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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턴> Paddington
감독 폴 킹 / 출연 벤 위쇼, 니콜 키드먼, 피터 카팔디, 마이클 갬본 / 개봉 2015년 1월
우아하고 클래식한 슬랩스틱 코미디? 영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지만 <패딩턴>은 그런 영화다. 말하는 곰 패딩턴의 런던 여행을 그린 <패딩턴>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영국의 동화 <패딩턴 베어>를 원작으로 한다. 뜻밖에도 우직하고 사랑스러운 곰 패딩턴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배우는 위험한 매력의 소유자 벤 위쇼다. 마이클 갬본, 이멜다 스턴튼 외에도 <닥터후>의 ‘카닥’ 피터 카팔디, <해리 포터> 시리즈 위즐리 부인 역의 줄리 월터스 등 친숙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영국계 배우들이 우르르 출연해 영국의 향취를 물씬 풍긴다.
<파커> Parker
감독 테일러 핵포드 / 출연 제이슨 스타뎀, 제니퍼 로페즈, 닉 놀테 / 개봉 12월11일
<파커>는 의리 넘치는 도둑 파
믿고 보는 배우: 연기 하나는 끝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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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감독 하정우 / 출연 하정우, 하지원, 김성균, 전혜진, 장광, 이경영, 김영애, 조진웅, 윤은혜 / 개봉 2015년 1월
<롤러코스터>로 남다른 코미디 센스를 보여준 하정우의 두 번째 연출작. 위화의 소설 <허삼관매혈기>를 각색해 영화화했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피를 팔아 위기를 모면한 허삼관이 한국의 근현대를 배경 삼아 새롭게 태어났다. 1960년대, 허삼관 부부와 세 아들의 진한 가족 이야기다. 기획작 <577프로젝트>와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에 등장했던 많은 배우들도 곳곳에서 얼굴을 비출 예정.
<테레즈 데케루> Thérèse Desqueyroux
감독 클로드 밀러 / 출연 오드리 토투, 아나이스 드무스티어, 질 를르슈 / 개봉 12월4일
<귀여운 반항아> <우리의 릴리> 등 섬세한 손길로 여성을 묘사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클로드 밀러가 이번에 주목한 얼굴은 오드리
원작: 소설보다 재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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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겨울왕국이 도래했다. 원래 겨울은 애니메이션의 계절이라지만 올해는 더 특별하다. 뽀통령부터 인기 시리즈의 속편, 참신한 기획력으로 승부하는 작품은 물론 디즈니의 신작까지 충실하고 화려한 라인업을 보노라면 흐뭇할 정도다. 우선 주목해야 할 작품은 디즈니의 신작 <빅히어로6>. 한 천재소년이 수수께끼의 사고로 형을 잃은 뒤 악당에 맞서기 위한 6인의 히어로로 팀을 조직한다는 내용이다. 동명의 마블 원작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롭게 각색한 작품으로 디즈니-마블의 콜라보가 어떤 효과를 거둘지 기대를 모은다. 캐릭터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는 디즈니인 만큼 이번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특히 의료용 로봇을 개조한 베이맥스는 이 영화의 마스코트인데 몽실몽실한 디자인으로 차세대 귀요미 자리를 일찌감치 예약했다. 북미에서는 11월7일 개봉하여 <인터스텔라> <헝거게임> 등 블록버스터들과 맞붙는다. <겨울왕국>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 중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진짜 겨울왕국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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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Exodus: Gods and Kings
감독 리들리 스콧 / 출연 크리스천 베일, 조엘 에저턴, 시고니 위버 / 개봉 12월3일
아는 이야기라 더 궁금하다. 블록버스터의 핵심이 볼거리라면 이 영화만큼 기대감을 북돋는 소재도 흔치 않을 것이다.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강력한 이집트 왕국 건설이란 목표하에 형제처럼 자란 람세스와 모세가 각자의 운명에 따라 서로 반목하는 과정을 그린다. <십계>(1956), <이집트 왕자>(1998) 등 이미 수차례 영화화된 모세의 출애굽기를 바탕으로 했으니 관건은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보여줄지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글래디에이터> <프로메테우스>를 연출한 리들리 스콧은 더할 나위 없는 믿음을 준다. 메뚜기떼, 피바다 등 이집트를 덮친 10가지 재앙이나 홍해의 기적 같은 환상적인 요소는 기본이다.
“<글래디에이터>를 능가하는 화면
블록버스터: 스펙터클의 향연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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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감독 윤제균 / 출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장영남 / 제작 (주)JK필름 /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개봉 12월
<해운대> 이후 제작자로 바삐 뛰어온 윤제균 감독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국제시장>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60여년의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한 가장의 일대기로 꿰어낸 드라마다. 6•25 전쟁통에 아버지(정진영)를 잃고 집안의 가장이 된 덕수(황정민)는 생계를 위해 서독의 탄광으로, 베트남전쟁의 포화 속으로 뛰어든다. 사랑하는 아내 영자(김윤진)를 만나 결혼도 하고, 국제시장에서 자식들도 번듯하게 키워놓지만 정작 덕수는 자신의 꿈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덕수는 가족을 위해 늘 자신부터 희생해온 이 땅의 가장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우리네 아버지의 얼굴은 배우 황정민이 연기한다. <국제시장>은 <해운대>와 부산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공유하지만, <해운대>보
한국영화 매치업: 드라마, 액션, 장르, 로맨스… 없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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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당신의 마음을 훔칠 영화들을 한데 모았다. 골라 보기 좋게 영화들을 카테고리로 묶었다. <국제시장> <상의원> <기술자들> 등 12월에 개봉하는 주요 한국영화와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호빗: 다섯 군대 전투> 등 손꼽아 기다린 블록버스터,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 믿고 보는 배우들의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거장들의 신작, 예술영화, 속편, 애니메이션까지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개봉 대기 중인 영화들을 총망라했다. 낮이 짧고 밤이 긴 겨울만큼 영화 보기 좋은 계절도 없다.
눈이 내리면 극장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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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5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인터스텔라>의 제작진과 매튜 매커너헤이, 앤 해서웨이, 제시카 채스테인 등 출연진이 한자리에 모여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그의 동생이자 작업 파트너인 조너선 놀란,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부인이며 영화 제작자인 에마 토머스는, 유독 <인터스텔라>에서 그려지는 이야기 중 가족이라는 키워드에 마음을 쓰는 듯했다. 우주, 상대성, 시간, 중력 등 물리학에서 시작해서 사랑으로까지 이어지는 우주적 스케일의 기자회견을 요약 정리했다.
-<인터스텔라>의 시작이 궁금하다.
=조너선 놀란_스티븐 스필버그가 현대를 배경으로 한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우주탐사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다. 요즘 사람들이 우주 탐사에 큰 관심이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 이야기는 우주에 가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시작해야 했다. 그렇게 우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만들게
사랑, 손에 잡히지 않는 그것에 이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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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를 다루는 사람들은 장르에서 가장 진부한 영역을 아무런 잔재주 없이 심각하게 다루는 것에 유혹을 느낀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인터스텔라>도 그런 작품일 수밖에 없다. 가장 근원적인 SF영화를 만들려고 할 때 지구를 떠나 장대한 우주로 진출하는 용감한 우주비행사의 이야기만큼 여기에 적합한 소재가 있을까?
<인터스텔라>는 이런 우주비행사 이야기의 클리셰와 원형을 총동원한 영화다. 하나씩 짚어보자. 1. 갑자기 나타난, 다른 은하계와 우리 태양계를 연결하는 웜홀, 2. 그 너머에 존재하는 거주 가능한 행성, 3.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른 시간왜곡현상, 4. 인간과 인공지능과의 관계, 5. 고도로 발달해 신의 영역에 도달한 지적 존재…. 영화는 이들이 낡아빠진 소재라는 것을 전혀 모른 척, 심각하기 그지없다. 얼마나 심각하냐면 이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 중 유머감각이 있는 존재는 오로지 로봇뿐이다. 그렇다고 이 소재가 낡았다고 비난할 수도 없다. 이들은 끊임없이
교과서 위주로 충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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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구현할 수 없는 아이디어라면 과감하게 버린다.” 언젠가 스탠리 큐브릭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이디어를 마음먹은 대로 완벽하게 영화로 구현할 수 없다면, 단 1~2%의 결함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얘기다. 큐브릭의 1968년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예로 들어보자. CG 기술이 태동하던 시절, 세트와 열악한 시각효과 기술만으로 인류의 우주탐험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내야 했던 큐브릭은 자신이 구현할 수 있는 것과 구현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일례로 모노리스의 존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모노리스는 고도의 발전된 존재로서 인류의 진화를 돕는 중요한 역할로 암시되지만, 제작 당시 기술의 한계로 인해 그 활약상이 다소 단조로운 방식으로 묘사될 수밖에 없었다. 풍부한 영화적 자원과 기술이 뒷받침된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는 수십년 전 큐브릭의 영화가 재현하지 못했던 우주의 모습과 다양한 존재들을 보다 수월하
빅어처를 만드는 고집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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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 정통한 이과생이 아니라면, <인터스텔라>는 한번의 관람으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우주 탐험에 필요한 각종 정보들이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 알기 쉬운 말로 전달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그 행간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진다. 뇌과학자이자 블랙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정재승 박사에게 <인터스텔라>를 보기 전 미리 알면 좋을 네 가지 상식들에 대해 들었다.
1 웜홀
웜홀은 <인터스텔라>에서 시공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일종의 통로다. 정재승 박사에 따르면, 흔히 학계에서 말하는 웜홀은 멀리 떨어진 두 공간에 중력을 가해 공간을 휘어지게 만든 다음,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훨씬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통로를 뜻한다. 웜홀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영화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킵 손의 논문은 그 가능성을 물리학적으로 증명했다고 한다. <인터스
물리학을 포기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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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럽게 봉인되어 있던 블랙홀의 입구가 드디어 열렸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인터스텔라>에 대한 국내외 반응이 뜨겁다. 사실 <인터스텔라>는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영화였다. <메멘토>와 <배트맨> 3부작, <인셉션>의 연이은 성공은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어떤 기대감과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 더불어 자신이 스탠리 큐브릭과 리들리 스콧의 영향 아래 놓인 감독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아왔던 놀란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에이리언>이라는 SF 장르의 클래식을 구축한 선배들의 뒤를 따라 마침내 우주를 무대로 한 새로운 오리지널 SF영화를 만든다는 점 또한 팬들의 마음을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비전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미국의 유명 물리학자 킵 손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제작진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견한 점들에 대해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소식은
과학과 영화의 웜홀을 통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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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우주 폭풍이 한국에 당도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가 11월6일 개봉한다. 놀란의 첫 우주영화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킵 손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놀란의 전작들이 그랬듯 수많은 상징과 미스터리로 가득하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인터스텔라>의 면모를 짚어보고, 다각도로 읽어보는 특집을 준비했다. 영화를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을 과학적 정보와 LA에서 열린 <인터스텔라> 제작진과의 만남도 함께 전한다.
놀란호에 탑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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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
무한궤도 <그대에게> MBC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 무한궤도 1집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발표
1990
1집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발표
1991
2집 ≪Myself≫ 발표
1992
N.EX.T 결성 / N.EX.T 1집 ≪Home≫ 발표
1993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O.S.T 발표
1994
N.EX.T 2집 ≪The Return of N.EX.T Part1: The Being≫ 발표
1995
N.EX.T 3집 ≪The Return of N.EX.T Part2: World≫ 발표
1996
라디오 <FM 음악도시> 진행 / <정글스토리> O.S.T 발표 / 윤상과 노땐스 (NODANCE) 결성 / ≪골든힛트≫ 발표
1997
N.EX.T 4집 ≪Lazenca-A Space Rock Opera≫ 발표
1998
3집 ≪Crom’s Techno Works≫ 발표
1999
신해철이 걸어온 음악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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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기억하니?
믿어지지 않겠지만 갑자기 네가 생각났다. 기적 같은 시간의 도약이 단숨에 일어났어. 19년 전, 흐린 겨울날이었어. 코가 빨개지도록 몹시 추운 날이었지. 나는 너를 따라 잠실 어딘가에서 열린 N.EX.T 콘서트에 갔어. 1995년 송년 콘서트였지. 아마 네가 표를 샀을 거야. 콘서트가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데, 하마터면 동상에 걸릴 뻔했지. 발을 동동 구르면서 나는 너를 약간 원망하기까지 했어. 이런 고생을 하면서 신해철의 콘서트에 날 데려온 이유는 뭘까? 그러나 내색하진 않았어. 그냥, 너하고 콘서트 보러 갔다는 사실이 즐거웠으니까.
드디어 관객이 입장하기 시작하고, 객석에는 기대와 설렘이 넘실댔어. 깜깜했어. 녹색의 팔찌들이 내는 반딧불 같은 빛이 춤을 추었어. 그 흔들림 때문에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지. 신해철이 등장하자 너를 포함한 여자아이들의 비명이 소름 끼치게 귀를 찔렀어. 나는 깜짝 놀랐어. 그 함성과 열망의 중심에 신해철이 있었고,
우리의 어느 시절에 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