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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한주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에서는 채널CGV를 통해 2월29일 월요일 오전 10시 생방송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주요 부문의 후보자들이 대부분 백인이라는 이유로 정초부터 다양성 논란에 한바탕 휘말린 올해의 시상식이지만, 2월29일이 지나고 나면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지에 대한 수많은 말들이 오가게 될 것은 확실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관전하기 전, 당신이 알아두어야 할 여섯 가지 정보와, 오스카 시즌이면 빼놓을 수 없는 예측 기사를 함께 싣는다. 특히 이번 기획 기사에서 선보일 <씨네21>의 선택은 취재팀 모든 기자가 투표에 참여한 결과다. 기사에서 여러 번 거론되는 작품 중 아직 한국 관객에게 생소한 영화들도 있다. 그중 <스포트라이트>는 36쪽 프리뷰 기사를, <룸>은 다음주에 발행될 1044호 프리뷰 기사를 통해 보다 자세히 소개될 것임을 함께 전한다. ‘And the Oscar goes to…’가 울려퍼질 그날을
오스카를 둘러싼 잡음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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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미술, 의상 정보
미술 / 주디 베커
의상 / 샌디 포웰
주요 촬영지 /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다운타운, 하이드 파크, 오버 더 라인, 와이오밍, 시카고 드레이크 호텔, 켄터키주 알렉산드리아
전수아 미술감독
<오로라공주>(2005), <세븐 데이즈>(2007), <초능력자>(2010), <베를린>(2012), <숨바꼭질>(2013) 등의 작품에 미술감독으로 참여했다. 최근작으로는 지난해 11월 촬영을 마무리한 허정 감독의 <장산범>(2016)과 왕가위 감독의 신작 <파도인>(2016)이 있다.
한아름 미술감독
<하녀>(2010)에 미술실장, <관상>(2013)에 세트실장으로 참여했고 <협녀, 칼의 기억>(2013)과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4)의 미술감독을 맡았다. 개봉을 앞둔 작품으로는 <해어화>(2016)
사랑은 디테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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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19일 개봉한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이 2월2일 오전 현재 912만명(<내부자들>의 707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2월2일 오전 기준)과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의 205만명을 합친 수.-편집자)의 관객을 불러모으면서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친구>(2001)의 818만1377명을 제치고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1위에 오른 성적이기도 하다. 참고로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한국영화 흥행은 <내부자들>, <친구>, <아저씨>(617만명), <타짜>(568만명), <추격자>(504만명) 순이다. 개봉 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고, 언론시사에서 첫 공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파괴된 사나이>(2010), <간첩>(2012) 등 감독의 전작이 아쉬웠던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천만 가까이 되는 관
<내부자들> 천만의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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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을 보면 두번 놀란다. 내 이야기 같은 섬세한 심리묘사에 놀라고, 30대 직장 여성의 마음을 속속들이 그려낸 작가가 30대 남성이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란다. 이동건 작가는 데뷔작 <달콤한 인생> 때부터 여성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다뤘다. 그런 본인도 이 정도의 지지와 호응은 예상치 못했다며 기쁨 반 부담 반의 소감을 전했다. 두 번째 시즌의 문을 연 <유미의 세포들>은 이제 유미와 웅이의 본격적인 연애담에 돌입 중이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아니 한층 폭넓은 공감 능력이 작품의 포인트인 것 같다. 특별하지만 평범한 연애 남녀의 속마음은 매회 우리를 흐뭇하게 한다. 사귀기 전과 연애 중일 때의 차이, 유미의 세포들은 이번엔 어떤 소동을 벌일까.
-시즌 2부 연재를 시작했다. 반응은 어떤 것 같나. 달라진 게 있는지.
=큰 주제를 가지고 시즌을 나눈 건 아니고 잠깐 휴식시간을 가진 거다. 달라진 게 있다면 유미의 연애 전과 후를 다룬
“그리는 사람이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즐겁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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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다? 웹툰을 본다? <술꾼도시처녀들>을 모를 수 없다. 2014년 다음에서 연재를 시작해 시즌5를 연재 중인 지금, 하루 조회 수가 50만뷰에 달한다는 <술꾼도시처녀들>은 ‘술꾼’이자 ‘도시처녀’들인 37살 동갑내기 정뚱, 꾸미, 리우를 주인공으로 해 술을 둘러싼 소소한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작품이다. 술꾼의 즐거움과 애환을 리얼하게 그려낸 미깡 작가는 세 여자와 동갑내기이자 각 캐릭터의 면면을 조금씩 닮아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애주가인 자신의 경험담과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각색해 현실 밀착형 웹툰을 그려냈다. 미깡 작가와 만난 시간은 아쉽게도 이른 낮. 술은 없지만 진하게 나눴던 주담(酒談)을 전한다.
-<술꾼도시처녀들>(이하 <술도녀>)이 첫 데뷔작이다. 술 좋아하나. (웃음)
=물론이다. (웃음)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서 소재로 술을 선택한 게 아니라 술얘기를 하고 싶어서 웹툰을 그린 거다. 친구들끼리 술을 마실 때
“내 또래 여자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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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 역사상 가장 산만하고 잔인하고 제멋대로인 캐릭터로 알려진 데드풀. 일찍이 이렇게 과감한 영화 홍보는 본 적이 없었다며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 연일 화제가 됐던 영화 <데드풀>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동방예의지국에서는 가족이 다같이 관람하기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수위 높은 성적 농담과 잔인한 폭력 묘사가 난무하는 이 영화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대체 누구와 함께 봐야 할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아마도 데드풀이라면 연인과 가족끼리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려다 봉변(?)을 당하고 돌아서는 관객을 향해 통쾌한 웃음을 날려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유쾌하고 짜릿하고 조금은 과격한 영화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거의 인지도 제로에 가까웠던 무명의 히어로였지만,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지금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캐릭터의 매력에 대해서도 개봉 전에 어느 정도 숙지하고 가면 좋다. 코믹스 역사상 가장 별난 히어로, 데드풀의 신상을 털어보자.
Charming Point
수다, 섹스, 폭력, 그리고 데드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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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1월23일.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연극 <길 떠나는 가족>(김의경 작)의 연습이 진행됐다. 일제 식민 지배와 분단 조국에서 광기에 가까운 예술혼을 불태운 화가 이중섭의 일대기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이윤택 연출가는 “1991년 초연 때 이중섭 역의 김갑수를 일약 스타덤에 올렸고 이윤택의 출세작이 됐던 작품이다. 올해가 이중섭 화백 탄생 100주년이라 다시 보는 의미가 크다. 보고타 국립극장 초청으로 3월에는 콜롬비아로 향한다”고 설명한다. 주연배우 윤정섭을 비롯한 젊은 배우들에게 동작과 발성을 일일이 짚어주는 이윤택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고 진하다.
연희단거리패 현 대표 겸 배우 김소희 인터뷰
-1994년 연희단거리패의 우리극연구소 1기 출신으로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 대표가 됐다. 30주년을 맞는 소회가 남다르겠다.
=연희단거리패는 매일을 가열차게 산다. 30주년이라고 거창할 것 없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리해보려 한다. <방바닥 긁는
이보다 더 뜨거울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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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주요 작품
1986 <푸가>
1986 <히바쿠샤>
1987 <산씻김>
1988 <심판>
1989 <시민K>
1990 <오구>
1991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1992 <세월이 좋다>
1993 <바보각시>
1995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1996 <햄릿>
1998 <느낌, 극락같은>
1999 <로빈슨과 크루소>
2000 <일식>
2001 <시골선비 조남명>
2002 <하녀들>
2003 <초혼>
2004 <리어왕>
2005 <오월의 신부>
2006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외 다수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았다. 이윤택 연출가가 1986년 부산 가마골 소극장의 문을 열며 극단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게 그 시작이었다. 부산을 거점 삼아
무대가 있는 곳에 사람과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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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기
1985년생. 소설가.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 2012년 <파라솔이 접힌 오후>로 등단했다. 지난해 11월, <더 웬즈데이> <나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유리> 등 9편의 단편이 실린 첫 소설집 <의인법>이 나왔다. 십대 땐 영화감독을 꿈꿨다. 지금은 회사를 다니며 소설을 쓰고 있다. 동료들은 오한기를 두고 ‘뇌구조’가 범상치 않은 ‘신인류’라고 말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일본 배우 마쓰다 류헤이를 연상시키는 외모.
금정연
1981년생.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인문 분야 MD로 일하다 본격 서평가의 길에 들어섰다. <서서비행> <난폭한 독서>는 그의 독서편력과 책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서평집. 정지돈, 오한기, 이상우 등과 후장사실주의자 그룹을 결성해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정지돈의 말을 빌리면 “자타공인 대한민국에서 개를 제일 사랑하는 남자”이기도. 닮은꼴로 돔놀 글리슨과
김기덕에서 레이먼드 카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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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의 음악을 듣기 위해 영화를 두번 이상 보아야 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의 감정에 이끌려 다니느라 놓친 음악들을 다시 천천히 음미하고 싶어서. 그런데 두 번째에도 놓친 부분들을 여전히 놓치고 말았다. 여기 놓치지 않은 몇개의 음악들의 소회를 적는다. 1950년 미국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캐롤>은 음악들도 1950년대 태생이 많다. 이름하여 미국판 ‘응답하라 1950’인 셈.
<You Belong to Me> 헬렌 포스터, 더 로버스
호감을 가지고 다시 만난 두 여자가 차를 타고 캐롤의 집으로 향하는 순간 캐롤의 테마 위에 겹치며 이상하고도 묘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 아직 온통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함뿐이지만 ‘사랑하는 그대여 항상 기억해줘/ 내가 늘 그대와 함께라는 것을’이라고 속삭여줄 이가 있다면 어떤 불협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터널 속의 빛처럼 노래는 번져나간다. 원래 <You Belong to Me>는 195
그 여정 위에 흐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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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캐롤>은 처음 출간되었을 때 클레어 모건이라는 작가가 쓴 <소금의 값>(Price of Salt)이라고 되어 있었다. 하이스미스는 1990년에 이르러 이 책 제목을 <캐롤>(Carol)로 바꾸어 재출간하며 이 책이 자신의 작품임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 원고에서는 책 제목을 한국 출간제목인 <캐롤>로 표기했다. 현재 판매 중인 이 책의 영문판은 <Carol> 혹은 <The Price of Salt: OR Carol>로 표기되어 있다.
1948년, 아직 수퍼히어로 코믹북 각본을 쓰는 무명 작가였던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낀 2주 동안 블루밍데일 백화점의 장난감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때 하이스미스는 인형을 사러 온 캐슬린 위긴스 센이라는 연상의 고객을 만나 매료된다. 백화점에서 고객의 주소를 알아낸 하이스미스는 자신이 이후에 쓰게 될 서스펜스 소설에 어울릴 법한 집착의 과정을 밟아가는데
동성애를 다룬, 하지만 비극적인 엔딩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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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원작. 토드 헤인즈의 멜로드라마. 루니 마라와 케이트 블란쳇의 호연. 1950년대를 재현한 탁월한 미술과 의상. <캐롤>을 수식할 표현들은 많다. 하지만 그 어떤 단어로도 이 영화가 주는 감흥을 옮길 순 없다. 때로 어떤 영화들은 언어의 한계를 절감하게 한다. 묘사를 하면 할수록 본질에서 멀어지는 느낌이다. 그저 보고 느끼길 권한다. 그럼에도 <캐롤>이 남긴 마음속의 파장은 무언가 이야기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힘이 있다. 자연스럽게 떠오른 말 부스러기와 <캐롤>을 둘러싼 짧은 정보들을 모아서 전한다. 영화평론가 듀나에게 원작과의 비교도 부탁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독립잡지를 제작 중인 이아립이 <캐롤> 속 음악 리스트도 정리해 보내왔다. 스크린에 불이 켜지고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 당신이 느낄 감동을 고스란히 전할 순 없어도, 눈앞에 아스라이 아른거리는 잔상을 오래도록 음미할 양념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 사랑이
여기 사랑이 그녀가 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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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자 K의 플레이스테이션4는 한동안 장식품이었다. 같은 회사 디지털 미디어팀의 독거노인 S기자와 주말마다 온라인에서 만나 축구 게임을 하는 것 말고는 도통 켤 일이 없었다. 찬밥 신세였던 이 사각형 기계가 최근 주인 K의 손때를 타기 시작했다. K가 플레이스테이션4를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세계와 연결하기 위한 셋톱박스로 변모시켰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어떻게 K의 콘텐츠 감상 습관을 완전히 바꾸어놨을까.
“또 택배? 집이 작아서 둘 데도 없는데 제발 사모으지 마라. 사람은 자고로 버리면서 살아야 한다.” K의 아내는 DVD나 블루레이 타이틀이라면 몸에 두드러기가 나듯 질색했다. 돈이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한번 보고 말 타이틀에 3만원 가까이 쓰는 남편 K를 이해할 수 없었다. K 역시 아내의 불만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기사를 쓸 때 참고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블루레이 타이틀을 사모으기엔 주머니가 턱없이 얇았다. 수납 공간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지금은 단돈 만원이
거참, 신경쓸 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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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으로는 <빨간풍선>(2007) 이후 8년 만이다. <자객 섭은낭>을 만드는 데는 실질적으로 2년의 기간이 필요했지만, 그간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타이베이영화제, 금마장영화제 등에서 조직위원장 역할을 잇따라 맡으며 작품 외적인 일로도 바빴다. ‘왜 이렇게 영화를 안 만드냐’는 관객의 핀잔이 들리는 듯했다는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창작자로서 그간의 고민을 한편에 쏟아부었다. <자객 섭은낭>의 개봉에 앞서 한국을 찾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을 만났다.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2000)이나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2013)처럼 무협영화를 만들거나 지아장커 감독의 <천주정>(2013) 같은 경우 현재의 사건을 가져와 무협영화의 형식을 입혔다. 중화권 감독들에게 무협영화를 만드는 일이 일종의 숙명이나 오랜 열망처럼 느껴진다.
=중화권에는 무협소설이 굉장히 많다. 무협소설이 아주 오래전부터 발달했다. 이미 당나라 시대부터
과장 없이 현실적인 무협의 매력을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