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선도 선(善)이다. 목적과 과정, 행위가 모두 일치한다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이상적인 순간은 극히 드물게 허락된다. 때문에 나는 선한 의지가 초래한 안타까운 결과, 왜곡된 의지가 의도치 않게 빚어낸 선한 결과 모두를 긍정하려 한다. 제목부터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는 책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저자 라인홀드 니버는 집단이 이기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한다. 집단이 커질수록 이기심이 팽창하는 게 아니라 도덕심이 둔감해진다. 필요악으로서의 공권력이 책임을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집단, 최종적으로는 국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일정 부분 권력을 위임하고 강제력을 허가하게 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공동체 내부의 평화를 위해 정의를 희생시키고, 또한 공동체간의 평화를 파괴하기도 한다”(라인홀드 니버). 말하자면 국가, 그리고 국경선은 선택된 불의이자 허용된 차별이다.
2015
['우리' 확장하기①] 난민, 차별, 증오, 공포... 영화가 세계를 사유하는 법
-
올해 제주도에 561명의 예멘 난민 신청자가 입국하기 전까지 난민 문제는 남의 나라 일이었다. 적어도 난민 인정률이 4.1%(2017년 기준)밖에 되지 않는 나라에서 난민은 대중의 관심사에 오르내리지 않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는 영역이었다. 미지의 영역은 종종 무지에 대한 변명처럼 오용되기도 한다. 난민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유럽 사회를 보며 확인되지 않은 공포가 손 쉽게 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본래 공포는 미지의 어둠을 먹고 자라는 법이다. 때마침 난민을 소재로 한 두편의 영화가 우리 곁에 도착했다. 2017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더 스퀘어>와 코르넬 문드루초 감독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SF <주피터스 문>이다. 두 영화는 유럽 사회가 품고 있는 난민에 대한 문제의식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영화가 사회의 반영이라면 이 영화들이 난민을 대하는 유럽의 변화와 현재를 짚어줄 바로미터가 될
'우리' 확장하기 ① ~ ⑤
-
뉴욕 브루클린 뮤지엄에서 열린 <데이비드 보위 이즈>(David Bowie is) 전시회를 찾은 건 평일 오후였다. 관람객이 몰리는 피크 타임이 아니었음에도 전시회장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빼곡히 들어찬 사람들로 전시회 내부의 열기는 바깥의 찜통더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전시회장을 찾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은 그곳에 펼쳐진 데이비드 보위의 세계에 깊이 몰입했다. 돋보기안경에 지팡이를 짚고 <Rebel, Rebel>의 공연 실황 영상에 매료된 할머니, 소형 콘서트홀을 연상케 하는 전시회 바닥에 앉아 보위가 입었던 의상들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들, 보위의 노래를 듣고 자랐다고 하기엔 다소 어려 보이는 젊은이들, 가족 단위로 전시장을 찾은 관객이 그곳에 있었다. 2년 전 지구를 떠난 ‘지기 스타더스트’는 그렇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당신에게 데이비드 보위는 어떤 존재인가? 뉴욕의 전시 관객이 현재형으로 받았던 질문을 한
뉴욕 브루클린 뮤지엄에서 전시 투어 마감한 <데이비드 보위 이즈>에 다녀오다
-
“패트릭 멜로즈를 연기하는 것은 내 버킷리스트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일생일대의 꿈은 그가 <셜록> <스타트렉>에 이어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굵직한 캐릭터를 연기한 이후에 실현됐다. 그는 “이 책은 아주 특별한 상황과 개인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이 현명해지는 것도 맞지만, 이 책을 위해서는 그의 나이에 맞는 어딘가에 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데드라인>)라며 그가 버킷리스트를 지금 실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의 ‘패트릭 멜로즈’ 시리즈는 실제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고 약물 중독에 시달렸던 그가 오랜 기간 치료 목적으로 글쓰기에 몰두한 결과물이다. <괜찮아>(1992), <나쁜 소식>(1992), <일말의 희망>(1994), <모유>(2005), <마침내>(2012) 등 총 5부작이 완결되기까지 세인트 오빈은 20
[영국 드라마②] <패트릭 멜로즈> 베네딕트의 모노드라마
-
-
<패딩턴2>에서 패딩턴의 목소리를 맡은 벤 위쇼, 악역 피닉스 뷰캐넌을 연기한 휴 그랜트가 퀴어와 정치극, 블랙 유머와 치정극이 탁월하게 융합된 3부작 드라마에서 다시 만났다.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은 역시 허구가 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극적이었던 1970년대 영국 정치판에서 벌어진 실화를 다룬다.
동성애 금지법이 존재하던 1965년, 차기 영국 총리를 꿈꿀 만큼 야망있고 평판 역시 좋았던 영국 자유당 국회의원 제레미 소프(휴 그랜트)가 절친한 동료 의원 베셀(알렉스 제닝스)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제레미는 4년 전 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마구간을 관리하는 노먼 스콧(벤 위쇼)과 마주치게 되는데, 첫만남에서 호감을 느낀 그는 노먼에게 혹시 런던에 오면 자신에게 연락하라고 말한다. 1년 후 일하던 집에서 모욕적인 말을 듣고 쫓겨난 노먼은 무작정 웨스트민스터로 향해 제레미를 찾고, 두 사람은 급격히 사랑에
[영국 드라마①]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 신사들의 치정참극
-
‘영국 배우’라는 카테고리는 무엇을 연상시키는가? 일차적으로는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신사의 우아한 애티튜드가 떠오르다가, 상류층의 가식 역시 가장 빼어나게 연기해온 이들이었음을 곱씹게 될지 모르겠다. 한동안 할리우드는 그들 특유의 영국 발음을 ‘악역’에 어울리는 탁월한 조건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영국 배우에 대해 각자가 갖고 있었을 어떤 이미지의 범주가 대폭 확장될 만한 흥미로운 작품들을 소개한다. 지난 5월 각각 영국 <BBC One>과 미국 <쇼타임>을 통해 공개됐던 휴 그랜트, 벤 위쇼 주연의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과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모노드라마 <패트릭 멜로즈>이다. 가장 영국적인 배우들은 그들의 최근작에서 대중이 갖고 있던 ‘영국 스타일’의 고정관념을 깨는 눈부신 연기를 보여준다.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은 영국 자유당 대표를 역임했던 제레미 소프와 그의 과거 동성 애인 노먼 스콧의 치정극 실화를 다룬다. 영국 상류층 집안에
가장 영국스러운 드라마 - 휴 그랜트·벤 위쇼의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 &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패트릭 멜로즈>
-
지난 4년여간 이어진 <신과 함께> 대장정의 끝이 드디어 보인다. 프랜차이즈물과 판타지 장르가 전무한 한국 영화산업에서 총제작비 360억원을 들여 1, 2부를 제작해 순차적으로 개봉하는 건 만만치 않은 도전, 아니 도박이나 마찬가지였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에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든 김용화 감독은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그가 연출한 <신과 함께-죄와 벌>은 보란 듯이 천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속편 <신과 함께-인과 연>의 8월1일 개봉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신과 함께> 1, 2부 모두 하나의 이야기라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던 까닭에 아주 지난할 만큼 긴 시간 동안 영화를 완성한 느낌이 들고, 그래서 많이 지치긴 했다”며 “회사 일도, 영화도 이제는 좀 쉬고 싶다.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신과 함께> 1, 2부를 완성한 소감을 밝혔다.
-전편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부담감은 크게 없을 것 같다.
=괜찮은
[여름 극장가 대격돌⑥] <신과 함께-인과 연> 김용화 감독, "VFX 공정이 제 궤도에 안착한 동시에 과감해졌다"
-
촬영만 11개월에 달한 지난한 작업. 사실상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만 했던 작업. 그리하여 모든 것이 커다란 도전일 수밖에 없었던 프로젝트. 그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인 김병서 촬영감독, 이목원 미술감독, 진종현 VFX 슈퍼바이저, 최지선 프로듀서에게 <신과 함께> 시리즈의 제작기를 들었다.
가보지 않은 길
1편과 2편의 동시 제작. 시각특수효과(VFX) 장면이 영화의 90%를 차지하는 판타지 대작. <신과 함께> 시리즈는 한국영화로는 전에 없던 시도를 한 작품이다. 스탭들에게도 여러모로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 작업이었다. <부산행>(2016)을 끝내고 <신과 함께>에 참여한 이목원 미술감독은 “레퍼런스가 없었고 거의 모든 것을 처음부터 창조해야 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욕심이 났다”면서 호기심이 도전의식을 자극했다고 말한다. <신과 함께>의 공동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 대표에게 시나리오 모니터를 부탁받았다
[여름 극장가 대격돌⑤] <신과 함께-인과 연> 제작기_ 옛 상상력을 생동감 있는 화면으로 바꾸어내다
-
“어디를 향해 걷는가~ 돌고 돌아가는 인생~ 우리의 길목엔 사연 많더라~.” <신과 함께-인과 연>에서 현동(정지훈)이 흥얼거리는 노래는 조용필의 <돌고 도는 인생>이다. 엄마는 자신을 낳자마자 세상을 떠났고, 아빠는 도박 빚 때문에 필리핀으로 잠적한 탓에 현동이는 할아버지 허춘삼(남일우, 전편에서 강림(하정우)과 병원에서 스치듯 마주친 노인)과 단둘이 살아가고 있다. 이제 막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인생을 알면 얼마나 알까 싶지만, 이 노래 가사만큼 <신과 함께>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인연을 정확하게 비유하는 말도 없을 것이다.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 그러니 옆에 있을 때 잘하자는 얘기다. 마음처럼 쉽지 않지만.
<신과 함께> 2부가 ‘인과 연’이라는 부제를 달고 반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해 겨울 시장에서 개봉한 전편 <신과 함께-죄와 벌
[여름 극장가 대격돌④]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인과 연>, 전편과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더 정교해졌는가
-
김지운 감독의 집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 체 게바라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 그는 한때 <씨네21>에 ‘내게 영화를 가르쳐준 책’이라는 주제로 <체 게바라 평전>에 대한 글을 기고한 적도 있다. “영원히 늙지 않는 혁명가”라는 점에서 체 게바라를 좋아한다는 그는 “이미 이룬 성취를 되풀이 하거나 안전한 길을 가는 것”을 누구보다 경계하는 연출자다. 안주하는 태도가 생각의 노화를 불러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코미디(<반칙왕>(2000)), 호러(<장화, 홍련>(2002)), 누아르(<달콤한 인생>(2005)), 서부극(<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2008)), 스릴러(<악마를 보았다>(2010)), 첩보물(<밀정>(2016)) 등 매 작품 다양한 장르적 시도를 거듭해온 그는 <인랑>을 통해 SF라는 미개척지에 당도했다. 한국영화에
[여름 극장가 대격돌③] <인랑> 김지운 감독, "<인랑>을 통해 처음으로 텐션을 가지고 내 영화를 보는 경험을 했다"
-
김지운 감독이 또 한번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했다. 동명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는 프로젝트 <인랑>은 어떤 식으로든 한국 SF영화 역사에 한획을 그었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케르베로스 사가’라는 이름으로 실사영화, 애니메이션, 만화에 이르기까지 십수년에 걸쳐 만들어왔던 세계는 강대국들이 이권 다툼을 하는 동북아 정세에 휩싸인 2024년의 한국으로 바뀌었다. 과연 그 결과물은 어떤 고민을 통해 만들어졌을까. 기획 단계 때부터 새로운 독자적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고심했던 이모개 촬영감독, 조화성 미술감독, 모그 음악감독으로부터 영화의 제작과정을 둘러싼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2024년의 서울 풍경
<인랑>의 시대 배경은 전운이 감도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남과 북이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통일을 전격 발표하고 5년의 준비기간을 두기로 한 2024년에서 2029년 사이의 시기다. 처음엔 유신 정권 시대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현실 기반의 하이테크 미래보다
[여름 극장가 대격돌②] <인랑> 제작기_ 액션, 스파이,멜로 그리고 디스토피아
-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 애니메이션 이야기로 이 글을 시작하려 한다. 오시이 마모루는 원래 <인랑>을 실사영화로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루머에 따르면 제작사 반다이 비주얼은 그가 실사영화의 연출을 맡는 걸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인랑> 이전에 오시이 마모루가 연출한 두편의 실사영화, <붉은 안경>(1987)과 <케르베로스: 지옥의 파수견>(1991)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이다. 혼란의 일본 사회 속에서 범죄자들을 과격하게 진압하는 특수경찰조직, ‘특기대’를 조명한 오시이 마모루의 SF 시리즈 ‘케르베로스 사가’의 시작을 알렸던 이들 영화는 대중과 평단에 처참히 외면당했다. 그렇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제작비에 맞추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영화계의 생리에 익숙지 않았던 오시이 마모루는 자신이 연출을 맡은 두편의 실사영화에서 프로덕션을 효과적으로 운영하지 못했다. 또 다른 문제는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 세계가 영화라는
[여름 극장가 대격돌①] 김지운 감독의 <인랑>,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원작 애니메이션으로부터 어떻게 영화로 도약했는가
-
극장이 최고의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는 올여름, 한국영화 투자·배급사들의 여름영화 대전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7월 25일 김지운 감독의 신작 <인랑>이 레이스의 출발을 알렸고 8월 1일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인과 연>이, 8월 8일 윤종빈 감독의 <공작>이 연달아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21세기 한국 블록버스터영화의 역사 속에서 꾸준히 어떤 흐름을 만들어온 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더불어 이 세 영화는 각기 다른 이유로 주목할 만하다. 이 지면에서는 7월 넷쨋주 시사회에서 공개된 두편의 영화, <인랑>과 <신과 함께--인과 연>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200억원이 넘는 프로덕션의 규모와 오시이 마모루 원작의 아우라, 정우성·강동원·한효주 등 스타 배우들의 존재감이 빛나는 <인랑>은 충무로의 비주얼리스트로 불리는 김지운 감독의 야심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불러모았다. 한편 ‘천만 관객’을 기록한 <신과
여름 극장가 한국 블록버스터 대격돌 ① ~ ⑥
-
지난해 여름, 정정훈 촬영감독과 연락을 주고받았을 때 그는 자신이 촬영하고 있는 영화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 몇 가지를 던져주었다. 조디 포스터가 주인공이고, 근미래의 LA가 배경이며, 호텔 한 공간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스릴러 장르라는 게 그것이다. 영화 <호텔 아르테미스>(감독 드루 피어스)는 깨끗한 물을 요구하는 폭동이 일어나는 2028년 LA를 배경으로 한다. 이 영화는 여러 범죄자들이 아르테미스 호텔에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스릴러다. 이곳은 호텔이 아니다. 주인공인 간호사(조디 포스터)가 마피아 보스 울프킹의 지원을 받아 22년 동안 운영하며 범죄자를 치료해온 비밀 병원이다. 정정훈 촬영감독의 카메라는 관객이 호텔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지루해하지 않게 안내하고, 그가 설계한 빛은 어두운 공간을 섬세하게 드러내 보인다. 일본 도쿄에서 신작 <디 어스퀘이크 버드>(The Earthquake Bird, 감독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출연 알리시아 비칸데르
정정훈 촬영감독의 <호텔 아르테미스> 포토 코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