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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굉장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곱절의 수고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미 심상찮게 극장가를 달구고 있는 <곡성>의 현장은 얼마나 더 뜨거웠을까. 각자의 영역에서 프로덕션을 진두지휘한 네 사람의 키스탭을 만나 <곡성>의 상세한 면면과 나홍진 감독과의 혹독한 협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임민섭 프로듀서, 채경화 의상감독, 이후경 미술감독, 장영규•달파란 음악감독이 그들이다.
임민섭 프로듀서
<태양은 없다>(1998) 제작부로 영화를 시작해 <페스티벌>(2010), <특수본>(2011), <7번방의 선물>(2012) 프로듀서에 이어 <곡성>(2016) 프로듀서를 맡았다. 나홍진 감독과는 첫 작업이다. “여태까지 한 작품 중 가장 고생했던 작품이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니 과정은 힘들어도 노력하니 이렇게 좋은 영화가 나오는구나 싶더라”는 그다. 블루트리픽쳐스를 설립해 <채식주의자>(2009)를 제작하기
[스페셜] 스탭들이 말한다 <곡성>의 그 장면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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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시사회 반응이 아주 좋더라. 긴 시간 매만져온 작품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시사회장으로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기자분들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정말 알 수가 없더라. 객석을 보는데 다들 무표정하셔서, ‘아… 재미없게 보셨나보다’ 했지. (웃음) 끝나고 좋은 말씀을 많이 들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이 <곡성>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어떤 불행을 겪은 사람, 혹은 피해자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그동안 <추격자>와 <황해>를 만들며 가해자에 대해 굉장히 많은 조사를 했다. 오랜 시간 취재를 하고 전문가들의 연구 자료를 보며 그들의 심리 상태와 범죄를 저지르는 요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거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왜 그런 불행을 겪어야 하는가? 물론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한 이유도 있을 수 있다. 위험하니까 가지 말
[스페셜] 장르를 비틀기 위해서 가장 클리셰적인 종교가 필요했다 - 나홍진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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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2008)와 <황해>(2010)의 징글징글한 에너지가 오랫동안 그리웠다. 나홍진 감독이 신작 <곡성>을 들고 6년 만에 돌아왔다. <곡성>은 촬영 전부터 시나리오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이야기라고 영화인들 사이에서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언론 시사회에서 첫 공개된 <곡성>은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다. 나홍진 감독은 자신의 장기인 스릴러 장르 장치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한국영화에서 쉽게 시도되지 않았던 오컬트라는 장르를 과감하게 돌파했고, 선과 악의 구도가 분명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악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 점에서 <곡성>은 <추격자> <황해>와 다른 경지로 넘어간 작품이라 감히 장담해본다. 영화 리뷰와 나홍진 감독의 긴 인터뷰가 <곡성>을 감상하는 데 작은 팁이 되길 바란다.
“모든 살인은 십자가 아래서, 즉 신의 발밑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했다.” 데뷔작
[스페셜] 나홍진의 작가적 야심이 만개한 세 번째 영화 <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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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지훈 중앙대학교 공연영상창작학부 교수
극장용 영화와 영상 설치작품을 넘나드는 필립 그랑드리외의 작업은 이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탐구한다. 이미지는 어디에서 생성되는가? 그 이미지는 무엇을 표현하고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그의 초기작 <음지>(1998)와 <새로운 삶>(2002)부터 이미지는 칠흑 같은 어둠 또는 초점이 불투명한 세계에서 형성된다. 몽환적 카메라 이동, 극단적 클로즈업, 페이드와 다양한 노출효과를 통해 전시되는 그 이미지는 신체의 형상이자 변모하는 풍경이다. 이미지는 신체가 발산하는 감각과 에너지에 맞춰 파동을 일으키고 기묘하게 변형된다. 신체와 감각, 에너지의 영화라 말할 수 있는 그랑드리외의 작업은 시간과 공간의 4차원을 개방하고 정신과 자연의 보이지 않는 힘을 포착할 수 있는 영화를 실천했던 장 엡스타인, 그리고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힌 얼굴과 몸짓을 표현해온 필립 가렐을 환기시킨다. 그러면서도 그랑드리외의 영화는 두 가지 측면
[스페셜] 신체와 감각, 에너지의 영화 - 김지훈 교수, 필립 그랑드리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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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전문 매체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다큐멘터리 <자백>을 세상에 내놨다.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간첩 혐의를 벗게 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유우성씨 사건을 중심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조작해온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실체를 비판한다. 영화에는 국정원과 한국 사회의 또 다른 기득권인 검찰, 보수 언론과의 검은 커넥션까지도 여실히 드러난다. 최승호 PD가 만든 첫 번째 영화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과 넷팩상 2관왕을 수상했다. 인터뷰는 수상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진행됐다.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에 주목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보며 국민의 의사를 조작하는 국정원이라는 기관에 대한 굉장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2013년 4월, 유우성씨의 여동생 유가려씨가 국정원에 6개월간 갇혀 있다가 나오자마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빠가 간첩이라는 자신의 자백 때문에 오빠가 감옥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자신의 자백이 거짓이었다고 말
[스페셜] 국정원 개혁의 촉매제가 되길 - <자백> 최승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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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 개봉 10주년을 기념해 특별판 블루레이가 제작 중이다. <올드 데이즈>(2016)는 이 블루레이에 수록될 러닝타임 110분의 다큐멘터리다. 연출자와 참여 배우, 스탭들의 코멘터리를 싣는 기존의 블루레이 부가영상 제작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다. 다큐멘터리는 박찬욱 감독과 최민식, 오광록 등 배우들과 동행해 영화의 중요 촬영지를 다시 찾았다. 그곳에서 각자의 기억 속 <올드보이>를 다시 불러내 현재의 감회를 전한다. 촬영 당시 찍어둔 현장 영상과 지금까지 단 한번도 세상에 공개된 적 없는 스틸 자료까지 볼 수 있다. <올드보이>만 보고 달렸던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를 연출한 한선희 감독(오른쪽)과 <올드 데이즈>의 기획 및 블루레이 제작을 맡은 블루레이 전문 제작사 플레인 아카이브의 백준오 대표를 만났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블루레이에 넣겠다는 야심찬 기획의 출발이
[스페셜] <올드보이> 현장의 에너지를 가득 - <올드 데이즈>의 한선희 감독, 플레인 아카이브 백준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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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드니 코테 감독이 세편의 영화로 전주를 찾았다. 블랙코미디 장르의 매력을 잘 담은 장편 <베아트리체 없는 보리스>, 리스본이라는 도시를 주제로 한 단편 <여행>, 카메라를 든 이의 불안한 1인칭 시점과 사운드만으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단편 <어쩌면 잠든 사이에>는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드니 코테 감독의 개성을 잘 드러내는 작품들이다. “컨벤션(관습)이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정도”라는 드니 코테 감독은 올해 국제경쟁 심사위원이기도 했다.
-데뷔작 <방랑자>(2005)가 2006년 전주국제영화제 우석상을 받았고, 2010년에는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전주와 인연이 꽤 깊다.
=<방랑자>로 전주에서 받은 상금이 꽤 컸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그 상금 덕에 두 번째 영화 <우리의 사생활>(2007)을 만들 수 있었다. 이후로도 계속 전주와 특별한 인연을 쌓으면서 캐
[스페셜] 예측 불가능의 매력 - <베아트리체 없는 보리스> 드니 코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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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여자>의 주인공 은희(한예리)는 곤경에 빠졌다. 남자친구인 현오(권율)와 현오 몰래 만나온 이혼남 운철(이희준), 그리고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이와세 료)와 얽히고설켰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 하루 동안에 말이다. 세 남자를 대하는 은희의 얼굴은 어떻게 변해갈까. <조금만 더 가까이>(2010) 이후 오랜만에 장편을 선보이는 김종관 감독을 만나 그 대답을 들어봤다.
-세 남자와 만나며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사람은 상대방과 어떤 관계냐, 처한 상황이 어떠하냐에 따라 매번 다른 면모를 보이게 되지 않나. 그걸 좀 더 극적으로 풀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한예리가 은희 역을 맡았다.
=예리씨는 차분하고 여성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 느낌의 사람이 은희처럼 곤경에서 탈피하기 위해 의뭉스럽게 거짓말을 해나가는 역을 한다면 캐릭터가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워낙 연기를
[스페셜] 걸을 때 생기는 에너지를 담아 - <최악의 여자> 김종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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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랜>은 198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에서 일어난 푸치오 가족의 범죄를 그린다. 친구 및 이웃을 납치해 몸값을 받아내는 일을 생계 수단으로 삼았던 아버지와 납치, 고문, 살인을 알면서도 묵인한 가족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렸다. <크레인 월드>(1999), <비밀경찰>(2002), <카란초>(2010) 등을 만든 아르헨티나 출신의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은 <클랜>으로 제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5월12일 국내 개봉한다.
-푸치오 가족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실화를 처음 접한 건 13살 때다. 1985년 푸치오 가족의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고, “일가족이 친구들을 유괴•살해했다”는 당시 신문의 헤드라인이 한동안 잊히지 않았다. <사자굴>(2008)을 만들던 때부터 자료조사팀을 꾸려 2년간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푸치오 가족이 몇명을 납치해 죽였는지, 몸값을 얼마나 받
[스페셜] “실화 영화화, 책임감이 컸다” - <클랜>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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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 노에는 문제적 감독이다. <아이 스탠드 얼론>(1998), <돌이킬 수 없는>(2002) 등 충격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언제나 논란을 몰고 왔다. 그러나 가스파 노에만큼 인간의 욕망을 제대로 직시하고 정념을 표현해내는 감독도 드물다. <러브>(3D)는 제목 그대로 사랑에 집중한다. 적나라한 섹스 장면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엔 환희, 질투, 후회, 집착 등 사랑의 파노라마에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파격적인 정사 장면이 화제다. 게다가 이번엔 3D로 촬영했다.
=내 생각엔 파격도, 충격도 없다. 오히려 멜랑콜리하고 감성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유일한 폭력은 커플이 싸우면서 욕하는 장면이다. 섹스를 포함하여 나머지 장면은 실제 삶의 모습을 그리려 했다. 섹스 장면은 영상으로 재현할 때 유독 작위적으로 묘사되어왔다. 내가 늘 해왔던 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찍고 싶었고, 이번엔 그 대상이
[스페셜] 사랑이 바스러져가는 풍경 - <러브>(3D) 가스파 노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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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강 감독은 <마리이야기>(2001), <천년여우 여우비>(2006) 등으로 국내 창작애니메이션의 길을 닦아온 대표주자 중 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또 한번 신작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2016, 이하 <카이>)을 들고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5월1일 일요일 단 한 차례 마련된 야외상영을 마친 그는 관객과 만난 즐거움에 약간의 흥분과 기대로 상기되어 있었다.
-국내 창작 극장애니메이션의 어려움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장편 극장애니메이션이 꾸준히 만들어지는 건 대부분 창작자의 의지 덕분인 것 같다.
=사명감 같은 거창한 말로 꾸미고 싶진 않다. 즐거움이 있으니 만든다. 그거면 충분하다. <천년여우 여우비> 이후 꽤 긴 시간이 흘렀는데, 이렇게 관객을 만날 수 있어 기쁘고 벅차다. 이런 기분 때문에 영화를 계속 만들어왔다는 걸 새삼 다시 떠올렸다.
-첫 상영이자 마지막 상영을 마쳤다. 반응은 만족
[스페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들 -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이성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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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주에서 만난다. 데뷔작 <전쟁을 준비하라>(2015)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던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은 두 번째 장편 <우아한 나체들>로 올해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전주가 발견하고 전주가 주목하는 그는 아르헨티나와 오스트리아를 오가며 현대인의 부조리한 삶을 대담한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전주 방문이다.
=익숙한 곳에 돌아와 반갑고 기쁘다. 다시 불러주어 영광이다. 한국은 남미, 유럽보다 열정이 넘친다. 전주가 특히 그렇다. 기반시설도 인상적이지만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수시로 마련해주는 게 제일 좋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지원하고 뽑힌 과정이 궁금하다.
=동료가 참여한 적이 있어 전주가 이런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란 걸 알고 있었다.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출품 의사를 묻는 메일이 왔다. 오스트리아, 남미에서 먼저 펀딩을 받았고 워낙 독특한 소재라 가능할지 반
[스페셜] 부유층의 위선적인 삶 속으로 -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우아한 나체들>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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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2004), <창피해>(2010)를 연출한 김수현 감독이 오랜만에 신작을 만들었다. 키보드 워리어이자 청년 백수인 교환(구교환)은 민주화를 ‘좌파들의 논리에 제압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모임 ‘너나나나베스트’에 사진과 글을 올리는 게 낙이다. 한평생을 좌파 척결에 바쳐온 ‘애국노인’ 정수(동방우)는 ‘어버이 별동대’의 대장이다. 노인들을 이끌고 종북 세력 타도에 열을 올린다. 전혀 다른 두 세대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우연한 일로 만나 친구가 된다.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어떤 외로움이 이 둘을 이어주는 것 같다. <우리 손자 베스트>(2016)는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문제적인 현장의 단면을 에두르지 않고 보여주는 블랙코미디다.
-제한된 예산과 일정으로 장편을 만드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참여해본 소감이 궁금하다.
=제안받고 좋았다. (웃음) 그동안은 후다닥 준비해서 촬영에 들어가는 편이 못
[스페셜] “외로운 이들을 우리가 마중 나가보자” -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우리 손자 베스트> 김수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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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민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시나리오 전공 졸업작품으로 <눈발>의 시나리오를 썼다. 지도 교수인 이창동 감독이 직접 영화 제목을 지어주었다. 이후 명필름영화학교 1기로 입학해 영화를 완성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선정돼 제작 지원까지 받은 조재민 감독의 데뷔작 <눈발>은 고성으로 전학 간 소년과 왕따 소녀의 만남을 통해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그 폭력을 감내하기엔 너무도 무력한 소년의 모습을 그린다.
-고향인 경남 고성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썼다.
=첫 연출작인 만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잘 아는 이야기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지만 서사에 대한 확신의 부족, 자신감의 결여 때문에 내가 경험했고 잘 아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맞겠다 싶었다. 시나리오를 쓰던 당시 지도 교수님인 이창동 감독님 또한 그런 조언을 해주셨다.
-실제 경험이 모티브가 된 건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1
[스페셜] “비겁했던 과거에서 출발한 영화” -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눈발> 조재민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