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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 마켓 등 영화제가 열리는 어느 장소에서나 그를 볼 수 있었다. 응오 프엉 란 하노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기간 내내 사람 챙기랴, 행사 챙기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다. 영화평론가이자 베트남영화국 국장이기도 한 그를 만나 올해 영화제와 관련된 얘기를 나눴다.
-올해 영화제는 계획대로 잘되고 있는 것 같나.
=영화제 개막 전부터 상영작 선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 폴란드 영화와 이란영화를 따로 모아 특별전을 연 것도 그래서다. 경쟁부문 12편 모두 좋은 작품들이라 수상작을 선정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상영작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유독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그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을 중심으로 틀었는데 올해는 아시아 전역으로 눈을 돌렸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들도 많이 초청했다.
-영화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가장 많이 했나.
=보다 많은 베트남 국민들에게 영화제를 알리기 위해 야외 상영을 준비했고, 방송사와 협력
[제5회 하노이국제영화제⑥] 응오 프엉 란 하노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베트남영화국 국장, “교육 프로그램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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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하면 가장 먼저 뭐가 떠오르는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호수? 베트남 최초로 아시안게임 축구 4강에 오른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베트남전쟁 때 집집마다 팠다는 벙커(땅굴)? 쌀국수, 분짜, 반미 같은 베트남의 인기 음식들? 모두 맞는 얘기다. 이제는 여기에 하노이국제영화제도 추가해야 할 듯하다. 최근 급성장하는 베트남 영화산업의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하노이국제영화제는 매우 의욕적이고 야심만만했다. 지난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5일간 열린 제5회 하노이국제영화제 소식을 전한다. 베트남 영화국 국장인 응오 프엉 란 하노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리 타이 중 촬영감독, 베트남판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주연을 맡은 배우 카 응언, 영화 <디자이너>에 출연한 배우 디엠 마이를 만났다.
“빵빵.” 버스가 경적을 울릴 때마다 앞에서 달리던 시클로, 오토바이, 자동차들은 약속이라
[제5회 하노이국제영화제⑤] 급성장하는 베트남 영화계 · 영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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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마쓰 다케오 도쿄국제영화제 페스티벌 디렉터는 격의 없는 사람이었다. 올해로 두 번째 임기를 맞은 그는 외신 기자들과의 만남을 기꺼이 즐기며 자신이 제시한 ‘소통 강화’라는 비전을 몸소 실천했다.
-페스티벌 디렉터로서 두 번째 해를 맞았다. 올해는 어떤 목표와 계획을 세웠나.
=지난해 페스티벌 디렉터로서 세 가지 비전- 확장하는(Expansive), 강화하는(Empowering), 밝히는(Enlightening)- 을 제시했다. 올해는 새로운 컨셉을 제시하기보다 지난해의 비전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언론, 심사위원, 관객, 영화 관계자들과 소통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20도쿄올림픽과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나.
=2년 뒤에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으로 도쿄 전체의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것이 영화제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한다. 여러 콜라보레이션을 계획하고 있다. 2020년 도쿄국제영화제 개막식 행사엔 유명한 감독들도 대거
[제31회 도쿄국제영화제④] 히사마쓰 다케오 도쿄국제영화제 페스티벌 디렉터 - 편견 없는 영화제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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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건>은 <백엔의 사랑>(2014)을 만든 다케 마사하루 감독의 신작이다. 우연히 총 한 자루를 손에 넣은 대학생 도루(무라카미 니지로)가 총에 집착하게 되는 이야기로, 흑백의 명암을 인상적으로 활용해 인물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다케 마사하루 감독은 <더 건>으로 최우수 일본 감독상을 수상했다.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나카무라의 소설은 매우 독특하다.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가 많은데, 내 젊은 시절과는 다르지만 소설 속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항상 매료되었다. ‘그 시절 나는 어땠지?’ 하고 환기시켜주는 작품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흑백영화로 만들었다.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흑백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언젠가 한번쯤 흑백영화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원작 소설 속 한 문장이 내 욕망을 일깨웠다. 주인공 도루가 방아쇠를 당겼을 때의 대사다.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
[제31회 도쿄국제영화제③] <더 건> 다케 마사하루 감독 - 도구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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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국적의 아시아 감독 세명이 2년에 한번씩 공통의 주제로 옴니버스영화를 제작하는 ‘아시안 스리-폴드 미러’ 프로젝트가 올해 두번째로 완성됐다. 유키사다 이사오, 브리얀테 멘도사, 쿨리카 소토 감독이 참여한 2016년에 이어, 올해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의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고별>(2015)로 주목받은 중국의 젊은 여성감독 대그나 윤, <화장실의 피에타>(2015) 등을 만든 일본의 젊은 피 마쓰나가 다이시, <날고 싶은 눈먼 돼지>(2008) 이후 영화적 세계를 꾸준히 확장해온 인도네시아의 에드윈 감독이 그들이다. 어머니와 딸의 여행을 그린 대그나 윤 감독의 <바다>, 미얀마 양곤에서 일하는 일본인 남자와 미얀마 여자의 만남을 그린 마쓰나가 다이시 감독의 <헤키슈>, 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인도네시아 커플이 일본으로 여행 가서 겪는 이야기인 에드윈 감독의 <세 번째 변수>
[제31회 도쿄국제영화제②] 에드윈·대그나 윤·마쓰나가 다이시 감독, “영화 만들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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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도쿄국제영화제가 10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도쿄 롯폰기 일대에서 열렸다. 개막작은 브래들리 쿠퍼의 <스타 이즈 본>, 폐막작은 시즈노 고분, 세시타 히로유키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고질라: 별을 먹는 자>였다. 대중적인 할리우드영화와 일본 괴수물의 자존심인 <고질라> 시리즈를 개·폐막작으로 선정한 데서 최근 도쿄국제영화제의 지향점을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외신 기자들은 이것이 상징하는 바를 잘 알았다. 히사마쓰 다케오 도쿄국제영화제 페스티벌 디렉터와 외신 기자들이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도 어김없이 관련 질문이 나왔다. “(심지어 아시아 프리미어도 아닌) 할리우드영화 <스타 이즈 본>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데는 어떤 의미가 있나?” 히사마쓰 다케오 페스티벌 디렉터는 기자들의 직구를 정직하게 받았다. “특별한 의도는 없다. 관객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선정했을 뿐이다.” 야타베 요시 경쟁부문 프로그래밍 디렉터도 말했다. “관객
[제31회 도쿄국제영화제①] ‘예술영화’와 ‘대중영화’의 경계를 지우려는 시도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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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최근 비슷한 시기에 열린 아시아 영화제 두곳에 다녀왔다. 하나는 제31회 도쿄국제영화제(10월 25일~11월 3일)이고 다른 하나는 제5회 하노이국제영화제(10월 27~31일)다. 부산국제영화제, 상하이국제영화제 등과 더불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 영화제 중 하나인 도쿄국제영화제에선 관객 친화적인 영화제로 거듭나려는 영화제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역사는 짧지만 새로운 영화를 발굴하겠다는 야심으로 무장한 하노이국제영화제에선 급성장 중인 베트남영화의 현재 또한 목도할 수 있었다. 도쿄와 하노이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차례로 전한다.
아시아 영화제는 어떤 꿈을 꾸는가 ① ~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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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가난한 청춘, 삶의 변두리로 밀려난 이들에게 사랑의 적시적소를 논할 수 있을까. <우묵배미의 사랑>에서 봉제공장의 재단사인 일도(박중훈)와 미싱사 공례(최명길)는 각자의 가정을 뛰쳐나와 애틋한 만남을 지속한다. 여관비가 아까운 이들의 밀애는 한겨울 비닐하우스에서도 처량한 온기를 피워낸다. 공례는 남편(이대근)의 폭력에 시달리고, 일도의 아내인 지호 엄마(유혜리)는 상실의 분노에 휩싸여 둘의 자취를 끈질기게 좇는다. 그들은 어디로 언제까지 도망칠 수 있을까. 자리가 움푹 팬 곳을 뜻하는 서울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 장선우 감독은 탈출구가 대체 있기나 한 것이냐고 묻는다.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보물 중 하나로 남은 이 작품이 지난해 한국영상자료원의 디지털 복원을 거쳐 올가을 재개봉한다. 1990년 개봉 이후 28년 만이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10월 29일(월)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씨네21> 주성철 편집장의 진행으로 관객과의 대화(GV) 상영회가 열렸다. 당
장선우 감독, 배우 박중훈·최명길·유혜리가 함께한 <우묵배미의 사랑> 재개봉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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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콘텐츠는 결국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CJ문화재단이 신인 스토리텔러를 육성하기 위해 진행하는 ‘스토리업’ 프로그램은 미래의 스토리텔러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강연를 통해 한국영화계를 이끌 미래의 이야기꾼들의 상상력을 넓혀주고 소재 개발을 돕는 자리다. 10월 26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두 번째 스토리업 강연자로 나선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영화로 보는 대중음악’을 주제로 세계로 뻗어나간 한류 음악과 아이돌 산업, 뮤지션의 생애와 음악계 전반의 디테일이 이야기로 확장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에 대해 강연했다.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과 영화와의 연계, 음악 사용이 돋보였던 영화 등 임진모 평론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와 대중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전한다.
영화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내가 대학생 때, 영화시장의 자본규모는 음악계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 영화산업은 콘텐츠업계에서 게임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2018 CJ문화재단 스토리업 특강 임진모 음악평론가의 ‘영화로 보는 대중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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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과 수비가 바뀌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이하 국감)는 정권이 바뀐 지 불과 5개월째 치러졌기에 반쪽짜리였음을 감안하면 올해가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첫 국감인 셈이다. 올해 국감에서 나온 영화계 이슈만 놓고 본다면 문제를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한 여당은 여당대로, 국감을 여전히 색깔론과 정쟁에 활용한 야당(특히 자유한국당)은 야당대로 창끝이 날카롭지 못했다. 20대 국회 후반기부터 원래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위원장 안민석 의원)로 나뉘면서, 사립 유치원 비리 사태가 국감 기간 내내 사회적 이슈를 주도했던 교육위와 달리 문체위는 상대적으로 언론의 주목도가 뒤떨어진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그럼에도 안민석 문체위 위원장은 “(김수민 의원이 한복을, 이동섭 의원이 태권도복을 입고 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국감이 아니냐고 비판하지만 문체위는 어느 상임위보다 품격 있고, 정책과 콘텐츠가 풍부한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논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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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왈드(조니 뎁)가 돌아왔다. 마법 세계의 입장에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소식일 터. 왜냐하면 전편 <신비한 동물사전>(2016)에서 그린델왈드는 어둠의 마법사로서 유럽 곳곳에서 테러를 일삼아 미국 마법 의회(MACUSA)가 경계하던 인물이었다. 훗날 <해리 포터> 시리즈에 등장할 볼드모트에 버금가는 문제적 존재인 셈인데 사상도 둘이 비슷하다. 그린델왈드는 마법사들이 비마법사인 노마지(영국식 표현은 머글)보다 우월한 존재이기 때문에 마법과 비마법 세계는 공존이 아니라 주종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비한 동물사전>에서는 그가 마법 의회 안보부장 퍼시발 그레이브스(콜린 파렐)로 위장해 강력한 어둠의 힘을 지닌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를 부하로 삼으려 하다가 크레덴스에게 피해를 입히고 만다. 문제의 원흉은 그때도 지금도 그린델왈드라는 점을 잊지 말자.
원작자 J. K. 롤링이 처음으로 직접 각본을 썼던 <신비한 동물사전>은 기존
[겨울 외화 빅5 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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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돌림노래가 지겨웠던 관객에게도, <범블비>의 예고편은 솔깃하다. 액션의 지나친 물량 공세로 피로감을 주던 전작과 달리 1987년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로 무대를 옮겼고, 성인 남성이 아닌 10대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접근이 신선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시리즈 중 처음으로 마이클 베이가 연출을 맡지 않았다는 이유가 큰 지분을 차지할 것이다. 대신 애니메이션 <쿠보와 전설의 악기>(2016)를 연출한 트래비스 나이트가 감독을 맡아 <트랜스포머> 세계관의 첫 캐릭터 무비를 책임진다. 그는 <엠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이 거대한 프랜차이즈에 접근하면서 캔버스의 작은 구석에 집중하고 싶었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내가 속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라이카는 어둠과 빛, 강렬함과 따뜻함, 유머와 사랑의 예술적인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철학을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녹여내고 싶다.”(<엠파
[겨울 외화 빅5 ④] <범블비>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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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 바퀴를 단 기계가 되어 움직인다. 무려 세계에서 가장 큰 유람선의 두배 크기다. 그리고 7층짜리 거대 도시 런던은 다른 약한 도시를 잡아먹는다. 필립 리브의 소설 <모털 엔진>은 SF 장르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뻗칠 수 있는지 새삼 감탄하게 하는 역작이지만, 쉽게 시각화할 엄두가 나지 않는 초현실적 시공간이 묘사된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를 만든 피터 잭슨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모털 엔진>의 판권을 일찌감치 구입해 2008년부터 각색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본인이 직접 연출할 예정이었던 <모털 엔진>은 <호빗> 프로젝트가 먼저 착수하면서 연기됐고, 결국 <모털 엔진>은 <킹콩>(2005)과 <아바타>(2009)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크리스천 리버스의 장편 데뷔작이 됐다. 스케줄상 직접 연출이 어려웠던 피터 잭슨이 제작자에 이름을 올린 대신,
[겨울 외화 빅5 ③] <모털 엔진>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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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감독에게 이 프로젝트를 넘겨야 할까? 안 돼, 그러기엔 내가 이 작품을 너무 사랑하는데….” 지난 2011년 <콜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제임스 카메론은 이렇게 말했다. <알리타: 배틀 엔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제임스 카메론의 드림 프로젝트였다. 유키토 기시로가 1990년 출간한 만화 <총몽>에 완전히 매료된 카메론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이 작품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실사영화를 반드시 만들겠다며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다녔다. 그 작품이 바로 <알리타: 배틀 엔젤>이다. <아바타>(2009)가 전세계 박스오피스 역대 1위를 달성하고, 몇편의 속편 제작이 확정된 뒤에도 제임스 카메론은 <알리타: 배틀 엔젤>을 완전히 접거나 다른 감독에게 섣불리 넘겨주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한대로 연기될 것 같았던 <알리타: 배틀 엔젤>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겨울 외화 빅5 ②] <알리타: 배틀 엔젤> 미리보기