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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없다>를 보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박찬욱의 영화를 흉내낸 작품이란 말을 들었다. 그가 이경미의 데뷔작 <미쓰 홍당무>(2008)를 제작했던가? 이번에는 각본에 참여했단다. 후원자 혹은 동반자의 인장이 박혀 있다면 굳이 볼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호기심을 유발한 건 <씨네21>의 반응이었다. 간혹 평작에 열렬히 반응하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관심이 생길 만했다. 그래서 동네 상영관을 찾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건 이경미의 영화임을 알 수 있었다. 박찬욱(이나 나카시마 데쓰야)의 흔적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걸 모방이라 부른다면 지금, 세상에 새로운 창작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로테스크하거나 상식적 틀에서 벗어난 어떤 것에서 사람들은 쉬 박찬욱의 영화를 떠올리는 모양이다. 그만큼 그런 영역에 도전하는 한국영화가 드물다는 방증이다. 난데없이 후안 루이스 브뉘엘이 떠올랐다. 루이스 브뉘엘의 아들.
하나, 아버
[스페셜] 순수를 선언하다 - <비밀은 없다>, ‘박찬욱 사단’이라는 계승과 오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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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모성애를 담은 영화.” <비밀은 없다>에 대한 한 기사의 제목이다. 완전한 오독이지만, 이것이 일반적인 반응인 것 같다. 사실 <비밀은 없다>는 광기에 대한 영화도, 한국 사회가 흔하게 상상하는 모성에 국한된 영화도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기이한 여성들이 종횡무진하는 영화로서, 지금까지 없었던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는 작품으로서, 그리고 ‘페미니즘 리부트’의 시대에 때맞춰 도착한 페미니즘 텍스트로서, 우리는 <비밀은 없다>의 ‘어머니 연홍’을 좀더 적극적으로 읽어낼 필요가 있다.
한국 대중문화에서 볼 수 있는 지배적인 어머니의 이미지란 두 가지이고, 그 둘은 모두 배우 김혜자의 얼굴로부터 읽어낼 수 있다. 하나는 드라마 <전원일기>에 등장하는 자애롭고 지혜로운 ‘어머니 김혜자’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의 전통적인 모성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재현하는 <마더>(2009)의 김혜자다. ‘마더 김혜자’는 모성을 언어화되지 않는
[스페셜] 맘충의 역습 - 모성 복수극의 새로운 국면 그린 <비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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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영화를 마지막까지 지지할 것이다.’ 극장 밖을 나설 때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킨 후 떠오른 생각은 그 하나였다. 목적에 맞게 잘 정돈된 영화는 많지만 분석의 잣대까지 뒤흔드는 경험은 흔치 않다. 처음엔 의자에 몸을 파묻은 채 느슨하게 바라봤다. 중반 이후엔 허리를 곧추세운 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와일드 로즈 힐>이라는 곡이 흐를 무렵부턴 분석을 포기하고 영화가 잡아끄는 대로 따라갔다. 불균질한 마찰이 일으키는 강렬한 파열음과 불꽃에 눈이 멀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호불호를 변명 삼아 이 영화를 그저 괴작으로 밀어두는 건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기에 나를 뒤흔든 감흥을 끝까지 좇아가보기로 했다.
보이는 것과 보지 않아도 좋은 것들
일단 ‘불균질하고 적대적인 에너지’라는 다소 모호한 표현으로 시작하자.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뭉툭하고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 단어를 가능한 정확한 형태로 깎아나가기 위해서다. 처음엔 당연히 호불호가 갈릴
[스페셜] 그저 불꽃을 응시하라 - <비밀은 없다>를 두번 봤을 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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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가 끝내 극장에서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IPTV와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케팅의 실패를 말하는 이도 있고, 과한 개성을 이유로 꼽는 이들도 있다. 왜 흥행하지 못했는지를 따져 묻는 건 이제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취향과 호불호의 문제를 떠나 우리는 이 영화가 이대로 잊혀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이 영화가 주목받지 못한 걸작으로 다시 소환되었을 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좀더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이에 <비밀은 없다>가 관객을 매혹하는 지점, 이 영화가 이룬 것과 영화를 둘러싼 오해, 최근 한국영화 사이에서 유독 빛나는 이유에 대한 세편의 글을 모았다. 아마도 한참 모자랄 테지만 이 글들을 시작으로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좀더 풍성해지길 바란다. 이 견해들에 동의한다면 2차 시장에서 영화를 다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도 좋겠다. 우리는 아직 <비밀은 없다>
[스페셜] 이대로 보낼 순 없다 - <비밀은 없다> 를 둘러싼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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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8>
여덟개 도시에 사는 여덟 남녀가, 어느 날 갑자기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이들은 어떻게 이러한 능력을 갖게 되었으며, 이들의 능력을 노리는 자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시
즌1에서는 경찰, DJ, 회사원, 해커 등 다양한 정체성과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각자의 능력을 각성하는 과정을 다뤘다.
왜 하필 배두나였을까. 워쇼스키 자매의 미드 <센스8> 첫 시즌을 보며 캐스팅 뒷이야기가 사뭇 궁금했다. 배두나가 연기하는 ‘선’은 이 작품의 액션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낮에는 투자회사의 임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이종격투기 선수로 링에 오르는 선은 감각을 공유하는 다른 7명의 주인공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녀의 액션 능력을 빌려준다. 도시를 오가며 험악한 이들과 격렬하게 맞붙는 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궁금할 것이다. 도대체 배두나의 가느다란 팔다리에서 저런 힘이 솟을 줄 워쇼스키는 어떻게 알았을까? “나도 모르겠다. (웃음) <센스8
[스페셜] 무술하는 비즈니스 우먼 - <센스8>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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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던 파이퍼(테일러 쉴링)가 감옥에 가게 된다. 어린 시절 저지른 범죄 때문이다. 그녀가 수감된 리치필드 교도소는 온갖 종류의 인간 군상이 모여 사는 별세계다. 처음에는 15개월 동안만 눈 딱 감고 고생하자는 생각이었지만, 파이퍼는 감옥 생활에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적응해나간다. 지난 6월 시즌4를 공개한 이 작품은 매 시즌을 거치며 개성 넘치는 새로운 캐릭터와 기존 등장인물들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조 아두바와 루비 로즈. 한국 관객에겐 아직 낯선 이름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미국 대중문화계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콘이다. 리치필드 교도소를 배경으로 여성 수감자들의 일상을 조명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 그녀들의 존재감을 공고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시즌1부터 함께한 우조 아두바는 이 시리즈의 대표적인 얼굴이다. 인종과 정체성, 맡
[스페셜] 60명의 베스트 프렌드와 함께한다 -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우조 아두바, 루비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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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케이지>
마블과 ABC, 넷플릭스가 공동 제작하는 드라마로 <제시카 존스> <데어데블>에 이어 올해 9월에 공개될 드라마다. ‘루크 케이지’(마이크 콜터)는 이미 <제시카 존스>에 등장한 인물이다. 그는 과거 어떤 과학실험 때문에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되는데 그로 인해 사랑하는 아내를 잃는 사고를 당한다. 기본적인 인물의 배경 설정은 <제시카 존스>에서 소개됐지만 <루크 케이지>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히어로 세계에 입문하는 루크 케이지의 각성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기존의 다른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음악과 미술, 세트 사용 등 프로덕션 디자인을 강조해 작품성도 한층 높아졌다.
마블TV 드라마로는 현재까지 <제시카 존스> <데어데블> <루크 케이지>가 제작 됐고, <퍼니셔> <아이언 피스트> 등이 이미 제작을 발표했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는 각 단독
[스페셜] 주먹보다 생각이 앞서는 히어로 - <루크 케이지> 마이크 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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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데블>
어릴 때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은 소년 매튜가 덕분에 초인적인 감각을 얻어 낮에는 변호사로, 밤에는 뉴욕 헬스키친의 수호자 데어데블(찰리 콕스)로 활약하는 이야기. 시즌1에서는 영화 <어벤져스> 이후 뉴욕이 초토화되자 악당이자 재벌인 윌슨 피스크가 차이나타운 범죄조직과 손잡고 뉴욕을 지배하려 든다. 이에 데어데블이 그들과 맞서며 히어로의 정체성을 다져 나간다. 시즌2에서는 선악 구분이 모호하면서도 컨셉 자체가 액션 위주인 엘렉트라, 퍼니셔 등 새로운 히어로가 등장해 데어데블 주변을 맴돌며 범죄조직과 대립한다. <어벤져스> 시리즈가 못하거나 일부러 안 보여주는 음울한 정서를 마음껏 뽐내는 드라마다.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 데어데블의 연인이자 온갖 무술의 달인으로 등장하는 여성 히어로 ‘엘렉트라’는 작가 프랭크 밀러가 탄생시킨 캐릭터다. 사실상 마초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히어로 세계에서 단연 독특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인물. 그녀는
[스페셜] 꾸준한 액션 연기가 경쟁력 - <데어데블> 에로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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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론칭한 지 6개월이 되어간다. 그동안 거둔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가입자 수나 시청 시간을 보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서 한국 관객의 취향을 알아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짧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한국 시청자만의 독특한 특성이 엿보이던가.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한국 시청자들 역시 스토리텔링이 탁월한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또 양질의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좋아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취향은 없었나.
=어떤 취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하기엔 아직 초기 단계다.
-넷플릭스는 최근 몇년간 아시아 지역에 론칭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현재 우리는 북한과 중국 시장을 제외한 모든 아시아 지역에 진출했다. 론칭 단계에서는 넷플릭스의 대표적인 프로그
[스페셜] “창작자의 자유가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바탕이다” -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 테드 사란도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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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빅 네임’들이 한국을 찾았다. 넷플릭스의 공동 창립자 및 CEO 리드 헤이스팅스,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 등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최고콘텐츠책임자 테드 사란도스다. 이들은 6월29일과 30일 넷플릭스의 한국 서비스 현지화를 기념하기 위해 내한했다. 넷플릭스 임원진의 이번 내한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반가운 이들이 동행했다. 워쇼스키 자매와 꾸준히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배우 배두나(<센스8>), 마블 원작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화제가 된 <데어데블>의 에로디 영과 <제시카 존스>의 ‘루크 케이지’마이크 콜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우조 아두바와 루비 로즈,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의 이기홍 등이 그들이다. 이번 ‘넷플릭스 미디어데이’는 지난 1월 넷플릭스가
[스페셜] 한국 서비스 현지화 기념해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데이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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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책연합 유영호 대표는 중국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1996년 삼성영상사업단 시절, 중국, 홍콩, 대만과 합작한 경험이 있었고, 2005년 청어람과 함께 중국 배급사 선샤인픽쳐스를 설립해 <괴물> <식객> 등 한국영화를 중국 시장에 배급했다. CJ차이나 시절, <이별계약>(2013), <20세여 다시 한 번>(2014), <평안도>(2014)를 제작했고, 이중 <이별계약>과 <20세여 다시 한 번>은 흥행에 성공했다. 중국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베이징과 서울을 오가며 한국의 스타 감독을 확보하고 있을 때 개발하는 데 시간과 수고가 많이 드는 시나리오 공모대전을 연 화책연합의 결정은 신선했다. 유영호 대표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기획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화책이 내 결정에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 (웃음) 시나리오 공모대전을 지원해준 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화책연합이 찾던 시나리
[스페셜] 기획력은 중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다 - <화책연합> 유영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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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원해> 시놉시스
왕따 소년 오진웅과 처녀귀신, 뱀파이어가 우정을 쌓게 되는 이야기다. 처녀귀신과 뱀파이어는 각각 간과 피를 목적으로 진웅에게 접근하지만, 정에 굶주리고 외로웠던 진웅은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좌충우돌 사건사고를 통해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고, 진웅과 정이 들어버린 처녀귀신과 뱀파이어는 결정적 순간 자신의 목적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진다.
“무조건 재미있게 쓰자.” 웹드라마 <널 원해>의 금효선 작가가 극본을 쓰면서 다짐했던 말이다. “한신에도 기승전결이 있고, 한회만 봐도 에피소드가 꽉 차 있어 지루하지 않게 쓰고 싶었다. 드라마는 어렵기보다 톡톡 튀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고, 특히나 웹드라마는 가볍게 보기 좋은 플랫폼이니까.” 그녀는 신마다 계속 상황의 반전을 쌓고, 대사의 말장난, 갖가지 슬랩스틱을 동원해 끊임없이 웃음을 줬다. 단지 기술적으로 재미를 준 것이 아니다. “공모라고 해서 잔뜩
[스페셜] 내가 재밌어야 남도 재밌어하더라 - 웹드라마 극본 부문 대상 <널 원해> 금효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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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제인> 시놉시스
만화 오타쿠 준영은 좋아하는 만화 <러브 제인>의 연재 중지 소식에 안타까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준영의 옆집에 <러브 제인>의 작가 윤아가 이사 오고, 준영은 윤아가 다시 만화를 그리게 하기 위해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윤아와 가까워진다. 준영와 윤아의 사연이 <러브 제인>의 만화 속 주인공 제인, 휴머노이드 로봇 헤롤드의 사연과 교차하며 진행된다.
장편영화도 아니고, 웹드라마도 아니다. 아직까지 ‘웹영화’라는 용어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러브 제인>으로 화책연합 시나리오 공모전 웹영화 시나리오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정주 작가에게 물었다. 웹영화는 장편영화/웹드라마 시나리오를 쓸 때와 무엇이 다른가? “아무래도 분량의 차이인 것 같다. 웹영화는 분량이 장편영화의 절반 정도다. 분량을 줄이다보니 사건도 줄어들고, 캐릭터도 좀더 압축적으로 묘사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TV단막
[스페셜] 잔잔하면서도 귀엽고 밝은 에너지를 - 웹영화 시나리오 부문 대상 <러브 제인> 이정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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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하이힐> 시놉시스
아버지는 탱고를 배워 시력을 잃은 딸에게 탱고를 직접 가르쳐주고 싶다. 탱고를 출 때 여성 댄서가 신는다는 하이힐을 보며 아버지는 문득 가장 큰 사이즈의 하이힐을 구해온다. 탱고를 배우게 될 딸아이가 이 세상을 어떻게 감각하고 있는지, 딸의 마음을 좀더 잘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는 직접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춰본다. 그리고 딸아이에게 하이힐을 선물한다. 둘이 스텝을 밟아나갈 때 부녀는 함께 호흡하고 함께 움직이며 세상 밖으로 한발씩 내딛는다.
“글을 계속 써야 하나 고민하던 차였다. 몇년에 한번씩 내 글을 읽고 재밌다고 하는 분들이 계셔서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 당분간은 더 써보라는 하늘의 계시가 아닐까.” 장편영화 시나리오 부문 대상작 <아버지의 하이힐>을 쓴 유성식은 덤덤히 수상 소감을 전했다. 당선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 법도 한데 그에게서 들뜬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시나리오는 결국 영화가 돼야 완성됐다고 할 수 있
[스페셜] 삶의 굴곡을 넘어오면서 글을 써왔다 - 장편영화 시나리오 부문 대상 <아버지의 하이힐> 유성식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