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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양치기들>
2015 <퇴마: 무녀굴>
남자친구로 고용한 연극배우 완주(박종환)가 자신의 친구들 앞에서 남자친구 행세를 할 때 미진(김예은)은 마냥 편하게 보이지 않았다. 무슨 사연 때문에 가짜 남자친구를 고용했는지 몰라도 완주의 능수능란한 거짓말 덕분에 상황을 간신히 모면하고 있다는 안도감과 그의 거짓말 때문에 생긴 불편함이 한데 뒤섞인 얼굴이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 초청작이었고, 올해 개봉하는 <양치기들>(감독 김진황)에서 김예은이 잠깐 보여준 ‘그 얼굴’은 감정을 드러내는 기교가 서툰 대신 정직했다.
장편영화 출연은 <양치기들>이 데뷔작 <퇴마: 무녀굴>(이주실이 연기한 돌순 어멍의 젊은 시절을 맡았다.-편집자)에 이어 겨우 두편째지만, 독립영화를 좀 챙겨본 관객이라면 김예은의 얼굴이 아주 낯설진 않을 것이다. 그는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단편 <겨울꿈>(2015)
도전하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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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글로리데이>
2014 단편 <보다> 단편 <어른이> <서울메이트>
2012 <한공주>
2010 단편 <소년은 괴롭다>
드라마
2016 <드라마 스페셜-페이지 터너>
2015 <발칙하게 고고> <앵그리맘>
2014 <사랑주파수 37.2>
연극
2012 <자식바보>
2011 <천생연분>
2010 <13번째 주인공> <인간통제실험> <괴물> <몽상가들> <봉삼이는 거기 없었다>
청춘의 한 얼굴. 지수는 소망한다. 먼 미래에 한국영화의 한 페이지를 넘겼을 때 자신의 얼굴이 그렇게 남아 있기를. “참 행복할 것 같다. 그래서 지금, 20대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일까. 지수의 필모그래피는 곳곳에 뻗어 있다. 연극으로 데뷔해 3년간 무대에 올랐고, 자연
청춘,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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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해마다 영화계에서 활약하는 신인배우들을 조명한다. 제작자, 감독, 매니지먼트 등 취재원을 통한 사전조사와 함께 그간 작품을 통해 눈여겨본 배우들을 추려 까다롭게 구성한 리스트다. 멀리 권상우, 조승우, 박해일, 공효진, 신민아부터 최근 박보검, 변요한, 박소담, 천우희까지, 이들 모두 <씨네21>이 곁에서 성장을 지켜보고 지지한 배우들이다. 올해는 김예은, 김희찬, 곽시양, 이원근, 장인섭, 전여빈, 지수, 하윤경 8인의 주목할 만한 배우를 만났다. 영화계에서 이제 막 얼굴을 알렸지만, 그들의 6개월, 1년 후의 성장의 크기가 얼마가 될지는 지금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하다. 데뷔 사연부터 연기지론, 영화 취향, 취미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향한 전방위적 궁금증을 파헤쳐보았다.
2016 Rising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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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강력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16년 1월2일 <셜록: 유령신부>가 개봉했다. <BBC>의 신년 스페셜을 기념해 20개국 한정 특별 개봉을 했는데 한국에서는 개봉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 중이다. 이에 앞서 1월1일 밤 9시, 한국시각 2일 새벽 6시 영국 <BBC1>에서 스페셜 에피소드의 TV판이 상영됐다. 극장 버전은 약간의 추가 장면과 인터뷰를 더해 115분가량이 상영됐다. 이를 두고 드라마인데 영화처럼 속여 극장 개봉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셜록: 유령신부>는 스페셜 에피소드이지 극장판 스핀오프가 아니다. 애초에 팬들을 위해 극장이란 포맷을 빌려 상영한 이벤트에 가깝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를 모르고 온전히 한편의 영화로 인지하고 관람했다면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이 특별한 선물은 독립된 에피소드로는 큰 의미나 재미를 발견하기 어렵다. 반대로 셜로키언들에게는
셜록의 마음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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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보위에 영향을 받지 않은 대중문화 아티스트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보위의 평전을 쓴 토머스 폴겟은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보위는 대중문화 전반에 폭넓은 영향을 미쳤다. 당장 영화 전문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IMDb에 데이비드 보위의 이름을 검색해보라. 40여년 동안 그의 곡을 차용한 TV프로그램과 영화만 해도 454건에 달한다. 이 지면에서는 보위가 남긴 무수한 유산 가운데서도 특별히 언급해야 할 만한 작품을 소개하려 한다.
데이비드 보위에 대한 ‘덕심’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 작품은 <BBC>의 걸작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가 아니었나 싶다. 보위의 동명 앨범으로부터 시리즈의 제목을 차용한 이 작품은 2006년의 형사가 차사고를 당한 뒤 1973년(보위의 앨범 《Life On Mars》가 발매된 그해다!)에 깨어난다는 설정을 취하고 있다. 당연히 <Life On Mars>와 <Starman>을 비롯한 보위
창공에 영원히 빛날 스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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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보위라는 매혹적인 창조물을 눈 밝은 영화인들이 가만히 놔둘 리 없었다. 외계인, 뱀파이어, 고블린, 과학자…. 40여년 동안 멈추지 않고 스크린 속에 자신의 개성 넘치는 페르소나를 아로새긴, ‘배우’ 데이비드 보위의 출연작 중 기억해야 할 여섯편을 모아 소개한다.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1976) The Man Who Fell to Earth
조너선 글레이저의 <언더 더 스킨>(2013)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그 영화를 두고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의 여성 버전이라고들 했다. 가뭄에 시달리는 고향 행성에 물을 조달하기 위해 지구에 온 외계인의 일상과 혼란을 조명했던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는 데이비드 보위의 몽환적이고 이질적인 모습에 크게 빚지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높은 언덕에서 비틀비틀 걸어내려오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자신의 몸을 어떻게 가눠야 할지조차 잘 알지 못하는 남자, 지구명 ‘토마스 제롬 뉴튼’(
천재 과학자, 뱀파이어,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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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보위가 세상을 떠났다. 화성인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가, 번개 얼굴을 한 알라딘 세인(Aladdin Sane)이, 삐쩍 마른 백인 공작(Thin White Duke)이 그와 함께 사라졌다. 대신 그는 우리에게 최후의 유작 《Blackstar》 를 남겼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별을 노래하던 사람이 별을 하나 남기고 별이 된 것”이다.
이 음반을 작업할 당시 데이비드 보위는 자신의 죽음을 직감했음에 틀림없다. 《Blackstar》는 그래서 ‘죽음의 레코드’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그 기조가 어둡다. 마치 스펙트럼을 통과하는 빛들이 제각각의 길을 찾아나가듯 재즈, 아방가르드 팝, 록, 일렉트로니카 등의 장르가 혼재하며 분광을 거듭한다. 그러니까, 이것은 생산적인 혼돈으로 충만한 카오스의 세계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부정의 변증법을 통해 도리어 유한한 생의 마지막을 자축하는, 그리하여 다음 생을 몽상하고 도모하는 ‘카오스모스’적인 레코드로 읽히는 것도 이
WE CAN BE HEROES, JUST FOR ON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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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10일. 20세기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팝스타, 데이비드 보위가 우리 곁을 떠났다. 그의 아들이자 영화감독인 던컨 존스는 보위의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데이비드 보위가 18개월간의 용감한 암 투병 끝에 오늘 가족들 품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그날은 보위의 생일이기도 했다), 28번째 정규 앨범인 《Blackstar》를 발표했기에 그를 잃었다는 상실감은 더 명징하게 다가온다. 비록 ‘지기 스타더스트’는 지구를 떠났지만 그는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것들을 남겼다. 지금으로서는 데이비드 보위가 남긴 찬란한 유산을 되짚어보고 오래오래 잊지 않는 것이, 20세기가 낳은 이 위대한 아티스트에게 경의를 표하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션으로서 누구와도 같지 않은 길을 걸었던 데이비드 보위를 추억하며,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이자 <씨네21>의 ‘뮤직’ 필자이기도 한 배순탁 음악평론가가 애정 어린 글
화성으로 영원히 떠나버린 어느 아름다운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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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NEW는 충무로의 ‘뉴스 메이커’였다. 중국 화책미디어그룹과 함께 중국 합자법인인 ‘화책합신’을 설립해 지난해 12월 베이징에 사무실을 열었다. “NEW가 극장 사업에 진출한다”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영화계가 한동안 술렁이기도 했다. 올해도 새 인사 소식부터 내놓으면서 새해를 출발했다. 박준경 마케팅 본부장이 1월1일자로 이사 승진하면서 영화사업부를 이끌게 됐다. 서강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홍보사 올댓시네마(1999년 4월~2002년 3월), 투자•배급사 쇼박스(2002년 4월~2010년 3월, 영화마케팅•제작관리•콘텐츠 개발)를 거친 뒤 2010년 NEW에 입사해 지난해까지 마케팅 본부장을 맡았었다.
-지난해 사업에 대해 자평하자면.
=회사가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공연, 부가판권유통, 드라마, 스포츠 등 여러 콘텐츠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준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게 씨앗을 뿌리는 과정이었다면 올해는 각 사업 책임자들이 사업을 구체적으로 실행해야 할 해인 것
영화가 자신에게 걸맞은 시장에 나가는 게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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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1270만여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내부자들> 706만여명(1월6일 현재), <사도> 624만여명,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387만여명, <극비수사> 286만여명, <강남 1970> 219만여명. 지난해 쇼박스는 내실을 다지고 실속을 제대로 챙겼다. <암살> 같은 텐트폴 무비부터 <극비수사> 같은 중급 규모의 영화까지 거의 모든 라인업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매 작품 전력투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덕분이다. 텐트폴 무비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중급 규모의 영화가 흥행하기 쉽지 않은 산업 상황에서 쇼박스의 성과는 곱씹을 만하다.
-2015년 영화 사업은 어땠나.
=회사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라인업의 편당 관객수가 약 500만명에 가깝더라. 의미 있는 성과였던 것 같다.
-<암살> 같은 텐트폴 무비부터 <내부자들&g
성과만큼 중요한 건 완성도를 높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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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한국영화 흥행작 10편 안에 롯데가 투자•배급한 영화는 단 한편도 없었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6만여명, 이하 <해적>), <타짜- 신의 손>(401만여명), <역린>(384만여명) 등 탄탄한 전력을 선보였던 2014년과 비교하면 뼈아픈 결과였다. 충무로에서 롯데의 부진과 관련한 이런저런 걱정이 오가고 있는 가운데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상무 영화사업부문장은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2015년을 되돌아보면 어땠나.
=한국영화 투자•배급 사업이 부진했다. 부진한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내가 잘못한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좀더 충실하게 준비하고, 후반작업에 더 많은 공을 들였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게 아쉽다. 함께 작업했던 감독님, 제작자 등 파트너들에게 죄송하다.
-부진했던 이유를 좀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최근 영화사업에 뛰어든 투자
2015년 부진 딛고 새롭게 출발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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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적으로만 보면 CJ엔터테인먼트의 2015년은 화려했다. 경쟁이 치열한 여름과 겨울 성수기 시장에서 두편의 ‘천만영화’(<국제시장>(2014년 12월17일 개봉), <베테랑>, 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가 탄생했고, <악의 연대기>(219만여명), <탐정: 더 비기닝>(262만여명), <검은 사제들>(544만여명) 같은 중급 규모의 영화가 체면을 세웠다. 반면, 기대에 못 미친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CJ엔터테인먼트는 문화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톱10’으로 도약하겠다는 CJ그룹의 비전대로 해외사업 성과를 조금씩 내고 있다.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영화산업에서 20년이라는 구력이 생겼다. 20년에 걸맞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 점에서 2015년 사업은 어땠나.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 같은 규모가 큰 작품이 좋은 성적을 거둔 반면, 아쉬
해외 매출액이 국내 매출액을 능가하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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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시장의 외형적 성장은 전년도 수준을 유지했고, 여름과 겨울 성수기 시장에 제작비 규모가 큰 영화를 개봉하는 텐트폴(ten tpole, 여름과 겨울 성수기를 겨냥한 블록버스터. -편집자) 배급 전략은 강화된 반면, 중급 규모의 흥행은 저조했다. 2015년 한국 영화산업은 앞에서 언급한 세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총 2억1729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으로, 3년 연속 2억명을 돌파했다. 한국영화를 본 관객수는 총 1억1200만여명으로, 4년 연속 1억명을 돌파한 기록이다.
극장 성적표만 놓고 보면 호황 분위기가 지속됐다고 봐도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산업 수치를 좀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꽤 심각해 보이는 현상이 몇 있다. 천만 관객을 불러모은 영화는 두편(<암살> <베테랑> )이나 나온 반면, 중급 규모의 흥행(500만 관객 이상 8편, 200~500만 관객 8편, 100만~200만 관객 8편)은 전년도(500만
2016 판도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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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 <교실이데아>
현 정권의 교육 문제를 비판하기 위해 이 음악을 고른 것이 아니다. <교실이데아>에 담긴 날선 독기와 사이다 발언 때문에 골랐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 속엔 이렇게 잘못된 것을 향한 ‘독기어린’ 순간들이 있었다. 이 곡엔 그때까지 대중이 접해본 가장 어두운 사운드가 담겨 있다. 헤비메탈 팬이 아니라면 이런 고릴라 전차 때려부수는 소리를 언제 들어봤겠나. 천년쯤 묵힌 분노를 쏟아내듯 엄청난 광기로 어둠을 쏟아낸다. 가사는 또 어떤가. 정말 사이다 아닌가. “전국 900만 아이들의 머릿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우리 교육의 현실을 이토록 적나라하게 꼬집은 노래가 어디 있겠나. 요즘 언론들이 하도 청와대 눈치를 보니까 이젠 누가 조금만 비판적인 글을 써도 전부 ‘사이다’처럼 느껴진다. 가끔은 답답할 때마다 진중권, 표창원 같은 ‘직언’하는 사람들의 SNS에 들어간다. 그래야 시원하니까. 정말이지 말재주 있는 사람들의 시원
음악이 저항에 대해 말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