을 해봐> <로맨스타운>처럼 단연 로맨틱코미디가 대세. 액션물 <시티헌터>, 스릴러 구조를 띤 <리플리>도 주목할 만하다. 6편의 봄 드라마를 정리했다.
신작 드라마에 채널이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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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생으로 이미 서른이 넘은 나이지만 장정초는 너무 어리고 연약해 보인다. 그처럼 바람에 쉬이 쓸려갈 것처럼 가냘픈데도 종종 어찌할 수 없는 운명 앞에 버텨선 여자로 등장했다. 아무런 힘도 없어 보이는 그녀가 펑샤오강의 <대지진>(2010)에서 지진 복구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어쨌건 그녀는 먼 길을 날아와 힘을 보탠다. 비록 이동승의 <문도>(2007)에서 피폐한 마약중독자 미혼모 역할로 자신의 존재감을 홍콩에까지 각인시켰지만 사실 <대지진>에서의 모습이 장정초에 대해 가지고 있는 대륙인들의 인상이다. 베이징중앙연극학원을 나와 <샹그릴라에서 온 신부>(2004)를 비롯해 구창웨이의 <공작>(2005)에서 1970년대 문화대혁명 이후 여전히 혼란스런 중국사회를 밝고 저돌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상주의자 소녀로 등장했을 때, <빨간 버스>(2006)에서 씩씩한 버스 안내양으로 변신
제2의 장쯔이를 예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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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서정뢰처럼 단 하나의 표정으로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배우는 없을 것이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쳐도 결코 흥분하지 않으며 조용히 스스로를 다독이는 그 외유내강의 이미지는, 홍콩으로 건너와 여러 상업영화에 출연하면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다른 본토 여배우들이 홍콩영화계에서 어색하게 액션연기를 소화하거나 단지 미모로 들러리 역할을 하는 경우는 흔했지만 서정뢰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풍운>(1998)에서 곽부성에게 죽임을 당하는 단역으로 출연하긴 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중국 본토 바깥에서 작업할 때 스스로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이후 <상성: 상처받은 도시>(2006)에서 양조위의 아내로 나와 병상을 지키면서도, <명장>(2007)에서 유덕화와 이연걸 모두의 사랑을 받는 비련의 여주인공이면서도, <신주쿠 사건>(2008)에서 성룡의 오랜 첫사랑이자 일본 야쿠자의 아내로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굳
명장의 강인함을 오롯이 새긴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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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에는 판빙빙 말고도 또 한명의 빙빙이 있다.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2009)와 <적인걸>(2010)의 리빙빙이다. 둘이 라이벌인 건 당연한 일이다. 정상의 여배우가 이름도 같다면 언론과 대중은 어쩔 도리 없이 라이벌 의식을 부추기게 마련이다. 리빙빙 역시 판빙빙과의 라이벌 관계를 잘 알고 있다. <적인걸>로 <씨네21>과 인터뷰를 했을 당시 그녀는 농담삼아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중국에선 판빙빙과 앙숙으로 유명합니다.” 다만 판빙빙과 리빙빙이 이미지가 꽤 다른 배우들이라는 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상하이엑스포 홍보대사, 세계자연보호기금의 글로벌 친선대사를 줄줄이 맡을 정도라면 중국 내에서 리빙빙의 이미지가 어떤지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판빙빙이 기자 폭행이나 거부와의 밀애 스캔들로 중국을 뒤집어놓는 동안 리빙빙은 홍보대사로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우아하게 머리를 쓸어넘긴다. 판빙빙이 디바라면 리빙빙은 만인의 연인이다
대륙의 기품을 간직한 만인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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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4대천후’가 있다. 지금 가장 인기있는 네명의 여배우 장쯔이, 조미, 주신, 서정뢰를 묶어서 부르는 이름이다. 물론 한 시대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 법이고, 지금 대륙에서는 새로운 천후 후보들이 서서히 부상하는 중이다. 이 지면에 소개되는 모든 배우들이 강력한 천후 후보지만 단 한명을 꼽으라면? 역시 판빙빙의 이름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판빙빙이 대륙을 뒤흔드는 스타가 된 건 역시 미모 덕분이다. 유역비나 탕웨이, 그녀의 최대 라이벌인 리빙빙이 기품있고 우아한 얼굴을 지녔다면 판빙빙은 애플의 신제품처럼 틈없는 미모를 가졌다. 국내 개봉한 <신주쿠 사건>이나 <소피의 연애매뉴얼>을 떠올려보시라. 판빙빙의 뼈와 가죽은 디자이너 공방에서 칼과 무두질로 빚어낸 것 같다(그녀의 뒤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성형중독설’은 잠시 잊어버리도록 하자). 하지만 판빙빙을 외모 하나로 스타가 된 배우라고 취급하는 것 역시 곤란하다. 그녀의 데뷔작인 TV드라마 <황
치명적인 미모, 끊임없는 센세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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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통고>(2010)에서 유역비는 안경을 쓰고 출연한다. 안경을 쓰고 있어도 변함없는 천상의 미모를 뽐내지만 역시 그녀의 미모는 ‘생얼’ 그 자체에 있다. 영화에서 유역비를 흠모하는 왕리홍의 노래가 흐르며 비를 맞는, 그러면서 안경도 벗겨지고 긴 생머리도 물에 흠뻑 젖은 그 모습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백옥 같은 피부에 긴 생머리, 숨을 멎게 만드는 그 고혹적인 모습은 드라마 <천룡팔부 2003>의 왕어언, <신조협려 2006>의 소용녀를 거쳐 지금의 <천녀유혼>의 섭소천에게 이르기까지 한결같지만 늘 빠져들게 만드는 그녀만의 매력이다. 영미권에서 리어왕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오직 하늘이 점지해주는 것이라면 중화권에서 소용녀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 역시 마찬가지다.
1987년생으로 베이징전영학원 연기과를 나온 유역비는 드라마 <금분세가>(2003)를 통해 데뷔한 이래 언제나 고전적인 시대극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활약해왔다
당신의 숨을 멎게 할 천상의 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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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와 장쯔이, 그리고 조미와 주신과 서기에 이어 새로운 중국 여배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 홍콩, 대만의 경계가 희미해져 가는 상황에서 그 명단은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적벽대전>의 린즈링과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계륜미, <만추>의 탕웨이와 <호우시절>의 고원원이 좀더 익숙한 이름이라면 중화권에서의 명성에 비해 국내에는 좀 덜 알려진 여배우들이 있다. <천녀유혼> 홍보차 방한한 유역비를 중심으로 리빙빙과 판빙빙, 서정뢰와 장정초를 만난다.
대륙의 이 아름다운 꽃을 아직 모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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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미팅을 방불케 하는 열기였다. 4월27일 CGV상암. <씨네21> 창간 16주년 기념 토크쇼 마지막 행사 시작 1시간 전, 극장 안은 티켓을 받기 위해 줄을 선 관객으로 가득 찼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고 자체적으로 (좌석) 배정까지 완료했다고 한다. 소문으로만 듣던 배우 유아인 팬들의 열성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완득이> 촬영 중 시간을 내 행사에 참석한 유아인과 <씨네21> 김혜리 기자는 약 15분 동안 유아인의 연기장면을 관객과 함께 감상하고 토크쇼를 진행했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2006), <좋지 아니한가>(2007),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드라마 <반올림>과 <성균관 스캔들>(2010)의 주요 장면들을 상영했는데, 김혜리 기자는 “지금 우리는 만들어지고 있고, 성장하고 있는 배우를 지켜보고 있다”라면서 유아인에게 “평소에 본인
규정할 수 없는 게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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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람은 잘생기고 볼 일이다? 4월26일 오후 8시 CGV상암에서 ‘<씨네21> 창간 16주년 기념 토크쇼’ 세 번째 자리가 열렸다. 올해 초 화제를 모은 영화 <만추> 때문일까. 아니면 ‘꽃미남’ 김태용 감독에 대한 팬심 덕분일까. 좌석은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찼다. 이날 진행을 맡은 <씨네21> 이화정 기자는 “토크쇼의 제목이 ‘영화, 열정을 말하다’인 만큼 김태용 감독이 어떻게 영화감독이 됐는지에 관해 알아보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면서 “오늘 토크쇼의 컨셉은 ‘무릎팍 도사-김태용 감독편’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뷔작인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1999)를 시작으로 <가족의 탄생>(2006), <만추>(2011)까지 12년 동안 김태용 감독은 꾸준히 자신의 궤적을 그려왔다. 그러나 충무로에서의 오랜 경력과는 달리 김태용 감독이 처음부터 영화를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남들이 영화에
‘열정 없음’의 콤플렉스 덕에 지금의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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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5일 CGV상암. <씨네21> 16주년 창간 기념 토크쇼 두 번째 행사. <카페 느와르>의 15분짜리 요약 동영상이 상영된 뒤 오늘의 주인공인 정성일 감독과 진행을 맡은 허문영 평론가의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됐는데, 동영상을 본 정성일 감독이 문득 의외의 사실 한 가지를 말해주었다. “저 동영상을 보니 생각난 게 있다. <카페 느와르>는 세 가지 버전이 있다. 하나는 3시간55분 버전이다. 두 번째는 여러분이 극장에서 본 3시간17분 버전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시나리오 장면을 다 무시하고 오케이가 된 편집장면만 보고 그날부터 시나리오를 다시 써서 편집한 1시간55분짜리 버전이다. 그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편집실에만 보관되어 있는데 오늘 동영상 상영하는 걸 알았다면 어쩌면 내 마음이 (그걸 보여주고 싶어) 흔들렸을지도 모르겠다. (웃음)”
<카페 느와르>의 한 장면으로 시작한 대화는 정성일 감독의 영화적 기원으로 곧장 이어졌다
평론가는 내 정체성, 감독은 삶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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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의 연기수업’이라는 게 있다면 이런 풍경일까. 4월21일 CGV상암에서 주성철 기자의 진행으로 열린 <씨네21> 토크쇼의 첫 번째 주인공은 배우 박중훈이었다. “무대 앞에서 저와 박중훈씨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기보다 많은 관객이 자리를 채워준 만큼 바로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질 거”라는 주성철 기자의 말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한국영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 정곡을 찌르는 질문 등 모두 환영한다”는 박중훈의 말처럼 토크쇼는 ‘중구난방 박중훈쇼’로 빠질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연기에 관한 진지한 질문들이 다수 쏟아졌다. 그러니까 이번 토크쇼는 ‘연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박중훈의 대답인 셈이다.
질문을 받기 전 박중훈은 관객과 함께 자신의 출연작 <해운대>(2009)의 메이킹 필름을 봤는데, 그가 연기한 김휘 박사가 쓰나미의 위협으로부터 딸을 지키기 위해 딸이 있는 호텔로 들어가는 장면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수
배우가 갖춰야 할 자질? 매력적인 인간 되기가 우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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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에서 지면으로 배우나 감독을 만나는 것이 성이 안 찰 때가 있다. 배우나 감독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싶고, 그들의 몸짓을 두눈으로 지켜보고 싶고, 내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싶고, 내 질문에 그들이 직접 대답을 해주는 순간을 누구나 꿈꿀 것이다. <씨네21>이 창간16주년을 맞아 CGV 무비꼴라쥬와 함께 토크쇼를 마련한 것도 그간 <씨네21>을 사랑해준 독자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다. 4월21일 배우 박중훈을 시작으로 4월25일에는 정성일 영화평론가·감독, 4월26일에는 김태용 감독, 4월27일에는 배우 유아인이 참여한 ‘<씨네21> 창간 16주년 토크쇼 <영화, 열정을 말하다>’가 CGV상암에서 열렸다. 다음 페이지부터 그 현장으로 안내한다. 참, 이번 토크쇼에 참석해주신 박중훈, 정성일, 김태용, 유아인 네분을 비롯해 현장으로 직접 찾아와주신 <씨네21>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의 열정이 느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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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스캔들>의 성공 이후, 강형철 감독의 차기작은 충무로의 관심사였다. 전작이 설정의 진부함, 신인배우라는 무리수를 두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써니> 역시 비슷한 우려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전작이 그걸 보기 좋게 타파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강형철 감독의 재기가 그 모든 우려를 불식시킨다.
-엄마의 어린 시절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했다.
=<과속스캔들> 만들 때부터 막연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사실 여러 가지가 합쳐져 있다. 80년대 팝송 같은 것.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시절의 어떤 것들. ‘엄마도 여자다’도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러 가지 것 중 하나다. 잘 모아보면 재밌는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전작의 흥행이 두 번째 작품의 연출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다.
=부담이 되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또 800만 관객 동원하라는 걸로 해석하는 대신, 그 사실 자체를 그냥 모른 척해버린다. (웃음) 물론 전작이 잘되면서 다
성인들도 성장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