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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_다른 현장에서는 어느덧 선배의 위치가 되었는데, <아가씨> 현장에서는 키스탭 대부분 나보다 선배님들이셨다. 김상범 편집감독님과 친분이 있어서 그분의 편집실에 가면 자연스레 박찬욱 감독님에 대한 얘길 나누고, <암살> 찍을 때는 안수현 프로듀서가 과거 박찬욱 감독님의 작업을 한 적이 있어서 또 자연스럽게 <아가씨> 얘길 주고받았다. <암살>에서 함께 작업한 류성희 미술감독님, 예전에 광고 촬영을 함께한 정정훈 촬영감독님과도 <아가씨> 촬영 전부터 시나리오를 의논했다. 어딜 가든 박찬욱 감독님의 네트워크 안에서 <아가씨> 얘기를 할 수 있어 무척 편했다.
조진웅_많은 선배들이 칸에 꼭 가봐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대체 비행기를 12시간씩이나 타고 칸을 가봐야 하는 이유가 뭔가.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아파 비행기 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말이다. 신혼여행도 하와이로 갔다왔는데 힘들었다. (웃음) 레드카펫
[칸 스페셜] <아가씨> 배우들의 말, 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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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국내 매체 라운드 테이블과 칸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들을 정리했습니다.
-<아가씨>를 함께 제작한 용필름 임승용 대표로부터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처음 건네받았을 때 소설의 어떤 면모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나.
=특정 장면이 끌어당겼던 것 같다. 시간이 오래 지난 까닭에 원작의 어떤 장면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되게 아이로니컬한 대목이 있었다. 1장에서 2장으로 넘어갈 때 드라마를 끌고 가는 주체가 바뀌는 것도 좋았다. 서사의 주체와 객체가 드라마 안에서 뒤바뀌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남북한 병사들이 같은 상황을 각기 다르게 묘사했던 <공동경비구역 JSA>나 서사의 주체가 바뀌는 <복수는 나의 것>도 그런 맥락에서 풀어나갔던 작품이었다. 또 관객이 이미 본 장면인데, 그 장면이 다시 나올 때 다른 등장인물의 눈으로 보게 되는 설정도 재미있었다.
-원작 소설의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각색하려
[칸 스페셜] “시선을 마주치고 외면하고 하는 순간들이 중요했다” - 박찬욱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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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멀찍이 떨어진 작품이다. 시대극이고, 전작에 비해 대사가 무척 많고, 두 여성주인공을 서사의 전면에 내세운 것도 처음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전작과의 유사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뜻으로 한 얘기는 절대 아니다. 성에 갇힌 소녀가 탈출을 감행하며 성장한다는 점에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스토커>(2012)와 함께 묶일 만하다. 같은 사건을 각기 다른 인물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공동경비구역 JSA>(2000)와 <복수는 나의 것>(2002)이 연상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폭력을 묘사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올드보이>(2003)나 단편 <컷>(2004)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이 있지만, 이 영화에선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니 그냥 넘어가자. 어쨌거나 분명한 건 <아가씨>가 박찬욱 감독의 전작 중에서 인물들의 목표가 가장
[칸 스페셜] 한국영화 첫 공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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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7일 화요일.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가 중반부를 넘어선 지금,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벌 상영관에서 마주하는 기자들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영화제 공식 협찬사로 기자들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네스카페 부스는 카페인 섭취가 절실한 기자들로 늘 장사진을 이룬다. 아침 8시30분에 그날의 첫 영화를 보기 시작해 짬짬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오후 10시쯤 마지막 상영이 열렸던 극장을 빠져나오는 생활을 일주일간 반복하다보면 아무리 체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지치기 마련이다(그런 의미에서 거의 매 상영 때 극장에서 마주치는 나이 지긋한 해외 평론가들의 평온한 표정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미스터리다). 게다가 올해의 칸은 기자들에게 시련 한 가지를 안겨줬다. 경쟁부문 상영작의 러닝타임이 지나치게 길다는 것이다.
긴 상영시간에 관한 논란
물론 상영시간이 긴 영화는 경쟁부문에 언제나 있어왔다. 지난 2013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압델라티프 케시시의 <가장 따뜻한
[칸 스페셜] 칸국제영화제에서 도착한 두 번째 영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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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영화가 질적, 양적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준 반면, 영화의 ‘제2의 개봉’이라 할 수 있는 2차 매체 시장은 극장과 달리 매우 열악한 상황에 처한 것이 현실이다. 시장성과 자본 논리로 인해 몇몇 한국영화가 정작 한국에서는 블루레이로 출시되지 못하는 현실은 애타게 한국영화 블루레이를 기다리는 관객의 시선을 해외로 돌리게 하곤 한다. 지난주 조재휘 평론가의 ‘국내 정식 발매를 희망하는 해외판 블루레이 Best 10’ 기획에 이어, 언젠가는 국내 정식 발매가 있길 희망하는 해외판 한국영화 블루레이의 면면을 살펴본다.
복수 3부작 2002~5(북미)
<복수는 나의 것>(2002)과 <올드보이>(2003), 그리고 <친절한 금자씨>(2005)로 이어지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은 블루레이가 HD 매체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이래 꾸준히 출시 요청이 있어온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명성과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이 세 작품의 블루
[스페셜] 해외에서 발매된 한국영화 블루레이 Bes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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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굉장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곱절의 수고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미 심상찮게 극장가를 달구고 있는 <곡성>의 현장은 얼마나 더 뜨거웠을까. 각자의 영역에서 프로덕션을 진두지휘한 네 사람의 키스탭을 만나 <곡성>의 상세한 면면과 나홍진 감독과의 혹독한 협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임민섭 프로듀서, 채경화 의상감독, 이후경 미술감독, 장영규•달파란 음악감독이 그들이다.
임민섭 프로듀서
<태양은 없다>(1998) 제작부로 영화를 시작해 <페스티벌>(2010), <특수본>(2011), <7번방의 선물>(2012) 프로듀서에 이어 <곡성>(2016) 프로듀서를 맡았다. 나홍진 감독과는 첫 작업이다. “여태까지 한 작품 중 가장 고생했던 작품이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니 과정은 힘들어도 노력하니 이렇게 좋은 영화가 나오는구나 싶더라”는 그다. 블루트리픽쳐스를 설립해 <채식주의자>(2009)를 제작하기
[스페셜] 스탭들이 말한다 <곡성>의 그 장면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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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시사회 반응이 아주 좋더라. 긴 시간 매만져온 작품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시사회장으로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기자분들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정말 알 수가 없더라. 객석을 보는데 다들 무표정하셔서, ‘아… 재미없게 보셨나보다’ 했지. (웃음) 끝나고 좋은 말씀을 많이 들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이 <곡성>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어떤 불행을 겪은 사람, 혹은 피해자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그동안 <추격자>와 <황해>를 만들며 가해자에 대해 굉장히 많은 조사를 했다. 오랜 시간 취재를 하고 전문가들의 연구 자료를 보며 그들의 심리 상태와 범죄를 저지르는 요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거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왜 그런 불행을 겪어야 하는가? 물론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한 이유도 있을 수 있다. 위험하니까 가지 말
[스페셜] 장르를 비틀기 위해서 가장 클리셰적인 종교가 필요했다 - 나홍진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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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2008)와 <황해>(2010)의 징글징글한 에너지가 오랫동안 그리웠다. 나홍진 감독이 신작 <곡성>을 들고 6년 만에 돌아왔다. <곡성>은 촬영 전부터 시나리오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이야기라고 영화인들 사이에서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언론 시사회에서 첫 공개된 <곡성>은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다. 나홍진 감독은 자신의 장기인 스릴러 장르 장치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한국영화에서 쉽게 시도되지 않았던 오컬트라는 장르를 과감하게 돌파했고, 선과 악의 구도가 분명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악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 점에서 <곡성>은 <추격자> <황해>와 다른 경지로 넘어간 작품이라 감히 장담해본다. 영화 리뷰와 나홍진 감독의 긴 인터뷰가 <곡성>을 감상하는 데 작은 팁이 되길 바란다.
“모든 살인은 십자가 아래서, 즉 신의 발밑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했다.” 데뷔작
[스페셜] 나홍진의 작가적 야심이 만개한 세 번째 영화 <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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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지훈 중앙대학교 공연영상창작학부 교수
극장용 영화와 영상 설치작품을 넘나드는 필립 그랑드리외의 작업은 이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탐구한다. 이미지는 어디에서 생성되는가? 그 이미지는 무엇을 표현하고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그의 초기작 <음지>(1998)와 <새로운 삶>(2002)부터 이미지는 칠흑 같은 어둠 또는 초점이 불투명한 세계에서 형성된다. 몽환적 카메라 이동, 극단적 클로즈업, 페이드와 다양한 노출효과를 통해 전시되는 그 이미지는 신체의 형상이자 변모하는 풍경이다. 이미지는 신체가 발산하는 감각과 에너지에 맞춰 파동을 일으키고 기묘하게 변형된다. 신체와 감각, 에너지의 영화라 말할 수 있는 그랑드리외의 작업은 시간과 공간의 4차원을 개방하고 정신과 자연의 보이지 않는 힘을 포착할 수 있는 영화를 실천했던 장 엡스타인, 그리고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힌 얼굴과 몸짓을 표현해온 필립 가렐을 환기시킨다. 그러면서도 그랑드리외의 영화는 두 가지 측면
[스페셜] 신체와 감각, 에너지의 영화 - 김지훈 교수, 필립 그랑드리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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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전문 매체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다큐멘터리 <자백>을 세상에 내놨다.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간첩 혐의를 벗게 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유우성씨 사건을 중심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조작해온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실체를 비판한다. 영화에는 국정원과 한국 사회의 또 다른 기득권인 검찰, 보수 언론과의 검은 커넥션까지도 여실히 드러난다. 최승호 PD가 만든 첫 번째 영화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과 넷팩상 2관왕을 수상했다. 인터뷰는 수상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진행됐다.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에 주목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보며 국민의 의사를 조작하는 국정원이라는 기관에 대한 굉장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2013년 4월, 유우성씨의 여동생 유가려씨가 국정원에 6개월간 갇혀 있다가 나오자마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빠가 간첩이라는 자신의 자백 때문에 오빠가 감옥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자신의 자백이 거짓이었다고 말
[스페셜] 국정원 개혁의 촉매제가 되길 - <자백> 최승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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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 개봉 10주년을 기념해 특별판 블루레이가 제작 중이다. <올드 데이즈>(2016)는 이 블루레이에 수록될 러닝타임 110분의 다큐멘터리다. 연출자와 참여 배우, 스탭들의 코멘터리를 싣는 기존의 블루레이 부가영상 제작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다. 다큐멘터리는 박찬욱 감독과 최민식, 오광록 등 배우들과 동행해 영화의 중요 촬영지를 다시 찾았다. 그곳에서 각자의 기억 속 <올드보이>를 다시 불러내 현재의 감회를 전한다. 촬영 당시 찍어둔 현장 영상과 지금까지 단 한번도 세상에 공개된 적 없는 스틸 자료까지 볼 수 있다. <올드보이>만 보고 달렸던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를 연출한 한선희 감독(오른쪽)과 <올드 데이즈>의 기획 및 블루레이 제작을 맡은 블루레이 전문 제작사 플레인 아카이브의 백준오 대표를 만났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블루레이에 넣겠다는 야심찬 기획의 출발이
[스페셜] <올드보이> 현장의 에너지를 가득 - <올드 데이즈>의 한선희 감독, 플레인 아카이브 백준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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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드니 코테 감독이 세편의 영화로 전주를 찾았다. 블랙코미디 장르의 매력을 잘 담은 장편 <베아트리체 없는 보리스>, 리스본이라는 도시를 주제로 한 단편 <여행>, 카메라를 든 이의 불안한 1인칭 시점과 사운드만으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단편 <어쩌면 잠든 사이에>는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드니 코테 감독의 개성을 잘 드러내는 작품들이다. “컨벤션(관습)이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정도”라는 드니 코테 감독은 올해 국제경쟁 심사위원이기도 했다.
-데뷔작 <방랑자>(2005)가 2006년 전주국제영화제 우석상을 받았고, 2010년에는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전주와 인연이 꽤 깊다.
=<방랑자>로 전주에서 받은 상금이 꽤 컸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그 상금 덕에 두 번째 영화 <우리의 사생활>(2007)을 만들 수 있었다. 이후로도 계속 전주와 특별한 인연을 쌓으면서 캐
[스페셜] 예측 불가능의 매력 - <베아트리체 없는 보리스> 드니 코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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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여자>의 주인공 은희(한예리)는 곤경에 빠졌다. 남자친구인 현오(권율)와 현오 몰래 만나온 이혼남 운철(이희준), 그리고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이와세 료)와 얽히고설켰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 하루 동안에 말이다. 세 남자를 대하는 은희의 얼굴은 어떻게 변해갈까. <조금만 더 가까이>(2010) 이후 오랜만에 장편을 선보이는 김종관 감독을 만나 그 대답을 들어봤다.
-세 남자와 만나며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사람은 상대방과 어떤 관계냐, 처한 상황이 어떠하냐에 따라 매번 다른 면모를 보이게 되지 않나. 그걸 좀 더 극적으로 풀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한예리가 은희 역을 맡았다.
=예리씨는 차분하고 여성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 느낌의 사람이 은희처럼 곤경에서 탈피하기 위해 의뭉스럽게 거짓말을 해나가는 역을 한다면 캐릭터가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워낙 연기를
[스페셜] 걸을 때 생기는 에너지를 담아 - <최악의 여자> 김종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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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랜>은 198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에서 일어난 푸치오 가족의 범죄를 그린다. 친구 및 이웃을 납치해 몸값을 받아내는 일을 생계 수단으로 삼았던 아버지와 납치, 고문, 살인을 알면서도 묵인한 가족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렸다. <크레인 월드>(1999), <비밀경찰>(2002), <카란초>(2010) 등을 만든 아르헨티나 출신의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은 <클랜>으로 제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5월12일 국내 개봉한다.
-푸치오 가족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실화를 처음 접한 건 13살 때다. 1985년 푸치오 가족의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고, “일가족이 친구들을 유괴•살해했다”는 당시 신문의 헤드라인이 한동안 잊히지 않았다. <사자굴>(2008)을 만들던 때부터 자료조사팀을 꾸려 2년간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푸치오 가족이 몇명을 납치해 죽였는지, 몸값을 얼마나 받
[스페셜] “실화 영화화, 책임감이 컸다” - <클랜>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