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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 노에는 문제적 감독이다. <아이 스탠드 얼론>(1998), <돌이킬 수 없는>(2002) 등 충격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언제나 논란을 몰고 왔다. 그러나 가스파 노에만큼 인간의 욕망을 제대로 직시하고 정념을 표현해내는 감독도 드물다. <러브>(3D)는 제목 그대로 사랑에 집중한다. 적나라한 섹스 장면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엔 환희, 질투, 후회, 집착 등 사랑의 파노라마에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파격적인 정사 장면이 화제다. 게다가 이번엔 3D로 촬영했다.
=내 생각엔 파격도, 충격도 없다. 오히려 멜랑콜리하고 감성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유일한 폭력은 커플이 싸우면서 욕하는 장면이다. 섹스를 포함하여 나머지 장면은 실제 삶의 모습을 그리려 했다. 섹스 장면은 영상으로 재현할 때 유독 작위적으로 묘사되어왔다. 내가 늘 해왔던 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찍고 싶었고, 이번엔 그 대상이
[스페셜] 사랑이 바스러져가는 풍경 - <러브>(3D) 가스파 노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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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강 감독은 <마리이야기>(2001), <천년여우 여우비>(2006) 등으로 국내 창작애니메이션의 길을 닦아온 대표주자 중 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또 한번 신작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2016, 이하 <카이>)을 들고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5월1일 일요일 단 한 차례 마련된 야외상영을 마친 그는 관객과 만난 즐거움에 약간의 흥분과 기대로 상기되어 있었다.
-국내 창작 극장애니메이션의 어려움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장편 극장애니메이션이 꾸준히 만들어지는 건 대부분 창작자의 의지 덕분인 것 같다.
=사명감 같은 거창한 말로 꾸미고 싶진 않다. 즐거움이 있으니 만든다. 그거면 충분하다. <천년여우 여우비> 이후 꽤 긴 시간이 흘렀는데, 이렇게 관객을 만날 수 있어 기쁘고 벅차다. 이런 기분 때문에 영화를 계속 만들어왔다는 걸 새삼 다시 떠올렸다.
-첫 상영이자 마지막 상영을 마쳤다. 반응은 만족
[스페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들 -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이성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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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주에서 만난다. 데뷔작 <전쟁을 준비하라>(2015)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던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은 두 번째 장편 <우아한 나체들>로 올해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전주가 발견하고 전주가 주목하는 그는 아르헨티나와 오스트리아를 오가며 현대인의 부조리한 삶을 대담한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전주 방문이다.
=익숙한 곳에 돌아와 반갑고 기쁘다. 다시 불러주어 영광이다. 한국은 남미, 유럽보다 열정이 넘친다. 전주가 특히 그렇다. 기반시설도 인상적이지만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수시로 마련해주는 게 제일 좋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지원하고 뽑힌 과정이 궁금하다.
=동료가 참여한 적이 있어 전주가 이런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란 걸 알고 있었다.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출품 의사를 묻는 메일이 왔다. 오스트리아, 남미에서 먼저 펀딩을 받았고 워낙 독특한 소재라 가능할지 반
[스페셜] 부유층의 위선적인 삶 속으로 -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우아한 나체들>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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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2004), <창피해>(2010)를 연출한 김수현 감독이 오랜만에 신작을 만들었다. 키보드 워리어이자 청년 백수인 교환(구교환)은 민주화를 ‘좌파들의 논리에 제압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모임 ‘너나나나베스트’에 사진과 글을 올리는 게 낙이다. 한평생을 좌파 척결에 바쳐온 ‘애국노인’ 정수(동방우)는 ‘어버이 별동대’의 대장이다. 노인들을 이끌고 종북 세력 타도에 열을 올린다. 전혀 다른 두 세대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우연한 일로 만나 친구가 된다.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어떤 외로움이 이 둘을 이어주는 것 같다. <우리 손자 베스트>(2016)는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문제적인 현장의 단면을 에두르지 않고 보여주는 블랙코미디다.
-제한된 예산과 일정으로 장편을 만드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참여해본 소감이 궁금하다.
=제안받고 좋았다. (웃음) 그동안은 후다닥 준비해서 촬영에 들어가는 편이 못
[스페셜] “외로운 이들을 우리가 마중 나가보자” -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우리 손자 베스트> 김수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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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민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시나리오 전공 졸업작품으로 <눈발>의 시나리오를 썼다. 지도 교수인 이창동 감독이 직접 영화 제목을 지어주었다. 이후 명필름영화학교 1기로 입학해 영화를 완성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선정돼 제작 지원까지 받은 조재민 감독의 데뷔작 <눈발>은 고성으로 전학 간 소년과 왕따 소녀의 만남을 통해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그 폭력을 감내하기엔 너무도 무력한 소년의 모습을 그린다.
-고향인 경남 고성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썼다.
=첫 연출작인 만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잘 아는 이야기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지만 서사에 대한 확신의 부족, 자신감의 결여 때문에 내가 경험했고 잘 아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맞겠다 싶었다. 시나리오를 쓰던 당시 지도 교수님인 이창동 감독님 또한 그런 조언을 해주셨다.
-실제 경험이 모티브가 된 건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1
[스페셜] “비겁했던 과거에서 출발한 영화” -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눈발> 조재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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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의 삶을 다룬 <본 투 비 블루>는 일대기 형식을 갖는 보통의 전기영화와는 다른 노선을 취한다. 영화는 그의 연주를 닮아 담백하지만 미묘하다. 로베르 뷔드로 감독이 풍기는 느낌도 영화와 비슷했다. 건강한 캐나다인의 느낌과 예민한 예술가의 분위기가 공존했다. 데뷔작 <뷰티풀 섬웨어>(2006) 이후 <큐비클 워리어스>(2013), <솔로>(2013) 등 다수의 영화에 프로듀서와 각본가로 이름을 올린 로베르 뷔드로 감독이 두 번째 연출작 <본 투 비 블루>를 들고 전주를 찾았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의 삶을 영화로 옮겼다. 원래 재즈 애호가였나.
=재즈는 말할 것도 없이 좋아한다. 영화를 공부하던 학생 시절인 2003년에는 1940년대 재즈 클럽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을 다룬 5분짜리 단편 <드림 레코딩>을 만들었다. 그때 인연을 쌓은 캐나다 유명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스페셜] “에단 호크의 연주 신, 대역은 한 장면도 쓰지 않았다" - <본 투 비 블루> 로베르 뷔드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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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해피 아워>(2015)는 여러모로 놀라움을 준다. 러닝타임이 무려 5시간17분인데 보고 있으면 전혀 그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드라마틱한 사건이랄 건 없다. 30대 후반 네명의 여자 친구들의 일상과 그 일상의 균열이 만들어낸 파문이 그대로 영화의 러닝타임이 된다. 게다가 자연스러운 얼굴로 일상의 순간을 담담히 연기한 네명의 주인공들 모두가 비전문배우라는 점은 더욱 놀랍다. 이혼 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준과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외로운 아카리를 연기한 가와무라 리라와 다나카 사치에가 전주를 찾았다. 데뷔작 <해피 아워>를 만들면서 그들이 경험한 생의 첫 번째 순간들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났다.
=다나카 사치에_영화를 일본,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때에 이어 오늘까지 총 세번 극장에서 봤다. 긴 러닝타임에 인터미션도 없어서 관객이 지루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셨다. 또 중간중간 웃
[스페셜] 긴 영화가 아니다, ‘슬로 무비’일 뿐이다 - <해피 아워> 가와무라 리라, 다나카 사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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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가득한 전주, 영화로 꽃핀 봄이었다.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경청할 만한 이야기와 주목할 만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5시간17분이라는 무시무시한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 <해피 아워>의 두 배우를 만났고, 적나라한 섹스 장면을 3D로 담아낸 <러브>(3D)의 문제적 감독 가스파 노에도 만났다.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신작을 완성한 <최악의 여자>의 김종관 감독, 국가정보원의 실체를 보여주는 문제적 다큐멘터리 <자백>의 최승호 감독, 오랜만에 신작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이성강 감독의 얘기도 들었다.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과 나눈 길고 긴 이야기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축제는 끝나도 영화는 계속된다.
[스페셜] 조세호씨 전주 왜 안 왔어요? 멋진 영화가 이렇게 많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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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숨’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바다 속 해녀들이 더이상 숨을 참을 수 없을 때 마지막 한번을 더 참을 것인가, 물 밖으로 나갈 것인가를 가르는 마지막 숨이다. 때론 그 숨이 삶과 죽음을 나눈다. 고희영 감독의 <물숨>은 바다와, 물숨과 싸워나가는 제주 우도의 해녀들을 7년간 좇은 다큐멘터리다. 한국경쟁부문 특별언급상과 CGV아트하우스상 배급지원상을 수상했다. 감독은 수상의 소회를 이렇게 전했다. “촬영하면서 마음이 약해졌다, 독해졌다를 무수히 반복했다. ‘그만둬야 하나’ 싶을 때 ‘걸어서 별까지’라는 한 시구가 눈에 들어왔다. 영화 작업이 딱 그랬다. 너무 더딘데, 가다보면 어느 별인가에 닿아 있는.” 7년의 촬영, 2년의 후반작업으로 고희영 감독이 가닿은 <물숨>에 대해 들어봤다.
-2관왕을 축하한다.
=전혀 예상 못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첫 상영을 함께 보고 헤어진 스탭들에게 시상식까지 함께 있자고 할걸. (웃음) 거의 재능기부로 7년을 버텨
[스페셜] 해녀들로부터 배운 것… ‘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 와라’ - <물숨> 고희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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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B>는 탈북 여성 마담 B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마담 B는 1년만 돈 벌고 돌아갈 생각으로 중국으로 향하지만 중국 시골의 가난한 남자에게 팔려가 그곳에서 중국 남자와 정 붙이며 살아간다. 그러다 북에 두고 온 두 아들의 탈북과 남한 정착을 돕고자 중국 남편의 동의하에 한국으로 향한다. 윤재호 감독은 충실한 기록자로서 마담 B의 삶에 밀착한다. 동시에 의식 있는 작가로서 분단의 현실을 비춘다. 줄곧 프랑스에서 영화 작업을 해온 감독은 단편 <약속>(2010), 다큐멘터리 <북한인들을 찾아서>(2012), 올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단편부문에 초청된 <히치하이커>(2016) 등을 통해 꾸준히 분단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마담 B>의 윤재호 감독을 만났다.
-탈북 여성 관련 극영화 시나리오를 쓰려고 중국에 갔다가 탈북자이자 브로커인 마담 B를 만났다. 결국 그녀에 관한 다큐
[스페셜] 분단에 대한 혼란, 고민, 질문을 영화에 담았다 - <마담 B> 윤재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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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류선영 두 배우의 연기가 매우 인상깊었다.” <연애담>(2015)을 한국경쟁부문 공동 대상작으로 발표하던 심사위원 이치야마 쇼조. 두 배우의 이름에 힘을 실으며 깊은 지지를 보냈다. 멜로극 <연애담>에서 이상희와 류선영은 각각 사랑에 서툰 윤주와 윤주에게 사랑의 감정을 일깨워주는 지수를 연기한다. 이상희는 <철원기행>(2014)으로 사할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남매>(2014)로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아왔다. <연애담>의 이현주 감독은 “섬세하게 연기하다가도 한순간 감정을 터뜨리는 힘이 있다”며 이상희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류선영은 <연애담>이 주연으로 참여한 첫 장편작이다. 촬영 전부터 “<연애담>이 선영의 덕을 보게 될 것”이라 예견했던 선배 이상희의 말이 에두르는 말 같지 않다. 충분히 귀 기울여보고 싶은 윤주와 지수의 연애담, 이상희와 류선영의 &
[스페셜] 서로를 알아가는 영화적인 과정 - <연애담>의 배우 이상희, 류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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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조금 알 것 같아.” 연애 감정에 설레고 있는 윤주(이상희)는 살포시 볼을 붉히며 말한다. 하지만 부푼 마음은 오래지 않아 꺼지고 만다. 이현주 감독의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 연구과정 8기 졸업작품이자 장편 데뷔작인 <연애담>은 지수(류선영)와 연애를 시작한 윤주가 낯선 상황과 감정에 조금씩 적응해간다는 이야기다. 단편영화 <Distance>(2010)와 <바캉스>(2014)에 이어 세 번째로 여성간의 사랑을 그렸다. <연애담>으로 이현주 감독은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공동 대상을 수상했다.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했는데 대상까지 수상했다.
=경력이 많지 않은 사람들끼리 모여 겨우 만들어 영화제에 초청되고, 관객을 만난 것만으로도 뿌듯했는데 상까지 받게 돼 정말 모두에게 고맙고 기쁘다. “힘드니까 그만해도 된다”고 하시던 부모님도 이번 수상 소식을 듣고 “이제 네가 하는 걸 지지하겠다”고 말
[스페셜] 지수는 윤주의 미래이고 윤주는 지수의 과거다 - <연애담> 이현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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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영화로 ‘쇼부’를 보고 싶었다.” 배우 백승환의 얘기다. 백승환을 비롯해 이웅빈, 신민재, 김충길 네 배우는 고봉수 감독을 만나 연기다운 연기를 하게 된다. 고봉수 감독은 네 배우에게 ‘기회’를 줬고, 네 배우는 영화에 ‘숨’을 불어넣어줬다. 네 배우가 없었다면 <델타 보이즈>는 리얼리티를 확보하지 못한 어설픈 코미디가 됐을지도 모른다. 음악이 하고 싶은 남자들의 이야기는 곧 연기를 하고 싶은 네 배우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고봉수 감독의 작품을 제하곤 영화와 드라마에서 단역 경험이 전부인 이들이지만, <델타 보이즈>는 네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 실력과 매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실히 보여준다.
-영화 속 캐릭터와 실제 캐릭터가 비슷하다고 들었다.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듯한 느낌도 많이 들었겠다.
=백승환_그래서 영화가 자연스럽고 날것의 느낌이 나는 것 같다. 일단 감독님의 설정이 30,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70이었다.
김충길_대본은
[스페셜] 틀리는 것조차 아름답게 느껴졌던 경험 - <델타 보이즈> 이웅빈, 신민재, 백승환, 김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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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진중한 편입니다. 말도 별로 없고.” 영화가 꼭 감독을 닮는 건 아닌 모양이다. 고봉수 감독의 <델타 보이즈>는 배꼽 빠지게 웃겼다가 제대로 감동 주는 영화다. 노래하는 게 꿈인 일록(백승환), 예건(이웅빈), 대용(신민재), 준세(김충길), 네명의 지질한 남자들은 사중창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 좌절된 꿈과 희망 없어 보이는 미래를 이야기한다. 볼품없어 보이는 네명의 캐릭터를 끝내 응원하게 만드는 이 영화는 좋은 캐릭터와 좋은 연기, 차분한 호흡과 독특한 코미디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단편 <G4> <안나> 등을 만들었던 고봉수 감독은 250만원의 제작비로 완성한 장편데뷔작 <델타 보이즈>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부문 대상과 CGV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을 받았다. 정직하고 진심 어린 이 영화에 사람들이 감응한 결과다. 수상 결과가 발표되기 두어 시간 전, 전주에서 고봉수 감독을 만났다.
-오늘(5월5일)
[스페셜] 코미디는 일상의 판타지, 앞으로 블랙코미디 계속하겠다 - <델타 보이즈> 고봉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