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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친구2> 촬영현장을 찾았을 때 곽경택 감독은 <친구2>에 임하는 각오로 “기대감 반, 부담감 반”이라는 표현을 썼다. 기대감이라면 자신의 영화의 뿌리인 <친구>의 후광을 업을 수 있다는 것이고, 부담감이라면 <친구>가 무려 820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흥행영화라는 사실일 것이다. 11월14일 개봉을 앞두고 정신없이 홍보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곽경택 감독은 현재 어떤 마음일까.
-기자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청문회에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과연 어떤 질타나 취조 같은 질문이 나올까. 아무리 잘 만들어도 <친구>와 비교될 수밖에 없으니까. 무슨 얘기라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로 그렇게 말했다.
-<친구2>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가.
=<미운오리새끼>가 끝난 뒤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친구>의 속편 아이디어가 떠오
관객 500만이 심리적인 마지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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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은 자신의 배우와 스탭들을 ‘식구’라고 부른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에 모이면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같은 인사보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냐” 같은 인사를 더 많이 한다. <친구2>의 박영진 총괄 프로듀서와 김병인 프로듀서는 <챔피언>(2002)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곽경택 감독을 보좌해온 핵심 참모다. <친구> 때 충무로에 처음으로 현장 편집을 도입했던 박광일 편집기사는 곽경택 감독의 오랜 동료이자 친구로 <친구2>에서도 현장 편집과 본편 편집을 맡았다. 윤주환 촬영감독과 신상열 조명감독은 사수였던 황기석 촬영감독과 신경만 조명감독 아래에서 <친구>에 참여한 바 있다. <친구>로 의상실장에 입봉했던 옥수경 의상실장은 12년 만에 곽경택 감독을 만났다. <친구>에서 은기 역을 맡았던 정호빈은 유오성과 함께 <친구2>에도 등장하는 배우다.
친구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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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재 tvN 편성기획국장은 최근 본부장으로 승진을 했다. 개국 7주년을 맞이한 tvN의 조타수 역할을 맡은 지 무려 6년,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드디어 본격적으로 다음 목표를 향해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예능, 드라마 가릴 것 없이 tvN의 콘텐츠를 도맡아 관리해오던 그에게 그간의 결과물에 대한 정리와 앞으로 tvN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물어봤다.
-축하한다.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의 시청률도 성공적이고 tvN 드라마의 전성기가 오는 것 같다.
=아직 한참 멀었다. 이제 겨우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 기회가 곧 위기이기도 하다. 잘된다 싶을 때가 가장 신중해야 할 시기다.
-케이블 방송 중 이만큼 확실하게 자리잡은 채널도 없지 않나.
=어느 정도 안정화된 건 사실이지만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것에 비하자면 여전히 준비 단계다. 국내 시장에 머물 생각은 없다. 국내를 기반으로 아시
“케이블의 장벽 극복하는 킬러 콘텐츠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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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의 1990년대 이야기는 MBC 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화면으로 시작된다. 성나정(고아라) 가족들은 주연배우 장동건의 농구 실력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도 하고 다슬이(심은하)에 대해 애정을 고백하기도 하며 다함께 왁자지껄 마지막회를 지켜본다. 온 식구가 TV 앞에 둘러앉아 드라마에 대해 수다 떠는 모습은 <응답하라 1994>에서도, 그 전작인 <응답하라 1997>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다. 만화, 게임, 대중가요, 영화, 스포츠 등 많은 장르가 인기를 누렸던 1990년대 대중문화 황금기 안에서도 드라마는 늘 중심에 있었다.
현재의 드라마 환경에서 <응답하라> 시리즈가 환기하는 제일 중요한 의미는 바로 그 드라마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것이다. 때로는 등장인물의 대사 한마디로 설레고 흥분하게 만들고, 때로는 위로와 휴식이 되어주는, 세대, 성별, 출신 지역에 상관없이 모두를 하나로 불러모으는 공감의 장. ‘욕
지각변동은 이미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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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역에서 연대 근방 하숙집까지 택시(!)를 탄 ‘삼천포’(김성균)가 종로를 지나 서울역의 야경을 스치면서도 택시기사에게 뭐라 항의도 못하던 그 시각. 하숙생을 기다리다 지친 성나정(고아라)의 가족들이 보던 텔레비전에도 홍식(한석규)의 꾐에 넘어가 갓 상경한 춘섭(최민식)의 긴장한 표정이 겹친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는 MBC <서울의 달> 외에도 <마지막 승부> <사랑을 그대 품안에> 등의 드라마가 자주 노출된다. 나정의 엄마(이일화)가 잠시 KBS <한명회>를 언급했지만, 당시의 유행과 정서를 이야기할 때 주로 부름받는 건 MBC 드라마였다. 1991년 SBS의 개국에 MBC는 고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 콤비의 <여명의 눈동자>로 맞섰고, 일본 버블경제 시절의 트렌디 드라마를 이식한 <질투>에 이어 신데렐라 드라마의 조상 격인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스타 차인표를 배출하기까
지상파의 고민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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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역사에서 의미있는 발자국을 찍은 작품 10편과 또 한폭의 역사를 만들어 갈 2편(<응답하라 1994> <빠스껫 볼>)을 추렸다. 시청률과 파급효과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나 한눈에 계보를 파악하기엔 도움이 될 것 같다. tvN 7년 역사를 빛낸 <막돼먹은 영애씨> <노란복수초> <응답하라 1997>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등 개국공신 4편엔 특별히 약간의 설명도 덧붙였다. 다시 한번 복습해도 아깝지 않을 ‘레전드 드라마’다.
<하이에나> 16부작 / 수목 밤 11시 / 2006.10.11~11.30
‘여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남자들의 모든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한국 남자 버전의 <섹스 앤 더 시티>. 케이블 최초의 자체 제작 드라마로 tvN의 드라마 역사를 열어젖혔다.
<막돼먹은 영애씨> 16부작 / 금 밤 11시 / 2007.4.20~8.4
연출 정환석,
영애씨, 당신이 진정한 개국공신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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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 이후 딱 1년 만이다. 준비 기간이 넉넉지 않았을텐데.
=나는 회사원이다. 하라면 해야 한다. (웃음) 그렇다고 할 이야기도 없는데 억지로 시작한 건 아니다. 제작 시기 문제야 온전히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지만 ‘촌놈들의 서울 상경기’란 이야기 자체는 <응칠> 때부터 해보고 싶은 소재였다. 그래도 솔직히 이렇게 빡빡하고 힘든 일정일 줄은 몰랐다. (웃음)
-기본적인 틀은 <응칠> 때와 거의 유사하다.
=나는 사실 빠순이 문화도 전혀 모르는 영역이었다. 그런 게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실상 아는 건 없는. 이번 전국 촌놈들의 상경기도 마찬가지다. 서울 태생인 나와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였지만 작가들과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는 중에 내가 왜 이걸 몰랐지, 싶을 만큼 재밌고 친근하더라. 모르는 사람은 신선하고 아는 사람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는 점에서 <응칠>과 비슷하다. 모두가 알
“이야기가 먼저고 장르는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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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빙그레가 듣고 있던 이어폰 한쪽을 슬쩍 가져가 귀에 꽂고는 말한다. “야, 가지가지 한다. 김광석이네? 참 좋은 가수였는데.” 그때 갑자기 한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야, 김광석 아직 안 죽었다~!” 스탭들은 촬영을 멈춘 채 일제히 키득거리고 쓰레기 역의 배우 정우는 머쓱한 미소를 짓는다.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 촬영 현장에서는 모든 스탭들이 스크립터가 된다. 1994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90년대의 정서를 고스란히 재현하는 게 드라마의 핵심이며, 때문에 전체 배경부터 사소한 소품 하나까지 꼼꼼한 체크는 필수다. 재미있는 건 이런 체크가 현장에서도 수시로, 그리고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스탭들은 현장에서 의견을 내는 것에 그다지 거리낌이 없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틈틈이 의견을 제시하고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화면에 바로 반영한다. 긴장감이 없는 것도 아니고 빡빡한 일정에 피로한 기색도 역력하지만 그 와중에도 다
살아남으려는 자가 만든 새로운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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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우리를 설레게 하고 있다. 5%가 넘은 시청률만으로는 이 드라마의 파급력을 측정할 수 없다. 1화가 끝날 때마다 기사와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고 1990년대를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할 것 없이 신촌하숙촌 청춘들이 펼치는 풋풋한 추억 속으로 젖어든다. 이 드라마는 분명 별종이다. 그저 잘 만든 인기 드라마 한편을 넘어 여타 다른 드라마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낯설고도 익숙한 존재들. 화제의 중심에 놓인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벌써부터 올해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음악과의 참신한 접목이 돋보였던 <몬스타> 등 최근 TV드라마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tvN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너흰 어느 별에서 왔니?
억수로 까리뽕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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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과학자들이 영화의 과학적 상상력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과학적 상상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과학 이론을 최대한으로 확대 해석하여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부류가 그 한 가지이다. 예를 들면 칼 세이건의 원작 소설에 기반을 둔 <콘택트>가 있다. 먼 우주로의 시간여행 등 과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설정이 다수 등장하지만 인간이라면 그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저버릴 수 없을 것이다. 또 다른 부류는 말도 안되는 ‘유사’과학(pseudo-science)에 기반한 영화들이다. 과연 인간이 무엇이고 우주 속에 놓인 우리의 존재가 어떤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영화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로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있다. 우주에 관한 최고 궁극의 문제를 추구하는 나와 같은 이론물리학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영화이다. 엄청난 계산 끝에 나온 궁극의 대답 ‘42’라는 숫자의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여운이 오래 남는 질문이다.
우주에서 지
오류를 발견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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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주란 과학기술에 의해 열린 새로운 세계라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는 그것이 과연 ‘세계’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반문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두 사람, 아니 세 사람은 함께 작업할 때에도 사실은 고립되어 있다.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가 닥터 라이언 스톤(샌드라 불럭)에게 사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은, ‘사고’ 이후다. 사고로 인해 무중력 상태의 공간을 떠돌게 되었을 때, 이러한 고립은 절대적인 것이 된다. 이런 고립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우주란 하나의 세계가 아니라 세계로부터 절연된 곳이고, 흩어져 존재하는 고립된 자아의 장소라는 사실이다. 우주란 고립된 이들로 구성된 세계가 아니라 세계의 부재, 세계의 상실을 뜻한다. 세계를 상실한 이들의 장소다. 이 영화를 보며 인간(현존재)이란 세계-내-존재임을 강조했던 하이데거를 떠올렸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인간이 갖는 이런 세계-내-존재라는 본질을 보여주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연료의 부재로 추진체가 꺼진 상태에서 라이언이
다시 땅에 발을 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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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굳이 알 필요가 없는 이야기지만, <그래비티>는 SF가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작가 입장에서도 어떤 작품이 SF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건 그다지 실용적인 활동이 아니어서 그런 식의 논쟁은 피하는 편인데, 작품이 추구하는 재미나 이야기를 끌고 가는 데 사용된 미학적인 재료에 관해 다뤄보라는 요청을 받으면 별수 없이 장르 구분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될 때가 있다. 특히나 “SF는 이러이러해야 하는데 어떤어떤 작품은 그런 조건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별로”라거나, “<그래비티> 같은 작품은 다른 SF와는 달리 이런이런 점에서 더 훌륭하므로 다른 모든 SF영화들도 이런 장점을 본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경우는 선택의 여지가 더 좁은 것 같다.
리얼한 SF가 아닌 리얼한 영화
<그래비티>가 SF처럼 보이는 건 우주가 나오기 때문이다. 주로 SF 영역에서 다루던 소재들을 재료로 삼아 만든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재료들을 통해 하
상상이 아닌 진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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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극찬대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역대 최고의 영화”인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테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어쨌거나 <그래비티>가 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로 보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나아가 이런저런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만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준비해봤습니다. 과학자, 철학자, SF작가 3인의 <그래비티> 다시 읽기. 남순건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배명훈 SF작가, 이진경 철학자, 세 필자가 <그래비티>라는 영화의 행성을 향해 기존의 영화평론가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질문들을 쏘아올려보았습니다. 그 질문들과 더불어 새로운 공전궤도에서 <그래비티>를 다시 곱씹어보시길 바랍니다.
중력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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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에서 ‘인간 슈퍼히어로’들과 지구를 지켰던 토르가 그의 동생 로키의 손을 잡고 신들의 땅 아스가르드로 돌아간 것이 2012년 여름이었다. 그리고 현실 시간으로는 1년, 영화 속 시간으로는 2년이 지나 <토르: 다크 월드>로 다시 돌아왔다. 상투적인 홍보 문구 같지만 이번 2편은 스케일도 커졌고 인물들의 드라마 역시 더욱 강해졌다. 그런데 이러한 개별적인 성취와 함께 더욱 뚜렷해진 것은 <어벤져스> 시리즈 내에서 <토르> 시리즈가 갖는 독특한 성격이다.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이 앞다투어 영화에 출연하는 지금, 과연 토르는 어떤 자신만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을까.
올해 여름에 열렸던 디즈니 팬들의 가장 큰 축제인 ‘D23 Expo’에서 <토르: 다크 월드>의 새로운 연출자인 앨런 테일러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말을 했다. “영화의 러닝타임에 대한 루머가 있더라고요. 저는 좀더 긴 버전을 원하고 제작사는 좀더 짧은 버전을 원한
산만하다고? 그게 우리 전략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