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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대관총대(30차 관람)
대관동무1(16차 관람)
대관동무2(19차 관람)
대관동무3(14차 관람)
-‘<아가씨>갤’(이하 아갤)을 알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대관동무3_ 스포츠를 좋아해 오래전부터 디시인사이드(이하 디시)를 들락날락했다. <아가씨> 1차를 찍고 난 뒤 아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후 <아가씨> 촬영장소를 아갤에 공유하니 반응이 좋았고, 그때부터 아갤에 계속 들르게 됐다.
=대관동무2_ 한 여성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아가씨>를 혼자서 보고 영화와 관련된 정보를 많이 찾아야 했다. 그때 그 여성 커뮤니티에서 아갤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커뮤니티에서는 <아가씨> 얘기를 많이 할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아갤에선 영화 얘기만 해서 계속 가게 되더라.
=대관총대_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스릴러영화인 줄 알았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장면 모두 슬프고 예뻤다. 1차를 찍고 아갤에
[스페셜] <아가씨> 확장판 극장 상영을 준비하고 있는 대관동무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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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 마이너 갤러리’(이하 아갤)이라는 커뮤니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두달 전이었다. 세상에서 영화 <아가씨>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한다. 영화를 만든 사람보다 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게 가능하긴 한 일인가. 그런데 이 곳을 둘러본 박찬욱감독도, 용필름 임승용대표도, 윤석찬PD도 이들의 유별난<아가씨> 사랑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기자도 인정, 항복.
다음 장부터 ‘아갤 2개월 눈팅기’를 전한다. 크로아티아에 출장을 간 박찬욱 감독을 겨우 졸라 진행한 짧은 인터뷰도 실었다. 아갤을 처음 기웃거리는 갤러들을 위한 은어 사전도 전한다(이것만 숙지하면 프로 아갤러 행세는 문제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가씨> 확장판 극장 상영을 추진하고 있는 대관총대, 대관동무1,2,3등 4명의 아갤러와의 인터뷰도 덧붙였다.
“‘아갤’이라고 들어봤어요?” 두달 전, 사석에서 만난 <아가씨>
[스페셜] ‘영화 <아가씨> 마이너 갤러리’ 팬덤 통해 본 영화 팬문화와 2차 창작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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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자이언트>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숱한 필모그래피 가운데에서도 특별하게 기억해야 할 작품이다. 스필버그의 영화세계가 과거의 영광이나 향수에 빠지기는커녕 여전히 전진하고 있다는 증거이자, 할리우드 최후의 작가와 유능한 장사꾼 사이를 오간다며 오해받았던 그의 오랜 행적이 드디어 하나로 모아지는 오솔길의 길목에 서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흥행 실패는 영화산업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사건이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할리우드영화, 특히 디즈니를 중심으로 한 영화들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다. 이에 조금 늦었지만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긴 모험의 연장선에서 <마이 리틀 자이언트>가 어디쯤 와 있는지 그 위치와 의미를 더듬어보기로 했다. 여전히 영화라는 꿈을 믿는 거장은 먼 길을 에둘러 다시금 순수로 회귀했다.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라던 들뢰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스필버그에게 ‘모든 꿈은 이미 영화다’.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
[스페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세계에서 <마이 리틀 자이언트>가 지닌 의미를 더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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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 현 원장 유영식)가 설립된 지 올해로 33년. 봉준호, 김태용, 최동훈 등 수많은 감독들이 아카데미를 거쳐갔다. 2007년부터는 정규과정에 더해 장편영화제작연구과정(이하 장편과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2010), 조성희 감독의 <짐승의 끝>(2010), 홍석재 감독의 <소셜포비아>(2014) 등이 장편과정을 통해 제작된 영화들이다. 장편과정 10주년을 맞아 올해 아카데미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과정 10주년: KAFA 十歲傳’을 준비했다(9월1일부터 4일까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KAFA 십세전’이 열리기 앞서, 장편과정을 통해 주목받은 젊은 감독들에게 만남을 청했다. 모두 이번에 상영되는 작품들의 감독들로 <장례식의 멤버>(2008)의 백승빈 감독, <짐승의 끝>의 조성희 감독, <이쁜 것들이 되어라>(2013)의 한
[스페셜] 젊은 감독들이 이야기하는 한국영화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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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를 휩쓴 한국영화 <곡성> <아가씨> <부산행>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아역배우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곡성>에서 신들린 빙의 연기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은 김환희, <아가씨>에서 고고하고 처연한 얼굴로 히데코의 과거를 완성한 조은형, <부산행>에 탑승해 지옥도 속 희망이 된 김수안. 이 시점에서 ‘아역배우 트로이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세명이다. <씨네21>은 상반기 대작 속에서 빛났던 얼굴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15살의 김환희, 12살의 조은형, 11살의 김수안. 긴 대담이 가능할지 우려했던 노파심과는 달리, 세 아역배우는 높은 수준의 어휘력과 언어 구사력을 선보이며 연기 이야기부터 학교생활까지 다양한 주제로 화기애애한 대화를 이어갔다. 프로페셔널다운 그들의 모습에 따라 본 대담도 성인배우의 담화를 정리하는 기준에 맞춰 기록했다(그러나 김수안이 챙겨온 막대 사탕을 사이좋게 하나씩
[스페셜] 아역배우 트로이카 - <곡성> 김환희, <아가씨> 조은형, <부산행> 김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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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자 깜깜한 암전 위로 한 사람의 목소리만이 들린다. 그러다가 그 목소리의 한 문장은 곧바로 암전 위에 활자를 찍어댄다.
“너만의 뭔가를 만들 땐 하늘도 한계가 될 수는 없다.”
-마일스 데이비스
보컬리스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재즈 역사상 가장 유명한 목소리 중 하나는 이렇게 금언을 통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그렇다. 그는 스타이며 명사이고, 전설적인 존재다.
잠시 후 카메라가 <마일스>(2015)의 주연이자 감독인 돈 치들(마일스 데이비스 역)을 비췄을 때 그 모습은 생전의 마일스의 이미지를 단번에 살려낸다. 쉰 목소리에 나지막이 읊조리는 입술은 연신 담배를 피워대고 얼굴의 1/3을 가린 검은 선글라스는 그의 신비적 권위를 상징한다. 그는 그의 별명대로 ‘암흑의 왕자’다.
사실에 기반한 <마일스> 속 인물들
분명히 돈 치들은 마일스와 그리 닮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글라스를 끼고 트럼펫을 들고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영락
[스페셜] 재즈평론가 황덕호, 영화 <마일스>와 마일스 데이비스에 대하여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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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은 터널 붕괴 사고를 다룬 재난영화인 동시에 재난에 대처하는 우리 사회의 몰상식한 태도를 블랙코미디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재난영화의 박진감을 위해서도, 현실의 풍자를 위해서도 리얼리티의 확보는 중요했다. <터널>의 스탭들도 입모아 ‘리얼리티의 힘’에 대해 얘기했다. 2015년 11월10일 첫 촬영을 시작해 올해 2월13일 크랭크업하기까지 김성훈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터널>을 만들어갔을 5명의 스탭들을 만났다. 참고로 이후경 미술감독을 제외한 이동윤 프로듀서, 김태성 촬영감독, 류영일 특수효과감독, 김남식 시각효과감독은 김성훈 감독의 전작 <끝까지 간다>(2013)를 함께한 사이다. 5명의 스탭들이 들려주는 <터널>의 25가지 시시콜콜 제작기를 전한다.
이동윤 프로듀서
<남자의 향기> (1998) 제작부로 영화에 입문했다. “영화 스탭이 되면 연기를 할 수 있을줄 알았다”고 한다. <터널>에선
[스페셜] 5명의 스탭들이 들려주는 <터널>의 25가지 시시콜콜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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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장편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건 사막에 꽃을 피우는 일이나 다름없다. 여기 두편 이상의 작품을 제작한 감독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장에서 세 번째 장편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감독들이 있다. 2001년 <마리이야기>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취를 알린 이성강 감독은 2006년 <천년여우 여우비> 이후 10년 만에 신작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을 들고 극장을 찾는다. 한편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의 제작자이기도 한 연상호 감독은 2011년 <돼지의 왕>, 2013년 <사이비>에 이어 신작 <서울역>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하루 차이로 개봉을 앞두고 있는 두 작품 덕분에 간만에 극장가가 창작 장편애니메이션으로 붐비는,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2000년 이후 장편애니메이션의 전반과 후반을 대표하는 두 감독의 작품이 교차하는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한다. 이에 그간 한국 장편애니메이션 산업이 걸어온 길
[스페셜] 이성강 감독과 연상호 감독, 애니메이션의 제작과 흥행, 서로의 작화 스타일에 대해 긴 대화를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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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이하 <카이>)은 가족영화이자 이성강 감독의 세 번째 장편애니메이션이다. <카이>를 설명하는 가장 분명한 코드를 꼽는다면 바로 이 두 가지 지점일 것이다. 대다수의 한국 장편애니메이션은 흥행 스코어가 작품에 대한 평가를 대신하였다. 그리고 비평의 주된 독자는 가족영화의 관객과는 거리가 있다. 비록 비평의 독자가 부모/보호자로서 가족영화를 볼 수는 있지만, 기존의 영화적 심미안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다. 서론이 구구절절한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다룰 <카이>는 가족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미는 건 한편으론 무의미하고 억지스러운 접근이다. 이성강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 연상호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는 사실은 일견 이 작품에 과도한 기대와 높은 기준을 요구하기도 하고, 반대급부로 지나친 비판이 뒤따를 수도 있다. 하지만 <카이>에 대한 감상만큼은 가족영화의 한축인 어린이
[스페셜] ‘미안해’라는 한마디 - 이성강 감독의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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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를 좋아한다.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해서 재생산하는 느낌들이 <부산행>과 <서울역>이 줄 수 있는 재미가 아닐까 한다.” 연상호 감독의 기획 의도는 분명하다. 세계관을 공유하며 따로 또 같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거다. <서울역>은 앞서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첫 번째 실사영화 <부산행>의 프리퀄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프리퀄이라고 보긴 어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차라리 같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별개의 에피소드, 혹은 옴니버스라고 보는 편이 적절할 것 같다. 영화 속 시간상으로는 <부산행>의 KTX 기차가 출발하기 전날 밤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부산행>이 먼저 공개된 후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제작 시기는 <서울역> <부산행> 순서다. 개봉 순서를 제외한 모든 시간상으로 앞선다는 의미에서 <부산행> ‘앞에 있는’ 영화라 불러도 어색하진 않을 것이다.
<부산행
[스페셜] 연상호의 직설 - 연상호 감독의 세 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서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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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창작 장편애니메이션 시장의 어려움은 이제 다시 언급하는 것도 새삼스럽다. 비단 애니메이션은 아동을 위한 것이라는 편견 때문만은 아니다. 현재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간혹 성공한 작품이 나와도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고 여전히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들만 드높은 신기루 같은 시장이다.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바닥을 다지기 위해 꿋꿋이 작업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8월 셋쨋주 스크린에는 한국 창작 장편애니메이션 두편이 동시에 걸리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한국영화계에서 90년대 중반부터 독보적인 애니메이션 작업을 계속해온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2001), <천년여우 여우비>(2006)에 이은 세 번째 장편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과, <돼지의 왕>(2011)과 <사이비>(2013)로 장편애니메이션 제작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그리고 이제는 <부산행>으로 실사영화에도 성공적으로 도전하여 안착한 연상호 감독
[스페셜] <서울역>의 연상호와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의 이성강 주목할 만한 한국 애니메이션 신작과 그 연출자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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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전설적인 가수였으나 현재는 목소리를 잃은 마리안, 이탈리아에서의 언어적 혼선,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알지만 침묵을 지키는 페넬로페 등 <비거 스플래쉬>는 소통 불능에 관해 다루고 있다. 이러한 설정으로 당신이 영화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건 어떤 것들이었나.
=영화의 배경으로 설정해둔 것들이 의미하는 바를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내게 어려운 일이다. 난 관객이 각자 어둠 속에 홀로 뛰어들어 내가 영화를 만든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말을 하지 못하는 마리안이나 암호처럼 알 수 없는 페넬로페 등의 내러티브 장치들로 나는 가능한 한 복잡하게 영화의 배경을 층층이 쌓아나간다는 것이다. 영화는 내게 장난감이 많은 큰 놀이터와 같다.
-인물들의 소통 불능은 각 인물들이 서로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가령 해리와 페넬로페는 부녀라고는 하지만 만난 지 겨우 일년밖에 되지 않았고,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것
[스페셜] 경험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모든 감각을 깨워두어야 한다 -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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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변할 것 같지 않은 커플이 시골의 호젓한 저택에 살고 있다. 이곳에 남자의 친구, 그리고 여자의 ‘젊은’ 질녀가 등장하며, 네 사람의 관계에서 서서히 긴장이 잉태된다. 사랑의 힘이 빚어내는 화학작용은 인간의 모든 이성적 통제를 무력화시키고, 결국 스스로 파멸하는 데까지 이른다. 사랑은 오직 자기 자신, 곧 사랑만을 위해 돌진하는 이기적인 마력을 가졌다. 죽음이 사랑의 관계를 끝내기 전까지, 사랑은 결코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중단시키는 법이 없다. 문호 괴테가 <친화력>(1809)에서 피력한 사랑의 자기 파괴적 운명이다.
괴테의 <친화력>, 네 남녀의 화학작용
괴테가 서술한 ‘친화력’의 구성요소가 네명의 캐릭터다. 남자 두명, 여자 두명, 그리고 여자 가운데는 세대 차이가 나는 젊은 여자가 포함돼 있다. 이런 관계를 저택의 ‘수영장’이라는 좁은 공간에 한정하여, 범죄에 가까운 사랑의 힘을 그린 스릴러가 자크 드레이 감독의 <수영장>(1969)
[스페셜] 연적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 루카 구아다니노, <비거 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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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러브>(2009)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비거 스플래쉬>로 돌아왔다. 전설적인 록스타 마리안(틸다 스윈튼)은 영화감독인 남편 폴(마티아스 쇼에나에츠)과 이탈리아의 작은 섬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어느 날 마리안의 옛 연인인 음반 프로듀서 해리(레이프 파인즈)가 뜻하지 않게 딸 페넬로페(다코타 존슨)와 함께 방문하면서 그들의 여유로운 휴가는 깨지고 만다. 마리안과의 과거를 되돌리고 싶어 하는 해리와 그런 해리가 신경 쓰이는 폴, 그리고 속내를 알 수 없는 페넬로페.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관계는 질투와 욕망이 뒤섞여 전개된다. <아이 엠 러브>에서도 그랬듯 <비거 스플래쉬>가 이탈리아영화 전통에 대한 오마주를 종종 드러낸다는 한창호 평론가가 글을 보내왔다. 그리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나눈 서면 인터뷰도 덧붙인다.
[스페셜] 루카 구아다니노, <비거 스플래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