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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포드는 어록 반대론자였다. “영화를 만드는 건 좋아하지만 영화에 관하여 떠드는 건 질색이다”라고 말한 그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기대하는 인터뷰어들을 골려주는 데 특출한 재능을 자랑했다. 그중에서도 필살기는 단답형 답변이었다고. 그런 맥락에서 그가 영화에 관하여 남긴 중요한 말들을 찾아내려는 시도는 다분히 ‘반’포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깨알같이 모아봤다. 그 촌철살인의 말들이, 그의 영화를 더 잘 느끼고 싶은 우리의 필살기로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나한테 예술 운운하지 말게. 난 집세 내려고 영화 만드는 사람이니까.”
영화를 하는 이유에 관하여
“기차로 왔네.”
어떻게 할리우드에 오게 됐냐고 묻자
“카메라로 찍었네.”
<3인의 악당>은 어떻게 촬영했냐고 묻자
“가장 훌륭한 영화는 액션이 많고 대사는 적은 영화요. 그걸 보여주기에 서부극만큼 적합한 건 없지.”
영화 매체와 서부극의 성격에 관하여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의 눈을 찍어
내 서부극의 진정한 스타는 모뉴먼트 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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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칼 드레이어, 프리츠 랑, F. W. 무르나우, 앨프리드 히치콕, 에른스트 루비치,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들은 영화의 시원적인 형태를 기억하고 있다. 이들의 영화는 움직임과 정지, 빛과 어둠, 풍경의 아름다움과 배우의 제스처에서 드러나는 미세한 감정들을 모아 특별한 영화의 기운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영화들은 ‘영화’ 그 자체로 향하는 가장 고귀한 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존 포드의 영화가 그러하다.
2.
장르의 기원처럼 우뚝 솟은 포드 서부극의 풍경 모뉴먼트 밸리의 감흥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그의 위대한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면 서부극만 손에 꼽기는 힘들 것이다. 포드가 여전히 위대한 감독으로 남는 것은 인간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풍경과 공존하는 인간다움과 품위를 새기지 않은 그의 영화를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장르를 떠나서 자연과 인간의 조우, 공동체의 생존의 약속 등을 영화의 원재료를 통해 제시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의 영화들은 그를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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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포드와 서부극의 관계에는 좀 기묘한 점이 있다. 존 포드의 서부극은 대체로 대중적 성공을 거뒀지만 당대에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가 받은 6번의 아카데미상은 모두 비서부극에 주어졌다. 당대의 주류 평자들에게 포드는 상업적인 서부극에 능했지만 수준 높은 드라마도 곧잘 만든 감독이었다. 존 포드 사후에는 이 관계가 역전된다. 이제 그의 이름은 대개 위대한 서부극과 연관되어 거론된다. <사이트 앤드 사운드> 2012년 12월호에 실린 올타임 베스트 목록에는 포드의 영화 가운데 <수색자>(1956)만 100위 안(6위)에 올라 있고, 서부극 10 베스트에는 그의 서부극 네편이 올라 있다(<수색자>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 <황야의 결투> <웨건 마스터>).
‘보는 것’의 (불가피한) 실패
물론 어느 쪽도 온당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존 포드는 위대한 서부극을 만들었지만, 그가 유성영화 시기에 만든 15편가
다시 보기를 요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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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존 포드의 영화를 보고 생각하고 말해야 하는가. 포드에 관한 흥미로운 책을 낸 평론가 조셉 맥브라이드가 포드와 동시대에 살았던 또 한명의 위대한 감독 하워드 혹스를 인터뷰했을 때 혹스는 오히려 독자가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로 시원스러운 대답을 해버린다. 질문은 정중하게도 “당신과 존 포드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였지만 혹스는 포드가 얼마나 자신보다 비범한 감독이었는지 설명하는 데 온통 열중한다. 그의 긴 답을 거칠지만 요약해보자.
“나는 할 수 있는 한 매번 그를 모방했다. 그건 작가가 헤밍웨이와 포크너와 존 도스 파소스와 윌라 캐더와 그런 많은 이들의 작품을 읽는 그런 것이다. 내 생애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한편은 <조용한 사나이>인데, 정말 아름다운 영화다. (영화를 촬영하다가) 내가 생각하기에 포드가 아주 잘 만들 것 같은 어떤 장면을 마주칠 때마다 나는 그 장면을 멈춰놓고 생각한다. 포드라면 저기서 무엇을 했을까. 그러고 나서야 나는 다시
우리에게는 존 포드가 있잖나, 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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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존 포드 특별전이 열릴 예정이다. 8월28일부터 9월21일까지는 영화의 전당에서, 9월14일부터 10월5일까지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존 포드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다. 누군가는 존 포드를 가리켜 “영화의 신(神)”이라고 불렀다. 존 포드는 그런 과장된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우리에게는 일단 세개의 감독론이 있다. 그중에서도 허문영 평론가가 본 ‘재발견되어야 할 존 포드 서부극론’과 박인호 평론가가 본 ‘존 포드 미지의 비서부극 걸작론’을 강력 추천한다. 국내외 존 포드 애호가 5인이 선정한 ‘나의 존 포드 10 베스트’ 명단과 선정의 변은 존 포드 영화 팬들의 눈과 마음을 한눈에 사로잡을 것이다. 한편, 존 포드와 그의 추종자들이 남긴 기막힌 어록들을 모았고, 존 포드 영화의 빛나는 조연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사진과 함께 보는 존 포드의 일과 사랑과 우정에 대한 역사는 당신의 마음을 적실 것이다. 이것이 존 포드를 모시는 우리의 신전이다.
존 포드, 영원한 서부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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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야간비행>의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이송희일 감독이 <야간비행>을 만든 건 한 CCTV 영상 때문이다. 학교 폭력 때문에 고통받은 고등학생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살하기 직전 찍힌 충격적인 영상이었다. 이송희일 감독은 “몇년 전 그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한동안 많이 아팠다. 그리고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상영시간 141분), 전주국제영화제(상영시간 130분) 상영이 끝난 뒤 편집을 더 했다고 들었다.
=주인공 두 사람을 주로 쫓아갔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여러 인물들의 삶을 모자이크처럼 담아내고 싶었다. 처음에는 신 수가 총 106개인데 3시간이 훌쩍 넘었다.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는 이야기임에도 주인공 두 사람 위주로 편집을 하고, 주변 인물 분량을 가지치다보니 주변 인물이 단면적으로 묘사된 건 아쉽다.
-영화 제목이 생텍쥐페리의 동명 소설을 떠오르게 한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8부작
“친구끼리 손잡고, 팔짱 끼는 게 가장 큰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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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간비행>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8월28일 개봉하는 이송희일 감독의 신작 <야간비행>은 보통의 청소년 성장담과 많이 다르다. 학교 폭력뿐만 아니라 왕따 문제, 성소수자 문제까지 다루는 데다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송희일 감독은 가해자든 피해자든 모두 시스템의 피해자라고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또, 친구끼리 두손 꼭 잡고, 팔짱 껴서 우정을 지키는 작은 연대만이 시스템을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또 한명의 감독이 한국 중•고등학교 소년들의 성장기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접해도, 우리는 더이상 별반 궁금하지 않다. 왕따, 폭력, 파국의 엔딩. 지난 몇년간 반복 재생되어온 학교 폭력 이야기는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굳어져 정작 현실과의 접점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를 충격에 빠뜨리는 현실 속 폭력의 양상들을 떠올린다면, 이 장르가 극단적인 설정이나 풋풋함만으로 우리를 설득해내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그러니까 아직은,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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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우리 우디를 만나고 싶었던 분들께는 저 순이가 대신 사과드려요. 그이가 워낙 바쁘기도 하지만, 실은 비행기 타는 걸 끔찍이 싫어하거든요. 한번 탈 때마다 얼마나 난리 블루스를 추는지, <로마 위드 러브>에서 보셨던 그대로랍니다. 그래서 <매직 인 더 문라이트> 개봉을 기념하는 유럽 투어의 안내는 제가 맡게 됐어요. 아무래도 한국어도 제가 좀 낫죠? 아시듯 제가 한동안 엄마인 듯 엄마 아닌 미아 패로씨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지난 10년간 유럽 여행하면서 힐링 많이 했답니다. (힐링이란 단어에 그이가 콧방귀를 뀌네요.) 아무튼 제가 봐도 그이는 대단히 복 받은 사람이에요. 세상에 어느 감독이, 그것도 말년에, 이렇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영화를 만들 수 있겠어요. 느낌 아는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죠. 제가 영화는 잘 몰라도 그 느낌은 좀 아니까, 절 따라오시길.
런던, 부와 욕망의 도시
우리 그이가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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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고 강인한 줄만 알았던 캡틴, 로빈 윌리엄스가 2014년 8월11일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향년 63. 너무 일찍 자라버린 아이, 혹은 미처 자라지 못한 어른에게 마지막 인사를 띄운다.
주요 필모그래피
<더 앵그리스트 맨 인 브루클린>(2014)
<블러바드>(2014)
<페이스 오브 러브>(2013)
<빅 웨딩>(2013)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2013)
<박물관이 살아있다2>(2009)
<지상 최고의 아빠>(2009)
<슈링크>(2009)
<어거스트 러쉬>(2007)
<박물관이 살아있다!>(2006)
<나이트 리스너>(2006)
<빅 화이트>(2005)
<로봇>(2005)
<스위트 크리스마스>(2004)
<하우스 오브 디>(2004)
<파이널 컷>(2004)
<인썸니아>(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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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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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팀장은 웹툰 <심연의 하늘> 댓글창에 달린 댓글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고 한다. CJ가 이제 만화, 웹툰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내용의 댓글이었다. 그는 “만화, 웹툰 시장이 산업으로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우리는 재능 있는 작가들과 함께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와!’지만, 매출만 놓고 보면 ‘애걔’에 가깝다. (웃음)”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작 진행 중인 웹툰, 출판만화 라인업 숫자가 생각보다 많다.
=올해 확정된 작품만 30편 정도 된다. 내년에는 약 40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소설이나 만화, 웹툰의 영화화 판권을 구매해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창작자와 함께 원천 소스를 직접 제작한다는 점에서 CJ의 만화, 웹툰 제작 사업은 새롭다.
=유명 출판만화 작가들이 회사를 찾아온 적이 있다. 웹툰이 인기를 모으면서 작가들이 웹툰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출판만화를 고수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던
“우리는 에이전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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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별초> 형민우 / 2014년 11월 다음 웹툰 연재 예정
몽골군의 유럽 원정에 동원돼 강력한 전사가 된 주인공 바라이. 고국 고려로 돌아와 평화로운 시절을 보내던 중 몽골군이 고려를 침공한다. 바라이는 숙명의 라이벌이자 몽골 최고의 전사 보르츄이에 맞선다.
<액션 아이돌> 스토리 김태관 / 그림 김동훈 / 2014년 11월 다음 웹툰 연재 예정
노래와 춤이 아닌 액션으로 아이돌 스타가 되는 가까운 미래. 각 문파를 대표하는 아이돌들이 돈과 사랑 그리고 명예를 걸고 힘을 겨룬다.
<TribeX> 스토리 권재현 / 그림 홍기우 / 2014년 10월 COMICO 연재 예정
범죄 소굴에서 길러진 두 초능력자 우진과 태민. 가혹한 범죄 행위를 견디지 못해 탈출한 우진과 암흑가에 남은 태민이 대결한다.
<IMPULSE> 정민용 / 2014년 8월 다음 웹툰 연재 예정
지구에 떨어진 운석 때문에 평범한 아이들이 특수한 능력을 얻는다. 주
시대물부터 SF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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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만화, 웹툰 등 원작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고들 한다. 경쟁자 수도 많아졌고, 영화화 판권 가격도 껑충 뛰어올랐다. 겨우 원작을 확보하면 시나리오 개발 비용과 시간을 또 투입해야 한다.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하더라도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직접 웹툰 같은 원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바람이 CJ E&M 콘텐츠 개발실로부터 불고 있다. 그들이 웹툰을 직접 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 마포구가 땅밑으로 푹 꺼졌다. 도시를 단숨에 집어삼킨 싱크홀 때문이다. 얼마 전 2부 연재가 시작된 웹툰 <심연의 하늘>(스토리 윤인완/그림 김선희/제작 Ylab)은 무시무시한 재난으로부터 가까스로 살아남은 주인공 하늘의 생존 스토리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주인공의 처지와 지옥과 다름없이 묘사된 캄캄한 서울은 독자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있다. 이 작품은 보통 웹툰과 다른 점이 있다. CJ E&M 콘텐츠 개발실(이하 CJ 콘텐츠 개발실)이
원작부터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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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김우빈, 성준, 김영광, 홍종현, 이수혁. 그다음 세대를 책임지기에 충분해 보이는 모델 출신 배우들을 찾아보았다. 아직은 이름도 얼굴도 낯설 게 분명하지만 머지않아 TV와 영화에서 자주 보게 될 얼굴들이다. 유민규, 최태환, 이성경, 김현준, 장기용, 남주혁, 이태환. 런웨이에서 넘어온 7명의 신인배우들을 소개한다.
남주혁
1994년생. 188cm
2011 예능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시트콤 <잉여공주> 뮤직비디오 <200%> 뮤직비디오 <GIVE LOVE>
남주혁은 소녀팬들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고 있는 ‘모델돌’(모델+아이돌)이자 ‘남친돌’(남자친구 삼고 싶은 아이돌)이다. 그는 악동뮤지션의 <200%> <GIVE LOVE>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소녀팬들의 눈에 먼저 띄었다. 최근엔 JTBC 예능 프로그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 출연하면서 동급생들의 마음을 훔치는 중. <학교
Movie Star Project 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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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을 ‘프로듀싱’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에 활동했던 모델 이재연이 1979년 국내 최초의 패션 프로덕션 ‘88 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여기에 모델 윤영실 등이 손을 보태 이재연은 1983년 88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한 ‘모델라인’을 차린다. 윤영실은 공식적인 모델 출신 배우 1호다. 1984년엔 윤영실을 발굴한 당시 한국모델협 회 회장 도신우가 ‘모델센터 인터내셔날’을 열었다. 1990년대 들어서며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고, 해외 라이선스 패션지가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1992년엔 모델의 공식적인 등용문인 한국슈퍼엘리트모델대회가 생겨났고, 1기 이소라, 2기 홍진경이 TV쇼에서 활약하며 모델의 영역을 넓혔다.
모델 경력의 경우 패션쇼, 광고(TV CF), 잡지 모델 데뷔 연도와, 연기자로 공식 데뷔한 작품을 표기했다. 모델 출신 연기자들이 스타덤에 오른 계기가 된 작품의 경우 작품명과 주/조연 여부를 추가했다.
1990s
이종원, 차승원,
미남미녀의 정석에서 개성의 상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