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번째 본드 영화, <007 스펙터>가 11월11일 개봉했다. <007 스카이폴>에 이어 다시 한번 샘 멘데스가 연출한 이 영화는 대니얼 크레이그가 출연한 007 3부작(<007 카지노 로얄> <007 퀀텀 오브 솔라스> <007 스카이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체불명의 조직, 스펙터와의 대결을 다룬다. <007 스펙터>의 개봉과 더불어 영화에 대한 궁금증과 극장에 가기 전 미리 알아두어야 할 인물들, 작품에 대한 사소하지만 인상적인 정보들을 한데 모았다.
007 Spectre Report
-
켄 제이콥스가 10월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국제 사운드아트 워크숍 문래레조넌스 2015에서 마련한 공연과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미국 실험영화의 역사라 불리는 거장이자 동시대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아방가르드 영화작가인 그를 만날 드문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적지 않은 그의 나이를 고려해보면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직접 만나본 그는 권위 있는 대가가 아니라 마음씨 좋은 이웃집 할아버지 같았다. 오랜 반려자이자 예술세계의 동지 플로 제이콥스와 나란히 걷는 그의 얼굴에는 인자한 미소가 묻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이내 두눈에 현기와 활력 어린 광채가 맴돌기 시작했다. 숱한 평론가와 이론가들이 수십번 분석하고 이야기한 내용일지 모르지만, 그의 입을 통해 직접 듣는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남다르다. 켄 제이콥스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중앙대학교 공연영상창작학부 김지훈 교수가 인터뷰어를 맡아 그가 지향해온 가치와 작품의 의미를
“디지털은 이미 하나의 언어다”
-
누군가에게는 낯선 이름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 아방가르드영화를 논하는 데 있어 켄 제이콥스의 존재는 역사 그 자체라 해도 좋을 만큼 거대하다. 60년대 언더그라운드영화의 부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켄 제이콥스는 이후 영화 매체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형태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시지각에 깃든 환영성을 바탕으로 관객의 체험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그의 작업은 매체의 경계는 물론 우리의 감각까지 넘나들며 보는 이들을 매혹한다. 어느새 여든이 훌쩍 넘은 그가 대표적인 퍼포먼스 중 하나인 <신경환등기> 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켄 제이콥스의 발자취를 다시 정리해봐야 할 필요를 느꼈다. 좀더 정교하고 명확한 언어로 그의 작업을 표현하고자 켄 제이콥스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김지훈 중앙대학교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다. 영화미디어학자로서 확장영화와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이어온 김지훈 교수는 마침 준비 중인 책에서도 켄 제이콥스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
무한과 역설의 영화
-
서울과 베이징을 오가고 있거나 중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제작자와 프로듀서 5명에게 올해 개봉했거나 준비 중인 한•중 합작 프로젝트 중 인상적인 작품을 꼽아달라고 했다.
문와쳐 윤창업 대표
<엽기적인 두 번째 그녀>
“중국에서 한류를 이끌어낸 최초의 작품 <엽기적인 그녀>의 속편이고, 신씨네 신철 대표가 직접 제작했다는 점에서.”
이치윤 프로듀서
<20세여 다시 한번>
“CJ가 자신들의 IP를 가지고 개발했고, 충분한 자금이 투입된 데다가 적절한 중국 파트너와 협력해 시장에서 흥행한 사례.”
기린제작사 박관수 대표
<나는 증인이다>
“한국에서 검증된 IP를 중국에서 현지화해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쇼박스 정수진 차장
<역전의 날> <20세여 다시 한번>
“전자는 한국 올 로케이션 촬영이라 한국 스탭들을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후자는 하나의 IP로 아시아 여러 국
제작자•프로듀서 5인이 꼽은 인상적인 합작 프로젝트
-
-
중국 영화산업의 성장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중 합작 붐을 타고 기획에 들어간 작품들은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이미 공개됐거나 소문만 무성했던 한•중 합작 프로젝트들을 모았다. 중국 자본에 한국 감독과 배우가 합류한 경우는 제외하고, 한국 제작사나 투자배급사가 중국 제작사나 투자제작사와 합작한 사례 위주로 선별했다.
한•중 합작 프로젝트 한눈에 보기
-
NEW와 중국의 화책미디어가 중국 합자법인인 화책합신(華策合新)을 설립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책미디어가 NEW에 535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한 지 정확히 1년 만의 결과물이다. NEW 김우택 총괄대표는 “양사의 노하우와 지혜를 모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최적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화책합신을 통해 아시아와 전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키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한 화책합신의 라인업은 총 세편. 강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마녀>와 올해 여름 개봉했던 <뷰티 인사이드> 그리고 10월22일 개봉한 <더 폰>이다. 한국의 감독, 배우, 기술 인력이 중국의 자본과 결합하거나 한국영화가 리메이크되는 보통 한•중 공동 제작과 달리 한국과 중국의 회사가 중국 현지에 합자회사를 만든 뒤 기획 단계부터 함께 아이템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화책합신 출범의 의미는 크다. 화책합신의 총경리를 맡은 NEW 한
기획부터 함께한다
-
멀티플랫폼 콘텐츠 시장의 기린아가 될 수 있을까. 기린제작사가 제작한 웹드라마 <출출한 여자>가 중국 시장에서 리메이크된다. <출출한 여자>는 이별 직후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일로 심적 허기를 달래는 30대 여성의 소박한 싱글라이프를 그리는 웹드라마로 지난 2월 베이징에서 열린 ‘K-스토리 피치 인 차이나’를 통해 중국에 처음 소개됐다. 그 뒤 베이징알파트랜스미디어와 계약 논의를 꾸준히 진행했고 올해 부산아시아필름마켓의 제1회 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권(E-IP) 피칭까지 마친 뒤 중국 지적재산권 계약 및 공동제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베이징알파트랜스미디어는 애니메이션 및 완구 제작사인 광동알파애니메이션그룹의 자회사로 멀티플랫폼 콘텐츠를 기획•제작•배급하고 있다. 기린제작사는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모바일영화 <미생 프리퀄>을 시작으로 웹드라마 <출출한 여자> <출출한 여자-번외편 홍콩의 맛> <출중한 여자>
확장 가능한 원천소스 콘텐츠를 만든다
-
개봉 3일 만에 극장 매출 1억2천만위안 돌파. 10월30일 중국에서 개봉한 <나는 증인이다>(감독 안상훈)의 첫주 성적이 산뜻하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 <블라인드>(제작 문와쳐)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의 스릴러영화가 중국영화로 리메이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제작사 문와쳐와 함께 <나는 증인이다>를 공동 제작한 사람은 중국의 투자제작사 뉴클루즈 필름(New Clues Film)의 치지 대표다. 1996년 드라마를 제작, 배급하면서 영상 문화 업계에 몸담기 시작한 뒤, 2007년 CJ 차이나에서 한•중 합작영화 <이별계약>의 프로듀서로 참여해 시나리오 각색부터 배우 캐스팅까지 도맡았고, 지난해 투자제작사인 뉴클루즈 필름을 설립해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중국 대표로 선정된 한얀 감독의 <고 어웨이 미스터 투머>의 투자에 참여했다.
-한•중 합작영화 <나는 증인이다>가 개봉했다. 한국의 스릴러 장르가 중국
“자본의 융합보다 문화의 융합이 중요하다”
-
참 오래 걸렸다. 문와쳐 윤창업 대표가 한•중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중국 문을 두드린 지 무려 7년 만에 결과물을 내놓았다. 그게 지난 10월30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해 첫주 1억2천만위안의 극장 매출을 기록했고, 10월3일 현재 1억5천만위안을 벌어들인 <나는 증인이다>(감독 안상훈•출연 양미, 루한)다(<나는 증인이다>보다 먼저 제작한 TV시리즈 <레전드 히어로>는 내년 1월에 중국에서 방영될 예정이다.-편집자). 이 작품은 2011년 그가 제작했던 <블라인드>(감독 안상훈•출연 김하늘, 유승호)를 중국영화로 리메이크한 영화다. 중국에서 개봉하는 것을 지켜본 뒤 서울로 돌아온 그는 다음 한•중 공동 제작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흥행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직까지 배우의 힘이 큰 까닭에 양미와 루한의 캐스팅이 큰 도움이 됐다. 중국 영화산업에서 스릴러 장르는 다소 생소한데 원작인 <블라인드>를 중
처음부터 한국, 중국 시장을 생각하고 만들었다
-
스릴러의 황무지인 중국 영화시장에 지난주에 핀 한 송이 스릴러영화가 화제다. 지난 10월30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 한•중 합작영화 <나는 증인이다>(제작 문와쳐, 뉴클루즈 필름•감독 안상훈•출연 양미, 루한)가 개봉 3일 만에 1억2천만위안(약 213억원)을 벌어들이며 비수기 중국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 <블라인드>(2011)를 제작한 문와쳐가 중국 투자제작사 뉴클루즈 필름와 함께 <블라인드>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중국의 인기 배우 양미와 루한이 출연했고, 배급과 마케팅이 잘된 덕분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나는 증인이다>의 흥행이 의미가 있다면 한국과 중국이 한국에서 검증된 아이템(이하 IP)을 가지고 공동 제작한 첫 스릴러영화라는 사실이다.
<나는 증인이다>가 흥행하기 전까지 한•중 합작영화는 대체로 <필선>(한국 제목은 <분신사바: 저주의 시작>(2012)) 같은
합작, 전환기 돌입
-
지난해 불었던 ‘부산국제영화제발 차이나 핫머니 바람’은 한•중 공동 제작의 장밋빛 미래를 예견하는 듯했다. 실제로 차이나 핫머니 바람은 매서웠다. 중국 영화산업에 막 뛰어든 중국 신생 투자제작사들은 한국 감독과 제작자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 왔고, 함께 영화를 만들 것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꽤 많은 한•중 합작 움직임이 있었지만, 제작에 들어가 중국 극장가에 개봉까지 한 프로젝트는 올해 몇편 없었다. 쇼박스와 화이브러더스의 독점적 파트너십, NEW와 화책미디어의 중국 합자회사 설립 같은 자본과 자본의 결합이 오히려 눈에 띈 한해였다. 기술과 인력이 이동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한국 자본과 중국 자본이 결합해 독자적 지적재산권 혹은 아이템(이하 IP)을 함께 개발하려는 합작 형태가 늘고 있다.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한•중 합작의 풍경을 전한다. 마침 지난 10월30일 중국에서 개봉해 흥행을 하고 있는 한•중 합작 스릴러영화 <나는 증인이다>를 제작한 한국 문와쳐의 윤창업
變化(변화) 進化(진화)
-
이란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택시 운전사가 돼 돌아왔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신작 <택시>에서 그는 직접 택시를 몰며 손님들을 맞는다. 이란 정부가 그의 영화 제작 활동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그는 기어코 영화를 만들어냈다. <택시>는 택시에 오른 승객들과 택시에서 바라본 테헤란의 사람들을 통해 현재 이란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의 의미와 한계, 이란 사회의 모순에 대해 말한다. 결코 쉽지 않았을 <택시>의 제작 과정을 짐작해보며 영화에 관한 짧은 글을 전한다. 독자들이 정치적 탄압 속에서도 때론 유쾌하게 때론 묵직하게 영화를 향해 달려나가는 자파르 파나히의 택시에 함께 올라 그가 전하려는 진솔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
이란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 그는 여전히 건재했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택시>(2015)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그는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이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시치미
자파르 파나히는 건재하다
-
지난해 기타노 다케시, 팀 버튼 감독에 이어 올해의 사무라이상 수상자는 오우삼, 야마다 요지 감독이다. 사무라이상은 도쿄국제영화제가 뚜렷한 개성으로 자신만의 영화 신세계를 개척해나가는 감독들에게 수여하는 공로상이다. 이를 기념해 롯폰기 힐스 타워힐에서 하토리 신이치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동서양을 아우르는 거장인 오우삼 감독의 스페셜 토크 <In Person: John Woo>가 열렸다. 이날, 오우삼 감독은 대인의 아량을 여실히 드러내며 청년 영화인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하토리 신이치_감독님의 영화세계에 영향을 준 작가들은 누군가요.
오우삼_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1954)를 가장 먼저 말하고 싶네요.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장 피에르 멜빌, 샘 페킨파, 로렌스 올리비에, 데이비드 린도 아주 좋아합니다. 1950~60년대에 활동한 감독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어요. 물론 나의 스승인 장철 감독님도 빼놓을 수 없죠.
하토리 신이치_터닝포
“캐릭터의 감성을 잊어선 안 돼요”
-
도쿄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의 진흥을 바라며 지난해 신설한 크로스컷 아시아 섹션의 두 번째 초대국은 필리핀이다. ‘열풍! 필리핀’을 주제로 초청된 멘토는 브리얀테 멘도사 감독이다. 브리얀테 멘도사는 전작인 <입양아>(2007), <서비스>(2008), <할머니>(2009), <자궁>(2012), 그리고 신작 <덫>을 들고 도쿄를 방문했다. <덫>은 2013년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타클로반을 휩쓸고 지나간 뒤 남겨진 사람들의 자립과 극복을 그린 영화다. 크로스컷 아시아 섹션에 초대된 나머지 5편 중 2편의 영화도 브리얀테 멘도사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크로스컷 아시아의 초청 멘토로서 소감이 어떤가.
=물론 아주 기쁘다. 나는 어디든 내 영화를 상영할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한다. 일본 관객을 향한 필리핀영화 쇼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이시자카 겐지 아시아영화 프로그램 디렉터가 프로그램을 제의하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 두
“특수효과 너머에 있는 이들의 삶을 생각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