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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해맑은 웃음을 짓는 사람이 누구였더라. 김우겸의 표정을 보면 환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이병헌과 강하늘이 오버랩된다. 25살,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표정만큼이나 솔직하고 편안한 태도로 상대방의 마음을 빼앗아가는 배우다. 몇년 전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게 해준 단편 <뿔>에서 소외된 친구에게 친화력을 나누어주는 고등학생 혁태에게서 김우겸의 매력이 드러난다. “큰 화면에서 나를 보는 게 그렇게 신기했다”는 그는, 음악을 하다가 우연히 연기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연기가 전부라고 말한다.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질문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있다”는 김우겸. 심사위원들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말로 그의 가능성을 전했다.
오디션 내 매력을 다 보여주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과장한 건 아닐까. 오디션 끝나고 버스 타고 집으로 오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 잘 못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참가만으로도 좋은 기
[신인배우] 김우겸 - 자신 있게, 용기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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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cm의 큰 키와 시원시원하고 이국적인 마스크가 김예진을 한눈에 띄게 한다. 그 ‘매력’이 한때는 ‘엄청난 콤플렉스기도 했다’는 그녀는 이제 자신이 가진 ‘요소’들을 모두 받아들이고, 연기 하나만 보고 달리는 중이다. 합격 발표 이후 2주가 흘렀다. “아직까지 합격의 기분에 젖어 있다”는 김예진은 이번 오디션으로 자신감을 장착했다. 올해 25살, 마침 동국대학교 연극학부를 막 졸업하고 연기에 대한 고민도 한층 깊어진 차였다.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 촬영과 오디션을 위해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온 시간들. 그녀는 방황의 시간도 있었지만 이제 “연기를 향해 기다릴 거고, 그 기다림을 할 수 있는 지금이 행운”이라고 말한다. 걱정과 달리 그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마스크뿐만 아니라 담백한 연기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오디션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 울었다. 막상 졸업하고 나니 이 길에 대해 막막하기도 하고 의심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오디션으로 용기를 얻었다. 합격 여부를 떠나서 2차, 3차
[신인배우] 김예진 - 능동적인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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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김우겸, 문동혁, 유병용, 이주연 그리고 특별언급된 전채은. 여섯명의 신인배우들로 <씨네21> 스튜디오가 꽉 들어찼다. 오디션 합격자라는 흥분,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으로서의 마음가짐만으로도 이들은 벌써 ‘합격 동기’의 친분을 나눠가진 듯 즐겁다. 이들은 지난 8월 5일 파주 명필름아트센터에서 열린 경기콘텐츠진흥원과 사람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씨네21>이 함께한 다양성영화 신인배우 발굴 프로젝트 오디션을 통과한 합격자들이다. <끝까지 간다> <터널> 김성훈 감독,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 명필름 심재명 대표, 사람엔터테인먼트 이소영 대표,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 <씨네21> 주성철 편집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총 2043명의 지원자 가운데 400 대 1의 경쟁을 뚫은 만큼 합격의 순간도, 합격 이후 설레는 마음으로 보낸 지난 2주간의 시간도, 이들에게 배우로서 기록할 만한 특별한 기억이 되어주었
제1회 다양성영화 신인배우 발굴 프로젝트 오디션에 합격한 여섯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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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1988)가 8월 31일 국내에서 정식으로 재개봉한다. 말이 재개봉이지 사실상 첫 개봉이나 다름없다. 1991년 수입사가 영화를 재편집해 홍콩영화인 것처럼 속여 개봉했다가 상영 중단된 이후 완전한 판본이 국내 극장가에 걸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토모 가쓰히로 감독의 <아키라>는 사실상 일본의 수많은 애니메이션영화가 서구 관객에게 소개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 첫 번째 영화다. 당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에서 최대 규모의 제작비와 인력을 쏟아부은 대작 프로젝트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는 후대에 과연 무엇을 남겼을까. 지난 수십년간 씹고 뜯고 맛봐온 <아키라>가 지닌 매력의 정체를 재개봉을 맞아 다시 되돌아봤다. 사실 이 글은 그 이유를 꼼꼼하게 따져 묻는 글이라기보다 <아키라> 제작 과정 전반을 되짚어보면서 다시 한번 팬심을 고백하는 팬레터라 해도 무방하다.
할리우드는 지난 30여년간 오토
재개봉을 환영하며 <아키라>가 남긴 흔적을 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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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중소설 작가 스티븐 킹은 작품 외적으로도 노출이 많다. 그는 에세이집에서 자신의 자세한 개인사를 털어놓기도 했고, 영화에 직접 카메오 출연을 하기도 했으며, 366만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주관을 드러낸다. 그만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도 많은 유명 인사 스티븐 킹에 대한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거나 어쩌면 그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일 수도 있는 정보들을 모아보았다.
□ 2살 때 아버지가 “담배 사러 갔다 오겠다”고 말하고는 집을 나갔다. 스티븐 킹의 어머니는 그와 형을 홀로 키웠다.
□ 어린 시절 이사를 자주 다녔다. 위스콘신주 드 피어,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코네티컷주 스트랫퍼드 등을 거쳐 메인주에 정착했다.
□ 어렸을 때 친구가 기차에 치여 죽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이 있다.
□ 1960년경, 포리스트 J. 애커맨이 펴낸 잡지 <우주인>에 단편소설 한편을 투고했다. 퇴짜를 맞았지만 애커맨은 이 소설을 보관하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킹 잡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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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에 순위를 매기는 건 큰 의미가 없다. 편수가 워낙 많을 뿐 아니라 소설의 완성도와 영화에 대한 평가는 거의 무관하기 때문이다. 꽤 인상적인 걸작에 못지않게 쏟아져나온 졸작도 있다. 대략 240편에 가까운 영화와 드라마 중 소설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기억되는 8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팬이 아니라도 이 정도라면 보고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캐리>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 / 1976년
사실상 스티븐 킹의 상업 데뷔작이라 할 만한 소설. 오프닝부터 샤워 신을 배치하는 등 에로틱한 분위기 속에 긴장감을 이어가지만 본질은 호러영화다. 광신도 어머니 밑에서 억압된 생활을 하던 캐리(시시 스페이섹)는 학교에서도 괴롭힘을 당한다. 졸업파티 때 다른 학생들의 계략으로 파티 여왕으로 뽑혔다가 돼지의 피를 뒤집어쓴 후 초능력이 폭주해 자연재해와 같은 참극을 벌인다. 영화 최대의 장점이 캐리 역에 시시 스페이섹이 캐스팅된 것이라 해도 좋을 만큼 스페이
스티븐 킹 소설 원작 영화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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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을 약올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1980)이 지금까지 만들어진 스티븐 킹 영화 중 최고 걸작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스티븐 킹은 지난 몇 십년 동안 큐브릭의 <샤이닝>이 얼마나 형편없는 영화인지 온갖 통로를 통해 꾸준히 설명해왔다. 심지어 그는 큐브릭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미니시리즈 리메이크 버전 <샤이닝>의 제작과 각색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결과는? 미니시리즈 버전은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큐브릭의 영화는 여전히 걸작 대접을 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스티븐 킹의 기가 꺾였느냐? 당연히 아니다. 난 종종 최근에 나온 <샤이닝>의 속편 <닥터 슬립>도 큐브릭의 <샤이닝>의 기운을 억누르기 위해 쓴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작품이 미니시리즈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그 작품은 큐브릭 영화에 대한 스티븐 킹의 또 다른 복수가 될 것이다. 어떻게 만들어질지 몰라도 요리사 할
영화가 짝사랑한 작가 스티븐 킹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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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쯤 정정훈 촬영감독의 초대를 받아 <그것> 촬영현장인 캐나다 토론토로 갈 뻔한 적이 있다. 여러 이유 때문에 취재가 무산되었는데 그때 그가 들려준 얘기 중에서 아직도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도, 나도 할리우드에 정착하고 있는 신인이라 서로 통하는 게 많다. 우리는 <그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성장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감했고, 피와 폭력이 낭자해 비명을 지르게 하는 전형적인 공포영화와 다르게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정훈 촬영감독의 이 말은 <그것>이 어떤 영화인지 짐작을 돕기는커녕 궁금증만 더욱 키웠다.
몇주 전, 그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만 해도 그는 미국 LA에서 <호텔 아르테미스>(감독 드루 피어스)의 막바지 촬영을 하고 있었다. <호텔 아르테미스>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스타트렉 비욘드> <미이라> 등에 출연한 소피아 부텔라, 조디
<그것> 정정훈 촬영감독 - 클래식하고 감각적인 공포를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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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 함께 맹세했었다. ‘그것’이 다시 시작되면 데리(Derry)로 돌아오겠다고.”
메인주의 작은 마을, 데리에서 걸려온 전화 한통이 일곱 남녀의 악몽을 되살린다. 전화를 건 사람은 고향 데리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친구 마이클. 그는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친애하는 동료들에게 두려운 소식을 전한다. “안녕, 나 마이클이야. ‘그것’이 다시 돌아왔어.” 과거를 잊은 채 소설가로 또는 디자이너로, DJ와 건축가와 회계사로, 도서관 사서와 성공한 사업가로 살아가고 있던 일곱 친구는 만사 제쳐두고 고향 데리로 향한다. 11살의 빛나는 여름, 물속에서 손을 맞잡고 약속했으니까. ‘그것’이 돌아오면 함께 막아내기로.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들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1986년 출간된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 <그것>은 그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 가운데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을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호러소설이다. 특히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이 창조해낸 인물 중
<그것>의 공포를 즐기기 위한 친절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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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늦여름, 우리는 다시 스티븐 킹이라는 거대한 이름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그것>과 <다크타워: 희망의 탑>이 연달아 개봉하는 덕분이다. 호러(<그것>)와 판타지(<다크타워: 희망의 탑>)라는 각기 다른 장르를 취하고 있는 두편의 영화는 스티븐 킹이라는 대우주가 얼마나 다채로운 얼굴을 지니고 있는지 엿보게 해줄 것이다. 두 영화의 개봉을 차치하고라도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은 지난 수십년 동안 끊임없이 영화라는 매체에 풍부한 상상력을 불어넣어왔다. <캐리>(1976)부터 <쇼생크 탈출>(1995), <그린 마일>(1999)과 <미스트>(2007)까지, 영화사에 자신의 인장을 아로새긴 많은 수작들이 스티븐 킹이라는 하나의 예술적 토양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스티븐 킹이라는 우주는 영화를 통해 어떻게 팽창하고 있는가. 영화는 왜 그의 작품에 끊임없이 매료되는
호러 기대작 <그것>을 통해 본 스티븐 킹의 작품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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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는 전복적이다. 권용만, 장성건이 결성한 펑크 밴드 밤섬해적단의 행보를 따라가는 이 독특한 다큐멘터리는 사진작가 박정근이 국가보안법위반으로 기소를 당한 사건까지 두루 엮어 커다란 질문을 던진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을 자유는 없는가. 싫은 걸 싫다고 말할 자유는 없는가. 밤섬해적단은 사회부조리를 거대한 농담으로 맞받아친 펑크 밴드였고 그저 펑크답게 놀았을 뿐이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된다. <논픽션 다이어리>(2013)를 통해 국가적 살인에 대한 화두를 던진 정윤석 감독은 그 순간의 비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밤섬해적단과 함께한 6년, 영화는 몸으로 체험한 사회의 부조리를 음악으로 해소한다. 세대 문제, 권위주의, 사회불평등 등을 외치는 그들의 음악은 소음처럼 귀를 아프게 하고 관객은 이를 외면한다. 정윤석 감독은 이 모습이 사회의 불협화음을 외면하는 한국 사회의 모순과 닮았다고 느끼고 이를 영화로 번역했다. 그러니까 이건 우리의 이야기다.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를 함께 만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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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30일 어둠이 깔린 서울 체부동. 한산한 골목에 위치한 카페는 일찌감치 <더 테이블>의 오픈 세트장으로 변신해 있었다. 이날은 비 내리는 장면을 위해 살수차까지 동원됐는데, 마지막 촬영을 앞둔 스탭들은 차분하고 익숙하게 손발을 맞춰나갔다. 초록색 카디건을 단정히 걸친 임수정의 표정에도 여유가 있었다. “어제는 <시간이탈자>(2015) 크랭크업하고 1년여 만의 촬영인 데다 중요한 감정 신이 있어서 좀 긴장했는데 하루 만에 몸이 풀린 것 같다. 오랜만의 나이트 촬영도 기대되고.”
임수정은 <더 테이블>의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결혼을 앞두고 옛 남자 친구 운철(연우진)을 만나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혜경을 연기한다. “어쩌면 혜경의 솔직한 모습이 닮고 싶어서 이 역을 맡았는지도 모르겠다. 얼굴이 알려진 배우로 살다 보니 꼭 남녀 관계가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에 제약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혜경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 옛 남자 친구에게
<더 테이블> 임수정 - 시간이 만든 자유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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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는 거짓말쟁이다. <최악의 하루>(2016)에서 사소한 거짓말을 하다 만나는 남자들을 한자리에 모아버린 그는 <더 테이블>에서는 전문 결혼사기꾼으로 등장한다. “행사는 두번 있는 거예요. 상견례 한번, 식장 한번.” 머리를 야무지게 하나로 묶은 단정한 차림을 하고, 엄마 역할을 해줄 동업자에게 자신의 가짜 역사를 늘어놓으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너무 프로페셔널해서 그만 이 사기가 정당한 것이라고 깜빡 속을 듯하다. 김종관 감독의 작품에서 연달아 ‘은희’ 역을 맡은 한예리 이야기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설득당할 법한 그의 단단함 때문일까, 은희는 이번에도 도무지 밉지가 않다.
늦은 오후에 찾은 서촌 골목길의 한 카페에선 <더 테이블> 촬영이 한창이었다. 김종관 감독은 “첫 번째, 두 번째 이야기가 남녀 사이의 비교적 가볍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라면 이번 이야기는 슬프면서도 애틋한 테마를 잡아주면서 페이소스를 자아내는 에피소드”라고 설명하며
<더 테이블> 한예리 - 언제든 흔들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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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도 그 공간에 누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분위기와 온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5월 26일 <더 테이블>의 기상도는 정은채가 만들어낸 경진이라는 인물의 마음의 동세를 좇아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새초롬하면서도 다부지고, 강한 듯하면서도 여릿한 경진의 얼굴이 카메라앵글에 클로즈업으로 맺혀 있다. 여사여사한 세상사를 눈앞에 두고서도 호락호락하게 변심하지 않으리라는 듯 어떤 고집이 경진, 아니 정은채의 얼굴 위로 지나간다. 경진은 오늘로서 네 번째 만나는, 그 만남 중 딱 한번 자신의 집에 왔다가 제 손목시계를 남겨두고 홀연히 해외로 여행을 떠났던 남자 민호(전성우)와 재회했다. 경진은 제 마음을 전하고 그 마음을 나누고 싶었던 민호가 이제야 제 앞에 나타난 데 분명히 화가 난 듯 보인다. 몸은 민호와 마주했으나 경진의 시선은 민호를 피해 엉뚱한 곳을 향한다. 정은채는 “경진은 ‘그를 만나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지’라며 미리 생각하고 왔을 거다. 그럼에도 상대의 반응에
<더 테이블> 정은채 - 순간에 집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