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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간첩조작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뉴스타파’에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2>를 만들고 난 뒤 무엇을 할까 생각하던 찰나에 유가려씨가 국정원의 협박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고 밝힌 기자회견 기사를 보게 됐다. 허위자백이 사실이라면 다른 많은 조작사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취재했다.
-유가려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자백이야기>를 만들기도 했다. <자백>에서 애니메이션을 빼고 인터뷰와 녹취를 활용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자백이야기>를 만들었을 때는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이 사건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보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애니메이션이 꼭 필요했다. 영화를 만든 시점은 무죄판결이 난 이후였다. 빙산 밑의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례를 비롯해 리얼리티와 공포, 부조리 등을 표현하는데 실사가 더 적
[스페셜] 최승호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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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탈북한 화교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가 국정원에 의해 간첩으로 내몰린다. 국정원이 내놓은 명백한 증거는 동생의 증언 ‘자백’이었다. 하지만 국정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의심을 품은 최승호 감독이 움직였고, 2015년 10월 대법원은 유우성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 이것이 바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이다. 하지만 단지 이 사건 뿐이었을까? <자백>은 최승호 감독이 한국, 중국, 일본, 타이 4개국을 넘나들며 40개월간의 추적 끝에 드러나는 스파이 조작사건의 실체를 취재한 탐사 보도의 결정판이다. 특히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거침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장면은 압권이다. 그렇게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다큐멘터리 작품에 수여하는 다큐멘터리상을 비롯해 아시아영화진흥기구에서 시상하는 넷팩(NETPAC)상까지 2개 상을 수상한 <자백>과 만난다. 스토리펀딩에 1만7261명이 참여해 무려
[스페셜] 최승호 감독 데뷔 다큐멘터리 <자백>이 지닌 질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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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시리즈는 일본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괴수물이다.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1954)가 처음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쇼와 시대(1926~89), 헤이세이(1989~현재) 시대 두 왕조를 거치며 총 28편이 제작됐다. 히구치 신지 감독이 <고지라> 시리즈의 29번째 영화를 맡은 건 운명인지도 모른다. <고지라>(1984)가 <메카고지라의 역습>(1975) 이후 10년 만에 부활했을 때 그는 도호 촬영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고지라>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에 가고 싶었다. 고지라가 부활하는 순간을 목도하고 싶었다. 그만큼 고지라는 내게 특별한 존재다.”
히구치 신지와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만든 <신고질라>는 파괴의 징후를 시작으로 괴수가 방사능으로 할퀴어 아수라장이 된 도시, 그리고 정부의 갈팡질팡하는 대응 전략을 그리면서 동일본 대지진을 환기시키는 묵시록적 블록버스터다.
[스페셜] 정부 비판한다고? 실제 일어나는 일일 뿐 - <신고질라> 히구치 신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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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기요시가 부산을 찾았다. 신작 <은판 위의 여인>은 그가 프랑스에서 촬영한 첫 번째 해외 진출작이다. 파리에 사는 장(타하르 라힘)은 사진작가 스테판(올리비에 구르메)의 조수로 고용된다. 괴팍한 스테판은 실물 크기의 은판으로 인물 초상을 찍는 19세기 촬영방식인 다게레오타입(은판사진법)을 고수한다. 그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모델인 딸 마리(콘스탄스 루소)가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종용한다. 지친 마리는 아버지 곁을 떠나려 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장과 사랑에 빠진다. 19세기 촬영방식 다게레오타입을 소재로 영화에 흐르는 공기는 고딕풍의 호러이지만, 자책과 슬픔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이야기는 궁극의 사랑 이야기에 가깝다. 최근 2년 사이에 3편의 영화를 공개했고, 이미 차기작을 편집 중이라는 그는 예전의 작업 속도를 완전히 회복했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은 특별하다. 미국에서 영화를 만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프랑스에서 영화를 만들었고, 오리지널 시나리
[스페셜] 계단은… 드라마가 크게 전환되는 순간 - <은판 위의 여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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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명탐정 코난> 극장판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연출해오고 있는 시즈노 고분 감독이 한•중•일 합작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의 연출을 맡는다. 한국의 ‘미디어캐슬’과 중국의 ‘베이징레졸루션’이 제작•투자를 맡고, <아톰>으로 이름난 일본의 데즈카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작품이다. 미야니시 다쓰야의 그림책 <고 녀석 맛있겠다>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고 녀석 맛나겠다> 시리즈의 3편 격인 작품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린 <안녕, 티라노> 제작 발표회와 함께 미디어캐슬 신작 라인업을 소개하는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시즈노 고분을 만나 새 연출작 <안녕, 티라노>(가제)에 대해 들었다.
-<안녕, 티라노> 프로젝트는 어떻게 착수하게 되었나.
=제작을 맡은 일본의 데즈카 프로덕션으로부터 감독 의뢰를 받았다. 제안을 받은 후, 미야니시 다쓰야 작가의 원작 동화책 시리즈를 모
[스페셜] 특정한 시각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 - 한•중•일 합작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가제) 연출 맡는 시즈노 고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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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11 대지진으로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리는 걸 목격했다.” 니시카와 미와 감독은 지진의 직접적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창작자로서 동일본 대지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한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 중에는 그날 아침 크게 싸우고 집을 나섰다든지 가족과 꼬인 관계를 제대로 풀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을 거다. 그런 사람들이 사고 이후 더 큰 후회를 하게 되지 않을까. 거기서부터 출발한 이야기다.” <아주 긴 변명>은 버스 전복 사고로 부인을 잃은 남편이 서서히 그 죽음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스타 작가인 사치오(모토키 마사히로)는 아내(후카쓰 에리)가 사고를 당하던 날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20년을 함께 산 아내와의 관계는 소원해진 지 오래. 상실의 아픔이나 후회의 감정이 즉각 밀려오지도 않는다. 사치오는 위선적이며 위악적인 언행으로 타인을 그리고 자신을 괴롭힐 뿐이다. 사치오는 “자의식이 강하고,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스페셜] 타인을 관찰하기보다 내 안을 들여다보았다 - <아주 긴 변명> 니시카와 미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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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일대기를 기록하는 영화학자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너의 이름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1200년 주기의 혜성이 지구에 근접한 어느 날,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산골 마을에 사는 소녀 미츠하의 몸이 뒤바뀌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신카이 마코토가 지닌 모든 미덕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응축해놓은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작화, 매혹적인 이야기, 경쾌한 음악과 마음을 움직이는 목소리 연기. 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일본에서 이미 1천만 관객을 돌파한 <너의 이름은>을 통해 연출자로서 새로운 장을 열어젖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부산에서 만났다.
-<너의 이름은>의 출발지점이 궁금하다.
=전작 <언어의 정원>이 3년 전에 개봉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일본의 영화사 도호가 배급을 맡았다. 내 작품을 굉장히 사랑해주
[스페셜] 이름을 묻는 것으로부터 관계가 시작된다 -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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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숙미와 조용한 카리스마는 영화에서 보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실락원>(1997), <검은 물밑에서>(2002), <도쿄 타워>(2005)의 배우 구로키 히토미가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녀의 첫 부산 방문은 배우가 아닌 감독 자격으로 이루어졌다. 가쓰라 노조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얄미운 여자>가 그녀의 감독 데뷔작. “연출에 관심이 있었던 게 아니라 이 작품을 연출하고 싶어서 감독이 됐다”는 그녀는 원작 소설을 읽고 “굉장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고 전했다. “소설을 읽던 때가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2011년 3월이었다. 이야기의 직접적 연관성은 없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 인연의 소중함을 깊이 느꼈다. 삶이란 참 좋은 것이구나, 앞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야겠구나, 그런 감정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고 싶었다.”
<얄미운 여자>의 주인공은 모든 게 극과 극인 동갑내기 사촌 테츠코(요시다 요)와 나츠코(
[스페셜] 배우로 한번, 감독으로 또 한번 - <얄미운 여자> 구로키 히토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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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모든 상상력을 총동원해 함께 만들어낸 영화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소개된 <블리드 포 디스>를 위해 벤 영거 감독과 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영화는 전설의 복서 비니 파시엔자의 놀라운 실화에 바탕한다. 챔피언이 된 비니 파시엔자가 교통사고로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뒤 재기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위플래쉬>(2014)로 한국 관객에게 잘 알려진 마일스 텔러가 집념의 사나이 비니 파시엔자를 연기해 배우로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다크 나이트>(2008), <월드 인베이젼>(2011) 등으로 중후한 매력을 더해온 에런 에크하트가 비니를 돕는 코치 케빈 루니를 맡아 극에 무게감을 더한다. <블리드 포 디스>의 감독과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그들이 말하는 복서 비니 파시엔자의 용기와 <블리드 포 디스> 이야기를 통해 영화를 향한 그들의 애정을 전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계기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걸로
[스페셜] 전설의 복서 비니 파시엔자의 집념을 그렸다 - <블리드 포 디스> 벤 영거 감독, 배우 마일스 텔러, 에런 에크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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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단단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요시다 슈이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분노>는 신뢰와 불신이 진실과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 부부가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괴한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경찰은 공개수사 TV프로그램에 용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하고 용의자를 수배한다. 한편 무인도에서 살고 있는 다나카(모리야마 미라이), 도쿄에서 만신창이가 된 뒤 고향에 돌아온 아이코(미야자키 아오이)와 그녀의 아버지 요헤이(와타나베 겐) 부녀의 일상에 끼어든 남자 다시로(마쓰야마 겐이치), 게이 유마(쓰마부키 사토시)와 우연히 만나 동거하게 된 나오토(아야노 고) 세 남자의 일상이 번갈아가면서 펼쳐진다(세 남자와 그들과 연관된 사람들을 합쳐 세 그룹이라고 표기하겠다). 각각 독립된 세 그룹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하나의 서사로 연결된다. 전작 <용서받지 못한 자>(2013)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이상일 감독과 배우
[스페셜] 신뢰와 불신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 - <분노> 이상일 감독과 와타나베 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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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가고.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태풍은 안팎으로 들이닥쳤다. 지난 2년간 계속됐던 부산시와의 갈등과 제18호 태풍 차바는 영화제에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지만 한바탕 비바람이 몰아친 뒤에도 여전히 견고한 어떤 것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21회 영화제이기도 했다. 예년에 비하면 수적으로 아쉬움이 있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일본의 거장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부터 미국영화계의 라이징 스타 마일스 텔러까지, 영화제의 스물한살을 함께한 11명 영화인과의 만남을 소개한다. 이창동 감독과 대만 감독 허우샤오시엔,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흥미진진한 대화는 다음호에 이어질 예정이다.
[스페셜] 구로사와 기요시부터 미국영화계의 라이징 스타 마일스 텔러까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영화인 1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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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감이 감도는 결연한 눈, 굳게 다문 입술에 검은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고집스레 산을 걷는 중년의 여인. 조민수가 연기한 정옥은 생때같은 아들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다. 그녀는 시나리오를 보고 단박에 정옥이 세월호 유족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줄 수 있는 영화라면 환영이었다.” 늘 캐릭터의 전사와 배경을 상상해 연기하는 그녀지만, 이번 영화에선 상상력을 발휘할 필요도 없었다. “정옥의 전사는 이미 누구나가 많이 봤지 않나. 매일 아침 눈뜨면서 TV에서 본 뒤집힌 배의 모습과 유족의 모습들…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정옥이 된 그녀는 한여름에 지리산에서 뛰고, 넘어지고, 구르느라 풀독이 오르고 땀띠가 났지만 개의치 않았고, 연기를 할 때마다 무척이나 울었다. “정옥의 아픈 마음을 품고 있는 게 힘들더라. 자꾸 눈물이 흘러 자제해야 했다. (웃음)”
그녀가 <미행>에서 가장 마음에 든 점은 “공권력이 약자와 약자끼리 싸
[스페셜] 울주서밋 2016 작품 <미행> 배우 조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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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등산객 무리를 이탈해 산속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자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그의 뒤를 쫓는다. 울주서밋 2016 작품 <미행>은 산을 배경으로 한 추격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전개될수록 이면에 담긴 사회적 맥락이 드러나는 중단편영화다. 국가권력 피해자의 유족이 산으로 숨어들어가자 말단 경찰이 그를 쫓는 내용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이 고스란히 떠오르는 이야기다. 나무에 걸린 노란 리본들, 그리고 아들을 가슴에 묻은 이정옥(조민수) 캐릭터는 세월호에 대한 강력한 은유이기도 하다. “영화를 준비할 때, 세월호 소재들의 영화가 많이 나오던 시기였다. 모두 바다로들 가니, 나는 ‘산으로 가는 세월호’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산악영화라는 주제에 현 사회문제를 접목시킨 이송희일 감독의 말이다.
이송희일 감독은 “인간에게 산이란 어떤 공간인지”를 고민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에서는 산이 사적인 치유의 공간으로 등장한다. 하지
[스페셜] 울주서밋 2016 작품 <미행> 이송희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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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렉>은 폴란드의 산악인 예지 쿠쿠치카의 삶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가난한 사회주의국가의 노동계급 출신 산악인인 쿠쿠치카는 라인홀트 메스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인물로, 1989년 로체 등반 중 산에서 최후를 맞이한 전설적인 산악인이다. 어린 시절 자신의 영웅이었던 쿠쿠치카를 스크린에 재현한 폴란드 출신인 파벨 비소크잔스키 감독은 성실하고 열의 넘치는 인터뷰이였다. 며칠 지나지 않아, 낭보가 들렸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파벨 비소크잔스키 감독의 <유렉>이 국제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었다. 수상에 축하를 보내며, 그와 울주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지면에 싣는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서울엔 전작 다큐멘터리 <언젠간 행복할 거야>로 EBS국제다큐영화제(EIDF)에 초청받아 왔었고, <유렉>에 나오는 산악인 허영호를 인터뷰하러 오기도 했었는데, 울주는 처음이다. 영화제에 대한 인상은
[스페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 수상한 <유렉> 파벨 비소크잔스키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